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 미친 혈교 교주가 회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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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0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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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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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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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 물든 달은 춤을 추고

DUMMY

달이 하늘 위로 높게 솟았다.


애뇌산은 그런 달빛을 흠뻑 머금으며 아름다움을 토해냈다.


개방의 거지들을 완전히 정리하고 위월화와 적청륭은 기름통을 둘러멘 혈랑대와 함께 애뇌산 초입에 섰다.


“전원 정지.”


위월화가 말하자 혈랑대와 적청륭이 그 자리에 멈췄다.


위월화의 적발이 한없이 붉어지더니 핓빗 안광을 발했다.


위월화의 몸에서 피 안개가 서서히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애뇌산은 곧 위월화가 뿜어낸 붉은 운무로 가득 찼다.


강혈심인대법(降血心印大法)


천혈사혼신공의 내기를 대량으로 뿜어내 적들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착각하게 만드는 사술이 애뇌산을 잠식했다.


‘후개라는 놈의 내력이 어마어마해서 다행이군, 흡수하길 잘했어.’


위월화가 뒤를 돌아보았다.


“형님, 도대체··· 이 붉은 운무는 뭐요? ”


퍼져가는 붉은 안개에 사이함을 느낀 적청륭은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다.


위월화는 손가락에 피를 내 적청륭의 이마에 십자를 그려 주었다.


적청륭의 눈동자에 안정감이 깃들었다.


“적들은 이제 우리가 사천당가의 채집꾼인 줄 알 것이다.”


위월화는 풀어진 적발을 곱게 묶으며 앞장서서 붉은 운무 속으로 들어갔다.


“다들 제대로 연기하도록.”


“존명!”


***


애뇌산의 초입을 지키는 오독가의 무사들은 메마른 밤바람을 맞으며 술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나마 우기가 지나가 살 것 같네.”


“그러게나 말 일세, 그놈의 비만 내리면 워낙 습해서야 말이지.”


말을 마친 무사가 안주를 집어 입에 넣었다.


“그나저나 들었는가? 우리 가문과 사천 당가가 손을 잡았다는 사실을.”


“말도 말게나. 철천지원수 같았던 두 가문을 중재한 게, 개방의 용두방주라는 소문이 있다네”


“가주님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사천 당가와 손을 잡았는지···”


“왜 그러는가?”


“그래도 명색이 사파의 기둥인 사도 육가중 하나인데, 저 백도 무림 놈들하고 손을 잡다니!”


“쉿, 쉿 누가 들으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나.”


핏빛 운무는 천천히 밤바람을 타고 그들을 덮쳐 갔다.


달을 가린 구름이 어둠 속에 퍼지는 피안개를 가려 주었다.


술을 마시던 무사의 눈이 뭔가에 사로잡힌 듯했다.


“자네 왜 그러는가?”


사내는 기이하게 웃으며 말했다.


“오늘 밤에 사천 당가가 채집꾼을 보낸다고 하지 않았나?”


“그게 무슨 소리인가? 오늘 밤에 누가 온다는 보고는 없었네.”


그를 보며 이상함을 느낀 이도 곧 피 안개를 마시자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 내가 깜빡했구먼, 오늘 사천당가가 오는 날이지. 얼른 맞이하러 가세.”


그들은 횃불을 들고 애뇌산의 정문으로 향했다.


위월화와 일행이 애뇌산으로 들어가는 정문에 도착하자 불들이 피어올랐다.


“사천 당가에서 왔습니다!”


위월화가 문을 향해 외치자. 눈이 풀린 이들이 문을 열고 나왔다.


“오독가의 무인 분들을 뵙습니다.”


위월화가 공손히 포권을 했다. 무인은 그런 위월화를 보고 말했다.


“사천 당가 사람들은 거만할 줄 알았는데 편견이었구만, 어서 들어오게나.”


들어가는 위월화와 적청륭, 혈랑대를 보고 한 무인이 그들을 멈춰 세웠다.


“그나저나 그 등 뒤에 달고 다니는 항아리는 무엇인가?”


당황하는 혈랑대원을 뒤로한 채, 위월화가 자연스럽게 말했다.


“저희 당가의 약산에는 독초는 풍부하나 독물이 부족하여, 가주님께서 특별히 형태를 유지한 채로 담아오라는 명이 있었습니다.”


위월화가 항아리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독물의 형태와 독을 온전히 유지할 수 있게 만드는 액체입니다.”


위월화의 말에 무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암, 우리 오독가의 독물은 중원 제일이지!”


“맞습니다. 오늘 우물 속에 있던 견문을 넓히고자 합니다.”


무인은 위월화의 말에 기분이 좋은지 호탕하게 웃었다.


“하하하하! 이 사람 말 한번 마음에 들게 하는군.”


무인은 위월화와 일행들에게 물었다.


“그래서 언제 출발하려고 하는가?”


“지금 출발하려고 합니다.”


위월화의 말에 무인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지금은 밤이라 산세가 험하여 다칠 수도 있네.”


“괜찮습니다. 채집꾼들 모두 안법을 훈련받은지라, 이 정도 어둠은 익숙합니다.”


위월화는 꼭 필요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더욱이 밤에 독물들이 잠들고 있어 채집이 쉽다고 들었습니다.”


위월화가 무인에게 읍했다.


“오독가에서 부디 이해해 주시길.”


공손한 위월화의 모습에 무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네, 그럼 내 길을 안내할 터이니 알아서들 하시게.”


무인은 위월화와 일행들과 함께 애뇌산을 빠르게 올랐다.


무인은 신법을 쓰며 산을 탔지만 사천당가의 약초꾼들은 항아리를 둘러매고도 속도가 줄지 않았다.


오독가의 무인은 그런 그들의 모습에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지만, 애뇌산에 퍼진 핏빛 안개가 이성적 판단을 마비시켰다.


빽빽한 나무들 사이에 빛은 들어오지 않았고 험준한 산세 때문에 혈랑대의 거친 숨소리만 들렸다.


산 중턱에 들어서자, 위월화가 무인의 옆으로 왔다.


“정상까지는 얼마나 걸리는 지요?”


“어디 보자, 저쪽으로 한 시진만 가면 되네. 그나저나 어찌 이리 빠르게 도착한 거지?”


애뇌산은 보통 내로라하는 약초꾼들도 하루가 걸려 오르는 산이다.


그런 산세를 약초꾼들은 한 시진 만에 돌파한 것이다.


무인이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위월화의 손이 번개처럼 움직이더니 무인의 목을 가볍게 꺾었다.


“고맙구나. 네 역할은 여기까지다.”


위월화는 시체를 치우고 혈랑대에게 말했다.


“지금부터 혈랑대는 산 전체에 기름을 뿌린다.”


위월화가 적청륭을 쳐다보았다.


“원 없이 불을 한 번 질러보거라.”


적청륭이 두 주먹을 부딪쳤다. 양팔에는 한층 뜨거워진 불꽃이 일렁였다.


“내 오늘 불바다가 뭔지를 제대로 보여주겠소.”


혈랑대는 재빠르게 움직이며 항아리 속 기름을 산에 뿌리기 시작했다.


그 뒤를 적청륭이 쫓으며 화륜 장법으로 불길을 일으켰다.


일백의 기름통에 뒤덮인 애뇌산의 산 중턱은 금세 불길로 뒤덮였다.


다시 자리에 모인 혈랑대를 보고 위월화가 입을 열었다.


“전원 전투를 준비한다.”


일백의 혈랑대의 눈은 밤 사냥을 나서는 야수처럼 빛나기 시작했다.


위월화와 일행들은 번지는 불길을 피해 산 아래로 빠르게 내려갔다.


건기였던 운남성의 날씨에 밤바람까지 더해지자, 애뇌산은 화마에 휩싸였다.


“이게 무슨 일이냐?”


“갑자기 불이라니?”


“모두 일어나 불을 꺼라!”


애뇌산을 지키던 오독가의 무사들이 모두 불을 끄기 위해 물을 이고 산을 올랐다.


그런 그들의 앞에 혈랑대가 산을 빠르게 내려오며 그들을 척살하기 시작했다.


“크아아아악!”


“적이다!”


금세 애뇌산 밑은 피로 물들기 시작했다.


위월화는 적진의 한복판에서 적청륭과 혈겁을 벌이고 있었다.


자다가 급습을 당한 오독가의 무인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했다.


순식간에 이백 명의 오독가 무인들을 살해한 위월화와 적청륭 그리고 혈랑대는 애뇌산 정문에 모였다.


위월화가 혈랑대에게 명했다.


“거지들의 시체와 나무 기둥을 가지고 와라.”


혈랑대는 빠르게 움직이며 전각을 무너뜨리고 나무 기둥을 가지고 왔다.


위월화는 바닥에 나무 기둥을 일렬로 땅에 박기 시작했다.


쿵- 쿵- 쿵- 쿵-


땅에 거세게 박히는 나무 기둥의 소리가 야밤에 울렸다.


순식간에 나무 기둥 스무 개를 땅에 박은 위월화는 그 위에 개방 거지들의 시체를 꽂기 시작했다.


퍽-퍽-퍽-퍽-


위월화는 마지막 나무 기둥에 개방의 후개를 상징하는 청옥봉을 꽂았다.


일을 마친 위월화는 화마에 휩싸이고 시체들이 나무에 꽂혀 있는 지옥도를 뒤로 한 채로 혈랑대와 함께 애뇌산을 빠져나왔다.


불길과 함께 애뇌산에 새벽이 밝아왔다.


흑색 연기가 애뇌산 전체를 가리고 있었다.


신법을 쓰며 빠르게 애뇌산을 빠져나가는 위월화를 보며 적청륭이 말했다.


“이제 어디로 가는 거요?”


“흑천미륵가로 돌아간다.”


위월화는 속도를 높였다.


“앞으로 오독가는 애뇌산과 개방에 붙잡혀 쉽사리 움직이지 못하겠지.”


위월화가 비릿하게 미소를 지었다.


“집안 정리를 할 때가 왔구나.”


“그 첫째 형님이란 놈, 표정이 마음에 안들어서 그런데 내게 맡겨 줄 수 있소?”


“그러려무나.”


죽립을 쓰고 상인으로 위장한 위월화와 적청륭, 그리고 혈랑대는 오독가 무인들의 눈을 피해 귀주성으로 돌아갔다.


상인의 모습을 한 위월화와 혈랑대가 흑천미륵가 정문으로 들어서자 수문장이 한참 그들을 살폈다.


위월화는 죽립을 벗으며 입을 열었다.


“사공자다. 문을 열어라.”


수문장은 허겁지겁 문을 열었다.


그들은 흑천미륵가 안으로 들어갔다.


나흘 밤낮을 내리 달려 지친 기색이 가득한 혈랑대에게 위월화는 말했다.


“푹 쉬거라. 내 필요할 때 부를 것이니.”


“존명!”


혈랑대가 거처로 이동하자 위월화가 적청륭에게 말했다.


“오늘은 우리도 쉬자꾸나.”


위월화는 적청륭과 함께 자신의 거처로 향했다.


거처는 조촐했지만 단아하고 기품 있었다.


아기자기한 잡기들과 그림으로 꾸며진 거처를 보고 적청륭이 입을 열었다.


“형님 취향이 고풍스럽구려.”


위월화가 주위를 가리켰다.


“이것들 말이냐?”


위월화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돌아가신 우리 어머니의 거처다.”


위월화가 한숨을 내쉬며 그리운 듯, 잡기와 그림들을 어루만졌다.


“미안하오.”


“네가 미안할 게 뭐가 있느냐?”


적청륭이 의자에 앉아 내부를 둘러보았다.


“어머님이 좋은 분이셨구려.”


“어떻게 아느냐?”


“머무는 공간에는 사람의 기억이 남는다고 했소, 형님이 그렇게 애달프게 보는 걸 보니, 이곳에는 어머니에 대한 추억이 가득한가 보오.”


적청륭의 따스한 말에 위월화가 고맙다는 듯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힘 없이도 세상에 맞서는 분이셨다.”


“사내로 태어나셨으면 크게 되실 분이었는데 안타깝구려.”


적청륭의 말을 듣고 한참 동안 위월화는 말이 없었다.


갑자기 술이 동했는지, 위월화가 시비를 불렀다.


“여기 독한 술을 내오너라.”


“예 공자님.”


시비가 성대하게 술상을 봐왔다.


암자에 기거했을 때는 꿈도 꾸지 못했던 진수성찬을 보며 위월화는 세상이 역겨워졌다.


“한잔 받거라.”


독한 술 향이 향긋하게 코끝을 간지럽혔다.


적청륭은 기분이 좋은지 코를 벌름거리며 위월화에게 잔을 내밀었다.


“크흠··· 내 사실 흑천미륵가의 술맛은 어떨지 궁금했소!”


“일이 바빠 챙겨주지 못했구나.”


“그런 말이 아니란 것을 알잖소?”


둘 사이에 말없이 잔이 수배 오갔다.


술이 오르는 지, 흥에 겨워 술을 들이키는 적청륭을 보며 위월화가 아련하게 말했다.


“혹시나 내가 위험에 처하더라도 네 목숨을 버려 지킬 생각은 하지 말거라.”


갑작스러운 위월화의 말에 적청륭이 당황스러워했다.


“우린 의형제지 않소? 그게 무슨 말이오···”


“나는 어머니도 지키지 못했다. 모든 걸 이루고자 했지만, 결국 아무도 구원하지 못했어.”


위월화가 비어있는 적청륭의 잔에 술을 따랐다.


“이번에는 절대 그 모습을 보고 싶지 않구나.”


적청륭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럼, 형님이 나를 지켜주면 될 것이지 그게 그리 심각한 일이요?”


적청륭의 진심 어린 농에 위월화는 기분이 좋은지 크게 웃었다.


“네 말이 맞구나.”


위월화가 주먹을 쥐었다.


“더 강한 힘이 필요해.”


적청륭은 한이 맺힌 것처럼 슬퍼하는 위월화에게 말없이 술을 채워줬다.


“어머니는 어쩌다 돌아가신 거요?”


“오독가의 잡놈들에 의해 독살당했지.”


적청룡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래서 애뇌산에 불을 지른 것이구려.”


“꼭 그 이유만은 아니다.”


위월화가 술을 목구멍에 털어 넣었다. 독한 주기가 속에서 올라왔다.


“오독가를 믿고 어머니를 독살했던 놈들에게 복수하기 위해서지.”


위월화가 창밖을 바라봤다. 달이 외롭게 흔들리고 있었다.


“우리 어머니를 위해 한잔 올리자꾸나.”


위월화는 비어있는 잔에 술을 채워 창밖에 올려놓았다. 적청륭도 그를 따라 달을 향해 잔을 올렸다.


작가의말

어제 알바하다 멘탈이 나가서 술 처먹고 자느라 업로드가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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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 미친 혈교 교주가 회귀함.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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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혈신강림(血神降臨), 혈천전세(血天展世) +1 24.08.05 69 4 12쪽
15 흑천을 뒤덮은 피 바람 24.08.04 89 5 12쪽
14 복수에 미친 아수라를 미륵이 막아선다. 24.08.02 85 6 11쪽
» 피에 물든 달은 춤을 추고 24.08.01 110 6 12쪽
12 등잔 밑이 어둡다 24.07.31 126 7 12쪽
11 부자(父子)의 인연 24.07.30 126 6 12쪽
10 여래와 아수라 24.07.29 121 7 12쪽
9 쥐들의 습격 24.07.28 137 7 12쪽
8 하오문주(下五門主) 24.07.27 142 8 12쪽
7 화혈광룡(火血狂龍) 24.07.26 138 7 12쪽
6 불길 속에서 피어난 과거의 인연 24.07.25 141 8 13쪽
5 미쳐버린 화룡 +1 24.07.24 151 6 11쪽
4 화륜신가를 향해 24.07.23 163 7 12쪽
3 소가주를 위하여 +2 24.07.22 182 7 13쪽
2 역혼천명대법(逆魂天命大法) 24.07.21 188 7 13쪽
1 살신대전(殺神大戰) 24.07.20 253 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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