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 미친 혈교 교주가 회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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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7.20 12:14
최근연재일 :
2024.08.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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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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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불길 속에서 피어난 과거의 인연

DUMMY

위월화의 말에 적청륭이 몸을 일으키며 달려들었다.


적청륭이 뻗은 좌장을 한 보 차이로 가볍게 피하며 위월화가 입을 열었다.


“오랜 세월, 나를 보필하느라 고생이 많았다.”


적청륭이 뻗은 팔을 그대로 타고 올라가며 위월화의 우수(右手)가 그의 목젖을 타격했다.


“꺽, 꺽, 꺽”


고개를 숙이며 괴로워하는 적청륭의 몸에서 불꽃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런 잡놈이!”


눈조차 불꽃의 광기로 물들어 버린 그가 가문의 절기, 화륜장을 극성으로 끌어올렸다.


양손에 일렁인 불꽃이 수레바퀴처럼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는 불꽃의 잔향을 남기며 위월화에게 돌진했다.


위월화는 그대로 양팔을 들어 올렸다.


위월화의 온몸에서 핏빛 기운이 날뛰기 시작했다.


그 혈기는 양팔에 뭉치더니 붉은 수기를 형성했다.


위월화는 마치 양손을 검인 것처럼 날카롭게 세우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화륜을 그대로 잘라냈다.


자신의 장법이 위월화의 공격에 잘리자, 적청륭은 몸을 회전해 팔꿈치로 위월화의 태양혈을 가격하려고 했다.


그런 그의 일격을 위월화는 예상했다는 듯 고개를 젖혀 가볍게 피했다.


동시에 위월화의 붉게 물든 발끝이 적청륭의 턱뼈에 있는 시각혈과 흉골 아래 현기혈, 가슴 중앙에 장태혈을 벼락처럼 차 버렸다.


모두 사람을 일순간 혼절시킬 수 있는 혈의 위치였다.


순간 적청륭의 눈이 풀리더니 그의 전신이 주저앉았다.


풀썩-


정신을 잃었음에도 그의 몸은 제멋대로 노니는 듯 들썩이기 시작했다.


“청륭아!”


가주가 발작을 일으키는 적청륭에게 다가가려고 하자 위월화가 그를 저지했다.


“지금이 제일 중요한 때입니다. 뒤로 물러서시지요.”


위월화가 엎어져 경련을 일으키고 있는 적청륭의 몸에 내기를 흘려보내 내부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의 골수에 자리 잡은 영청석균의 기운이 위월화에게 명확하게 느껴졌다.


위월화의 손에 가느다란 실 같은 핏빛의 기운이 솟아 나와 적청륭의 혈도에 들어갔다.


마치 자신에 몸인 것처럼 적청륭의 혈도 속에 자리 잡고 있던 영청석균의 양기들이 위월화가 보낸 혈기의 실 속으로 빨려들었다.


위월화가 한참 동안 손을 바삐 움직였다.


어느새 반 시진이 조금 지났을까. 엎드려 있던 적청룡이 눈을 떴다.


“으으으으윽”


위월화의 전신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붉어질 대로 붉어진 위월화의 얼굴은 위태로워 보였다.


“가주님 호법을 부탁드립니다.”


위월화가 적의경에게 말했다.


“걱정하지 말게나! 그나저나 우리 청륭이는 괜찮은 것인가?”


위월화가 급작스레 피를 토했다.


“쿨럭··· 지금··· 당장 가문의 심법대로 소가주의 진기 도인을 도와주십시오.”


“내 그리하겠네. 자네는 어떻게 해줘야 하는가?”


“잠시 기다리시기만 하면 됩니다, 그럼.”


위월화는 눈을 감고 운기조식에 들어갔다.


그의 옆으로 적청륭도 가주의 도움을 받아 진기 도인을 시작했다.


지금 위월화의 몸속에는 적청륭의 기혈에서 날뛰던 영청석균의 기운들이 미쳐버린 말처럼 광분하고 있었다.


‘이 모든 기운을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전신의 혈도가 타오르는 듯한 고통 속에서도 위월화는 천혈사혼신공을 토대로 거세게 영청석균의 양기들을 몰아붙였다.


역혈의 순리대로, 마치 천리를 거스르는 것처럼 거센 양기들은 고삐 풀린 적토마같이 위월화의 기경팔맥을 거침없이 질주했다.


위월화 기맥의 탁기들을 영청석균의 양기가 다 태워 가며 온전한 기운들만 모아 그의 단전으로 향했다.


자칫 거센 양기의 기운 때문에 혈도가 타버릴 수도 있었으나 천혈사혼신공을 기반으로 쌓은 혈기들이 그의 기맥을 보호하며 빠르게 일주천을 하기 시작했다.


그의 몸에서 붉은 혈기가 방출되기 시작했다.


적색 기운들은 그의 몸을 감싸더니 핏빛 구를 형성했다.


“이 무슨!”


위월화의 몸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며 가주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잠시 후 붉은 알을 깨어 부수며 위월화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검붉었던 머리카락은 이제 온전히 적색이 되어 있었으며, 적안은 더욱더 붉게 빛나고 있었다.


위월화는 손을 힘껏 쥐었다.


그의 몸에 피어난 붉은 아지랑이들이 마치 그의 수족인 것처럼 그의 의지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위월화 몸속의 혈기들은 영청석균의 양기 덕분에 더없이 순수하며 농밀해졌다.


‘영청석균이라··· 대단한 영약이야.’


위월화가 몸에 은은하게 번지고 있는 정순한 혈기를 바라보았다.


‘천혈사혼신공이 사성에 이르렀군. 이제야 제대로 피를 다룰 수 있겠어.’


위월화가 아직도 눈을 감은 채 운기조식을 하는 적청륭을 바라보았다.


‘정신 나간 화룡 같으니라고. 이런 위험한 영초를 좋다고 단숨에 복용하니 당연히 이런 사단이 날 수밖에.’


위월화는 적청륭의 앞에 주저앉았다.


그의 얼굴에는 피곤함이 가득해 보였다.


가주가 적청륭의 몸에 진기 도인을 한지 반 시진이 지나자, 적청륭이 눈을 떴다.


눈앞의 적안과 적발의 위월화를 보고 적청륭이 괴성을 질렀다.


“으아아아악! 너는 누구냐.”


어둠 속에서도 새하얗게 느껴지는 창백한 피부와 피처럼 붉은 적발 그리고 한 없이 깊은 무저갱을 연상케 하는 붉은 적안.


위월화의 변한 외모는 이제 요사스러움을 넘어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위월화가 뒤로 넘어진 적청륭을 일으켜 세웠다.


“오랜만이구나. 내 오랜 벗이자, 전우여.”


위월화의 두 눈에서 피 눈물이 흘렀다.


“여전히 지옥 같은 인세(人世)지만 그래도 이리 빨리 만나 다행이구나.”


알 수 없는 익숙함과 몰려오는 슬픔에 적청륭의 눈에도 눈물이 흘렀다.


“아니··· 왜 눈물이···”


“이번에는 내가 반드시··· 반드시 너를 지켜주마.”


그런 둘의 모습을 지켜보던 가주가 총관에게 조용히 속삭였다.


“둘의 모습은 정반대로 다르지만 왠지 모르게 형제 같은 느낌이 드는구먼”


총관이 적의경에게 공손하게 읍하며 말했다.


“소가주께서 좋은 벗을 얻으신 것 같습니다.”


총관의 말에 가주의 입이 호선을 그렸다.


“전화위복이라더니 그 말이 꼭 맞네, 그려.”


어두운 뇌옥에서 피어난 새로운 붉은 인연을 화륜신가의 가주와 총관은 흐뭇하게 바라봤다.


위월화와 적청륭은 피로에 화륜신가의 숙소로 올라가자마자 그대로 곯아떨어져 버렸다.


광증에 미쳐가던 소가주를 고친 덕분에 위월화는 잠에서 깨자마자 화륜신가의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그날 밤, 소가주의 회복을 축하하기 위해 만들어진 연회장에서 적청륭은 잔을 높이 들고 화륜신가의 무인들을 보며 외쳤다.


“화륜신가 소가주가 돌아왔다!!!”


“소가주! 소가주! 소가주!”


“소가주님 앞으로는 아프시면 아니 됩니다!”


“소가주님 걱정에 이놈, 한동안 밤잠을 설쳤습니다!”


“당연한 말을 하는가! 앞으로는 절대 이런 일은 없을걸세!”


어느새 적청륭은 화륜신가 무인에게 이끌려 목마를 타고 연회장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소가주의 신분임에도 가인들과 스스럼 없이 어울리는 적청륭을 보며 가주의 얼굴이 부끄러움에 새빨개졌다.


“내 은인 앞에서는 제발 저러지 말라고 그리 일렀건만···”


차마 못 볼 광경이라도 보는 듯 술잔을 벌컥벌컥 들이키는 가주를 보며 위월화가 입을 열었다.


“좋은 아드님을 두셨습니다.”


그의 말에 적의경이 위월화를 쳐다보았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란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이지요.”


위월화가 공손하게 가주의 술잔을 채워줬다.


“화륜신가 무인들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소가주를 걱정하고 있었으니 이게 화륜신가의 복이 아니면 무엇이겠습니까?”


위월화의 말에 가주가 호탕하게 웃었다.


“하하하! 그게 저 아이의 장점이기도 하지.”


“걱정하지 마십시오. 소가주는 반드시 화륜신가를 잘 이끌어 나갈 것입니다.”


“자네의 말을 들으니 마음이 놓임세.”


적의경이 위월화의 잔에 술을 가득 채웠다.


“자네도 한 잔 들게나.”


위월화가 달빛을 머금은 술잔을 조용히 입에 댔다.


웅장한 붉은 전각 아래, 휘황찬란하게 늘어져 있는 횃불, 웃음이 끊이지 않는 연무장.


그 연회의 중심에 만월의 눈빛을 받으며 술을 들이켜는 위월화의 모습은 요사스러우면서도 사특한 기운을 뿜어냈다.


더욱이 처연히 빛을 뿜어내는 적안과 윤기 나는 적발이 불빛들 때문에 희미해진 어둠 속에서 위월화의 용모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화륜신가 가주의 둘째 딸과 셋째 딸은 관옥 같은 위월화의 모습에 눈을 떼지 못했다.


그런 딸들의 반응을 보며 가주가 진지한 표정으로 위월화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흠흠··· 사공자, 그러고 보니 일이 급박하여 내 아직 자네 이름도 듣지 못했네.”


위월화가 자리에서 일어나 공손히 포권을 올렸다.


“흑천미륵가 사공자 위월화라고 합니다.”


잠시 고심에 잠기더니 적의경이 열정 가득한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자네 혹시 내 사위가 되어 볼 생각은 없는가?”


가주의 말에 딸들의 얼굴을 홍조로 붉게 물들었고 총관은 그저 기분이 좋은지 가주 옆에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적의경의 선언에 시종일관 차분했던 위월화의 얼굴에도 당혹스러움이 어렸다.


“아직 본가의 소가주 경합도 끝나지 않은 상황입니다.”


위월화가 차분히 말을 이었다.


“물론 정해진 혼처도 없습니다만,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섭섭해하는 가주의 표정을 보자 위월화는 비어있는 가주의 술잔에 술을 따랐다.


“혹시나 혼인할 때가 있으면 화륜신가를 제일 우선하겠습니다.”


위월화의 말에 가주와 둘째, 셋째 딸의 얼굴에 아쉬움이 어렸다.


“남아일언중천금이라 하였네! 자네가 한 오늘의 약조를 내 꼭 기억할 것이야.”


“어찌 화륜신가 가주의 앞에서 허언을 하겠습니까?”


넉살 좋은 위월화의 반응에 가주가 크게 웃으며 위월화와 잔을 부딪쳤다.


연회의 분위기가 절정에 이를 무렵 가주 옆에 있던 화륜신가의 부인이 가주에게 말했다.


그녀의 외모는 자식 셋을 가진 부인이라기엔 너무 어려 보였다.


“상공, 우리 청륭이를 구해준 은인에게 제가 감사의 표시로 한 잔 올려도 되겠습니까?”


적의경이 술기운 때문에 벌겋게 변한 얼굴로 기분이 좋게 외쳤다.


“당연하지, 위월화 공자는 앞으로 우리 가족이 될 수도 있는데 말이야!”


적의경이 기분 좋게 자신의 잔을 비웠다.


“참, 내 부인과 사별하고 외로움에 세월을 보내다 다시 얻은 반려일세.”


적의경이 안주를 집으며 말했다.


“부인이 너무 어리다고 나를 흉보지 말게나.”


위월화는 적의경의 말에 웃으며 예를 갖춰 잔을 내밀었다.


화륜신가의 새로운 부인은 그의 잔에 술을 따라주었다.


“저도 한 잔 따르겠습니다.”


갑작스러운 위월화의 제안에 부인의 눈에 순간 당혹스러움이 스쳐 갔다.


“받으시오. 부인! 괜찮소. 오늘은 청륭이가 회복한 경사스러운 날 아니오!”


둘은 그렇게 서로의 술잔을 채우고 잔을 비웠다.


“자자! 청륭이도 이리 오거라.”


무인들 사이에서 부어라 죽어라 마시고 있던 적청륭도 가주에 부름에 냉큼 달려와 자리에 앉았다.


“내 이 좋은 날, 제안할 게 있소.”


적의경은 제일 먼저 위월화에게, 다음은 소가주 적청륭에게 잔을 채웠다.


적의경이 붉게 취한 얼굴로 위월화를 보았다.


“위공자는 화륜신가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위월화는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담백하게 답했다.


“이름처럼 타오르는 불길 같은 곳이군요.”


위월화가 잔을 높이 들어 화륜신가의 가인들과 무인들에게 인사를 했다.


“다들 이렇게 불꽃 같으시니, 한번 발을 들이면 매력에 빠져 쉬이 나오기 힘들 것 같습니다.”


위월화의 말이 마음에 들었는지 적의경은 크게 웃었다.


“껄껄껄··· 맞네. 그럼 소가주는 위공자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적의경의 말에 적청륭이 눈을 껌뻑였다.


“생명의 은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주는 대답이 마음에 안들었는지 적청륭의 머리에 꿀밤을 먹였다.


적의경이 잠시 침묵하더니 입을 뗐다.


“위공자, 나는 우리 소가주와 위공자가 의형제를 맺었으면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오?”


적의경의 말에 위월화가 가주의 앞에 섰다.


“저에게도 크나큰 영광이지요.”


“청륭이도 이리 오거라.”


소가주도 위월화를 마주 보았다.


“앞으로 네가 친형처럼 모시거라. 내가 보니 네 인생에 쉽사리 오지 않을 귀인 같구나.”


적의경이 자신의 잔을 높이 들고 말했다.


“둘 다 서로를 향해 무릎을 꿇으시오.”


위월화와 적청륭은 경건하게 부복하고 잔을 들었다.


“오늘부로 위공자는 우리 소가주의 의형제이자 화륜신가의 가족과 마찬가지니!”


적의경의 웅혼한 내공이 연회장을 울렸다.


“둘의 우애가 영원하길 천지신명께 비나이다!”


가주의 연설이 끝나자, 무인들과 가인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적청륭과 위월화는 서로의 술잔을 부딪치고 단숨에 술을 비웠다.


그 모습을 적의경과 총관은 흐뭇하게 바라봤다.


작가의말

파워에이드 제로가 땡기는 밤이군요. 다들 더위 조심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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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혈신강림(血神降臨), 혈천전세(血天展世) +1 24.08.05 69 4 12쪽
15 흑천을 뒤덮은 피 바람 24.08.04 89 5 12쪽
14 복수에 미친 아수라를 미륵이 막아선다. 24.08.02 85 6 11쪽
13 피에 물든 달은 춤을 추고 24.08.01 110 6 12쪽
12 등잔 밑이 어둡다 24.07.31 127 7 12쪽
11 부자(父子)의 인연 24.07.30 127 6 12쪽
10 여래와 아수라 24.07.29 122 7 12쪽
9 쥐들의 습격 24.07.28 138 7 12쪽
8 하오문주(下五門主) 24.07.27 142 8 12쪽
7 화혈광룡(火血狂龍) 24.07.26 139 7 12쪽
» 불길 속에서 피어난 과거의 인연 24.07.25 142 8 13쪽
5 미쳐버린 화룡 +1 24.07.24 151 6 11쪽
4 화륜신가를 향해 24.07.23 163 7 12쪽
3 소가주를 위하여 +2 24.07.22 183 7 13쪽
2 역혼천명대법(逆魂天命大法) 24.07.21 189 7 13쪽
1 살신대전(殺神大戰) 24.07.20 254 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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