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을 품은 펜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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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greenlake
작품등록일 :
2024.07.1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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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0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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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5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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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DUMMY

‘공기 중에 있는 마나를 인식하는 것처럼 마석을 인식한다라···.’

방법은 생각보다는 간단해 보였지만 과정 자체는 절대 쉽지 않았다.

‘그래. 일단 해보자.’

에런은 책에 나온 대로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면서 마석이 담고 있는 마력을 인식해보려 했다.

30분 정도 시간이 흘렀지만 전혀 되지 않았다.


‘하긴 쉽게 될 리가 없지.’

원래 주변의 마나를 인식한다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마법사가 되기 위한 첫걸음에 불과했지만 어릴 때부터 열심히 수련해야 오를 수 있는 경지였다. 마법사가 될 수 있는 지 없는지 나누는 첫 번째 기준이기도 했다. 물론 정말 재능이 뛰어나 단시간에 해내는 경우도 없는건 아니었지만.


일단 상당히 피곤한데다 단시간에 될 일이 아니었으므로 책을 덮고 침대에 누웠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쉽게 잠이 오지 않았다. 어쩌면 마나를 인식하기 위해 고분군투하던 그의 모습이 생각나서 그런지도 모른다. 대귀족 가문에서 태어났음에도 선천적인 재능이 출중한 편은 아니었으니까.


그는 언제나 열등생이었다. 재능이 없다 보니 공부를 멀리하게 되었고 성적은 자연스럽게 떨어졌다. 제일 힘들었던 건 그가 맡겨졌던 그렌트 가문 때문이었다. 그가 속한 모르윈 가문과는 친척이었지만 두 가문의 사이가 그리 좋은 건 아니었다. 그렇기에 항상 천대를 받으면서 자라야 했다. 특히 그 집 아들이면서 에런과 또래인 크리스 그렌트는 그것을 이용해 그를 계속해서 괴롭혔다.


‘왜냐하면 그 자식은 언제나 우등생이었으니까.’

크리스는 언제나 아카데미 수석이었고 졸업할 때는 7서클 마법까지 다룰 줄 알았다. 인성은 결코 좋은 편이 아니었으나 마법 실력이 좋아서 교수들도 웬만하면 눈감아 주었다. 오히려 다른 아카데미 원생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분명 승승장구하며 성공가도를 달리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에런은 두 주먹을 꽉 쥐었다.


몇 시간 밖에 안 잤는데도 눈이 자동으로 떠졌다. 두통이 굉장히 심했고 정신은 흐리멍덩했다. 다시 누우려고 했지만 마침 시종이 아침식사를 가져왔다. 시간을 보니 벌써 오전 7시 30분이었다. 빠르게 아침식사를 마치고 책을 펼쳤다. 쭉 빠르게 읽어내려 가다가 어떤 단락에서 멈춰섰다.


[본래 마석은 주위에 흑마법이 발현되거나 또는 독초가 있으면 강하게 반응한다. 이 단계에서의 목적은 마석이 가지고 있는 마력을 느끼는 것이다. 따라서 강하게 반응할 때만큼 인지하기 좋을 때가 없다. 물론 갑자기 폭주를 해서 사용자의 정신에 무리가 갈 수 있으니 그 점은 주의해야 한다.]


에런은 씨익 웃었다.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이 보인 셈이었다. 어제 2층에서 슬쩍 본 바로는 독초는 마탑에 널려 있었다. 그건 그렇고

‘이 책의 저자는 마석에 대해서 모르는 바가 없군.’

마치 마석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로 모르는 게 없었다.


세드릭 에쉬포드

에런은 저자소개란을 다시 한 번 보았다.

‘언젠가 한 번 만나 봐야겠군.’

우선 마탑으로 가서 독초를 빌리러 가야 했다. 물론 독초 자체가 희귀하기에 허락을 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런 경우 성체 밖으로 나가서라도 채집을 할 필요가 있었다.


계단을 내려가면서 시종들과 몇 번 마주쳤다. 그들은 가볍게 목례를 하며 지나갔다. 그렇지만 어딘가 행동이 어색한 데가 없지 않았다. 지나가면서 계속 그를 힐끔힐끔 쳐다보는 것이었다.

‘아마 지금 상황에 대해서 몹시 궁금해한 거겠지.’

이 근방의 마법사와 기사가 총동원되어 성체 밖으로 나와 임무를 수행한다는 건 바보가 아닌 이상 뭔가 심각한 일이 있다는 것을 인지했을 것이다. 만약 흑마법사들이 나타났다는 걸 그들이 알면 어떻게 반응할지 에런은 몹시 궁금했다.


마탑에 도착하자 에런은 문을 노크했다. 그런데 여러 번 노크 했는데도 문은 열리지 않았다.

“앤드류 경 께서는 자리를 잠시 비우셨습니다.”

지나가던 시종이 말했다.

“어디로 가셨나?”“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후작에게로 갔나?’하지만 후작이 돌아왔다면 회의를 열었을 것이다.

‘대체 어디로 간 거지?’

그 후로 30분 정도 더 기다렸지만 앤드류는 오지 않았다. 결국 다시 방으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문득 기사용 연무장이 보였다.


연무장에는 제러드와 다른 기사 한 명이 목검에 마나를 실어서 훈련을 하고 있었다. 좀 더 자세히 보기 위해 근처에 있는 마법사용 연무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에런은 마법을 테스트하는 척하면서 은근슬쩍 옆을 바라보았다.


상황은 명백하게 제러드가 우세하고 있었다. 그는 주도권을 쥐고 정확하고 빠르게 검을 휘둘렀다. 반면 상대는 진땀을 흘리며 막는 데만 급급했다. 머리 쪽을 세게 가격하자 기사는 균형을 잃고 쓰러졌다. 투구를 썼지만 아무리 목검이라도 마나를 가득 실었기에 충격은 생각보다 엄청날 것이었다.


“괜찮나.”

제러드가 투구를 벗고 기사에게 다가왔다.

“괜찮습니다. 한 번 더 해보죠.”

기사가 비틀비틀 일어나며 말했다.

“오후에 하지. 자넨 너무 무리했어.”

기사는 아쉬워하는 표정이었지만 연무장을 벗어났다.


“뭘 그렇게 보고 있지.”

제러드가 노려보며 말했다. 너무 집중해서 훈련을 지켜보던 나머지 다른 것을 하는 척 해야 하는 것도 잊고 있었다.

“별 의도는 없습니다. 지나가다가 훈련하는 게 신기해서 바라보고 있었을 뿐입니다.”

에런이 버벅거리며 변명했다.

“검술 훈련이 구경거리로 보이나?”

“아닙니다.”


제러드는 그 말이 들리지 않는다는 듯 말없이 그를 노려보았다.

“저기, 저는 다른 일이 있어서 그만 가보겠습니다. 방해가 되셨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그렇게 말하고 연무장을 떠나려던 찰나.

“잠깐.”

날카로운 목소리가 그를 불러 세웠다. 에런은 멈춰서서 그를 바라보았다.


“그 펜던트. 가문의 상징이라고 했던가?”

“그렇습니다.”

“조심해서 다뤄야 할 거야.”

“네?”

“조심하라고. 항상 펜던트가 네 편은 아닐 테니까.”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아니다. 다른 일이 있다고 하지 않았나? 어서 가보는 게 좋겠군.”


‘말해 줬어야하나.’

마탑으로 향하는 에런의 뒷모습을 보면서 제러드는 생각했다.

하지만 말해준다 한들 소용없을 터였다. 아마 마석의 힘만 믿고 오만해져 있을 테니까.

리처드는 펜던트의 힘을 알면서도 쓰지 않았다. 결국 비참한 결과를 초래했지만 제러드는 아직도 그 선택을 잘했다고 믿고 있었다.


연무장을 나가면서 아까 한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곱씹어 보았다. 분명 펜던트에 대해 뭔가 알고 있었다.

‘모르윈 가문과 왕래를 하고 지낸 적이 있었나?’

하지만 제러드가 속한 해리슨 가문은 대귀족은 아니었다. 그 당시 모르윈 가문이 가까이 지낼 만큼 영향력이 있지 않았다.


“무슨 일인가?”

고개를 들자 앤드류가 있었다.

“제러드 경과 무슨 일 있었나?”

“별일 아닙니다. 그보다 부탁이 하나 있어서 왔습니다.”

앤드류에게 모든 걸 다 말할 순 없었다. 그조차도 숨기는 게 있는 것 같으니까.

“뭔가?”“빌려주신 책에 독초를 가까이 두고 수련하면 그 영향 때문에 도움이 된다고 나와 있어서요.”

“그래? 일단 들어오게.”


예상외로 앤드류는 독초를 가져가는 것을 흔쾌히 허락해주었다. 2층으로 올라가서 약초를 모아둔 공간중 한 곳을 가리켰다.

“여기 있는 것 중에서 하나 가져가게.”

독초 중에서는 흔한 종류였지만 그래도 쉽게 볼 수 있는 풀은 아니었다.

에런은 손에 마나를 모아서 조심히 특수 종이에 포장되어 있는 독초를 들어 올렸다. 그만큼 독초를 다루는 일은 위험했다. 잘못하다가는 손에 독이 퍼질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특수 종이가 있었지만 조심해서 나쁠 건 없었다.


그때 노크 소리가 들렸다.

1층으로 내려가서 문을 열자 시종이 있었다.

“후작님께서 돌아오셨습니다.”

“회의를 소집하셨는가?”

앤드류가 물었다.

“그렇습니다. 두 분 다 회의장으로 오십시오.”


상황이 상황이었기에 에런은 원래 있던 자리로 독초를 갖다놓고 시종을 따라서 이동했다. 회의장에 들어서자 후작이 보였다. 아직 기사들은 오지 않았다.

“후작님. 소식은 들으셨겠지요.”

앤드류가 의자에 앉자마자 말했다.

“일단 다 오면 얘기하지.”

후작은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매우 당황한 얼굴이었다.


기사들이 다 참석하고 문이 닫히자 후작은 주위를 한 번 둘러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데이브 경에 대해서는 이미 보고 받았네. 하지만 자세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니까 어서 보고하게.”

앤드류는 마수들의 이상행동을 보였던 일과 마물, 그리고 흑마법사들과 교전을 펼친 사실을 설명했다. 그의 말이 이어짐에 따라 후작의 표정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


“그러니까 자네 말은 흑마법을 다루는 조직의 세력이 나날이 확장되고 있다는 건가? 그들은 단순한 잔챙이들이 아닌 마물을 다룰 수 있을 정도의 고등마법을 쓸 수 있는 이들이고.”

보고가 끝나자 후작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후작은 한숨을 쉬었다.


“앤드류 경. 자네 생각에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나?”“우선 각 왕국 전체에 수소문을 해서 에레보스라는 조직에 대해서 알아내야겠죠. 그렇게 해서 정보나 아지트를 알아낸다면 대규모 소탕 작전을 벌여야 할 겁니다.”

“이안 경. 자네 생각은 어떤가?”

이번에는 기사들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저 역시 앤드류 경 의견에 동의하는 바입니다.”


후작은 잠깐 헛기침을 했다.

“자네들 의견은 잘 들었네. 다만 지금 상황이 다른 지역과 협력하거나 하는 게 확실히 어렵다는 건 자네들도 잘 알걸세.”

“그렇다고 손 놓고 가만히 지켜볼 순 없지 않겠습니까.”

제러드가 말했다.

“앤드류 경 말대로 각 지역에 연락을 해보고 정 안된다면 코브렌트에 의뢰를 해보는 건 어떨까 합니다.”


“자네도 잘 알다시피 코브렌트는 정파 갈등 때문에 사실상 활동을 안 하고 있지 않은가. 게다가 적법한 명분이 있어야 해.”

“명분은 여기 있습니다.”

앤드류가 로브의 안주머니에서 작은 상자를 꺼냈다. 상자를 열자 나온 건 마물의 송곳니였다. 흑마법의 영향 때문인지 따로 손을 대거나 인식을 하지 않으려 해도 강력한 마나를 느낄 수 있었다.

“보다시피 마물의 송곳니라 흑마법의 기운이 느껴지실 겁니다. 이걸 명분 삼아서 의뢰를 하면 어떨까 합니다.”


“후작님. 기사 한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건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닙니다. 일단 제러드 경 말대로 의뢰를 하는게 맞는 처사 같습니다. 아무리 왕국이 분열되어 있어도 흑마법에 대한경각심은 여전하니까요.”

후작이 망설이자 이안이 나서서 말했다.


“자네들 말은 무슨 말인지 이해했네. 다들 나가보게.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니까 말이야.”

후작은 그렇게 말하면서 나가라는 손짓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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