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을 품은 펜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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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greenlake
작품등록일 :
2024.07.1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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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0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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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9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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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DUMMY

성체에 도착하자마자 앤드류는 펜던트를 조사하러 갔다. 에런은 일단 자신의 방으로 안내되었다. 초조함이 가시지를 않았다. 분명 얼마 지나지 않아서 긴급회의가 소집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펜던트에 대해서 해명 해야 되겠지.’

어쩌면 그들은 흑마법이 깃들어 있을 거라는 의심을 버리지 않을지도 몰랐다. 펜던트는 에런에게 없으면 안돼는 물건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주위에 없으니 허전한 마음이 드는 건 사실이었다.


의자에 앉아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병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할 수 있는 게 많이는 없을 텐데.’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방어태세를 갖추고 경비를 대폭 강화하는 것뿐이었다. 외부에 지원을 요청할 수도 있겠지만 정말 병력이 올지는 미지수였다.

연무장도 보였는데 그곳에서는 기사들이 검에 마나를 실어 훈련하고 있었다. 그 중심에 제러드라는 기사가 훈련을 지켜보며 이런저런 말을 하고 있었다.


마법사가 공기 중의 마나를 모아 마법을 쓴다면 기사는 검에 마나를 실어서 사용한다. 마법사가 되려면 마법적 재능이 출중해야 했지만 기사의 경우 검에만 마나를 실고 나머지는 검술로 커버하면 되기 때문에 난이도 자체가 달랐다. 그 때문에 마법사는 기사보다 훨씬 수가 적었다. 가치도 더 높았고 그래서 기사들 중에는 마법사에게 열등감을 가지는 이가 꽤 있었다.


그렇게 1시간 정도 지났을 때 문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시종인 줄 알았지만 문밖에 서 있던 사람은 다름 아닌 앤드류였다. 표정을 봐서 일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일단 안에서 얘기하지.”

문이 닫히자 앤드류는 비로소 안심한 듯했다.

“그 펜던트, 아무래도 평범한 물건이 아닌 것 같네.”

“평범한 물건이 아니라면 혹시······”

“흑마법이 깃들지는 않았어. 적어도 내가 조사한 바로는.”

앤드류가 말을 끊으며 말했다.

“아무래도 마석인 것 같아.”

“그럴리가요!”

에런이 놀라서 소리쳤다.


마석은 마력을 증폭시키는 장치로 보통 전설 속에서나 등장할 뿐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는 게 맞았다.

“말도 안되게 들린다는 건 나도 아네. 그렇지만 마석이 아니라면 달리 설명할 수가 없어.”“그렇다면 왜 지금까지 한 번도 효과가 발휘된 적이 없는 겁니까?”

“마석은 아무 때나 효과가 발휘되는 게 아닐세. 특정한 조건이 맞아야지. 이를테면 누군가가 강력한 주문을 써서 공격을 해온다던지 말이야.”


“그렇다면 앤드류 경께서는 아까 마력이 급격히 증폭된 게 주위에 흑마법이 발현되고 있어서라고 보시는 거군요.”

“마석은 원래 흑마법에 강하게 반응하지. 일단 그럴 가능성이 제일 높지 않나 싶네. 문제는 이 내용을 어떻게 후작님과 기사들에게 납득시키냐지.”

“확실히 쉽지는 않겠죠.”

“그래서 내가 바로 후작님께 보고하러 가지 않고 자네를 찾아온걸세. 특히 기사들 같은 경우 내 말을 믿지 않고 망상으로 치부할 테니까 말이야. 그들이 어떻게 나올지 어느정도는 예상을 하고 있어야 해.”

그러면서 앤드류는 잠시 에런을 쳐다보았다. 그 눈빛에서 에런은 그가 단순히 그를 다독이러 온 것이 아니라 뭔가 바라는 게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래서 하시고 싶은 말씀이 뭐죠?”

“후작님께 나와 자네, 그리고 기사들과 성체를 나가서 원인을 해결했으면 하네. 자네가 있어야 흑마법이 어디서 발현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으니까 말이야.”


“그렇다면 제가 갈 필요 없이 펜던트만 가지고 있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앤드류는 고개를 저었다.

“마석은 모르윈 가문만 쓸 수 있게 펜던트로 가공시켰어.”

그는 목이 아픈지 잠시 기침을 한 뒤 말을 이어나갔다.

“자네에게 어려운 일이란 거 잘 알고 있네. 하지만 이번 일은 자네가 없으면 해결이 불가능해.”

“좋습니다. 그렇게 하는 걸로 하죠.”

어차피 거절해봤자 반강제로 하게 될 터였다. 애초부터 의례적으로 동의만 받으러 온 거지 에런의 생각을 물으러 온 것이 아니었다.


앤드류는 어려운 결정해 줘서 고맙다고 말한 뒤 방을 나갔다. 문이 닫히자 절로 한숨이 나왔다. 이제 수습마법사인 그에게 있어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기사들이 참여한다는 것이 꺼림칙했다.


기사와 마법사의 갈등은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심한 줄은 몰랐다. 갈등의 원인은 20년전에 일어난 흑마법사들의 반란 때문이었다. 왕국의 인구가 4분의 1정도가 감소했을 만큼 큰 전쟁이었고 그때부터 대부분의 기사들이 마법사에게 반감을 가지게 되었다. 대부분의 마법사가 흑마법사와 싸웠고 기사들 못지않게 희생이 컸는데 말이다.


2시간 뒤에 시종이 와서 회의장으로 안내했다. 문은 닫혔음에도 안에 들어가기도 전에 고성이 울려 퍼졌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모두가 그를 쳐다보았다. 상석에는 딱 봐도 후작임을 알 수 있는 남자가 앉아있었고 왼쪽에는 노기사 이안과 제러드, 오른쪽에는 앤드류가 앉아 있었다.

“뭐하고 있는가? 어서 앉게.”

후작이 의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레이엄 스펜서

켐벨 백작가의 가신이자 히버니아를 지배하고 있는 영주였다. 하지만 그가 생각했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근엄한 모습을 상상했지만 표정을 보니 굉장히 난처해 보이고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아마 기사와 마법사의 틈바구니에 껴서 안절부절 못하는 거겠지.’


“그러니까 아까 얘기로 넘어가자면 자네 말은 당장은 손을 쓰지 말자는 건가?”

후작이 제러드 쪽을 보며 조심스럽게 말한다.“그렇습니다. 특정한 정황 하나 가지고 무턱대고 나가서 사건이 해결되는 건 아니니까요. 애초에 저 펜던트가 마석인지도 확실치 안잖습니까.”

제러드가 턱짓으로 후작 앞에 놓여 있는 펜던트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 펜던트가 마석인지는 확실하다고 아까부터 내가 계속 말하지 않았나.”

“글쎄요. 직접 조사를 맡겨 보지 않는 한 모르는 법이죠.”

“지금 내 마법사로서의 능력을 의심하는 건가! 제러드 경!”

앤드류가 격분하며 소리쳤다.


“둘 다 그만하시오.”이안이 중재했다.

“앤드류 경. 여기 있는 그 누구도 자네의 실력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소. 다만 마수가 득실거리는 광활한 눈밭 속에서 저 펜던트 하나만으로 흑마법의 근원을 밝혀낸다는 계획은 조금 무모하다고 생각이 들지 않소?”“물론 이 계획이 완벽한 계획은 아닐세. 하지만 넋 놓고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실질적 피해가 없으니 외부에서도 지원은 해주지 않을 걸세. 여기서 우리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으면 눈앞에서 흑마법이 번창하는걸 기다리는 꼴이 되네.”

앤드류는 시선을 돌려 후작을 바라보았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후작님. 흑마법사가 근처에 있을지도 모르는데 가만히 내버려 두실 셈입니까?”

후작은 결정하기 어렵다는 데 뜸을 들이다가 이렇게 말했다.

“그럼 일단 열흘 정도만 시간을 주겠네. 기사와 마법사가 전부 빠지면 이곳에서도 공백이 생기니까.”

그렇게 해서 양쪽은 타협을 보았다.

“잠깐 마탑에서 얘기 좀 하지.”회의가 끝나 방으로 돌아가려던 에런을 앤드류가 붙잡으며 말했다.


“워낙 외진 지역이라 똑같은 마수라도 자네가 아는 마수들과는 특이점이 있을 걸세.”

마탑에 도착하자 앤드류는 다급하게 마수에 관련된 책을 몇 권 가지고 왔다.

“이곳에 20년 이상 살면서 내가 마수에 대해 연구한 자료들일세. 이 마수들의 공략법을 다 암기하기는 불가능하겠지만 그래도 한번 봐둬서 나쁠 건 없겠지.”

그러면서 표시를 해놓은 페이지를 펼쳤다.

“특히 이 마수는 각별히 주의하게.”


방에 도착하자 저절로 팔에 힘이 빠졌다. 책들이 바닥에 떨어졌다. 시종이 해준다고 했지만 괜히 고생을 시키기가 싫었다.

‘일단 이 책들을 최대한 숙지 해야겠군.’

생각은 그렇게 했지만 막상 의자에 앉아 책을 펼치니 피로가 몰려왔다. 글자가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결국 그는 읽는 걸 포기하고 침대에 드러누웠다. 마력이 갑자기 증폭이 돼서 그런지는 몰라도 몸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시종의 노크 소리에 눈이 떠졌다. 일어나 보니 어느새 시종은 탁자에 아침식사를 놓고 밖으로 나갔다. 에런은 급하게 빵과 베이컨을 먹으면서 어제 앤드류가 준 책들을 빠른 속도로 읽어가기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면 읽는다기 보다는 훑어 본다는 표현이 정확했지만. 그래도 단기 암기에는 아카데미 학생들 중 누구도 그를 따라갈 사람이 없었다. 그는 우등생이 아니어서 공부를 꾸준히 하지는 않았지만 단기간에 벼락치기를 해서 시험을 합격한 경우가 생각보다 많았다. 그렇게 빨리빨리 읽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되었다.

‘대충 숙지는 했으니 이 정도면 되겠지.’


성문 입구에 일행이 모두 모이자 병사들은 성문을 열었다. 일행은 마법사는 에런과 앤드류, 둘 뿐이었지만 기사는 이안과 제러드를 포함해서 5명이나 되었다.

“기사들을 조심하게. 워낙 양쪽 간의 감정의 골이 깊어서 말이야.”

앤드류는 그가 막 마탑을 나가려던 순간 그렇게 말했었다.


뒤를 돌아봐도 성체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멀리 떨어져 있을 정도가 되자 에런은 마나를 최대한 끌어모았다. 아직까지는 펜던트가 반응을 하지 않고 있었다. 계속해서 펜던트의 반응을 봐야 하기에 불편하지만 그 상태를 유지해야 했다. 그때 조용히 검을 뽑는 소리가 났다.

놀라서 고개를 들어보니 전방에 화이트 울프가 이쪽을 보고 있었다.

“왜 달려오지 않는 거죠.”

기사 중 한 명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

“일단 한 마리야. 천천히 진입한다.”

이안이 말했다.

그 말에 기사들은 일사분란 하게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기면서 나아갔다.

그때


아우우우우우우

화이트 울프의 울음소리가 허공을 가르며 울려 퍼졌다.

‘그때와 똑같아.’

에런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자신의 펜던트를 보았다. 그러나 아무 반응이 없었다. 어느새 화이트 울프가 사방에서 달려오고 있었다.

‘마수가 이상을 보이는 데 왜 반응이 없는 거지.’


그걸 생각할 시간은 없었다. 곧바로 마수와 싸워야 했으니까.

“피닉스 플레임.”

사정거리 안으로 들어왔을 때 앤드류가 주문을 외우자 불이 삽시간에 여러 군데로 흩뿌려졌다. 마수들은 잠깐 놀랐는지 발걸음을 멈추었다.

“돌격!”이안이 큰소리로 외치자 기사들은 기다렸다는 듯 달려 나가 검을 휘둘렀다. 검에 피가 흐르고 마수들이 쓰러지기까지는 얼마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에런과 앤드류 역시 원거리에서 마법을 쓰며 공격했다.


대부분이 쓰러지자 나머지는 상황을 파악한 듯 도망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마법사들과 기사들은 표정이 어두었다. 이미 울부짖는 소리를 다른 늑대형 마수들이 둘었다. 이제 이쪽으로 오는 건 시간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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