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 미친 혈교 교주가 회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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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7.20 12:14
최근연재일 :
2024.08.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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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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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들의 습격

DUMMY

하오문의 부문주 조채옥의 마음을 얻은 지 하루가 지났다.


위월화는 그동안 방에 틀어박혀 조채옥을 위한 비급을 쓰고 있었다.


위월화가 비급을 거의 완성 했을 때 창밖의 해는 어느새 뉘엿뉘엿 저물어 갔다.


“하암- 지루하구려. 어제부터 뭘 그리 열심히 쓰고 있는 거요. 형님?”


방문을 연 적청륭이 위월화의 방으로 들어왔다.


“이제야 완성되었구나.”


위월화가 책을 덮었다. 적청륭은 궁금한 듯 그의 등 뒤에서 책 표지를 보았다.


“영류각? 이건 또 무슨 무공이유?”


위월화가 적청륭을 무시하고 품속에 서책을 넣었다.


“네가 몰라도 되는 것이 있다. 그나저나 각법 연습은 잘 되어가느냐?”


위월화의 말에 적청륭이 가슴을 두드리며 자랑스럽다는 듯 말했다.


“내가 누구요! 화룡신가 소가주 아니요. 마치 나를 위해 태어난 무공인 것처럼 딱 맞습디다.”


위월화는 그런 적청륭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화룡주유는 실전을 기반으로 한 무공이라 연습만으로는 완전히 깨우치기 어려울 것이다.”


위월화가 적청륭의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조만간 전투가 있을 것이니 그때 마음껏 써보거라.”


전투라는 말에 적청륭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누가 또 형님을 노리는 거요?”


위월화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보다는 이 객잔의 주인을 노리는 것이지.”


위월화의 말에 적청륭의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 객잔이 뭔가 다르다고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대단한 것인가 보오?”


적청륭의 말에 위월화가 그의 귀에 대고 입을 뗐다.


“놀라지 말거라. 하오문의 부문주가 기거하는 곳이다.”


“하오문의 부문주!”


적청륭은 자신이 말하고도 놀라 입을 틀어막았다.


부산스러운 방 밖 소리를 듣고 위월화가 적청륭에게 말했다.


“오늘 밤이 출발하기에 적당하겠구나.”


“잘 되었소, 하루 종일 무공 수련만 하니 지루하더이다.”


그런 적청륭을 데리고 위월화는 밖으로 나갔다. 어느새 객잔은 깨끗이 정리되어 있었다.


위월화가 계단을 내려가자, 조채옥과 그녀의 총관이 그를 맞았다.


“오셨습니까? 주군.”


주군이란 말에 위월화는 잠시 어색한 표정을 지었지만, 다시 본래의 얼굴로 돌아갔다.


“이것을 받아라.”


영류각이라 써진 비급을 받은 조채옥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이 은혜는 잊지 않을 것입니다.”


“준비는 끝났느냐?”


위월화의 물음에 조채옥이 공손하게 읍하며 말했다.


“믿을 수 있는 자들만 남겨두고 짐을 최소화했습니다.”


“중경까지 거리가 멀다. 든든하게 식사나 하고 가자꾸나.”


“예. 주군.”


식사를 마치자, 사방은 어둠으로 자욱해지고 하늘에는 삭막한 달만이 떠올랐다.


밖으로 나선 위월화에게 조채옥이 말했다.


“주군, 원하시는 정보는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조사를 마쳐 전서구로 보내겠습니다.”


“그리하거라.”


위월화는 자신의 검은 준마에 올랐다.


이를 본 나머지 일행들도 각자의 짐을 챙겨 객잔을 떠날 준비를 했다.


아쉬운 듯 객잔을 뒤돌아보며 말을 모는 조채옥을 본 위월화가 입을 열었다.


“곧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걱정하지 말거라.”


“하오문은 어디에나 있고 언제나 존재합니다.”


그녀는 불안한 듯 입술을 깨물었다.


“하오문의 대주들이 이 소식을 들으면 아마 주군을 기습하려고 할 것입니다.”


“무엇이 그리 네 심기를 불편하게 하느냐?”


위월화의 말에 조채옥이 한숨을 쉬었다.


“객잔이든 기루든, 시장 바닥이든 항상 조심하십시오. 특히 독을 조심···”


위월화가 조채옥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광소하기 시작했다.


횃불에 의지하며 걷는 적막한 산길에서 위월화의 전신이 적성처럼 붉게 빛나기 시작했다.


창백한 피부가 달빛에 반사되어 처연한 분위기를 내뿜었다.


적안이 뿜는 사이한 안광은 요사스러움을 한층 더 했다.


“독이라··· 독이라면 이골이 나는구나.”


위월화가 손을 들어 올렸다.


한층 순수해진 핏빛의 혈기가 그의 손에 넘실대었다.


그의 섬세한 내기 운용을 보고 조채옥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네가 모시기로 한 주군은, 그리 나약한 자가 아니니···”


위월화가 말의 갈기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믿거라.”


짧지만 강렬한 목소리에 조채옥은 자신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귀주성의 흑천미륵가까지 갈 길이 멀구나.”


위월화의 말에 적청륭이 호기심이 동했는지 말을 몰아 위월화의 옆으로 왔다.


“형님 흑천미륵가는 어떤 곳이오?”


위월화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내 전부였던 것을 앗아간 곳이자, 새로운 시작 점이기도 하지.”


선문답 같은 위월화의 말에 적청륭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가면 형님의 가족들을 소개해 주는 것이요?”


“나에겐 이제 가족이라 부를 사람이 없다.”


위월화의 말에 적청륭이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미안하오.”


“그리 미안해할 것 없다. 가문이 그러한 것을 어찌하겠느냐?”


위월화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날따라 하늘은 더욱 어두웠고 구름에 가려져 별조차 떠 있지 않았다.


그저 쓸쓸한 만월만이 홀로 남아 적적히 밤을 비추고 있었다.


“그런 것을 보면 네가 부럽긴 하구나.”


위월화가 적청륭을 바라보며 입을 뗐다.


“아버지를 잘 모시거라. 훌륭하신 분이시다.”


위월화의 갑작스러운 칭찬에 적청륭이 쑥스러운 얼굴이 되었다.


“우리 아버님이 따뜻한 분이시긴 하오.”


한참 동안 둘은 담소를 나누며 산길을 따라갔다.


조채옥은 그들 뒤에서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만 있었다.


‘흑천미륵가 사공자와, 화륜신가 소가주가 의형제를 맺었다니··· 다른 사도육가가 알면 기절초풍할 노릇이야.’


각자 이런저런 생각이 깊어지는 밤이었다.


달빛이 새벽빛 때문에 점점 희미해질 무렵에서야 위월화와 그 일행들은 귀주성의 안순현에 들어설 수 있었다.


안순현에 들어가자 거리에는 아침을 준비하는 이들로 가득했다.


부산스럽게 시장을 여는 이들과 부지런히 짐을 나르는 쟁자수들, 문을 열고 장사를 준비하는 객잔들.


여느 다른 도시와 다름이 없는 풍경이었다.


위월화의 몸에서 혈기가 서서히 번지기 시작했다.


위월화가 뿜어내는 혈기에 말들은 정신을 못 차리며 울어댔고 조채옥을 따라나선 하오문도 중 심약한 자들은 털썩 주저앉았다.


“쥐새끼들이 벌써 왔구나.”


위월화의 말에 조채옥이 사방을 살폈다.


그녀의 기감에는 아무것도 걸리는 것이 없었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위월화가 비릿하게 웃으며 적청륭을 불렀다.


“아우야. 오늘이야말로 화룡주유를 연습하기 좋은 날이구나.”


위월화의 말에 적청륭이 미소를 지었다.


“형님도 느꼈소?”


“당연하다마다.”


위월화가 전방을 주시하며 말했다.


“하나, 둘··· 오십 명쯤 되어 보이는구나.”


“모두 기척을 죽이는데, 익숙한 것을 보니 암습에 능한 자들이오.”


“두려 우냐?”


위월화의 눈이 형형하게 핏빛 안광을 발하기 시작했다.


이에 질세라 적청룡의 몸에도 화룡이 강림한 것처럼 서서히 타오르기 시작했다.


“내 말하지 않았소. 형님 앞을 가로막는 것이 있다면 모든 걸 태워버린다고.”


적청륭이 말 안장을 밟고 뛰어올라 위월화가 응시하던 곳으로 신법을 펼쳐 갔다.


미약한 불의 잔향이 그가 밟은 곳마다 퍼져 나갔다.


위월화도 그에 맞춰 전속력으로 돌진했다.


둘이 거리에 들어서자마자 쟁자수 세 명이 매고 있던 상자를 내려놓았다.


쟁자수들이 상자를 열기도 전에 적청륭의 양팔에 회전하는 불꽃이 그들의 머리를 강타했다.


“크아아악”


적청륭의 장법을 맞은 이들은 타오르는 얼굴을 잡고 바둥거렸고 사람들은 이를 보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살려주시오!”


“아니, 아침부터 이게 무슨 일인가?”


천천히 도착한 위월화가 쟁자수가 열려고 했던 가방을 한 객잔 창문으로 던졌다.


피슈슈슈슝-


“끄아아아악!”


상자 안에서는 조잡한 폭음이 들리더니 비침들이 발사되기 시작했다.


객잔의 문이 열리고 전신에 바늘이 박힌 사람들이 밖으로 튀어나오며 위월화를 향해 비수를 박으려고 했다.


위월화는 귀찮은 벌레를 보는 듯, 가볍게 손가락을 구부려 그었다.


그의 손에서 퍼진 다섯 갈래의 단혈세가 마치 검이라도 되는 것, 마냥 그들을 가르고 지나갔다.


열 명의 인원의 몸이 반으로 갈라지면서 피안개를 뿜어냈다.


적청륭이 돌진하며 적들에게 화륜 장법을 펼치며 압도하고 있는 사이 위월화는 남은 상자를 들고 전각 위로 뛰어올랐다.


전각 위에는 철편을 든 이들이 스무 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위월화는 비릿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하오문의 말석 인신매매단인가?”


슈웅- 슈웅- 슈웅-


위월화의 말에 그들은 쇠로 된 채찍을 휘둘렀으나 위월화는 양손으로 가볍게 채찍을 낚아챘다.


어느새 위월화의 팔은 홍보석처럼 붉게 발하고 있었다.


순간 위월화의 신형이 사라지며 그들 뒤에 나타났다.


“검을 뽑을 필요도 없겠군.”


위월화가 가볍게 손을 그었다.


현월 모양에 핏빛의 수기가 횡격(橫擊)으로 그들을 가르고 지나갔다.


그들의 배에 혈선이 그려지더니 순식간에 허리가 갈라진 채로 내장을 토해내며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반대편 전각 위에는 이미 적청륭이 난장판을 피우고 있었다.


그는 장법을 쓰지 않고 오직 각법으로만 적들을 상대하는 중이었다.


“받아라!”


적청륭의 신형이 하늘 높이 올라가더니 뱃사공처럼 죽창을 든 이들에게 쏘아져 내려갔다.


적청륭의 양발에는 불꽃이 일렁이고 있었다.


그들은 죽창을 원형으로 모아 적청륭의 공격을 방어하려고 했지만, 적청륭의 화룡주유는 죽창의 진을 부수며 뱃사공들을 덮쳤다.


콰아아아아앙-


“아아아악!”


몸에 불이 붙은 이들은 전각 위로 뛰어내렸고 나머지 이들은 화마에 휩싸여 한 줌에 재로 화했다.


이제 전각 지붕에는 똬리를 풀고 승천하는 화룡의 자국만이 남아 있었다.


“형님! 보셨소?”


적청륭의 말에 위월화는 대견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위월화는 나머지 상자를, 말을 몰고 도망가는 마부들을 향해 던졌다.


“끄아아아아아악”


“히이이이잉”


상자가 터지며 말들의 비명 소리와 함께 그 속에 낫을 들고 숨어있던 이들이 날뛰는 말들에 깔려 곤죽이 되었다.


위월화와 적청륭은 손을 털고 전각 아래로 내려왔다.


“아직 네 놈 남았다.”


“알고 있소.”


적청륭의 신형이 번개처럼 한 객잔 안으로 들어갔다.


곧이어 객잔 안에는 혈투를 벌이는 듯 굉음이 들려왔다.


위월화는 천천히 시체와 비명으로 장식된 거리를 거닐었다.


일순, 위월화의 신형이 사라지더니 인파 속 두려움에 떨고 있는 아이를 안고 도망가는 노인 앞에 나타났다.


“이제 나올 때가 되지 않았소?”


위월화의 말에 노인의 미간이 구겨졌다.


“클클클··· 패착이구려.”


노인은 아이를 위월화에게 던졌다.


순간 위월화의 손에 혈기가 모이더니 아이를 그대로 통과해 노인의 단전을 꿰뚫었다.


위월화는 전신에 묻은 피가 흡족하다는 듯이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단전에 구멍이 생겨 피를 흘리며 몸을 가누지 못하는 노인에 목을 잡고 그대로 들었다.


“쿨럭-”


“나머지는 어디에 있는가?”


위월화의 전신에 펼쳐지는 혈기가 피를 토하는 노인의 눈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노인은 마치 꼭두각시라도 된 것, 마냥 전신이 굳으며 표정이 사라졌다.


“새로운 문주께서는 다른 대주와 배를 타고 도주 중이십니다.”


대답을 들은 위월화의 신형은 붉은 유성우처럼 폭발적으로 튀어 나갔다.


얼마 가지 않아 강가에서 배를 타고 도망가는 이들을 보았다.


“더 빨리 저어라.”


“예, 문주님!”


이미 강기슭에서 한참 멀어진 그들을 보며 위월화는 검집에서 검을 뽑았다.


위월화는 검을 들고 상단세를 취했다.


붉은 혈풍이 검에 한 대 모이더니 핏빛 강기를 형성했다.


“오랜만에 써보는군.”


위월화는 그대로 검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그었다.


그저 군더더기 없는 종격(縱擊)일 뿐이었다.


일순 위월화가 보는 세상이 붉어지며 공간이 찢어졌다.


바로 혈설귀풍 제 오 검식 혈신절세(血神絶世)였다.


쿠-웅


강은 그대로 갈라졌고 그들이 탄 배는 굉음과 함께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한없이 푸르던 강은 이제 지옥에 흐르는 삼도천처럼 핏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위월화는 만족스러운 듯한 얼굴로 검집에 검을 납검하고 다시 거리로 돌아갔다.


작가의말

적청륭 vs 위월화, 여러분은 누가 더 좋나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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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흑천을 뒤덮은 피 바람 24.08.04 89 5 12쪽
14 복수에 미친 아수라를 미륵이 막아선다. 24.08.02 85 6 11쪽
13 피에 물든 달은 춤을 추고 24.08.01 110 6 12쪽
12 등잔 밑이 어둡다 24.07.31 126 7 12쪽
11 부자(父子)의 인연 24.07.30 126 6 12쪽
10 여래와 아수라 24.07.29 122 7 12쪽
» 쥐들의 습격 24.07.28 138 7 12쪽
8 하오문주(下五門主) 24.07.27 142 8 12쪽
7 화혈광룡(火血狂龍) 24.07.26 138 7 12쪽
6 불길 속에서 피어난 과거의 인연 24.07.25 141 8 13쪽
5 미쳐버린 화룡 +1 24.07.24 151 6 11쪽
4 화륜신가를 향해 24.07.23 163 7 12쪽
3 소가주를 위하여 +2 24.07.22 183 7 13쪽
2 역혼천명대법(逆魂天命大法) 24.07.21 189 7 13쪽
1 살신대전(殺神大戰) 24.07.20 253 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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