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 미친 혈교 교주가 회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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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7.20 12:14
최근연재일 :
2024.08.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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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3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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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잔 밑이 어둡다

DUMMY

혈랑대는 위월화의 명에 따라 무복에서 평복으로 갈아입고 기름통을 둘러매었다.


위월화와 적청륭도 상인들이 입는 경장으로 갈아입자, 적청륭이 신기한 듯 짧은 소매를 만지작거렸다.


흑천미륵가를 나서는 그들의 모습은 상단과 다를 바 없었다.


“내 태어나서 이런 낡은 옷은 처음 입어보오!”


“임무가 비밀스럽게 진행해야 하는지라 그런 것이니 이해하거라.”


그들은 귀주성을 떠나 오독가의 본진 운남성으로 향했다.


운남의 성도 곤명을 돌아서 애뇌산근처로 들어선 이들은 이국적인 풍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밀림이 우거지고 중원에서 보지 못한 과일들과 약초가 만발한 산의 초입을 보며 적청륭이 입을 열었다.


“그런데 이곳과 오독가는 무슨 상관이오?.”


“사방이 독초와 독물로 가득하니 발밑을 조심하거라.”


이것저것 구경하다가 허겁지겁 위월화 옆에 붙는 적청륭을 보고 위월화가 미소를 지었다.


“이곳은 오독가가 약초와 독물을 재배하는 곳이다.”


오독가는 사파 중에서도 사천 당가와 비슷한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그들은 암기와 독에 능하며 제련과 약학에 조예가 깊었다.


“오독가에서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성지중에 하나지.”


“사천 당가의 약산처럼 말이오?”


“그렇지. 오독가의 대부분에 생산품은 이곳에서 나온다.”


“그럼, 오독가와 거래라도 하러 온 거요?”


“아니다. 우리는 애뇌산 전체를 불태울 것이다.”


놀란 적청륭의 표정을 뒤로한 채, 위월화가 고개를 돌려 혈랑대에게 말했다.


“하오문에게 전서구를 띄워 애뇌산 전체에 정보를 막으라 일러라.”


위월화가 말을 마치고 비릿하게 웃으며 검을 뽑았다.


“형님!”


위월화는 그대로 거리에 구걸하는 거지들을 향해 몸을 날렸다.


***


운남 분타주에 새로 부임한 장송은 오늘 밤에도 거적에 누워 연신 하품하고 있었다.


“방주님께서는 무슨 생각인지 원.”


용두방주는 장송을 운남성 분타에 보내면서 후개와 장로 한 명을 딸려 보냈다.


이것도 부담스러운 참에 운남성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자신에게 직접 보고하라고 했다.


평범한 일상을 반복하는 오독가와 덥기만 한 운남성의 날씨에 연신 손으로 부채질하며 장송은 서찰을 썼다.


오독가 아무 동향도 없음.


쾅-


그때 허름한 분타의 문이 부서지며 거지가 장송에게 날아 왔다.


“으아아악!”


장송은 거지와 함께 뒤로 넘어졌다.


“뭐 하는 짓들이야! 밖을 지키는 이들은 어디로 간 게야?”


장송이 성을 내자 먼지를 털며 들어온 사내가 입을 열었다.


“이 자 말이냐?”


한쪽 팔이 떨어져 나간 채로 다른 손에는 부러진 타구봉을 든 거지가 장송에게 힘겹게 말했다.


“부··· 분타주 어서 연··· 락을···”


말을 마친 거지의 눈은 이제 흰자만 가득했다.


위월화는 단전이 뚫린 거지를 옆으로 던졌다.


상황을 파악한 장송은 신법을 펼쳐 벽을 부수고 달아났다.


위월화의 신형은 장송을 향해 쏘아져 나갔다.


위월화가 그의 등 뒤로 다가오자 이미 늦었다는 것을 직감한 그는 몸을 돌려 타구봉을 뽑으며 한 손으로는 장법을 날렸다.


위월화의 몸에 번지는 핏빛 혈기가 장법을 삼키고 굶주린 뱀처럼 그의 몸으로 쏘아져 나갔다.


순간 장송의 타구봉이 흐릿해지며 사혈을 노리며 짓이겨 오는 혈기들을 쳐냈다.


텅- 텅- 텅-


“그래도 분타주라서 그런지 실력은 있구나.”


“개방도를 죽인 것도 모자라 개방 분타를 공격하다니 ”


장송이 타구봉을 양손으로 잡으며 씩씩대었다.


“지금 개방을 적으로 돌리겠다는 것이냐?”


“왜? 개방도를 건드리지 말라는 법도가 있는가?”


위월화가 빙긋 웃으며 말했다.


“난 그런 걸 들은 적이 없는데···”


“이미 거리의 거지들이 각 분타를 돌아다니며 방도들을 모아 이리로 오고 있을 것이다.”


위월화가 피로 범벅이 된 손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너희 거지들이 하는 행동이야 뻔하지.”


위월화가 섬뜩한 핏빛 안광을 발했다.


“그래서 애뇌산 근처에 있는 거지들을 모두 죽이고 왔느니라.”


“이런 정신 나간 미친놈! 지금 정사 대전이라도 일으키겠다는 것이냐?”


위월화의 전신에서 피 안개가 퍼져나갔다.


“그게 어떻다는 것이냐?”


뿜어져 나온 혈기는 살아 있는 것처럼 장송의 사방을 조여왔다.


“사람이 죽고 사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네놈들이라고 다를 것 같으냐?”


위월화가 검을 겨누자, 전신에 혈기들이 장송을 향해 뻗어 나가기 시작했다.


장송은 타구봉을 돌리며 분타주에게 전해주는 개방의 추구봉법(追狗棒法)을 펼쳤다.


타구봉에 내기가 맺히고 빠르게 움직이며 혈기들을 밀어냈다.


그대로 타구봉은 위월화의 머리를 내리칠 것처럼 횡격을 그었다.


위월화는 몸을 숙여 타구봉을 흘리며 검으로 장송의 하단을 그었다.


스걱-


타구봉을 가까스로 내려 검을 막아냈지만, 봉은 절단되어 버렸고 한쪽 허벅지에는 깊은 자상이 새겨졌다.


“아악! 아아아악!”


다리를 파고드는 혈기에 장송은 급하게 혈도를 점했다.


“절단하는 것이 빠를 터인데···”


비웃는 위월화를 보며 장송은 결연한 표정으로 양손에 수기를 일으켰다.


“허억, 허억··· 더러운 사술을···”


장송은 자신에 오른쪽 다리를 보았다.


이미 혈기에 잠식된 듯, 다리는 악취를 뿜으며 시퍼렇게 부어가고 있었다.


“이제 개방이 자랑하는 신법은 쓰지 못할 터이니, 할 수 있는 모든 걸 보여주거라.”


위월화가 빠르게 검을 찔러 오자, 장송은 체념한 듯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내 하늘로 쏘았다.


펑-


하늘에 폭죽이 터지고 위월화의 검은 장송의 심장을 꿰뚫고 지나갔다.


“쿨럭, 쿨럭,”


검을 잡고 놓아 주지 않는 장송을 보며 위월화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방주님도 참, 이럴 거면 평소에 말을 좀 잘 들을 것 그랬수. 죄송하오!”


장송이 하늘을 쳐다보면서 피를 뿜었다.


위월화의 검을 잡은 그의 양손에 내기는 멈출 줄 모르고 계속해서 흐르고 있었다.


“선천 진기를 깨트렸구나.”


위월화가 그를 비웃자, 장송이 희미해지는 정신을 붙잡으며 말했다.


“여기에 나만 온 줄 아나?”


“그럼, 누가 더 있느냐?”


장송이 검을 더 꽉 잡으며 말했다.


“개방의 후개와 산월 장로님께서도 오셨다.”


“용두방주 상탁, 그 늙은이의 조심성은 여전하구나.”


위월화의 적안이 빛나며 검으로 장송 몸의 피가 빨려들기 시작했다.


“끄아아아악!”


장송의 전신에 혈관이 튀어나올 듯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장송은 점점 목내이처럼 말라갔다.


“나쁘지 않은 내력이구나. 잘 써주마.”


위월화는 그대로 검을 뽑았다.


말라비틀어진 고목처럼 되어버린 장송이 그대로 쓰러졌다.


일순, 거대한 내력이 위월화를 덥쳤다.


황색 용의 형태를 뿜으며 날아오는 장법을 위월화는 검을 들어 그대로 갈라버렸다.


“항룡십팔장인가? 용두방주의 제자 놈을 일찍 보겠구나.”


분타가 있는 무덤가 뒤편에서 취팔선보를 펼치며 두 명의 거지가 위월화의 앞에 섰다.


위월화를 따라온 적청륭과 혈랑대도 그의 뒤에 도열했다.


“기름은?”


“형님이 말한 대로 잘 숨겨 두었소.”


“살아남은 목격자는 없겠지?”


“거리에서 우리 모습을 본 이들은 지금쯤 삼도천을 건너고 있을 거요.”


목내이가 되어버린 장송의 시체를 껴안으며 오열하는, 후개 두이를 위월화는 무표정하게 바라봤다.


“개방의 전서구는?”


도열한 혈랑대 중 한 명이 나와서 고했다.


“모두 없애버렸습니다.”


“확실한가?”


“혈랑대 모두가 분타를 포위하고 날아가는 전서구를 암기로 격추했습니다.”


“청륭을 제외하고 모두 분타 주위를 지키고 있거라.”


“존명!”


혈랑대가 빠르게 물러나자, 적청륭이 몸을 풀었다.


“개방이라, 처음 상대해 보는데···”


“두려 우냐?”


“두렵다기보다는 흥분돼서 말이오.”


적청륭의 손에 불꽃이 일렁이며 회전하기 시작하자 개방의 장로 산월이 앞으로 나섰다.


“너희들은 누구냐?”


“개방이 그것도 모르면 이름값이 아깝지!”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적청륭이 산월을 향해 달려들었다.


무공을 교환하며 멀어지는 둘을 보며 위월화는 후개에게 다가갔다.


후개는 시체에 눈을 감겨 주려 했지만, 시체는 먼지가 되어 흩날려 버렸다.


“지독하군.”


“네 놈들이 하오문에 쓴 계책보다 악독하다고 할 수 있나?”


위월화 광오하게 웃기 시작했다.


“큭큭큭··· 네놈의 스승이 오독가와 손을 잡고 하오문에 고독을 쓴 사실을 모르는 것은 아니겠지?”


개방의 후개를 증명하는 청옥봉을 내려놓은 두이의 손에 황색 수기가 맺혔다.


“대의를 위해서였다.”


“네놈들이 말하는 정의란 백도 무림에게만 통용되는 의협인가 보구나.”


“문답무용. 네놈의 목숨으로 죽은 분타주의 넋을 위로하마.”


두이가 뒤로 거리를 벌리며 두 손을 모아 장법을 날렸다.


마치 악귀를 잡아먹는 듯, 용은 아가리를 벌리며 위월화를 삼켰다.


순간 위월화를 삼킨 용의 머리가 터지면서 핏빛 광채가 두이를 파고들었다.


그의 전신에서 황색 기운이 일렁이며 혈기를 맞받아 쳐갔다.


위월화는 검을 휘두르며 거센 혈풍을 일으켰다.


세상이 핏빛 눈으로 뒤덮인 듯 황홀하게 적색으로 물들어 갔다.


혈설귀풍 제 이 검식 만설도래(晩雪道來)였다


이에 대응하듯 사방으로 후개의 장법이 퍼졌다.


쾅-쾅-쾅-쾅-


사방을 짓이겨 오는 사이한 검기의 눈보라에 두이는 항룡십팔장의 항마장을 펼치며 막아갔다.


어느새 붉은 잔상만을 남긴 채 두이의 옆으로 온 위월화가 속삭였다.


“눈보라는 네가 피로 물들 때까지 그치지 않는다.”


신성한 황색 기운으로 눈보라를 밀어내는, 두이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핏빛 눈보라는 점점 거세졌다.


두이의 옷이 점점 피로 번지며 붉게 물들어 갔다.


두이는 전력을 다해 양손을 모아 장력을 뻗었다.


황색 용이 울부짖으며 위월화에게 달려들었지만, 몰아치는 적색의 눈보라 속에서 용은 힘을 잃고 추락하였다.


위월화의 검이 곡선을 그리며 용의 목을 잘랐다.


털썩-


두이는 무릎을 꿇었다.


양팔이 잘려 나간 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항··· 항룡십팔장이···”


“그딴 잡스러운 것이 항룡십팔장이라고 누가 그러더냐?”


위월화가 검을 들고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는 두이에게 다가갔다.


“용두방주의 항룡십팔장에 비하면 형편없구나.”


위월화가 두이의 심장에 검을 박았다.


“커억- 컥컥컥”


피를 토하는 두이를 보며 위월화가 속삭였다.


“저승에 가서 먼저 기다리고 있거라. 곧 네 스승도 보내줄 터이니.”


두이도 먼저 쓰러진 장송처럼 천천히 메말라갔다.


위월화가 검을 뽑자 두이는 그대로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


위월화는 아련한 듯, 먼지가 되어 날아간 두이를 손으로 잡으려 했다.


“삶이 이리 허망하구나···”


위월화는 두이의 청옥봉을 허리에 차고 적청륭과 산월 장로의 전투가 벌어지는 곳으로 갔다.


위월화가 그곳에 도착했을 때 이미 사방은 불바다였다.


적청륭은 신이라도 난 듯 전신이 불길에 휩싸인 상태로 봉을 들고 막고 있는 산월을 두들기고 있었다.


산월은 변화무쌍하게 봉으로 반격하고 있었지만, 위월화가 나타난 것을 보자 마음이 깨진 것 같았다.


일순, 장로의 내력이 폭발하자 위월화가 입을 열었다.


“살기를 포기하고 선천 진기를 개방했다. 조심하거라.”


“걱정하지 마시오. 형님!”


적청륭의 몸에 타오르던 불길이 일순간 그의 양손에 모이더니 푸른 불꽃을 형성했다.


화륜 장법의 염라파현(炎羅破現)이었다.


거센 바람을 몰고 오며 전신의 사혈을 변화무쌍하게 몰아치는 산월에 타구봉을 적청륭은 푸른 염라의 불꽃으로 불태워 버렸다.


곧이어 검게 타버린 산월이 엎어져 버렸다.


결과를 본 위월화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잘했구나.”


“웬일이오? 형님이 칭찬을 해주고.”


위월화가 적청륭에게 꿀밤을 먹였다.


“이제 준비는 끝났으니, 시작만 하면 되겠군.”


위월화가 화상이 가득한 시체를 어깨에 둘러메었다.


“시체는 어디에 쓰시려는 것이오?”


“이이제이라고 하지 않았느냐?”


위월화가 차갑게 미소를 지었다.


“오독가도 고생을 좀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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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혈신강림(血神降臨), 혈천전세(血天展世) +1 24.08.05 69 4 12쪽
15 흑천을 뒤덮은 피 바람 24.08.04 89 5 12쪽
14 복수에 미친 아수라를 미륵이 막아선다. 24.08.02 85 6 11쪽
13 피에 물든 달은 춤을 추고 24.08.01 110 6 12쪽
» 등잔 밑이 어둡다 24.07.31 127 7 12쪽
11 부자(父子)의 인연 24.07.30 127 6 12쪽
10 여래와 아수라 24.07.29 122 7 12쪽
9 쥐들의 습격 24.07.28 138 7 12쪽
8 하오문주(下五門主) 24.07.27 142 8 12쪽
7 화혈광룡(火血狂龍) 24.07.26 139 7 12쪽
6 불길 속에서 피어난 과거의 인연 24.07.25 141 8 13쪽
5 미쳐버린 화룡 +1 24.07.24 151 6 11쪽
4 화륜신가를 향해 24.07.23 163 7 12쪽
3 소가주를 위하여 +2 24.07.22 183 7 13쪽
2 역혼천명대법(逆魂天命大法) 24.07.21 189 7 13쪽
1 살신대전(殺神大戰) 24.07.20 254 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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