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 미친 혈교 교주가 회귀함.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서전(書錢)
작품등록일 :
2024.07.20 12:14
최근연재일 :
2024.08.05 11:00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2,225
추천수 :
105
글자수 :
88,068

작성
24.07.23 11:00
조회
162
추천
7
글자
12쪽

화륜신가를 향해

DUMMY

위월화는 전신의 기도를 개방했다. 그가 밟는 연무장 바닥마다 붉은색 운무가 피어올랐다.


“저게 무슨 보법이지?”


“흑천미륵가에 저런 보법이 있었나?”


혈해유룡보를 본 흑천대원들의 수근거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위월화는 장등백을 천천히 압박해 갔다.


채앵-


두 사람의 검이 일순 마주치며 불꽃을 튀겼다.


서로의 내력을 확인한 두 사람은 잠시 거리를 두었다.


“놀고만 계셨던 건 아니군요.”


흑랑대주가 제대로 된 기수식을 취하며 입을 열었다.


“손쉬운 사냥이 될 줄 알았는데, 저도 전력을 다해야겠습니다.”


굶주린 늑대 같은 그의 눈빛에 위월화는 그에게 검을 겨눴다.


“오너라.”


장등백의 전신에 푸른 불꽃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대주님의 독전무공이다!”


“청랑교검(靑狼嚙劍)이야!”


이리가 사냥감의 목을 물어뜯는 것처럼 그의 검은 오만하게 서 있는 위월화의 중단을 향해 빠르게 찔러졌다.


순간 위월화의 전신에서 일렁이는 붉은 기운이 연무장에 퍼지더니 아름다운 핏빛 눈보라를 만들었다.


천마의 다리와 무림맹주의 팔을 거두었던 혈신의 검무 혈설귀풍(血雪鬼風)이 흑랑대 연무장에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중단을 노리는 자격(刺擊)을 가볍게 검으로 빗겨 흘린 위월화는 회전력을 이용해 그대로 장등백의 목을 올려 찼다.


쾅-


단순한 각법이었지만 안에 담겨 있는 무공의 묘리는 남달랐다.


팔을 들어 각법을 막은 장등백의 팔뚝에 범이 베어 문 듯한 자국이 새겨졌다.


장등백은 급히 내력을 끌어올려 침투하는 혈기를 막아보려 했지만 이미 위월화의 내기는 그의 기혈을 침범하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혈신의 박투술인 혈전세의 각법 풍호세(風湖勢)였다.


“크윽”


혈호가 살점을 베어 문 듯, 문드러져 있는 자신의 왼쪽 팔을 흑랑대주는 급하게 점혈했다.


“내 무공에 허초는 없네, 모든 게 살초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이야.”


말을 마치자마자 붉은 잔상만을 남기며 사라진 위월화를 장등백은 기감을 끌어올려 추적해 봤지만,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었다.


스걱-


그의 어깨가 일순 베였다.


스걱-


그의 허벅지에 핏물이 솟았다.


그의 귓가에 위월화가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 왔다.


“어둠 속에서 눈을 맞아 본 적이 있는가?”


자신을 조롱이라도 하는 듯한 위월화의 태도에 흑랑대주는 사방으로 검기를 뿜어 대었다.


“으아아아악!”


그의 검기는 붉은 잔상만을 베어갔을 뿐 위월화의 실체는 잡을 수가 없었다.


잔상의 상단을 장등백이 노리며 검을 들고 뛰어오른 순간 위월화의 검이 그의 중단을 횡격으로 베었다.


푸슈슈슉-


장등백의 배에 혈선이 그려지며 피가 튀었다. 그의 얼굴에는 두려움이 가득했고 발은 자신도 모르게 점점 뒷걸음질만 치고 있었다.


“헉, 헉, 헉,”


“청랑교검이라··· 무공의 수준에 비해 너무 거창한 이름이 아닌가?”


위월화는 검을 짧게 휘두르며 검신에 묻은 피를 털어냈다.


악귀 같은 그의 모습에 흑랑대원 전체가 조용해졌다.


땅에 검을 꽂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장등백이 입을 뗐다.


“무··· 무슨 무공입니까?”


“혈설귀풍 제 일 검식 암설무(暗雪武)다.”


고분고분해진 늑대를 보며 위월화는 손짓했다.


“늑대여, 아직 어둠 속에 흩날리는 눈보라는 끝나지 않았으니, 전력을 다해 덤벼보거라.”


흑랑대주가 가까스로 몸을 일으켰다. 그의 검푸른 기파가 연무장의 붉은 눈을 집어삼킬 듯 번졌다.


검집에 검을 넣은 그는 눈을 감고 자세를 낮췄다.


그의 검이 부르르 떨며 그가 폭발시키려는 마지막 검기를 보여주는 듯했다.


“동귀어진을 각오한 일격필살인가?”


위월화는 광소하며 검을 아래로 내리고 양손으로 잡았다.


마치 늑대가 사냥감의 목숨을 단번에 끊기 위해 뛰어오르듯, 장등백의 몸이 그대로 돌진하며 검이 검집에서 뽑혔다.


그의 검은 검푸른 내기를 머금고 위월화의 중단을 갈랐다.


위월화의 검에 붉은 밀랍과 같은 핏빛 검기가 맺혔다.


장등백의 목숨을 건 돌진을 그는 한보 차이로 피하며 빛살처럼 그의 전신을 훑고 지나갔다.


위월화가 검을 납검하자 장등백의 목과 양팔이 잘려 나갔다.


푸확-


위월화는 피 안개를 뿜는 흑랑대주의 몸에 다가가 단전에 손을 꽂았다.


장등백의 몸에서 붉은 혈기가 일렁이더니 그의 팔에 휘감겼다.


“나쁘지 않군.”


위월화는 피를 뿜고 있는 시체를 들어 연무장 구석에 모여 있는 흑랑대원들에게 던졌다.


흑랑대원들은 자신의 전 대주였던 자의 피를 흠뻑 뒤집어썼다.


“지금부터 내가 흑랑대주다.”


위월화는 그들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그의 주위에 일렁이는 붉은 혈기와 적광을 내뿜는 그의 적안은 마치 지옥의 아수라 같았다.


그런 그의 모습에 흑천미륵가 최고의 정예 부대인 검은 늑대들의 몸이 두려움에 벌벌 떨기 시작했다.


“불만이 있는 자는 나오거라.”


대장을 잃은 늑대들의 겁에 질린 표정을 보며 위월화는 입에 호선을 그렸다.


“내 피를 더 보는 것은 기꺼운 일이니···”


그의 말에 흑랑대원들 모두가 위월화의 발 앞에 부복했다.


“저희 흑랑대원들은 사공자를 따르겠습니다!”


“저희를 거두어 주십시오!”


“목숨을 다 바쳐 충성하겠습니다!”


그들의 목소리에 위월화는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오늘부터 흑랑대는 혈랑대로 이름을 바꾼다.”


위월화의 목소리가 연무장에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졌다.


“존명!”


위월화의 전신에서 퍼지는 붉은 기운이 백 명의 흑랑대원을 감싸기 시작했다.


“죽음 말고 배신은 없으니”


혈기는 살아있는 듯 한 올 한 올 위월화를 쳐다보는 그들의 눈을 감싸며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너희들 모두 피와 시체로 이루어진 사도 천하의 영광을 누리게 될 것이다.”


“존명!”


위월화가 연설을 마치자 다들 무언가에 각인이라도 된 듯, 멍한 표정이 되었다.


‘혈혼각령술(血魂刻令術)이 이럴 땐 편하군.’


시술자가 한 사람의 피를 매개로, 피시술자의 영혼에 강제로 충심을 각인시키는 혈혼각령술을 위월화는 시전한 것이다.


흑랑대주 장등백은 그렇게 죽어서도 위월화를 위한 대법의 재료가 되었다.


어느새 자신에 대한 광기가 가득한 믿음을 보이는 흑랑대원들을 보며 위월화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웃음을 지었다.


‘이제 오독가에 대한 복수를 준비할 때가 왔구나.’


위월화가 혈기를 거두고 입을 열었다.


“총관에게 일러 백 명이 들고 갈, 기름을 가득 채운 술통을 준비하라고 전해라.”


“존명!”


혈랑대원들이 충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공손하게 읍했다.


“내 칠주야 뒤에 올 것이니 그동안은 푹 쉬고 있거라.”


“예. 대주님!”


“아참··· 내 이제 암자를 벗어날 생각이니 총관을 불러오거라.”


“존명.”


흑랑대원이 서둘러 흑천미륵가의 총관을 데리고 왔다.


서둘러 온 것인지 총관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더군다나 흑랑대원들은 전신이 피 칠갑이었고 연무장에는 목과 팔이 잘린 장등백의 시신이 나뒹굴고 있었다.


총관은 그 처참한 장관을 보고 위월화 앞에 납작 엎드렸다.


“히익!··· 어쩐 일로 저를 부르셨습니까요?”


“내 오늘부터 암자를 떠나 흑천미륵가에 거처를 옮길 것이니 방을 준비하게.”


“예··· 옙··· 알겠습니다요. 더 필요한 것은 없으십니까?”


위월화는 티 없이 맑은 하늘을 바라보았다.


“내일 화륜신가를 방문할 것이니 좋은 말 한 필을 준비해 놓도록.”


“명을 받잡겠습니다.”


총관은 일어나 인사를 올리고 종종걸음으로 흑랑대를 나와 내원으로 향했다.


그날 밤, 흑천미륵가에는 암자에만 기거하던 사공자가 흑랑대주를 꺾고 흑랑대를 장악했다는 소식이 빠르게 번졌다.


급작스러운 기별에 소가주를 노리는 다른 이들은 두려움에 떨었다.


특히 셋째 위초광의 실종에 첫째 부인 유예린과 첫째 위진광은 혼란에 빠졌다.


다음날 위월화는 사도 육가 중 하나인 화륜신가(火輪神家)로 향하기 위해 준비했다.


위월화는 암자에서 입던 허름한 평복을 벗어 던지고 흑천미륵가의 직계들이 입는 검은 무복으로 갈아입었다.


“옷은 마음에 드시는 지요?”


시비가 위월화의 옷을 정돈해 주며 공손히 물었다.


“흑천미륵가에는 붉은 장포는 없는가?”


“있습니다. 한데··· 특별한 의식 때만 쓰는 옷이오라 조금 흉하옵니다.”


“꺼내오라.”


보통 흑천미륵가의 직계들이 입는 옷은 검은색 바탕에 미륵이나 부처, 보살들이 수놓아져 있었다.


하지만 시비가 가지고 온 적색 장포에는 아수라와 야차가 가득한 지옥도가 새겨져 있었다.


“이것이 조금 보기 사나워···”


말끝을 흐리는 시비를 뒤로한 채, 위월화는 옷이 마음에 든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장포를 걸쳤다.


단정히 머리를 묶고 방에서 나온 위월화 앞에는 그를 주인으로 인정한 일백의 혈랑대원들이 도열해 있었다.


한 혈랑대원이 검은 준마를 끌고 위월화의 앞에 섰다.


“말이 준비되었습니다.”


“고맙구나.”


검은 준마에 단숨에 올라탄 위월화의 붉은 장포가 휘날렸다.


은은한 적빛이 도는 흑발, 붉은 안광을 흘리는 적안과 달빛처럼 창백한 피부가 보는 이들을 위월화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


“대주님이 가신다. 혈랑 대원들은 사공자님을 흑천미륵가의 영역까지 보필한다!”


혈랑대원들의 경호를 받으며 위월화는 흑천미륵가의 정문으로 향했다.


아침부터 일백의 무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흑천미륵가를 가로지르는 위월화의 모습을 보며 다들 입을 다물지 못했다.


“어머··· 사공자님이 저런 분이셨나?”


“그러게나 말이야. 저 훤칠한 외모 좀 봐.


시비들이 얼굴에 홍조를 붉히며 소곤댔다.


“사공자님이 언제 저렇게 변하셨지?”


“기도가 아예 달라진 듯하네.”


경비를 서는 무인들이 서로 입을 모아 말했다.


“매일 암자에 박혀서 술만 먹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군.”


부인 옆에 있는 첫째 위진광이 불안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그나저나 초광이가 넷째가 머무르던 암자에서 실종되었다는데, 저놈이 관련 있는 것이 아닙니까?”


“외가에서 온 정예들과 함께 보냈는데 그럴 리가 없다. 넷째가 죽었으면 죽었지, 초광이가 당할 일은 없어.”


첫째 부인이 위월화에게 눈을 흘겼다.


“조금 더 찾아보도록 하자.”


첫째 부인과 위진광은 거처로 돌아갔다.


같은 시각 둘째 부인 방소빈과 위보현 또한 위월화를 보고 있었다.


“어머니, 소가주 경합에 큰 변수가 생긴 것 같아요.”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장득백 그 사람이 쉬이 당할 이가 아닌데 말이야.”


위보현은 자세히 위월화를 쳐다보았다.


“넷째의 기도가 심상치 않아요. 조심해야겠어요.”


“걱정하지 말아라. 돈으로 해결되지 않는 일은 없으니.”


방소빈은 위보현을 사랑스럽다는 듯 쳐다보았다.


“내 너를 반드시 흑천미륵가의 소가주로 만들 것이야.”


방소빈은 위보현의 손을 잡고 가주실로 향했다.


각자의 수군거림을 뒤로한 채 위월화는 흑천미륵가를 나섰다.


흑천미륵가의 정문이 열리자, 위월화가 대원들에게 말했다.


“여기서부턴 나 혼자 갈 것이니, 다음 임무가 있을 때까지 기다리고 있거라.”


“존명!”


흑천미륵가에 혈랑대원들의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위월화는 그대로 말을 몰아 화륜신가로 향했다.


흑천미륵가가 있는 귀주성에서 화륜신가가 있는 광서성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광서성의 중심지 남저현에 도착하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전각 가장 뒤편에 지어져 있는 웅장한 건물이 그를 맞았다.


불에 타오르는 듯한 거대한 주작이 그려진 벽면과 홍기와로 치장된 전각 지붕.


불꽃이 타오르는 듯한 모습이 새겨진 붉은 기둥이 사도육가 중 하나인 화륜신가의 본가라는 것을 나타냈다.


그는 주작이 그려져 있는 대문으로 다가갔다.


입구를 지키고 있는 수문장들이 그의 범상치 않은 모습을 보고 공손하게 물었다.


“어디서 오신 분입니까?”


“흑천미륵가 사공자 위월화다.”


위월화가 말에서 내리며 입을 열었다.


“화륜신가의 가주님을 만나러 왔으니, 기별을 넣도록 하거라.”


작가의말

드디어 화륜신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피에 미친 혈교 교주가 회귀함.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내일 휴재합니다. +1 24.08.05 30 0 -
공지 제목 바꿉니다. 혈신 강림 ->피에 미친 혈교 교주가 회귀함. 24.08.02 43 0 -
16 혈신강림(血神降臨), 혈천전세(血天展世) +1 24.08.05 69 4 12쪽
15 흑천을 뒤덮은 피 바람 24.08.04 89 5 12쪽
14 복수에 미친 아수라를 미륵이 막아선다. 24.08.02 85 6 11쪽
13 피에 물든 달은 춤을 추고 24.08.01 109 6 12쪽
12 등잔 밑이 어둡다 24.07.31 126 7 12쪽
11 부자(父子)의 인연 24.07.30 126 6 12쪽
10 여래와 아수라 24.07.29 121 7 12쪽
9 쥐들의 습격 24.07.28 137 7 12쪽
8 하오문주(下五門主) 24.07.27 142 8 12쪽
7 화혈광룡(火血狂龍) 24.07.26 138 7 12쪽
6 불길 속에서 피어난 과거의 인연 24.07.25 141 8 13쪽
5 미쳐버린 화룡 +1 24.07.24 151 6 11쪽
» 화륜신가를 향해 24.07.23 163 7 12쪽
3 소가주를 위하여 +2 24.07.22 182 7 13쪽
2 역혼천명대법(逆魂天命大法) 24.07.21 188 7 13쪽
1 살신대전(殺神大戰) 24.07.20 253 7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