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 미친 혈교 교주가 회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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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7.20 12:14
최근연재일 :
2024.08.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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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3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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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부자(父子)의 인연

DUMMY

난장판이 된 거리는 혈랑대에 의해 하루 만에 정리되었다.


위월화와 조채옥은 하오문 쟁자수들의 대주 양호방 앞에 섰다.


반란을 일으킨 대주들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인물이었다.


“널 어떻게 하면 좋겠나.”


위월화의 말에 양호방은 아무 말이 없었다.


“죽고 싶다는 뜻인가?”


양호방이 고개를 들었다.


“배신자가 무슨 할 말이 있겠소? 죽이시오.”


위월화가 가볍게 손짓하니 포박하고 있는 밧줄이 잘려 나갔다.


“이게 무슨?”


위월화의 행동에 양호방의 놀란 표정을 지었다.


“네 놈은 그래도 최후에 죽음을 각오하고 진실을 말하려고 하지 않았느냐?”


위월화가 무심한 표정을 지었다.


“······”


양호방은 고개를 떨구었다.


“내 말이 맞지 않느냐?”


“그렇소··· ”


“한 번의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위월화가 쪼그려 앉으며 그의 양 볼을 잡고 떨군 고개를 들어 올렸다.


“두 번부터는 실수가 아니니···”


위월화의 두 눈에 번지는 핏빛 안광에 양호방은 벌벌 떨기 시작했다.


“앞으로 너를 지켜보겠다.”


양호방이 위월화에게 절을 올렸다.


“이 양호방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위월화는 손을 털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네 목숨을 내가 앞으로 펼쳐나갈 사도 천하에 바치거라.”


위월화의 말에 양호방이 바닥에 거칠게 머리를 찧었다.


“충!”


위월화와 조채옥이 안가 안으로 들어오자, 창문으로 이를 지켜보던 적청륭이 입을 열었다.


“형님은 확실히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데 일가견이 있소.”


적청륭이 신기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팔짱을 꼈다.


“어떻게 똑같은 약관의 나이인데도, 산전수전 다 겪은 장군 같은 느낌이 나는 걸까?”


적청륭의 말에 맞장구를 치듯 조채옥이 미소를 지었다.


“잡소리는 그만하고, 부문주는 이길로 중경성으로 가, 하오문주와 함께 남은 하오문도들을 규합하거라.”


“예, 주군.”


“오독가의 일이 끝나면 부를 테니 그전까지 사도육가에 심어진 밀정을 알아내는데, 힘을 쓰도록.”


“주군 이것을 받으십시오.”


조채옥이 등짐에서 전서구 한 쌍을 꺼내 주었다.


“어디에 있던지, 저의 도움이 필요할 때 이걸 날리시면 됩니다.”


“고맙구나. 조만간 쓸 일이 있을 것이다.”


위월화가 혈랑대에게 전서구를 건네주었다.


“주군. 무운을 빕니다.”


조채옥은 공손하게 읍하고 문을 열고 남은 하오문도들과 함께 중경성을 향해 떠나갔다.


위월화도 적청륭을 데리고 혈랑대와 함께 흑천미륵가가 있는 귀양현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야, 형님! 이거 우리 가문과는 다르게 뭔가 거룩한 느낌이구만.”


온통 흑색으로 칠해진 전각과 벽에 그려져 있는 부처와 보살들을 보며 적청륭이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준비할 것만 챙기고 바로 오독가로 향할 것이니 그리 알거라.”


위월화가 정문으로 말을 몰자, 문을 지키던 수문장들이 급하게 문을 열었다.


위월화와 적청륭 그리고 혈랑대는 기름이 준비된 창고로 향했다.


위월화가 발걸음을 옮기던 도중 첫째 위진광이 위월화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의 뒤에는 흑천미륵가 독립 부대인 혈랑대를 제외한 네 무력대 중 둘인 지국천왕대와 증장천왕대가 있었다.


위월화가 위진광에게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했다.


“어쩐 일이십니까. 형님?”


“무슨 일이냐고?”


위진광이 위월화의 앞에 비수들을 던졌다.


챙그렁-


“이 무기들은 초광이를 따르던 무사들이 쓰던 것이다.”


위진광의 얼굴은 노여움에 붉으락푸르락 해졌다.


“이게 어찌 네 암자 안에서 발견되었는지 말해보거라.”


위월화가 말 대신 붉은 장포에 가려진 검을 뽑았다.


그 검은 위진광의 외가인 오독가에서 특별히 만들어 준 보검이었다.


“이 검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겠습니까?”


위진광이 검을 보더니 위월화에게 노성을 질렀다.


“그것은 셋째의 검 아니냐? 네놈이 었구나.”


위진광의 기도가 변하더니 검은 아지랑이들이 그의 전신에서 타오르기 시작했다.


흑천미륵가가 자랑하는 대세지보살심법었다.


“아직 아버님께서 미륵신공은 전해주지 않으신 모양입니다.”


위월화의 도발에 위진광이 분노에 못 이겨 검을 뽑았다.


그의 검에는 불길한 흑색 검기가 일렁거렸다.


“그래도 셋째 형님보다는 낫군요.”


위월화가 비릿하게 웃었다.


“셋째 형님은 겁에 질려 검조차 제대로 뽑지도 못했는데··· ”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위진광이 위월화에게 번개처럼 달려 나갔다.


일순, 적청륭이 빛살처럼 위월화의 앞으로 튀어나와 양손에 불길 일으켜 위진광의 검신을 받아 쳤다.


쾅- 쾅- 쾅-


적청륭은 그대로였고 위진광은 뒤로 일 보 밀려났다.


위월화는 말없이 전신에 내기를 일으켰다.


흑천미륵가를 떠날 때보다 순수해진 붉은 혈기들이 그의 전신에 일렁거렸다.


위월화는 가볍게 뛰어오르며 둘의 사이에 섰다.


혈기는 부드럽게 적청룡을 감싸 뒤로 밀어냈다.


“형님!”


“괜찮다. 집안일이니 내가 해결하마.”


적청륭이 손에 불꽃을 거두고 뒤로 물러났다.


“그래서 어쩔 것입니까?”


위월화의 곱게 묶은 적발이 내기의 압박을 이기지 못해 풀리며 나부끼기 시작했다.


적안은 형형히 빛을 발했고 뿜어내는 살기는 더욱 짖어져 갔다.


“······”


위월화가 뿜어내는 위엄에 위진광은 말을 잇지 못하며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위진광 뒤에 있던 지국천왕대와 증장천왕대들도 마찬가지였다.


내력이 약한 자들은 그대로 기절해 버렸고 그나마 훈련이 잘되어 있는 이들만이 전신을 떨며 버티는 중이었다.


위진광은 위월화가 보여주는 무위가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이었다.


그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은지 자신의 모든 내력을 검에 담에 위월화의 머리를 거세게 갈랐다.


깡-


그가 일으킨 검기는 위월화의 혈기에 너무 손쉽게 막혀버렸다.


마치 혈기는 살아 있는 것처럼 스스로 뭉쳐서 위월화 앞에 떨어지는 검을 막는 방패가 되었다.


“이··· 이 무슨 사술이냐? 본가에 이런 무공이 있다고 들어 본 적이 없다.”


당황한 위진광이 위월화의 신형을 놓쳤다.


순간 사라진 위월화는 몸을 숙여 검병으로 위진광의 배를 타격했다.


“커-헉”


위진광의 등에 거센 충격파가 일었다.


내가중수법의 묘리가 담긴 간결한지만 오묘한 공격이었다.


입에 피를 뿜으며 고꾸라진 위진광을 위월화가 뒤에서 지켜보던 대주들에게 집어 던졌다.


“약천당으로 데리고 가거라. 지금 손을 쓰지 않으면 위험할 것이니.”


“크윽··· 놓아라!”


위진광은 분노로 이성이 마비된 듯했다.


“나는 흑천미륵가의 가주가 될 몸이자, 이 가문의 장자이니라!”


“문사 집안에서 태어난 핏줄인 네가 뭘 어떻게 할 수 있을 것 같으냐?”


위월화의 검이 가볍게 허공에 갈랐다.


스걱-


위진광의 귀 한쪽이 떨어졌다.


“팔을 베어버리고 싶으나··· ”


위월화가 떨어진 자신에 귀를 잡고 망연자실하게 앉아 있는 위진광을 보며 말했다.


“네놈의 뒷배 때문에 참는 줄 알거라.”


위월화는 겁에 질려 있는 대주들을 보며 말했다.


“어서 데리고 가지 않고 무엇들 하는 게냐?”


대주들은 허겁지겁 위진광을 부축해 약천당이 있는 곳으로 사라졌다.


“가주에 오르면 대주들부터 갈아치워야겠군.”


위월화가 그들을 보며 혀를 끌끌 찼다.


형제에게도 잔혹한 위월화의 손속에 적청륭이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거 집안이 좀 그렇소. 형님.”


“내 그래서 네게 아버지를 잘 모시라고 말하지 않았느냐?”


위월화는 혈랑대를 보며 외쳤다.


“가주님을 뵙고 올 것이니, 모두 준비한 것을 챙기고 기다리거라.”


“존명.”


혈랑대가 흩어지자, 위월화는 적청륭을 접객당에서 기다리게 하고 가주실로 향했다.


가주는 거처에 없었다. 가주실 뒤편 소 연무장에서는 검을 휘두르고 있는 가주 위지장의 모습이 보였다.


그의 검세는 매서웠고 살심이 넘쳤지만 풍겨 나오는 기세는 고아했다.


그의 내력이 실린 검기는 흑암의 광채를 발하며 무형의 적을 압박해 갔다.


그 모습은 마치 살아있는 미륵이 검을 휘두르는 것 같았다.


‘미륵신공이라··· ’


백도 무림이 아닌 흑도에서 미륵신공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무공의 모습이 고결해서였을까?


아니면 정말로 정의가 아닌 힘으로 세상을 구원하겠다는 무공의 의지가 표출된 것이었을까?


한참을 위월화가 서 있었음에도 가주의 검식은 끝날 줄 몰랐다.


반 시진이 지난 후 위지장이 검을 세우고 기도하는 모습을 취하며 천수관음검법(千手觀音劍法)을 마쳤다.


“내원에서 첫째와 한바탕 싸움을 했느냐?”


위지장이 시비에게 받은 수건으로 땀을 닦았다.


“싸움이랄게 있습니까? 아직 저의 힘만으로는 어림도 없는 일이지요.”


“사이하고도 요사스러운 기운이 느껴지더구나.”


위지장이 위월화를 응시했다.


“내가 느낀 바로는 본가의 무공이 아닐 텐데, 무슨 무공이냐? 기연이라도 얻은 것이냐?”


“기연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너는 세상을 미륵 정토로 인도하는 일에는 관심이 없구나.”


“오히려 지금의 세상을 무(無)로 돌리고 다시 세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위월화는 표정이 한 없이 차갑고 냉정해졌다.


“껄껄껄··· 오만하구나! 세상을 무로 돌린다라··· ”


위지장이 검으로 위월화를 겨누었다.


“네가 부처님을 유혹한 마왕 파순(波旬)이라도 된다는 말이냐?”


“어디 세상을 마를 물들이고자 하는 더러운 천마 따위에 비유하십니까?”


위월화가 광소하기 시작했다.


그 저열하고도 무저갱 같은 웃음에 위지장의 얼굴에서 인자함이 사라졌다.


“덧없는 것들에 매몰되어 목숨을 걸고 싸우는 어리석을 것들을 어찌 다 구제할 수 있겠습니까?”


위월화가 위지장에게 한 발자국 다가갔다.


“애초에 뿌리부터 썩은 나무는 치료할 수가 없습니다. 베어버리고 다시 심는 수밖에요.”


위월화가 가주의 검신을 손가락으로 튕겼다.


“아버지! 저는 세상을 피로 물들이고 그곳에 적련이 만발한 정토를 세울 것입니다.”


사이한 적발을 흩날리며 위월화는 위지장을 바라보았다.


“흑랑대를 출격시키겠습니다.”


“어딜 가려고 하느냐?”


“어머니를 위한 적련을 피우러 갑니다.”


위월화가 발걸음을 옮기며 입을 뗐다.


“피처럼 붉은 적련 말입니다.”


위지장은 자신의 검을 보았다.


위월화가 손을 덴 검신에는 핏빛 아지랑이들이 달라붙어 있었다.


요사스러운 기운을 검을 휘둘러 떨쳐버린 그는 검집에 검을 넣었다.


‘위험하구나. 위험해.’


그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가주실로 향했다.


“총관.”


“예 가주님.”


“비암당(秘暗堂)에게 일러 넷째가 어디로 향하는지 보고하도록 하게.”


“존명.”


총관은 공손하게 읍하고 방을 나갔다.


위지장은 가주실에 있는 미륵상으로 향했다.


미륵상 앞에서 기도 하는 노승들이 위지장을 보자 자리를 비켜주었다.


위지장은 향을 피우고 절을 올렸다.


절에 맞춰 스님들이 불경을 독송하기 시작했다.


“부인 그곳은 평안하시오?”


위지장이 다시 절을 올렸다.


“우리 아들이 벌써 이렇게 컸다오.”


위지장의 독백에 목탁 소리는 더욱 커져만 갔다.


“너무 성장한 나머지 이젠 나에게까지 송곳니를 들이대는구려.”


위지장이 허탈하게 미소를 지었다.


“부인을 보호하지 못한 못난 지아비를 용서하시오.”


향은 더 깊이 타들어 갔고 향기는 짙어져 갔다.


“강자만 살아남는 이곳에 당신처럼 신념만 있는 약자는 설 곳이 없었소.”


위지장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나도 내 믿음을 위해 어쩔 수 없다는 것을 당신이 이해해 주리라 믿소.”


위지장은 마지막으로 절을 하고 잔혹한 표정을 지으며 미륵상을 쳐다보았다.


“저 아이가 더욱 비뚤어지기 전에 미륵의 품으로 보내야겠소.”


작가의말

세상이란 잔혹하지요. 세상이란 감정보다는 숫자로 평가되는 세상이지요.

솔직히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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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 미친 혈교 교주가 회귀함.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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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흑천을 뒤덮은 피 바람 24.08.04 89 5 12쪽
14 복수에 미친 아수라를 미륵이 막아선다. 24.08.02 85 6 11쪽
13 피에 물든 달은 춤을 추고 24.08.01 110 6 12쪽
12 등잔 밑이 어둡다 24.07.31 126 7 12쪽
» 부자(父子)의 인연 24.07.30 127 6 12쪽
10 여래와 아수라 24.07.29 122 7 12쪽
9 쥐들의 습격 24.07.28 138 7 12쪽
8 하오문주(下五門主) 24.07.27 142 8 12쪽
7 화혈광룡(火血狂龍) 24.07.26 138 7 12쪽
6 불길 속에서 피어난 과거의 인연 24.07.25 141 8 13쪽
5 미쳐버린 화룡 +1 24.07.24 151 6 11쪽
4 화륜신가를 향해 24.07.23 163 7 12쪽
3 소가주를 위하여 +2 24.07.22 183 7 13쪽
2 역혼천명대법(逆魂天命大法) 24.07.21 189 7 13쪽
1 살신대전(殺神大戰) 24.07.20 253 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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