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을 품은 펜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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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greenlake
작품등록일 :
2024.07.1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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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0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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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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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DUMMY

마차에 올라 세르피움에 도착할 때까지 브루노는 쉴 틈 없이 수다를 떨었다.

바론과 옆에 앉은 기사(그의 이름은 필립이었다)는 이미 말리기를 포기한 것 같았다.

이상한 점은 옆에 사람이 듣든 말든 계속 떠든 다는 점이었다.


에런은 귀가 아플 지경이었지만 오히려 그에게서 독특함을 느꼈다.

그가 본 정식 마법사들과 성격이 매우 달랐기 때문이다.

히버니아나 왕립 마법 아카데미 시절에서 본 마법사들은 하나같이 엄숙하고 품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렇기에 에런은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저런 마법사도 있다는 것을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길거리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성체에 생각보다 일찍 도착할 수 있었다.

바론이 코브렌트 사람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신분증을 보여주자 병사들은 깍듯이 대했다.

병사는 시종을 불러 일행을 영주의 집무실로 안내하게 했다.


“이른 아침부터 오시게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시종에게 음료를 대접하게 하면서 영주가 말했다.

“아닙니다. 이게 우리 일이니까요. 그보다 상황이 어떤지 자세하게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영주의 말로는 조직의 세력이 생각보다 세가 커져서 불시에 습격해 주모자를 잡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조직의 핵심 인사들의 정확한 위치는 알아냈습니까?”

바론이 물었다.

“그게···.”

영주는 잠시 뜸을 들였다.


“핵심 인사들이 전면에 나서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그리고 조직원들이 잡혀갔을 때마다 본거지를 수시로 바꾸고 있었기에 위치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잡힌 조직원들에 대해서 정보는 얼마나 알아냈습니까?”

“그들 중 대다수가 기껏해야 2서클 이하 수준인 잔챙이들이기 때문에 유용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습니다.”

영주는 그렇게 말하면서 바론의 눈치를 살폈다.


“저희가 도움이 되는 점이 별로 없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다 저의 무능함 탓이겠지요.”

“아닙니다. 그래서 코브렌트가 나선 것 아니겠습니까?”

브루노가 말했다.

그렇게 말하긴 했지만 에런이 세 사람의 표정을 보았을 때 드는 생각은 하나였다.


대체 일을 어떻게 했길래 유용한 정보가 하나도 없을 수가 있나?


영주도 그것을 알아챈 모양인지 얼굴이 창백해지고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일단 확인 차원에서 지하감옥을 둘러봐도 되겠습니까?”

바론이 말했다.

“그럼요. 필요한 게 있다면 언제든지 요청하셔도 됩니다.”


“총체적 난국이군.”

지하감옥으로 내려가면서 브루노가 말했다.

하지만 에런이 보기에는 마냥 영주를 탓할 수도 없었다.


왕실과 귀족의 책임도 분명히 있었다.

그들은 권력다툼에 몰두한 나머지 흑마법사에 대한 방어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세르피움같은 변방 지역에는 당연하게도 관심이 없었다.


지하감옥에 도착하자 차마 눈 뜨고는 못 볼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영주가 다른 건 몰라도 심문은 제대로 했음은 알 수 있었다.

“여기서 제일 서클이 높은 자에게 안내하게.”

바론이 철창 앞을 지키고 있는 간수에게 말했다.


제일 서클이 높은 자는 3서클이었고 몸은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알고 있는 건 다 말한 거라고 생각 했는데.”

흑마법사는 애써 비틀린 미소를 지었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지 에레보스에 대해서 알고 있나?”

그 순간 죄수에게 잠깐이지만 놀란 빛이 스쳤다.

“알고 있나 보군.”


“자세히는 몰라. 이름만 들어 봤을 뿐이지.”

“그거야 말로만 해서는 모르는 법이지.”

바론은 그렇게 말하면서 간수를 불렀다.


“잠깐!”

죄수가 소리쳤다.

입안을 보니 이가 절반 이상은 빠진 듯했다.

“그래. 이제 기억이 좀 나나 보군. 말하게. 에레보스는 너랑 어떤 관계지?”


“사실 나는 처음부터 에레보스의 조직원은 아니었어. 하지만 조직이 에레보스를 구심점으로 점차 흘러가기 시작했지.”

“그게 가능한가? 에레보스는 신흥조직인데 어떻게 범죄조직 전체를 통솔할 수가 있지?”

브루노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어보았다.

“마법사들의 서클이 워낙 높다 보니까 조직들간의 패싸움에서 훨씬 유리하지. 다만 그들이 어떻게 그 수준까지 통달했는지는 아무도 몰라.”



“그들의 아지트는 알고 있나?”

“모르겠어. 워낙 아지트를 자주 바꾸니까 말이야.”

바론이 더 물어보려는 찰나 누군가가 지하 감옥 계단을 빠르게 내려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평범한 병사였는데 일행을 향해 달려왔다.

“바론 경이십니까?”

병사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무슨 일 있나?”


“영주님께서 부르십니다.”

“무슨 일인데 그러나?”

바론이 짜증난다는 투로 말했다.

“흑마법사들이 민가를 습격했습니다.”

“어서 안내하게.”


일행은 그 소식을 듣자마자 병사를 따라 빠르게 이동하기 시작했다.

에런은 계단을 올라가면서 왠지 모를 위화감을 느꼈다.

당연한 얘기지만 흑마법사들은 인적이 없는 밤에 활동한다.


그런데 환한 대낮에 그것도 대담하게 민가를 공격한다는 것은 언뜻 보면 멍청한 짓이었다.

어쩌면 함정일 수도 있었다.

지하 감옥을 나가 성문 쪽으로 가자 그곳엔 영주가 있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묻자 영주는 상인의 집이 습격당했다는 것이었다.

평범한 강도의 짓일 수도 있겠지만 집을 지키던 하인들 말로는 침입자는 마법을 자유자재로 썼다는 것이었다.

침입자는 간단하게 금품만 챙기고 자리를 떴다.


병사들이 투입됐을 때는 이미 상황은 종료된 터였다.

“일단 그 집을 한 번 둘러봐야겠습니다. 흑마법의 농도가 짙다면 감지가 될 테니까요.”

상인의 집은 성체에서는 멀었다.


집에 도착하자 규모가 으리으리함을 알 수 있었다.

귀족의 저택이라고 해도 믿을 수준이었다.

인명 피해는 경비병과 하인 몇 명을 제외하면 없었다.


안에 들어서자 예상했던 대로 흑마법의 기운이 강하게 느껴졌다.

에런은 여전히 흑마법사들이 강도 행세를 한 게 영 마음에 걸렸다.

그들의 목적은 왕국과 각 영주들에게 위협을 가하는 것이지 돈이 목적이 아니었다.

자금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없었다.


암시장에서 흑마법이 깃든 금지 물품을 파는 것만으로도 부족한 제정상황을 만회할 수 있었다.

세 사람 역시 에런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일행은 집주인을 찾아갔다.


“범인은 흑마법사들이지요?”

“그렇소. 그래서 몇 가지 물어볼 것이 있는데···.”

“훔쳐간 금품은 보상을 해준답니까?”

상인이 바론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


“그건 우리 소관이 아니오. 영주님께서 해결할 문제지.”

“그러니까 보상을 안 해준다는 뜻이로군요.”

상인이 비꼬며 말했다.

“이보게. 우리는 세르피움 영주의 가신이 아니라 코브렌트에서 파견된 요원들일세. 말을 가려서 하게.”

그러면서 코브렌트의 요원이라는 걸 증명하는 신분증을 보여 주었다.


그러자 상인은 확실히 표정이 달라졌다.

확실히 코브렌트라는 조직 이름은 평민은 물론 귀족에게도 큰 두려움을 끼치는 존재였다.

“실례했습니다. 질문할 거 있으면 하시죠.”

“우선 이 집에 없어진 마도구가 있나? 이를 테면 흑마법을 퇴치하는 도구라든가?”


상인은 고개를 저었다.

“분실된 건 현금뿐이고 그런 귀중품들은 훔쳐 가지 않았습니다.”

“확실한가? 집의 규모로 봐서 귀중품들이 한두 개가 아닌 것 같은데.”

“그런 귀중품들은 따로 모아서 보관하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는 손대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에런을 유심히 살펴 보았다.

“알았네.”


일행이 방을 나가고 문이 닫히자 상인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상인은 흑마법사들과 몰래 거래를 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가 암시장을 여는 적합한 장소를 골라주고 사람을 모으면 그 대가로 돈을 받았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흑마법사들과 친분이 생겼다.

이번 일도 일종의 자작극이었다. 그의 친구는 코브렌트가 세르피움으로 요원을 투입시켰는지 확인하고 싶어했다.

‘그러고 보니 저번에 만났을 때 하늘색 펜던트 형태의 마석을 갖고 있는 마법사를 찾고 있다고 했지.’

상인은 씨익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시종을 불렀다.

“에반스에게 타겟을 찾았으니 지금 당장 여기로 오라고 해.”


“이상하군. 범행의 동기가 없어. 흑마법의 농도로 봐서 에레보스라는 조직의 소행이라는 게 확실한데 말이야.”

상인의 집을 나오면서 바론이 말했다.


일단 일행은 성체로 복귀하기로 했다.

낯에는 더 이상 쓸모 있는 정보가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위험하기는 했지만 시중에 떠도는 소문은 술집들이 여는 밤에 나왔다.

그런 이유로 바론은 저녁까지 푹 쉬고 밤에 활동하자고 결정했다.


그렇기에 에런은 여간 걱정스러운 게 아니었다.

그래서 방에 돌아가자마자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명상을 시작했다.

하지만 전혀 집중이 되지 않았다.


결국 명상하는 걸 포기하고 침대에 누웠다.

갑자기 피로가 몰려왔다.

눈을 뜨자 노크 소리가 계속 들려오기 시작했다.


문을 열자 시종이 저녁식사를 가져다 주었다.

문득 창밖을 보니 어느새 저녁이었다.

때가 된 것이었다.


저녁을 먹고 성문 앞으로 가자 그곳에는 브루노가 있었다.

“일찍 나오셨네요.”

“딱히 할 게 없어서 말이야.”

브루노가 무심하게 대답했다.


아무래도 붙잡고 얘기할 상대가 없어서 시무룩해진 것 같았다.

“긴장돼?”

갑자기 브루노가 물었다.“아닙니다.”

“표정에서 이미 다 나타나는데?”


“많이 티 나요?”

에런은 어색한 듯 살짝 미소를 지었다.

“아니. 하지만 내 눈은 속일 수 없지.”

브루노도 웃으며 말했다.


“하기야, 긴장이 안 되면 그게 이상한 거지. 너 임무를 맡는 건 처음이지?”

“네.”

브루노는 뭔가 더 말하려 했지만 뒤에서 필립과 바론이 걸어오고 있었다.

“이제 가지.”

바론이 말을 하자마자 병사들은 성문을 열었다.


“다들 자신이 맡은 구역은 잘 숙지하고 있을 거라 생각하네.”

낮에 마차를 타고 성체로 돌아가면서 일행은 각자 구역을 맡아 정보를 얻기로 했다.

같이 이동하는 것이 아니기에 에런은 더 긴장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이 맡은 구역으로 이동하자 긴장감은 더 심해졌다.

근처에 여관이 보이자 에런은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심호흡을 했다.

여관 문을 열자 예상대로 시끌벅적하게 떠드는 소리가 들려왔다.


간단한 음식을 시킨 다음 여관주인에게 넌시시 말을 걸었다.

“혹시 이 주변에 흑마법사를 본 적이 있습니까?”

“성체에서 보냈소?”

여관주인이 그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말했다.


아무래도 주인은 그가 코브렌트에서 왔다는 것을 모르는 듯했다.

정체를 알 수 없기에 싫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런 상황에서 더 질문하는 건 의미가 없었다.


“그냥 지나가는 말로 한 겁니다.”

에런은 음식이 담긴 접시를 들고 여관주인의 시선에 띄지 않는 구석자리로 향했다.

의자에 앉자마자 주위를 한 번 둘러보았다.


식당에는 주로 용병들이 있었다.

그들에게는 먼저 말을 걸 필요가 없었다.

가만히 있으면 그쪽에서 알아서 올 터였다.


10분 정도 지나자 체격이 좋은 남자가 그에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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