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을 품은 펜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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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greenlake
작품등록일 :
2024.07.1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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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0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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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8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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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DUMMY

에런은 침대에서 힘겹게 기지개를 폈다. 시계를 보니 7시 30분이었다.

일어날 시간이었다.

식당 쪽으로 가보니 제러드는 이미 식사를 하고 있었다.

음식을 주문한 뒤 옆자리에 앉았다.


그가 앉자 제러드는 불편한 듯 눈살을 찌푸렸다.

“할 말이라도 있나?”

“어제는 고마웠습니다.”

그는 대답하지 않고 식사를 계속했다.


불편한 침묵이 흘렀다.

에런은 어제 일을 자세히 이야기를 해야 할지 잠시 고민했다.

그때 제러드가 식사를 다 하지도 않았는데 일어섰다.

“어디 가십니까?”

“각자 갈 길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말이야. 난 너를 호위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는 음식값을 치른 뒤 여관을 나갔다.


이쯤 되자 에런은 제러드가 자신을 구한 게 맞는지 의심스러웠다.

하긴 에런을 구할 동기가 없긴 했다.

그의 마법사에 대한 적개심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어제 일을 다시금 돌이켜 보았다.

그가 있었던 골목은 상당히 외진 데 있었다. 그래서 1대1로 붙을 수 있도록 그가 선택한 것이었다.

즉 지나가면서 마주칠 그런 장소가 아니었다.

큰길로 가고 있다가 신호를 본다면 뛰어가야 할 거리였다.


정황상 제러드가 그를 구한 것임을 부인할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이 질문이 떠올랐다.

왜 그는 에런을 구했는가?


그 시점에 음식이 나와 그의 상념을 방해했다.

일단 시간이 없었으므로 식사하는 데 집중했다.

그런 다음 말에 올라 서둘러 달렸다.


코브겐트에서 제공한 편지에서는 언제까지 오란 말은 없지만 빨리 도착해서 나쁠 건 없었다.

다행히 발테로스를 통과해 코브겐트의 아지트로 갈 때까지는 별일이 없었다.

아지트가 보이자 에런은 잠시 말을 멈추고 관찰했다.


그곳은 얼핏 보면 대귀족의 저택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으리으리했고 상당히 고급스러웠다.

정문에서 경비병이 지키고 있었는데 편지를 내밀자 내용을 슬쩍 보더니 통과시켜주었다.

정원으로 가자 시종이 그를 안내했다.

편지에서 나온대로 마석의 진위여부를 알기 위해 펜던트를 제출했다.

안에 들어가자 기사와 마법사들 그리고 병사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위층으로 올라가자 시종은 그에게 열쇠를 건네주었다.

그의 방은 복도 끝이었다.

막 열쇠로 문을 열려는 순간 복도에서 비꼬는 목소리가 들렸다.

“이게 누구야? 열등생 모르윈 아닌가?”


에런은 굳이 상대를 안 보고도 누구인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복도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그와 또래인 마법사가 보였다.

크리스 그렌트


여기에 그가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지 못한 건 아니었다.

코브렌트가 재가동이 된다면 당연히 대귀족들이 그곳에 줄을 댈 테니까.

그렇다 하더라도 이렇게 빨리 만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역시 사람 일은 몰라. 네가 마석을 갖고 있는지 누가 알았겠어.”

크리스는 계속해서 비꼬며 말했다.

‘소문이 생각보다 빨리 퍼졌군. 하긴 흑마법사들도 알 정도였으니.’


그의 펜던트의 정체는 코브렌트에서도 철저히 비밀로 했겠지만 유감스럽게도 오래 유지가 되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그건 그렇고 내가 갑자기 나타나서 놀란 모양이군. 혹시 아카데미를 수석으로 졸업한 내가 여기 오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 건 아니겠지?”


“용건이 없으면 이만 들어갈게. 어차피 서로 안 보는 게 피차 좋잖아.”

그렇게 말하고 에런은 열쇠를 문고리에 꽂으려 했다.

“바인딩 러닉.”


초록색 줄이 나와서 그의 손을 묵었다.

결박 주문이었다.

“싸우자는 건가?”

“뭐 그보다도 네 실력을 확인해 보고 싶어서.”


크리스는 주변에 방어막을 치기 시작했다.

주문을 쓰더라도 큰 소란이 나지 않기 위해서일 것이다.

“인 핸스먼트.”

강력한 파동으로 줄이 깨졌다.


“파이어 블레스트.”

“에브 스트림”

크리스는 바로 물 속성 마법을 써서 공격을 튕겨냈다.

“라이트닝 스피어”

창의 형상을 띈 번개가 날아오기 시작했다.

일단 서클의 차이가 많이 났기에 최대한 공격적으로 나가서 상대가 방어에만 급급하게 해야 했다.


“아르카닉.”

갑자기 폭발이 일어났다.

아르카닉은 주변의 공기를 압축시켜 폭발시키는 7서클 마법.

5서클 마법인 라이트닝 스피어로는 어림도 없었다.


‘잠깐 이러다가.’

폭발물이 그를 향해 오고 있었다.

7서클이었기에 방어막을 써도 의미가 없었다.

그때


큰 파장이 일어나더니 크리스의 뒤쪽에 있는 방어막이 깨졌다.

폭발이 멈추기 시작했다.

마법이 끝까지 발현 되지 않은 것이다.


에런이 자세히 보니 마법사 한 명이 크리스를 제압하고 있었다.

“뭐 하는 짓이냐. 그렌트?”

폭발로 인한 연기가 걷히자 여자인데다가 에런과 또래임을 알 수 있었다.

“별일 없어. 그냥 장난 좀 친 거야. 그레이스.”

크리스는 그렇게 말하며 황급히 자리를 빠져나왔다.


그제야 그레이스라고 불린 마법사는 에런을 쳐다보았다.

“너는 싸움을 피했어야 했어.”

“뭐?”

에런이 무심코 되물었다.

“싸움을 피했어야 했다고. 내가 개입하지 않았다면 너는 크게 다칠 수도 있었어.”


‘그렇지. 그게 옳은 선택이었지.’

평소 웬만해서는 이성을 잃지 않는 에런이었지만 크리스 앞에서는 냉정을 지키기 쉽지 않았다.

“난 그레이스 미들턴이라고 해.”

“에런 모르윈이야.”


그레이스는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래서 크리스 그렌트가 너를 공격한 거구나. 마석을 뺏으려고.”

‘그 자식은 마석을 뺏으려고 나를 공격한 게 아니야. 나를 곤죽으로 만들고 싶어서 그런 거지.’

하지만 그 말을 굳이 내뱉지는 않았다.


“다음에는 내가 없을 수도 있어.”

그게 무슨 말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 앞으로 계속 사사건건 걸고 넘어지겠지.

“그러겠지.”

“그럼 나는 이만.”

그레이스는 그렇게 말하고 복도를 빠져나갔다.


에런은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

‘미들턴이라 했던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가문 이름이었다.

대귀족은 아닐 테고 왕립 마법 아카데미에서도 본적이 없는 얼굴이었다.


무엇보다 이상한 건 크리스를 막고 에런을 도와주었다는 사실이었다.

그렌트 가문이 왕국의 실세 귀족 중 한 명이란 걸 모를 리가 없을 텐데도.

그때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에런의 상념을 방해했다.


문을 열자 앞에는 시종이 있었다.

“무슨 일입니까?”

“긴급회의에서 당신을 호출했습니다.”

시종은 회의장으로 그를 안내했다.


회의장 문을 열자 기사와 마법사들이 보였다. 구석에는 시종 4명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상석에 앉은 지휘관으로 보이는 남자가 턱으로 의자를 가리켰다.

남자 앞에는 하늘색 펜던트가 놓여 있었다.

신호를 보내자 시종이 펜던트를 에런에게 갖다 주었다.


“감정 결과 펜던트는 마석으로 밝혀졌네.”

남자는 계속해서 말했다.

“자네를 추천한 앤드류 경 말로는 흑마법이 근처에서 발현되면 펜던트가 빛이 난다고 했는데 사실인가?”

“그렇습니다.”


“비록 육성형 마법사이기는 하지만 우리는 자네를 주요임무에 파견시키기로 결정했네. 따라서 자네에겐 회의에 참석하고 정보를 얻을 권리가 있어. 바론 경 설명하게.”

그러자 지휘관 오른쪽에 있던 마법사가 임무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자네가 파견될 지역은 바로 옆 지역인 세르피움일세. 자네도 알다시피 범죄가 많은 지역이기에 흑마법사들이 대규모 포진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네. 그들의 본거지를 불시에 습격할 걸세.”

“저 혼자 말입니까?”

“일행이 동행할 걸세. 마석이 있어서 흑마법사들을 추적하는 데 유용하지 않을까 싶네. 그리고 당연한 일이지만 필요하면 전투에도 참여해야 할걸세.”


그 말은 따로 호위를 붙여주지 않는다는 소리였다.

마석이 있긴 하지만 에런은 아직 그들에게 필요한 존재가 아니었다.

“질문 있나?”에런이 말이 없자 바론이 말했다.

“없습니다.”


“그럼 일단 오늘은 푹 쉬게. 내일 아침에 바로 소집될 테니까 말이야.”

“알겠습니다.”


‘역시 그냥 내버려 두지를 않는군.’

본래 육성형 마법사에게는 바로 실전에 투입되는 임무를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에런의 경우는 예외였다.

오직 마석 하나만 가지고 이 자리까지 올라온 셈이었기에 실력을 증명해야 했다.


예상을 전혀 못한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막상 현실로 다가오니 기분이 여간 씁쓸한 게 아니었다.

달리 할 일이 없었기에 에런은 [증폭의 원리]를 펼쳤다.

1단계인 체화단계는 달성했다고 생각했기에 다음 장을 펼쳤다.


이제 2단계를 할 차례였다.

[마석의 마력을 감지하며 체화하는데 성공했다면 이제는 마석의 마력을 조금씩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기 중의 마나와 마석의 마력을 동시에 발현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한 수련법은 기존에 했던 것처럼 명상을 하며 마력을 느끼되 주변의 마나도 끌어모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도 수련에 너무 깊이 몰입하다가 쇼크가 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마력을 느끼면서 주변의 마나 까지 끌어당긴다라.’

얼핏 보면 쉬어 보였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물론 마석의 마력을 느끼는 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집중을 온전히 쏟아야만 가능했다.

그 상태에서 마나를 모은다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일단 해보자.’


에런은 눈을 감고 의자에 앉아서 전에 했던 것처럼 펜던트의 마력을 감지하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적응했다고 생각했을 때 마나를 모으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순간 집중력이 깨져 버렸다.

다시 해보려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역시 쉽지 않군.’

어차피 한 번에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이건 천천히 시간을 두고 기다려야 하는 문제였다.

에런은 자리에서 일어나 창밖을 보았다.


연무장이 보였지만 그곳은 텅 비어 있었다.

‘그리 한가하지 않다는 뜻이겠지.’

이곳은 임무를 마치면 곧바로 또 다른 임무가 주어질 것이다.

수련할 시간 같은 건 없었다.


에런은 다시 의자로 돌아와 명상을 시작했다.

앞으로 수련할 시간은 거의 없을 터였다.

그날은 종일 그러고 있었다.


다음날이 되자 에런은 아침식사를 마친후 세르피움으로 가라는 지시를 받았다.

성문 앞으로 가자 바론이 보였다.

“일찍 나오셨네요.”

“요새는 눈이 일찍 떠져서···.”

바론은 말을 잠깐 멈추더니 다시 이어나갔다.


“실전 임무는 처음인가?”

“그렇습니다.”

“그런데 전혀 긴장하는 기색이 없군.”


“바론 경 벌써 나오셨군요.”

에런이 뭐라고 말하려는 찰나 뒤에서 명랑한 목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니 마법사 한 명과 기사 한 명이 있었다.

말을 한쪽은 마법사였다.


“네가 새로 온 마법사인가? 마석을 가지고 있다는?”

마법사는 이번엔 에런을 돌아보며 말했다.

“그렇습니다.”

마법사는 펜던트를 잠시 바라보더니 느닷없이 자신이 알고 있는 마석에 관한 지식을 떠벌리기 시작했다.


“브루노 경. 그만하게. 더 이상 자네의 애기를 들어줄 시간이 없네.”

마법사는 그만하기는 했지만 잔뜩 부루퉁한 표정이었다.

그렇게 에런의 첫 임무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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