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을 품은 펜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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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greenlake
작품등록일 :
2024.07.18 10:32
최근연재일 :
2024.08.10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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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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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DUMMY

마물

그것은 마수가 흑마법의 영향을 받아 한층 더 진화된 생물체를 말한다. 아무리 마수들중에는 약한 축에 속하는 화이트 울프라 할지라도 마물이 되면 무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마수들이 이상행동을 보였던 거군.’

이렇게 되면 모든 의문이 풀린다. 마물이 활개를 치고 다니는 바람에 다른 마수들이 성체 쪽으로 밀려난 것이다. 그리고 더 놀라운 점은

‘흑마법사가 이 근처에 있다. 그것도 고등 마법을 쓸 줄 아는 흑마법사가.’


마수를 마물로 진화시키는 마법은 흑마법 중에서도 상위레벨 마법이었다. 무서운 사실은 마음만 먹으면 조종도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뒤로 물러서게. 어서.”

앤드류가 소리쳤다.

일단 에런은 최대한 후방으로 빠졌다. 이 시점에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괜히 마법을 썼다가 저번처럼 폭주할 위험이 있었다.


기사들은 신속하게 달려와 검을 뽑고 근접전을 준비했다. 마물이라고 해도 한 마리였고 수적으로는 한참 앞섰다. 하지만 에런은 쉽게 안심이 되지 않았다. 이쪽의 수가 많다는 건 적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마물만 믿고 아무런 대책 없이 공격한다고?’

뭔가 이상했다.


방어막이 깨지려 하고 있었고 기사들은 마나를 검에 실었다.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상황. 에런은 무심코 옆을 보았다.

마침내 방어막이 파장을 일으키며 깨지자 검을 들어 올리는 순간.

‘저건···.’

“다크 엠파이어.”


사방에서 짙은 검은색의 소용돌이가 기사들을 향해 공격했다. 흑마법사들이 대기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법이 쉽게 먹히지 않는 특수갑옷을 착용했기에 큰 피해는 없었지만 정통으로 맞았기에 균형을 잃고 쓰러뜨리기에는 충분했다.


마물은 기다렸다는 듯이 날카로운 이빨로 쓰러져 있던 젊은 기사의 옆구리를 깨물었다.

피가 솟구쳤다.

제러드는 재빨리 일어서서 목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당황한 쪽은 제러드였다. 가벼운 생채기 정도만 남겼을 뿐 오히려 화만 돋울 뿐이었다.


‘더 깊게 찔러 넣었어야지.’

마물은 흑마법 때문에 아무리 검에 마나를 실어도 웬만한 타격으로는 효과가 없다.

“다크 엠파이어.”

흑마법사들은 앤드류를 집중공격하고 있었다. 아직까지는 잘 버티고 있지만 상대가 여러명인 데다가 상당한 실력자였기에 힘에 부칠 것이다. 그렇기에 방어하는 데만 급급해하고 있었다. 마물의 경우 기사 4명이 붙었지만 생각보다 쓰러뜨리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었다. 이 상황에서 앤드류가 무너진다면 큰일이었다. 그렇다고 여기서 개입할 순 없었다. 펜던트는 마나를 모으지 않는 데도 영롱하게 빛이 나고 있었다. 여기서 마법을 쓴다면 폭주하는 건 시간문제였다.


‘뭔가 방법이 있을 텐데.’

그 순간 어떤 생각이 그의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그래. 이 방법이라면···.’

하지만 이 작전을 대놓고 앤드류에게 알릴 순 없었다. 에런은 아직 적들에게 눈에 띄지 않고 있기에 바로 표적이 될 것이었다.


‘기회는 한 번뿐인데···.’

그래도 가만히 있을 순 없었다. 지금 상황은 명백히 아군이 열세였다.

심호흡을 한 번 했다. 이 작전은 앤드류에게 성패가 달려있었다. 지금으로서는 그를 믿을 수밖에 없었다.


에런은 있는 힘껏 마나를 모았다. 그리고 적들의 사정거리 안까지 뛰쳐나갔다.

“리커버리 힐”

그가 쓸 수 있는 최상의 회복 마법. 적들은 잠시 당황해 했지만 바로 에런을 향해 공격했다.

“에어 쉴드.”

여기까지는 예상했기에 곧장 방어막을 쳐서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적들은 최소 5서클 마법사보다는 높은 등급이었고 방어막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깨질 터였다. 적들의 시야가 잠시 분산되었고 앤드류는 힘을 보충했다. 이제 앤드류의 행동만 남았다.


“라이트닝 크레시.”

하늘에서 천둥이 치더니 번개가 땅으로 쏟아졌다. 어마어마한 폭격이었다. 마법이 걷히자 적들은 물론이고 그들이 부리는 마물까지도 쓰러져 있었다. 상황은 정리됐지만 앤드류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주위를 둘러보더니 그에게 이쪽으로 오라는 손짓을 했다.


“아까 썼던 회복마법을 다시 한번 써보게.”

그제야 이해가 됐다. 앤드류는 한 명만 살려서 심문을 할 의도였던 것이다.

“리커버리 힐”

하지만 흑마법의 기운이 많이 약해져서 그런지 아까만큼 효과가 나지 않았다. 앤드류가 거들자 잠깐 의식이 돌아왔다.

“크윽.”


흑마법사가 눈을 떴다. 고통이 심한 듯 얼굴을 찌푸리고 있었다.

“너는 누가 보낸 거지?”

적은 침묵을 지켰다.

“회복 마법을 썼으니 몇 시간은 갈 거다. 말하면 고통없이 보내주지.”

거짓말이었다. 하지만 눈빛을 보니 진짜로 믿게 만드는 데는 성공한 듯했다.

“다시 한번 묻지. 너는 누가 보낸 거지?”

“에레보스에서 보냈다. 배후는 나도 잘 몰라.”

“마물을 다룰 정도면 너도 평범한 마법사는 아닌 것 같은데. 이 일을 누가 벌였는지조차 모른다는 건가?”“진짜 몰라. 직접 본 적도 없어. 임무는 그의 수하에게서 전달받았다.”

그러면서 흑마법사는 콜록거리며 피를 토해냈다. 시야는 점점 초점을 잃어갔다. 죽어가고 있었다.


“세력은 점점 커지고 있어. 곧 너희를···.”

그는 혼자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을 중얼거리다가 숨이 끊어졌다. 죽은 걸 확인하자 앤드류는 마물 쪽으로 다가가 마나를 이용해 이빨 한 개를 뺐다. 증거확보 때문이었다. 기사들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문득 제러드가 눈에 띄었다. 죽은 기사 앞에서 무릎을 꿇고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앤드류가 가까이 다가오자 그가 일어섰다.

“이제 성체로 복귀하죠. 한시가 시급한 상황이니까요.”

“괜찮겠나? 조금 더 시간을 줄 수도···.”

“아닙니다.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지 않습니까.”

제러드는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 출발하지.”

일행은 다시 성체를 향해 나아갔다.


가는데 몇 번 마수를 만나기는 했지만 가뿐히 처리했다. 다행히 오는 길에 흑마법의 기운은 느껴지지 않았고 이상행동을 보이는 마수는 없었다. 결국 성체에서 출발한 지 3일 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일행은 도착하자마자 바로 보고를 하려 했지만 후작은 성체에 없었다.

“후작님은 어디에 계신가?”

“백작님을 만나러 가셨습니다. 언제 돌아오실지는 모르겠습니다.”


“하필 이럴 때 자리를 비우시다니.”

마탑 쪽으로 가면서 앤드류가 중얼거렸다. 그러면서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던 에런을 불러세웠다.

“마탑으로 오게. 할 말이 있으니까.”

마탑 문을 열자마자 앤드류는 곧장 2층으로 가는 계단을 올라갔다. 2층은 처음 가보는 공간이었다. 에런은 2층 역시 1층과 마찬가지로 지저분 할거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2층에는 물건들이 잘 정리가 되어 있었다. 책들이 제일 많았지만 그 외에도 포션들과 각종 약재들이 보였다.


앤드류는 책장으로 가서 제일 위쪽에 있는 책을 꺼내서 탁자 위에 올려 놓았다.

증폭의 원리

책의 제목이었다.

“마법이 증폭되는 원리에 대해 연구한 책인데 마석에 관한 언급이 제일 많은 책일세. 적어도 내가 가지고 있는 책들에 한해서는.”

하기야 마석은 보통 전설에서 나올법한 존재이니 언급 자체가 드문 것도 당연했다.

“자네는 아직 마석을 이용해 마법을 제대로 쓸 줄 못하잖아. 이 책에는 단순히 마석이 언급되는 수준이 아니라 구체적인 수련법까지 나와 있네.”

“그렇습니까?”

“또한 수련을 통해 서클을 높이는 법도 나와 있으니 자네한테 상당한 도움이 될걸세.”

에런은 책의 앞표지를 펼쳐 저자 소개란을 들여다보았다.

세드릭 에쉬포드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다. 앤드류도 그걸 알아챈 듯했다.

“저자는 자네가 못 들어본 이름일 걸세. 학계에서 비주류로 분류되는 인물이니까.”

“마석의 존재를 인정해서 그런 겁니까?”“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 외에도 학계에서 통용되지 않는 주장들을 지지했지.”

앤드류가 씁쓸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마석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진다면 말이 달라지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세상 사람들이 가장 주목하는 인물이 되지 않을까 싶네.”

“그분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계십니까?”“아마 브라이트 필드에서 혼자 연구를 하고 있을 걸세. 아무래도 비주류다 보니 대도시에는 연구자금을 대주지 않았거든.”


“그나저나 그때 회복마법을 쓴 건 정말 잘한 결정이었네.”

앤드류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는 뭐라도 도움이 되고자 했을 뿐입니다.”

“그래도 그런 모습을 보았을 때 자네는 자질이 충분히 있어. 그러니까 마법적 재능이 있다는 말일세.”

“아닙니다. 이제 5서클 마법사고 아직 멀었습니다.”

“마법적 재능은 단순히 마법을 잘 쓰는 것만이 중요한 게 아니야. 더 중요한 건 그 마법을 어떻게 잘 배합해서 적재적소에 쓰는 거지.”

“그렇군요.”

“일단 책을 챙겨서 가보게. 오늘은 푹 쉬는 게 좋을 걸세.”

“그럼 가보겠습니다.”

“그래.”


“부모를 많이 닮았군. 특히 리처드를.”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 앤드류가 중얼거렸다. 에런은 모를 것이었다. 곧 시련이 올 것이라는 걸. 흑마법사들이 다시 일어서고 그들을 막기 위해 가장 중요한 역할이 그에게 주어질 것이라는 걸. 그건 아직 정식 마법사도 되지 않은 이에게는 너무나 무거운 자리였다.


창밖으로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는 에런을 바라보았다. 그가 힘닿는 데까지는 도와주겠지만 마지막에는 스스로의 힘으로 이겨내야 할 것이다. 그는 그저 20년 전 리처드처럼만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책을 가지고 마탑을 나가자 바람이 세게 불고 있었다. 하지만 에런의 마음은 어느 때보다 가벼웠다. 아직 서클은 낮은 편이지만 그에게는 마석이 있었다. 수련을 해서 제대로 활용만 하면 언젠가는 웬만한 7~8서클 마법사 못지않게 마법을 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꽤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어쩌면···

어쩌면 모르윈 가문이 과거의 위상을 다시 되찾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방에 도착하자마자 에런은 책을 펼쳤다. 피로가 몰려왔지만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마석을 다루고 싶었다. 저번처럼 마법이 폭주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마법을 못쓰는 상황은 만들고 싶지 않았다. 일단 그에게 가장 필요한 건 마석을 제어하는 능력이었기에 다른 부분은 넘어갔다. 계속해서 빠르게 페이지를 넘길 무렵 에런의 손이 책 중간쯤에서 멈추었다.


마석의 능력과 다루는 법

초반부에는 왜 마석이 실제로 있을 가능성이 높은지 설명하는 내용이었다. 중요한 건 중반 부분 부터였다.


[마석을 활용하는 능력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마법을 맨 처음 배울 때를 떠올려 보자. 명상을 하면서 공기 중의 마나를 느끼려 하지 않는가? 마석을 활용하는 것도 똑같다. 마석이 가지고 있는 마력을 느끼면서 그것을 인식한 뒤에 궁극적으로는 체화를 하는 것이다. 이것을 어느 정도 달성하면 마석을 자신의 일부분이라고 느낄 정도가 된다. 이렇게 되면 첫 번째 단계는 끝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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