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 미친 혈교 교주가 회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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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7.20 12:14
최근연재일 :
2024.08.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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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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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신강림(血神降臨), 혈천전세(血天展世)

DUMMY

위보현의 목에 혈선이 그려졌다.


뚝- 뚝- 뚝-


그녀의 살을 파고든 검은 아슬하게 멈춰져 있었다.


“진정 죽음이 두렵지 않은가 보구나.”


“사도 육가의 자식으로 태어난 이상, 단 한 번도 죽음을 잊어본 적이 없다.”


위월화가 검을 내렸다.


“아우야 상처를 지져줘라.”


“예, 형님.”


적청륭이 피가 흐르는 위보현의 검흔을 화륜장법으로 지져줬다.


치지지지직-


살이 타들어 가는데도 위보현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그래도 본가에 호랑이 새끼 한 마리는 남아 있었군.”


위월화가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네가 오늘부터 흑천미륵가에 소가주다.”


위월화의 말에 둘째 부인과 넷째 부인은 눈물을 흘렸다.


“가주님, 감사합니다.”


“이 은혜는 잊지 않겠습니다.”


위월화가 혈랑대를 바라봤다.


“다섯째 위송여를 데리고 와라.”


“존명.”


혈랑대가 빠르게 사라지자, 넷째 부인 임수련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었다.


“그...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가주님? 저희 모자도 살려주시기로 한 것이 아니었습니까?”


위월화의 얼굴에는 아무런 감정도 담겨져 있지 않았다.


“나는 호랑이 새끼를 살려준다고 했지, 어미 뒤에 숨어있는 쥐새끼를 살려준다고 한 적은 없다.”


“가주님!”


자신의 운명을 직감한 임수련이 비명을 질렀다.


위월화의 검이 매정하게 허공을 갈랐다.


스걱-


넷째 부인의 목이 떨어졌다.


“제발 살려주세요! 형님 제발!”


곧 위송여가 혈랑대에게 양팔이 묶인 채 끌려왔다.


눈물 콧물이 범벅이 된 채 발악하던 위송여는 목이 잘린 어머니의 시체를 보자 동공이 풀렸다.


“어머니...”


스걱-


위월화가 검을 찌르자, 혈기가 폭사 되었다.


일순, 위송여의 목이 몸에서 분리되며 피 분수를 뿜었다.


“이로써 본가의 일은 정리가 되었구나.”


위월화의 잔혹한 손속에 흑천미륵가의 가솔들은 엎드려 벌벌 떨고 있었다.


유일하게 핏발 선 눈으로 위월화를 노려보는 위보현에게 위월화는 쳐다보았다.


“그런 눈으로 보지 마라.”


위월화가 냉소하며 말을 이었다.


“어차피 네년도 가주가 되었으면 모두 죽일 것이 아니었는가?”


“왜 나를 소가주로 삼는 것이냐?”


위보현의 말에 천비화가 손가락으로 머리를 두드렸다.


“똑똑하니까. 본가를 맡기기는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흑천미륵가를 버릴 참이냐?”


“이곳은 내 기반이지, 내 종착점이 아니다.”


위월화가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내 염원은 저 먼 곳에 있으니.”


위월하는 아련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따라오거라. 가주실로 간다.”


위월화가 장포를 휘날리며 가주실로 향했다.


위보현은 고개를 떨구며 위월화의 뒤를 쫓았다.


적청륭도 허겁지겁 위월화를 따라갔다.


“형님 같이 가오!”


적청륭의 말에 위월화가 뭔가 잊었다는 듯 뒤를 돌아봤다.


“오늘은 흑천미륵가의 가주와 소가주가 새롭게 등극한 경사스러운 날이니.”


천비화의 말에 가솔들이 일제히 고개를 들었다.


“연회를 준비하라.”


말을 마친 천비화는 혈랑대를 쳐다보았다.


“남은 부대들을 통솔해 시체들을 치우고 전대 가주를 흑천 미륵가 제일 높은 곳에 걸어 놓아라.”


“존명.”


흑랑대가 다른 부대들을 이끌고 서둘러 상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위월화와 적청륭 그리고 위보현은 흑천 미륵이 있던 가주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가주실에 도착한 위월화는 시비들에게 명해 안에 있는 불상들을 전부 치워버렸다.


위월화는 당황하는 스님들 곁으로 갔다.


“네놈들의 헛소리에 얼마나 많은 이들이 희생되었는지 아는가?”


고승들은 위월화가 내뿜는 살기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미륵 정토니, 극락 정토니 그딴 헛소리로 가주를 농락한 죄. 참해 마땅하다.”


위월화가 밖을 쳐다보았다.


“여봐라, 게 누구 없느냐?”


밖에서 대기하던 무인들이 들어왔다.


“오늘 밤 연회에 재물로 쓸 것이니 전부 포박하여 뇌옥에 처넣어라.”


무인들은 체념한 표정의 노승들을 끌고 밖으로 나갔다.


불상과 향냄새로 가득했던 가주실이 정리되자 위월화는 가주석에 앉았다.


“앉지.”


짧지만 위압감이 넘치는 말에 적청륭과 위보현은 자리에 착석했다.


위월화는 책상 서랍을 뒤져 두 권에 서책을 꺼냈다.


“받거라.”


위월화가 위보현 앞으로 책을 던졌다.


책의 제목에는 미륵신공, 천수관음검법이라고 적혀 있었다.


“아무리 무재가 변변찮아도 이 정도는 익힐 수 있을 테지?”


“왜 네가 익히지 않고 이것을 나에게...”


위월화가 냉소했다.


“이깟 무공 따위가 나에게 필요할 것이라고 보느냐?”


위보현은 그의 말에 말 없이 서책을 품에 넣었다.


“자 어디보자...”


위월화가 다른 쪽 서랍을 뒤지자, 은은한 향기를 풍기는 여섯 개의 영단이 나왔다.


위월화는 영단들을 들어 냄새를 맡았다.


“오독가에서 보내준 영단이군.”


“설마 만독환(萬毒汍)?


오독가의 영단이라는 말에 적청륭이 침을 흘렸다.


“만독환이라면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귀한 것이 아니오?”


“미약하게 이심화라는 독을 섞어놨구나.”


“이심화가 무엇이오?”


“오독가에서 쓰는 사람을 조종하는 독이다.”


오독가는 영단으로 흑천미륵가 가주를 조종하려던 모양이었다.


“양패구상을 노렸구나.”


입을 다물고 있던 위보현이 말했다.


“사도련주와 아버지의 생사결을 유도해 서로 상처를 입히고 그 틈을 타서 둘 다 잡아먹을 생각이었나.”


“정확하다.”


위보현이 툴툴대며 말했다.


“무공과 미륵에 미친 어리석은 작자 같으니.”


위월화가 영단을 적청륭과 위보현에게 하나씩 주었다.


“먹거라.”


위월화의 말에 적청륭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난 싫소.”


“독 때문에 그러느냐?”


“아무리 만독환이 귀하다지만 남에게 조종당하고 싶지는 않소.”


위월화가 크게 웃었다.


“걱정하지 마라. 독은 내가 빼줄 터이니 나를 믿고 삼키거라.”


그 말에 적청륭이 냉큼 영단을 삼켰다.


잠시 고민하던 위보현도 영단을 입에 넣었다.


뱃속에서부터 퍼지는 영단의 내력에 둘은 급히 자리를 잡고 운기를 시작했다.


위월화는 그들의 뒤로 가 목에 손을 올렸다.


위월화의 손에서 작은 혈기들이 나오며 그들의 목에 있는 대추혈로 들어갔다.


곧이어 혈기들은 하얀 액체들과 함께 나왔다.


‘운기에는 시간이 좀 걸릴 터이니, 다른 것을 찾아봐야겠군.’


위월화는 다른 서랍을 열었다.


그곳에는 서찰이 가득했다. 위지장과 오독가가 주고받은 편지였다.


서신을 읽어보던 위월화는 광소하기 시작했다.


서신의 내용은 오독가가 영단으로 가주 위지장의 내공 증진을 도와주고 대신 사도련주를 없애주는 약조가 담겨 있었다.


“조화경의 경지를 노렸나.”


위월화는 애석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깨달음 없이 내공만으로 화경의 벽을 넘으려 했다니.”


위월화는 종이를 쥐었다.


그의 손에서 나온 혈기에 종이가 부스러졌다.


“어리석은 중생이로고...”


위월화는 남은 네 개의 영단을 상자에 담아 품에 넣었다.


그날 밤 흑천미륵가의 장원에 횃불들이 켜졌고 목이 잘린 위지장의 시체가 연회장 제일 높은 곳에 걸렸다.


침묵을 지키고 있는 가신들을 지나쳐 위월화는 상석에 앉았다.


그의 양옆에는 적청륭과 위보현이 자리를 차지했다.


위월화는 자리에서 일어나 술잔을 들고 외쳤다.


“이제 더 이상 가짜 미륵은 없다.”


위월화의 차가운 목소리에 좌중은 조용했다.


“내 몸소 진정한 적련의 정토에 너희들을 이끌어 갈 것이니...”


위월화 몸에 핏빛의 혈기가 뿜어져 나왔다.


혈기는 위지장의 시체로 뻗어나갔다.


“성전을 위해 목숨을 바치거라.”


전대 가주의 시체를 혈기들이 휘감으며 핏빛 운무를 주위에 퍼트렸다.


천혈사혼신공의 혈혼각령술이 흑천미륵가 전체를 휘감았다.


무인 한 명이 무릎을 꿇었다.


“혈신이시여...”


“미욱한 우리들을 이끌어 주시옵소서.”


가신들의 눈은 혈랑대처럼 천천히 붉어지기 시작했다.


“이 무슨...?”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위보현이 내기를 끌어올려 봤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네 영혼도 이제 내 것이다.”


적청륭은 말없이 자리에 앉아 술을 들이켜고 있었다.


“술 마시기 좋은 날은 아니구려.”


“한 번 배신한 자들은 영원히 그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다.”


“맞는 말이지만 그래도...”


“대업을 위해서는 작은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


위월화가 붉게 물든 달을 올려다보았다.


“누군가는 반드시 손에 피를 묻혀야 하지.”


“혈신이시여!”


“혈신이 인세에 강림하셨다!”


혈혼각령술에 완전히 홀린 사람들이 위월화를 보고 환호성을 질렀다.


마지막으로 위보현이 위월화를 향해 무릎을 꿇었다.


“소가주가 혈신께 묻나이다.”


그녀의 눈에는 이제 분노가 아닌 존경심이 어려있었다.


“제가 무엇을 하면 됩니까?”


“오늘부터 흑천미륵가는 혈교로 이름을 바꾼다.”


“명을 따르겠나이다.”


“오늘은 달빛이 피처럼 아름다우니.”


위월화가 잔을 들이켰다.


“각 무력대의 대주들을 새로 뽑아야겠구나.”


위월화가 도열해 있는 사천왕 부대에게 외쳤다.


“오늘부로 너희는 옛 이름을 버리고 다시 태어날 것이다.”


“존명!”


무인들이 무릎을 꿇으며 외치는 함성이 흑천미륵가에서 새로이 태어난 혈교의 본타에 울렸다.


“대주 네 명을 새로이 뽑겠다.”


위월화가 적청륭을 바라봤다.


“아우야. 네가 도움이 필요하다.”


적청륭이 술잔을 내려 놓고 몸을 풀었다.


“무슨 말인지 알겠수다. 적당히 상대만 해주면 되오?”


“무력이 제일 좋은 놈으로 골라라.”


위월화가 자리에 앉아 술잔에 술을 채웠다.


“인품이나 성격은 이제 필요없어졌으니.”


적청륭이 장원 앞에 마련된 연무장으로 내려가 외쳤다.


“자신이 대주 자리에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놈들은 나오거라!”


그의 양손에 불꽃이 맺히며 맹렬히 회전하기 시작했다.


야심을 가진 무인들이 서서히 걸어 나왔다.


“와라.”


적청륭이 손짓하자 제일 먼져 온 무사가 검을 뽑고 몸을 날렸다.


위월화는 차분히 술을 목에 넘기며 미소를 지었다.


“술맛이 좋구나.”


그의 상 앞에는 아버지이자, 흑천미륵가의 가주였던 위지장의 목이 쟁반에 올려져 있었다.


연무장에는 화룡이 불을 뿜으며 혈교의 무인들을 밖으로 튕겨내고 있었다.


위월화가 위보현에게 말했다.


“너는 내가 전해준 미륵신공과 천수관음검법을 익히며 각 부대의 훈련에 집중해라.”


“알겠습니다. 혈신이시여.”


잠시 후 모든 지원자가 연무장 밖으로 날아갔다.


적청륭은 그중에서 검을 놓지 않고 다시 일어난 이들을 뽑아 위월화 앞으로 데리고 갔다.


“그나마 이놈들이 제일 쓸만하더이다.”


얼굴이 피떡이 된 그들을 보며 위월화가 서책을 던졌다.


흑천미륵가의 직계들만 익힌다는 대세지보살심법과 전륜검법轉輪劍法)이었다.


“이것을 익히고 그것을 바탕으로 수하들을 가르치거라.”


“존명!”


그들은 소중히 서책을 받고 무릎을 꿇었다.


위월화는 사천왕 부대를 보고 외쳤다.


“너희는 오늘부터 혈신사무대(血神四武隊)이신다.”


위월화가 새로이 뽑힌 대주들에게 잔을 주고 술을 내렸다.


“본교의 위업에 부끄럽지 않게 죽도록 수련에 매진하라.”


“존명!”


혈신사무대가 목소리를 한 대 모아 외쳤다.


“우리는 머지않아 사도 천하를 하나로 통일하고!”


위월화가 혈신사무대를 보며 술잔을 드높혔다.


“가짜 신을 섬기는 천산을 불태우며!”


“혈신강림(血神降臨), 혈천전세(血天展世)”


“위선자로 가득한 무림맹을 부술것이다!”


위월화의 마지막 말에 모든 혈교의 가신이 일어나 환호성을 질렀다.


적청륭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술을 입에 적시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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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흑천을 뒤덮은 피 바람 24.08.04 89 5 12쪽
14 복수에 미친 아수라를 미륵이 막아선다. 24.08.02 85 6 11쪽
13 피에 물든 달은 춤을 추고 24.08.01 109 6 12쪽
12 등잔 밑이 어둡다 24.07.31 126 7 12쪽
11 부자(父子)의 인연 24.07.30 126 6 12쪽
10 여래와 아수라 24.07.29 121 7 12쪽
9 쥐들의 습격 24.07.28 137 7 12쪽
8 하오문주(下五門主) 24.07.27 142 8 12쪽
7 화혈광룡(火血狂龍) 24.07.26 138 7 12쪽
6 불길 속에서 피어난 과거의 인연 24.07.25 141 8 13쪽
5 미쳐버린 화룡 +1 24.07.24 151 6 11쪽
4 화륜신가를 향해 24.07.23 162 7 12쪽
3 소가주를 위하여 +2 24.07.22 182 7 13쪽
2 역혼천명대법(逆魂天命大法) 24.07.21 188 7 13쪽
1 살신대전(殺神大戰) 24.07.20 253 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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