용사가 여기저기 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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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냥
작품등록일 :
2024.07.14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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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0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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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7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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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해장 먼저 하자

DUMMY

지혁은 오랜만에 훈련장을 벗어나, 다른 장소에 왔다.


용사중개사 사무실.


드디어 취업한 회사에 첫 출근을 했다.


아리스는 규한을 데려오겠다는 말을 남긴 채, 지혁을 남겨두고 차원의 문으로 또 사라졌다.


규한과의 테스트 이후 지혁은 휴식과 회복에만 집중했었다.


비록 테스트 일지라도 규한과의 대결에서는 느낀 점이 많았다. 패배 결과는 더 큰 성장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그리고 시간은 빠르게 흘러 오늘, 드디어 이세계로 떠나는 날이 되었다.


원래는 이틀을 더 휴식 후 출발하기로 했지만, 럼피트 세계의 상황이 심상치 않았다. 숲의 신, 실바리온은 아리스에게 좀 더 빨리 와 줄 것을 요구했다.


그래서 이틀을 앞당겨 더 빨리 출발하기로 했다.


다만, 규한이 준비가 됐을지는 모르겠다.


지혁은 아리스와 규한을 기다리며, 사무실을 천천히 둘러 봤다. 자취방을 구하기 위해 찾아 갔던 실제 공인중개사 사무실과 비슷했다.


서류 같은 게 놓여 있는 책상과 상담을 위한 6인용 테이블.


지혁이 본 아리스는 실제로 웹툰, 소설, 애니매이션 등 다양한 컨텐츠를 좋아했다. 심지어 태블릿을 통해서 넷x릭스 드라마를 보기도 했다.


어떤 경로로 이세계에서 드라마가 나오는지는 모르겠으나, 차원의 문을 열기도 하는 태블릿으로 드라마를 못 본다면 오히려 그게 더 이상할 것이다.


거기서 본 컨테츠를 참고해서 사무실을 인테리어 한 거 아닌지, 합리적 의심까지 들었다.


사무실 벽면에는 인물 사진들이 붙어 있었다.


자세히 보니, 용사의 사진, 이름, 성격, 에테르 등이 간략하게 적혀 있었다.


이것도 공인중개사 사무실에서 매물 정보를 붙여 놓는 것을 따라한 거 같았다.


‘어!’


첫 번째 사진에는 규한 사진이 걸려있었다.


- 이름 : 이규한

- 에테르 : 검 색상에 따라 능력이 변함.

- 특징 : 자신감이 넘치고, 적응력이 뛰어남. (전직 군인 출신.)


‘군인? 음 이거··· 지명수배서 같은데?’


자신의 사진도 있는지 천천히 둘러봤다.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지혁의 얼굴 앞에 검은 점이 생겼다.


차원의 문이 열리는 것이다.


‘오 드디어 오는 건가?’


쉬웅- 퍼억-


문이 열리자마자 사람 형체를 한 무언가가 튕겨져 나와, 벽에 쳐 박혔다.


“오우 깜짝이야!”


기괴하게 널부러진 물체, 사람인가?


지혁은 가까이 가서야 그 정체를 알 수 있었다. 물체의 정체는 규한이었다.


그는 정신을 잃고, 목이 괴상하게 꺾인 상태로 누워있었다.


“어? 어! 후배님? 여기··· 어디야? 흐이?.”


말 끝에 힘이 없는 규한.


“으~ 술 냄새.”


규한에게 지독한 술 냄새가 풍겨져 나왔다. 술에 취해서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3일 전 술 마시러 간다고 문을 열어달라고 떼쓰던 규한의 모습이 생각났다.


'그때부터 마신 건 아니겠지?'


뒤이어 아리스도 나왔다.


“술을 얼마나 마신 거야?”


“무슨 일 이죠?”


지혁이 물었다.


“아니, 술에 취해서 자고 있길래. 문을 열고 냅다 던져버렸지.”


‘나도 저렇게 던져진 건가···.’


처음 훈련장에 왔을 때, 생겼던 뒤통수의 혹이 다시 아파오는 거 같았다.


“자 이제 다 모였으니, 바로 출발하자고.”


“네? 여기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있는데요?”


“아 다시 던지면 괜찮아.


‘아니, 이것들이 진짜 신이라고 사람 막 다뤄도 되는 거야?’


지혁은 입 밖으로 나올 뻔한 말을 속으로 삼켰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리스는 진짜로 차원의 문을 열었다. 그리고 규한을 한손으로 들고, 문으로 던지는 자세를 취했다.


“아 그만그만. 제가 부축해서 갈게요. 그만 던져요.”


“아 그럴래? 그래그래.”


지혁은 규한을 부축하고, 열린 차원의 문 앞에 섰다.


‘드디어 이세계로 떠나는 구나.’


훈련에 성과를 보여주고, 지금까지 자신과는 다른 모습을 찾고 싶었다. 여러 다짐을 마음 속에 새기려고 했는데····.


퍽-


문 앞에서 머뭇거리는 지혁이 답답했는지, 아리스는 이번에도 발로 차버렸다.


“아이씨~알”


지혁 욕지거리와 함께 문 너머로 들어갔다.


“시간 없다니까, 저게 이제 욕까지 하네?”


아리스도 차원의 문 너머로 몸을 던졋다.


* * *


럼피트 왕국의 대수림.


키가 큰 삼나무 사이에 차원의 문이 열렸다.


먼저 나온 것은 규한을 부축한 지혁이다. 문은 허공에 3m 지점에서 열렸지만, 지혁은 안정적으로 착지했다.


“이 정도는 가뿐하지.”


퍽-


“이 자식이 내 욕했지?”


아리스는 차원의 문을 나오면서 지혁과 규한 위로 착지했다.


그리고 동시에 한번 더 지혁을 발로 찼다.


“아뇨! 제가 언제요. 잘 못 들었겠죠!”


“잘해 줬더니, 거짓말까지 하네. 진짜 맞을래?”


아리스가 손바닥을 펴, 지혁을 때리려고 할 때,


“우에에엑~”


규한은 힙겹게 위 속에 있는 내용물이 비워냈다.


“가지가지 한다. 진짜로.”


몇 번을 더 게워낸 규한은 이제서야 조금 정신을 차렸다.


“아 죽겠네, 뭐야 여기 어디야?”


“이제 대화 좀 되겠어?”


아리스는 이틀 정도 빨리 출발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 규한에게 설명했다.


듣고 있는 건지, 규한은 명한 표정으로 허공을 응시했다.


“해장”


“응?”


“해장이 필요하다고!!”


“하··· 이틀 빨리 온 거는 미안하지만 대화에 집중 좀 해주라.”


“그래도 사람을 납치하듯 오는 게 어딨어. 악덕 사장아.”


“어제부터 연락이 안 된 거 너잖아!”


지혁은 싸우고 있는 아리스와 규한을 지켜봤다.


이세계에 발을 내딛는 순간을 기대했는데····.


지혁의 첫 모험이 생각과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었다.


싸우는 둘에게 시야를 거두고 주변을 둘러봤다.


‘오~’


다큐멘터리에서 보던 열대우림이 펼쳐져 있었다. 적어도 40m이상은 되어 보이는 나무의 끝을 올려 다 봤다.


‘어 저게 뭐야? 원숭이?“


나무 위에 매달려 있는 건 분명 원숭이 모습이었다.


삼삼오오 모여서 지혁 일행을 보고 있는 원숭이 무리.


특이한 점이 있다면 원숭이 손이 4개다.


쟤들은 나무에서 안 떨어지겠는데?


원숭이뿐만 아니라 신기한 생물들이 주변에 많이 있었다.


두 발로 걷는 토끼, 긴 손톱을 가진 다람쥐 등 평소 알고 있던 동물들과는 조금씩 다른 모습이다.


그리고 나뭇가지처럼 생긴 뿔을 가진 거대한 사슴이 아리스와 규한에게 접근하고 있었다.


“아리스, 선배 조심해요!!!”


지혁은 에테르를 발동 시킨 후 사슴에게 달려들었다.


그때, 주변 넝쿨들이 지혁의 몸을 속박하기 시작했다.


“으악~ 이게 뭐야”


나무 넝쿨은 생명이 있는 것처럼 빠르게 지혁의 팔과 다리를 움켜쥐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거꾸로 매달았다.


“너 뭐하냐?”


규한이 매달린 지혁을 보고 말했다.


“용사라 불러주길 원하는 자들이 첫 만남부터 무례하구나.”


이는 거대한 사슴이 하는 말이었다.


“헉 사슴이 말을 한다.”


지혁이 발버둥 치며 말했다.


“아 오셨어요. 실바리온 님.”


럼피트 왕궁의 수호신이자, 하나 남은 유일한 높은 존재, 실바리온이 모습을 들어냈다. 숲의 신으로써 거대한 사슴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


“부탁대로 빨리 온 것은 좋으나, 그대들끼리 문제가 있어 보이는데?”


“아 아니에요. 다들 적응하고 있는 거에요. 호호.”


아리스가 대답했다.


그녀는 규한에게 다가가 귓속말을 했다.


“빨리 온 만큼, 빨리 끝내고 가자. 제발”


“아오, 일단 이번 일 끝나고 다시 얘기하자.”


규한도 아리스의 말에 동의했다.


“실바리온 님? 저 친구도 내려줬으면 하는데? 겁이 많아서 그랬을 거야.”


규한은 넝쿨에 매달려, 발버둥 치고 있는 지혁을 가리켰다.


“죄송합니다!! 신님 제가 몰라 뵙고 무례를 범했습니다.”


지혁을 속박하고 있던 넝쿨이 느슨해졌다. 거꾸로 매달려 있던 지혁은 무사히 착지했다.


“음음, 그럼 간단히 소개 먼저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시죠, 급하다고 하셨으니.”


아리스가 말했다.


“여기 이 친구가 말씀드렸던 용사 이규한, 저 매달려 있던 친구가 용사 차지혁이라고 합니다.”


지혁은 자신의 이름 앞에 붙은 용사라는 수식어가 마음에 들었다.


“상황이 급박하게 흘러간다고 들었는데, 바로 시작할까요?


아리스가 계속 말을 이었다.


“그래, 지금도 그 늑대가 많은 생명을 해치고 있는데 그 성장 속도가 심상치 않다. 이곳 인간들의 능력으로는 이제 한계다.”


“네, 그럼 계약 대로 첫째 늑대 몬스터의 섬멸, 둘째 정체불명의 유적 조사. 이 두가지 임무를 착수하겠습니다. 임무 완수 후에는 B포인트를 받아가겠습니다.”


아리스는 계약서가 담긴 태블릿을 내밀었고, 실바리온은 태블릿에 이마를 가져갔다.


일순간 빛무리가 일었다.


“그럼 부탁하도록 하지.”


말을 끝낸 실바리온은 처음 등장할 때처럼 천천히 사라졌다.


“후··· 높은 존재는 다양한 거 같네요.”


긴장이 풀린 지혁이 숨을 깊게 내뱉었다.


“그럼 우리도 바로 시작하자고?”


규한이 말했다.


아리스는 태블릿으로 눈 높이에 손바닥만한 작은 차원의 문을 열었다. 그곳에서 사탕 크기의 동그란 구체를 꺼냈다.


“자 하나씩 먹어.”


아리스는 규한, 지혁에게 하나씩 나눠줬다. 규한은 받자마자 꿀꺽 삼켰다.


그런 규한의 모습을 보고, 지혁도 별 의심 없이 동그란 구체를 삼켰다.


“이게 뭐에요?”


“리버스 바벨이라는 약이야. 쉽게 말해서 이세계 사람들과 대화가 가능하게 해주는 약이야. 추가로 임무에 대한 간한 정보도 떠오를 거야.”


“자 이제 그럼 준비는 끝난 거 같네. 아 일급 얼마야? 급해도 할 거는 해야지”


규한이 물었다.


용사라는 직업이 대의를 위한 일이기는 하지만, 적절한 보상도 중요했다.


“규한은 일급 500만원, 지혁은 100만원. 기간은 임무를 완수 할 때까지.”


“하 좀 더 쓰지? 급하다고 협의도 없이 가는 거야?”


“마왕 퇴치도 아니고 전쟁 상황도 아닌데 이정도면 많이 쳐 준거지.”


“흐음, 그래 오케이”


아리스는 지혁을 물끄러미 봤다.


“너는 할 말 없어?”


“저요? 아 저는 만족해요. 잘 할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뺀질뺀질해 보여도 규한은 믿을 만한 사람이야. 잘 따라. 그래야 빚도 얼른 갚겠지? 호호”


지혁은 용사가 되면서 생긴 어떤 사건들로 빚쟁이가 되었다.


그 금액이 자그만치 10억.


우선 아리스가 빌려주긴 했지만, 분명히 갚아야 할 돈이었다.


“아 맞다. 둘 다 폰 내. 그 외에 다른 거 없지?”


규한과 지혁은 폰을 아리스에게 건넸다.


각 세계 간에 오파츠는 가지고 나올 수도, 들어갈 수도 없다. 스마트폰은 당연히 가지고 갈 수 없었다.


띠링-


“봐 이번에는 나 진짜 전원 끄고 준거다.”


규한은 폰 전원을 끈 걸 재차 확인했다.


“그래 그럼 나는 갈게. 도움 필요한 거 있어도 말 하지마. 지금부터는 둘이서 다 해결해야 하니까. 나도 이제 진짜 간다. 행운을 빌어.”


마지막 말을 끝으로 아리스는 차원의 문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지금 이 처음보는 낯선 세계에 규한과 지혁 둘만 남겨졌다.


“뭐 부터 할까요···?.”


두근두근, 이세계 활동 첫 단추에 지혁이 처음들은 말은 이거였다.


“어우~ 우선 해장 먼저 하게. 밥부터 먹자.”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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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신도 무심하시지 24.08.17 42 0 15쪽
11 우리는 살아 남아야지 24.08.15 35 0 14쪽
» 우선 해장 먼저 하자 24.08.07 55 0 12쪽
9 젠장, 재앙 수준이구만 24.08.04 58 0 14쪽
8 후 재밌었다. 후배님. 24.07.29 61 0 13쪽
7 아 이거 또 사고 쳤어 24.07.24 57 0 11쪽
6 정말 타고난 용사야 24.07.23 63 0 8쪽
5 방전과 충전 같은 건가? 24.07.19 68 0 8쪽
4 쉽게 버는 돈 없구나? 24.07.17 68 0 10쪽
3 이거 약 술이거든 24.07.16 74 0 10쪽
2 존재하기 힘드네 24.07.15 69 0 8쪽
1 또 이런 전개구나 24.07.14 128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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