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 미친 혈교 교주가 회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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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7.20 12:14
최근연재일 :
2024.08.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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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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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역혼천명대법(逆魂天命大法)

DUMMY

“쿨럭-”


노복의 얼굴을 움켜쥔 위월화의 입가에 피 한 줄기가 흘렀다.


떨고 있는 그의 손을 노복은 거추장스럽다는 듯, 비열한 웃음을 지으며 밀쳐냈다.


“가지 말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노복은 손에 묻은 피를 털어내며 마루에 쓰러져 부들부들 떨고 있는 위월화를 보았다.


“그저 암자에만 계셨으면 고통 없이 편히 가셨을 텐데···”


그는 탕약이 담겼던 그릇을 소매로 닦아 주섬주섬 챙기기 시작했다.


“왜 스스로 지옥 길을 자처하십니까?”


밤하늘에 뜬 만월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세상은 빛 한 점 없는 듯, 어둠이 모든 걸 살라 먹은 듯했다.


쓰러진 위월화는 내부의 진기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시금 돌아봐도 무공도 제대로 익히지 못했군. 하기야 소가주 경합이 끝나고 난 뒤에서야 사건의 심각성을 깨달았으니.’


그는 과거의 자신의 심법인 천혈사혼신공(天血死魂神功)을 운기 하기 시작했다.


피를 움직이고, 시체를 일으키며, 붉은 혈기로 적들을 찢어발기고, 사람의 혼을 조종하는 절세의 사공(邪功).


피로 중원을 물들였던 신공이 다시금 현세에 부활했다.


내부에 있던 피들이 모든 혈도를 역행하며 거세게 기경팔맥을 누비기 시작했다.


마치 발작을 일으키는 듯 기괴하게 뒤틀리는 위월화의 모습을 보며 노복은 빈정거리기 시작했다.


“이 일이 끝나면 첫째 마님께서 작은 분파 하나를 차려주신다고 하셨소.”


노복은 생각만 해도 기쁜지 입에 반월이 그려졌다.


“이제 이 지긋지긋한 살수 생활도 끝이라오. 공자!”


노복의 굽었던 허리가 곧게 서고 주름이 가득했던 얼굴이 판판하게 펴지기 시작했다.


어느새 이립쯤 되어 보이는 건장한 사내의 모습을 갖춘 노복은 위월화가 먹던 술병을 손에 들고 바닥에 앉아 마시기 시작했다.


그사이 위월화의 몸속에 모인 진기들은 역행하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임맥에서 시작해 독맥으로 일주천을 하지만 위월화는 이와 반대로 독맥에서 임맥으로 기혈을 운기했다.


백회혈에서 대추혈을 지나 명문혈, 회음혈, 신궐혈, 천돌혈을 끝으로 다시 백회혈에 다다랐을 때 그의 몸에는 붉은 기운이 서서히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의 내부를 역행하는 혈기들은 위월화 세맥과 대맥 곳곳에 있던 탁기들과 지금까지 쌓인 독기들을 한순간에 집어삼키며 그의 단전으로 인도했다.


그의 피는 마치 시독(屍毒)이라도 되는 듯이 위월화 몸에 있던 독기들마저 단숨에 자신의 내기로 편입시켰다.


“이··· 이게 무슨?”


이제는 노복이 아닌 살수가 당황해 비수를 손에 쥐었을 때, 붉은 안광을 흩뿌리며 위월화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몸에는 적색 기운이 아지랑이처럼 일렁거렸다.


“아직은 부족하구나. 한참 부족해.”


위월화는 손에 번지는 혈기를 움켜쥐며 불만족스럽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암흑만이 가득했던 암자에 붉디붉은 적성(赤星)이 떠올랐다.


그 정체 모를 사특하고도 요사스러운 기운에 살수의 등에는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네놈이 먹은 독은 구유단장산(九幽斷腸酸)이다.”


어느새 살수의 손가락 사이에는 비수들이 끼어 있었다.


“오늘이 복용 일의 마지막 날이었으니 곧 내장이 끊어지는 고통이 올 것이다.”


살수의 말에 위월화가 무심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는 순간 살수의 손이 벼락같이 움직이며 비수를 날렸다.


비수는 살아 움직이듯 회전하며 위월화의 사혈을 노리는 뱀처럼 날카롭게 그에게 다가왔다.


일순, 위월화의 팔이 원을 그리더니 날아 오는 비수들을 쳐냈다.


챙-챙-챙


날아가던 여덟 개의 비수는 추락하는 새처럼 방향을 잃은 듯 위월화의 동작 한 번에 모두 튕겨 나갔다.


살수는 도망가려 재빠르게 보법을 펼쳤으나 그가 뒤를 돌았을 때는 이미 붉은 잔상이 그를 포위하고 있었다.


마치 살아있는 실처럼 붉은 혈기는 그의 전신을 옭매여 왔다.


“큭- 크아악”


위월화는 마치 포승줄에 포박이 된 듯, 꼼짝하지 못하는 살수의 목을 잡고 천천히 위로 올렸다.


“컥-컥-컥”


그는 살수의 허리춤에서 비수를 하나 뽑아 엄지로 검날을 눌렀다.


치지지직-


손가락에 피가 배어 나오면서 비수가 고통스럽다는 듯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위월화는 미소를 지으며 살수의 입을 벌렸다.


“제··· 발 사려.., 주···시··· 오”


살수의 애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위월화는 살수의 목구멍으로 엄지손가락에 맺힌 피 한 방울을 털어 넣었다.


“크아아아아악!”


위월화의 손에 잡혀 허공에 뜬 살수의 눈은 뒤집혀 흰자를 보이고 그의 몸이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네가 나에게 먹인 독들을 조합한 혈독이다.”


그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차분했다.


“시독을 먹었다고 생각하는 게 편할 것이다. 아참 포달랍궁에서는 이 독을 이용해 고문도 하더구나.”


위월화는 고통 때문에 이지를 상실한 듯 비명을 지르는 살수를 내려놓고 아혈을 짚었다.


살수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전신을 뒤틀며 버둥거렸다.


“걱정하지 마라. 너는 내 일부분이 될 것이다.”


위월화가 살수의 단전에 손을 박아 넣었다.


살수의 피가 그의 팔을 타고 올라오더니 위월화의 몸에 천천히 흡수되기 시작했다.


“네놈이 독살한 내 어머니와, 소가주가 확정된 뒤 나를 서장으로 팔아버렸던 너의 죄에 비하면 편한 죽음이니 영광으로 알거라.”


살수는 온몸이 말라붙어, 아무도 알아볼 수 없는 목내이가 되었다.


위월화의 손은 부드럽게 곡선을 그렸다. 살수의 목이 잘려 그의 손에 잡혔다.


술 한 병을 손에 쥐고 그는 흥얼거리며 암자 뒤편, 자신 말고는 아무도 찾지 않았던 무덤으로 향했다.


무덤 앞에서 살수의 목을 내려놓고 그는 주위에 술을 뿌렸다.


“어머니 이제야 이 못난 아들이 돌아왔습니다.”


위월화는 절을 올렸다.


“수십 년의 세월을 거슬러 이 지옥 같은 인세에 아들이 돌아왔다 이 말입니다.”


그의 눈에 붉은 적광이 서렸다. 적색으로 변한 두 눈에는 피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자식으로 태어나 어미를 지키지 못한 이 못난 아들을 용서하지 마소서.”


위월화는 술병에 남은 술을 입으로 털어 넣었다.


“지금부터 어머니와 저를 핍박했던 이들에게 내려질 천벌을 하늘에서라도 지켜봐 주소서.”


위월화는 마지막 절을 올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느새 만월을 가렸던 구름이 지나가고 창백한 달빛이 암자와 무덤가를 비추고 있었다.


마치 춤을 추듯 붉은 잔상을 흩뿌리며 위월화는 무덤을 떠나 암자를 향해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다음날, 새벽 암자 마루에는 위월화가 운기조식을 하고 있었다. 그의 몸 주위에는 붉은 혈기가 일렁였다.


‘역혼천명대법(逆魂天命大法)이 성공할 줄이야.’


이 대법은 포달랍궁에서 전해 내려진 혼을 과거로 이동하는 술법이었다.


대법의 효능 때문에 모두가 이 술법을 시도하려 했지만, 말도 안 되는 술법의 조건 때문에 실행조차 옮길 수 없던 사술이었다.


전생에 사파와 포달랍궁을 통일하고 혈영궁(血永宮)을 세워 백도 무림과 마교를 상대로 전쟁을 벌였던 혈신 위월화는 최후의 결전에서 패색이 짙어지자, 이 대법을 거행했다.


그 결과, 성공적으로 위월화는 약관의 나이였던 과거로 돌아왔다.


‘설마 마교의 천산이 무너질 것 같다고 구파일방과 오대세가 모두가 튀어나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어.’


그는 씁쓸하게 웃었다.


‘그래도 전보다는 낫군. 더 빠르게 무공을 익힐 수 있으니 말이다.’


운기조식을 끝낸 위월화는 몸 주위에 일렁이는 혈기를 몸속으로 갈무리했다.


주위에 피 안개처럼 번지던 붉은 기운들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의 백옥같이 맑았던 눈은 이제 핏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윤기가 가득한 흑색 장발이었던 머리는 은은한 적빛이 가득한 흑발이 되어 있었다.


적안과 풀어헤친 머리 그리고 사람을 홀리는 듯한 분위기가 외로운 밤에 홀로 떠오른 초승달처럼 사이한 분위기를 내뿜었다.


그는 마루에서 일어나 암자의 마당으로 내려왔다.


“기혈은 다스렸으니, 몸부터 확인해 봐야겠군.”


그가 자세를 잡는데 웅성거림이 들려 왔다.


“동생, 있는가?”


첫째 부인의 아들이자 셋째 위초광이 자신을 따르는 무리를 이끌고 그의 암자로 찾아왔다.


대답도 없이 차가운 눈빛으로 위월화가 위초광을 쳐다보자, 그는 당황한 듯했다.


“어흠! 내 어제 아우의 행동이 하도 이상하여, 걱정돼서 이리 찾아왔네.”


위월화는 아무 말도 없이 장포를 휘날리며 마루에 앉았다.


“그나저나 자네를 보필하던 노복은 어디 갔는가? 늘 따라다니며 충직하게 모시던 그 시종 말이야.”


노복의 안위를 묻는 위초광의 말에 그는 미소를 지었다.


“궁금하십니까?”


위초광도 위월화를 따라 마루에 걸터앉았다.


“셋째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모신 것도 모자라, 너를 어렸을 적부터 충실히 보살펴 준 노인 아니냐?”


“맞습니다. 아주 충직한 종놈이었지요.”


종놈이라는 말에 위초광은 몸을 흠칫 떨었다.


위월화의 말 속에 날이 서 있기 때문이었다.


“종놈이 제 어머니를 독살한 것도 모자라, 저도 죽이려 들었으니 말입니다.”


위월화가 바람에 나부끼는 머리를 단정히 묶었다.


“그놈이 첫째 어머니가 심어 놓은 세작인 걸 미리 알았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 텐데 말이죠.”


“그··· 그 게 무슨 말인가?···”


“첫째 어머니가 자신의 본가인 오독가에서 데리고 오신 쥐새끼 아닙니까?”


위월화가 재미있다는 듯이 고개를 숙이며 낄낄댔다.


“큭큭큭··· 그것도 모르고 모자가 일평생을 믿었으니 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입니까?”


위월화의 말에 위초광은 벌떡 일어나 검을 뽑고 그의 목을 겨눴다.


“네 놈이 지금 우리 어머니를 모욕하는 것이냐?”


위월화는 고개를 들어 지긋이 위초광을 바라봤다.


“모욕이라···”


그의 붉은 적안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이것은 모욕이 아니라, 복수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일순, 위월화의 전신에 붉은 기파가 퍼지며 그가 위초광이 겨누고 있던 검날을 손가락으로 튕겨 밀어냈다.


위초광은 자신의 검이 밀리자 재빠르게 뒤로 물러났다.


천천히 마루에서 일어난 위월화의 몸에 붉은 아지랑이가 피어나기 시작했다.


그의 주위에 퍼져 있는 혈기들은 마치 살아있는 것, 마냥 스스로 적을 찾아 움직였다.


“막아라! 저 미친놈을 막아!”


위초광의 외침에 그를 따르는 이십 명의 무인들이 각자의 무기를 들었다.


순간 위월화의 신형이 붉은 잔상만을 남기며 사라졌다.


무인들이 당황하는 순간 위월화는 그들의 중앙에 서 있었다.


“오독가에서 보내온 무인들인가?”


품에서 암기를 꺼내, 던지며 뒤로 물러나는 그들을 보며 위월화는 기수식을 취했다.


“몸을 풀기에는 적당하겠군.”


위월화의 두 손이 합장했다. 짧은 순간 두 손이 바람을 일으켜 암기들을 모두 쳐냈다.


“헉-”


“무슨-”


일순, 무리의 대장으로 보이는 이가 비수를 고쳐 잡으며 위월화의 가슴을 노리고 돌진해 왔다.


위월화는 가볍게 합장했던 손을 떼고 한 손으로 그의 팔을 휘감았다.


“크아악”


고통스러운 비명의 암자에 울려 퍼졌다.


비수를 잡았던 사내의 팔에는 뱀이 기어 올라간 자국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과거 위월화가 혈신이었던 시절 사용하던 박투술인 혈전세(血戰勢)의 조법 혈룡세(血龍勢)였다.


“뼈를 부수려고 했는데, 아직은 무리인가 보구나.”


말을 마치자마자 위월화는 보법을 밟아가며 무인들을 덮쳤다.


마치 아수라가 달려드는 듯한 모습에 무인들은 혼비백산하며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아서라, 그런 수준 낮은 보법으로는 어림도 없으니.”


전대 혈신의 보법 혈해유룡보(血海遊龍步)가 적진 한 가운데서 시전 되었다.


그의 발이 닿는 곳마다 땅에는 붉은 서기가 어리며 지면을 부수는 듯한 진각이 퍼져 나갔다.


위월화가 비수를 들어 자신의 장법을 막으려는 자에게 그대로 손바닥을 내질렀다.


손바닥에 혈기들이 구 형태로 맺히더니 비수를 교차한 양손을 그대로 부숴버렸다.


콰아아악-


팔이 풀리며 무인의 중단이 순간적으로 무방비가 되자 위월화는 그의 단전에 그대로 권을 질렀다.


퍼억-


단전에 꽂힌 주먹을 보고 무인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부르르 떨다가 절명해 버렸다.


무인의 배 속 박혀 있는 위월화의 주먹으로 남자 몸속에 있던 모든 피가 모이기 시작했다.


남자는 말라붙은 고목처럼 되어버렸고 그대로 쓰러졌다. 위월화가 피로 범벅이 된 주먹을 쥐며 말했다.


“인세는 고통만 가득한 곳이니, 내 노예의 삶을 살고 있는, 너희들을 친히 해방해 주마.”


위월화가 말을 마치자마자 피에 굶주린 호랑이처럼 그들을 덮쳤다


작가의말

독자 분들의 재미를 위해 성실히 연재하겠습니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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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흑천을 뒤덮은 피 바람 24.08.04 89 5 12쪽
14 복수에 미친 아수라를 미륵이 막아선다. 24.08.02 85 6 11쪽
13 피에 물든 달은 춤을 추고 24.08.01 110 6 12쪽
12 등잔 밑이 어둡다 24.07.31 126 7 12쪽
11 부자(父子)의 인연 24.07.30 126 6 12쪽
10 여래와 아수라 24.07.29 122 7 12쪽
9 쥐들의 습격 24.07.28 137 7 12쪽
8 하오문주(下五門主) 24.07.27 142 8 12쪽
7 화혈광룡(火血狂龍) 24.07.26 138 7 12쪽
6 불길 속에서 피어난 과거의 인연 24.07.25 141 8 13쪽
5 미쳐버린 화룡 +1 24.07.24 151 6 11쪽
4 화륜신가를 향해 24.07.23 163 7 12쪽
3 소가주를 위하여 +2 24.07.22 183 7 13쪽
» 역혼천명대법(逆魂天命大法) 24.07.21 189 7 13쪽
1 살신대전(殺神大戰) 24.07.20 253 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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