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 미친 혈교 교주가 회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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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7.20 12:14
최근연재일 :
2024.08.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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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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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하오문주(下五門主)

DUMMY

둘이 화륜신가에서 출발한 지도 어느새 하루가 지났다.


말 위에서 졸린 듯 하품을 하며 적청륭이 위월화를 보았다.


“아함··· 조금만 더 자고 가자는데 왜 이리 서두르는 것이요!”


“거참, 예전이나 지금이나 투덜대는 것은 여전하구나.”


칭얼거리며 입이 댓 발이나 나온 적청륭을 바라보며 위월화는 즐겁다는 듯 웃음을 지었다.


“참나.., 웃지마쇼. 자꾸 그러니 정들 것 같소이다.”


위월화는 미소를 지으며 말을 타고 거리를 거닐었다.


적안과 적발, 수려한 외모, 장신이지만 호리호리한 몸매.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이색적인 모습에 지나가는 남녀 할 것 없이 위월화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다들 형님을 보고 눈을 떼지 못하는구려.”


질투 섞인 적청륭의 목소리에 위월화는 그가 타고 있는 말의 옆구리를 걷어찼다.


히이이이잉-


말은 깜짝 놀라 뛰어올랐고 적청륭은 말에서 떨어질 뻔했다.


“으학! 지금 뭐 하는 짓이요! 낙마할 뻔하지 않았소.”


위월화의 장난에 적청륭이 말을 진정시키고 그의 옆으로 바싹 왔다.


“네 짝은 따로 있으니, 별것도 아닌 것에 질투하지 말거라.”


위월화의 말이 싫지는 않은 듯, 적청륭이 크게 웃었다.


“하하! 이 몸의 짝이라 기대가 되는 구만, 알겠수다. 형님!”


넉살 좋은 적청륭의 반응에 위월화의 입이 호선을 그렸다.


“형님 소리가 듣기가 좋구나.”


꼬르륵-


적청륭의 배에서 나는 소리였다.


“배가 고픈 게냐?”


“조금 허기가 집디다. 급하게 나오느라 아침을 못 먹어서 그런지 원!”


그의 말에 위월화가 산 너머를 가리켰다.


“조금만 기다리거라 반각만 더 가면 괜찮은 객잔이 나오니, 거기서 식사하고 가자꾸나.”


“좋소. 그럼 빨리 갑시다. 형님.”


밥이라는 말에 헐레벌떡 말을 몰아 앞질러 가는 적청륭의 모습을 보며 위월화도 말을 재촉했다.


한참 말을 타고 가던 그들은 거리의 끝에 있는 화려한 객잔을 발견했다.


“이곳이요? 너무 비싸 보이는데···”


“걱정하지 말거라.”


허리춤에서 전낭을 꺼낸 위월화가 적청륭을 향해 흔들었다.


“화륜신가 가주님께서 네가 그리 많이 먹는다고 걱정하시면서 노잣돈을 넉넉히 주셨다.”


한눈에 봐도 불룩해 보이는 전낭의 크기가 적청륭의 입에 함박웃음이 걸리게 했다.


때마침 점소이가 그들을 맡았다.


“어서옵쇼! 어디로 모실까요!”


위월화와 적청륭이 말에서 내렸다.


“말들에게 건초를 주고 우리는 객잔 최상층으로 안내해 주시게.”


그들은 객잔 입구로 들어갔다. 내부는 많은 사람으로 붐볐지만, 점소이가 안내한 전각 최상층은 몇몇 사람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벌써부터 입맛을 다시는 적청륭을 보며 위월화가 말했다.


“먹고 싶은 대로 시키거라.”


“어디보자, 여기 회과육, 매채구육, 춘권아를 주시오.”


잠시 적청륭이 눈치를 보더니 고민 끝에 위월화에게 입을 열었다.


“형님 술도···”


“괜찮다 먹거라. 화륜신가 무인들이 술을 좋아하는 게 하루 이틀 일이더냐.”


“하하! 우리 형님 도량도 넓으시지, 여기 소홍주도 두 병 부탁하네.”


점소이가 공손하게 허리를 굽히며 주문을 받았다.


“예이.”


위월화가 앞으로 할 일에 대해 한참을 적청륭에게 설명하던 중 음식이 나왔다.


“먹고 마저 하자꾸나.”


적청륭은 한 손으로는 고기를 집고 한 손으로 술을 병째로 들이마시며 게걸스럽게 먹기 시작했다.


“형뉨은 안두슈?”


양 볼에 음식을 가득 채운 채 적청륭이 말했다.


“내 잠시 확인할 것이 있다. 걱정하지 말고 먹거라.”


“나중에 음식이 없다고 뭐라고 하기 없기요.”


적청륭이 고개를 박고 음식을 먹는 사이 위월화가 점소이를 불렀다.


“무슨 일이 십니까요? 혹시 음식이 입에 안 맞기라도 하십니까?”


점소이의 말에 위월화가 점소이의 귀에 얼굴을 가까이 댔다.


“중경 파남현에 위치한 심월루(心 月樓)의 심가율(沈歌慄)이라고 아느냐?”


위월화의 말에 점소이의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점소이는 경공을 펼치려는 듯 다리에 내기를 실었다.


점소이의 반응에 요리를 먹고 있던 적청륭이 일순 점소이의 목에 수도를 들이댔다.


“허튼짓을 할 생각이라면 당장 버리는 게 좋을 거야.”


적청륭은 남은 손으로 술병을 들이켰다.


“나는 널널한 성격이지만, 형님은 손속에 자비가 없거든.”


도망가려 기회를 보고 있던 점소이의 다리에 힘이 풀렸다.


점소이가 위월화를 보고 힘겹게 입을 뗐다.


“무엇을 원하시는 겁니까?”


위월화가 점소이에게 속삭였다.


“하오문의 부문주가 여기 있다는 것을 알고 왔다. 만나게 해다오.”


“제 권한을 이미 넘어섰습니다.”


위월화의 눈에 광포함이 어렸다.


“객잔 전부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여기 있는 모든 이를 죽여버린다고 해도?”


위월화 몸 주위에 선혈처럼 붉은 혈기가 일렁이며 뱀처럼 점소이를 잡아먹을 듯 다가왔다.


한 여인이 천천히 계단을 올라오며 위월화에게 나긋나긋하게 말했다.


“그만하시지요. 제게는 소중한 총관입니다.”


여인의 미색은 객잔 주인이라기엔 너무 고풍스럽고 우아했다.


평범한 경장을 입고 있었지만, 작고 오뚝하게 솟은 코, 얇지만 가느다란 눈썹, 앙칼진 고양이 같은 눈이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주위에 보는 눈이 많습니다. 따라오시지요.”


여인의 말에 위월화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같이 가지 않아도 괜찮겠소?”


어느새 적청륭은 진지한 얼굴이 되어 있었다.


“머리 쓰는 일이다. 가겠느냐?”


위월화의 말에 적청륭이 머리를 긁적이며 미간을 찌푸렸다.


“나는 불태우는 것은 좋소만, 그런 일은 딱 질색이오. 그냥 여기서 기다리겠소.”


적청륭의 말에 여인이 점소이에게 일렀다.


“손님이 필요하다는 것은 부족함 없이 내어드려라.”


점소이에게 말을 마친 그녀는 위월화를 쳐다보았다.


“가시지요.”


그녀는 객잔 뒤편에 딸린 정원으로 그를 안내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저희 문주님의 성함과 본 타의 위치를 들킨 적이 없었는데 말이지요.”


여인이 위월화에게 고혹적인 미소를 지었다.


“어떻게 아셨을까요?”


위월화는 여인의 보다가 인상을 찡그리며 코를 막았다.


“밀방춘견산(密放春見酸)이군. 냄새가 역하니 좀 치우는 게 어떻겠나?”


위월화의 말에 여인의 얼굴에 당혹스러움이 어렸다.


“내가 독이라면 이골이 나서 말이야. 참고로 그런 춘약 따위로는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여인은 허리춤에 향낭을 풀었다.


그녀는 품에서 작은 상자를 꺼낸 뒤 향낭을 넣고 닫았다.


“예사 분이 아닌가 봅니다.”


“겉치레는 그만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지.”


위월화의 적안이 서늘한 예기를 뿜었다.


“오독문이 사도련주가 되기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위월화는 천천히 정원을 거닐었다.


“지금 사도 육가에 침투한 오독가의 밀정들을 알아낼 수 있나?”


“그 정도 수준의 정보를 원하신다면 돈으로는 살 수 없으실 텐데요.”


“하오문의 문주만 배울 수 있는 무공인 영류각(影流脚)을 가르쳐 준다면?”


위월화가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아마 나쁜 제안은 아닐 것 같은데···”


영류각이라는 말에 여인의 얼굴에 혼란스러움이 보였다.


“하오문의 독문 무공을 어떻게 흑천미륵가 사공자인, 당신이 알고 계시는 것이죠?”


“하오문 대주들과 문주 사이에 내분이 있어서, 지금 문주가 숨어 지내는 상태라고 들었다.”


위월화는 담담히 말을 이어갔다.


“그 때문에 원래 문주의 독문 무공이었던 영류각과 무영장(無影掌) 중에 무영장만이 하오문의 계승자가 익혔다고 하더군.”


위월화가 여인의 손을 흘끗 쳐다보았다.


“손을 보아하니 무영장만 익힌 것 같은데. 당신이 문주의 직계 제자인가?”


위월화의 말에 여인의 손은 검게 변했다. 여인은 위월화와 거리를 두고 그를 노려보았다.


“어떻게 하오문 내부의 사정을 이리 자세히 알고 있지?”


여인의 말에 위월화는 과거가 떠올랐다.


과거 위월화가 포달랍궁에서 돌아와 무림 혈통을 위해 사파 전부를 발아래 복속시켰을 때 하오문도 그 안에 있었다,


위월화는 당시 하오문주를 자처했던 대주를 주살하고 숨어있던 문주에게 다시 하오문을 돌려주었다.


그때 문주에게 받았던 영원한 충성의 징표가 바로 두 무공이었다.


혈신이라 불리는 무위를 가졌던 위월화에게는 불필요한 무공이었지만, 문주의 부탁에 위월화는 무공을 익힐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자신의 계승자는 이미 죽었다며, 이제 위월화가 하오문을 이끌어 갈 사람을 뽑아서 가르쳐야 하기에 반드시 두 무공을 알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렇기에 위월화는 하오문주를 증명하는 무공, 무영장과 영류각을 알고 있었다.


그녀가 위월화의 목에 수장을 뻗자, 위월화가 발을 들어 손목을 차고 회전하며 왼발로 여인의 중단을 차려 했다.


여인은 양손을 모아 위월화의 공격을 막았으나 위월화는 마치 흐름이 끊기지 않는 듯, 몸을 돌리며 그대로 오른발을 올려 여인의 목덜미에 댔다.


군더더기 없는 각법이었다.


쾌에 치중하며 흐름이 끊기지 않는 연환격.


그것이 바로 하오문의 독문 무공 영류각이었다.


“어떻게 외인인 당신이 이 무공을···”


여인은 자신에 목덜미를 노리고 있는 위월화의 발끝을 보며 말도 안 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녀의 표정을 보고 위월화는 과거를 회상했다.


자신에게 은혜를 입었다며 목숨을 걸고 정보를 수집 해오던, 하오문주 심가율이 떠올랐다.


“이렇게 하는 것인가?”


위월화가 펼친 영월각을 보며 심가율의 얼굴에 눈물이 번졌다.


“죄송합니다. 혈신이시여··· 미천한 것이 눈물을 보여···”


“그대는 더 이상 멸시받는 과거의 하오문주가 아니다.”


위월화가 부복하고 있는 그녀를 일으켰다.


“그대는 내 충신이자, 혈영궁의 정보를 맞고 있는 비당(秘堂)을 이끄는 당주가 아니더냐.”


“저는 제가 아끼던 제자 하나도 지키지 못한 죄인일 뿐입니다.”


여인이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모진 고문 속에서도 끝까지 입도 열지 않고 숨을 거두었지요. 차라리 이년의 정보를 교환해 목숨을 구했으면 좋았을 것을.”


여인은 위월화를 결연하게 쳐다보았다.


“이제 하오문은 혈신을 따를 것입니다.”


여인은 공손하게 위월화에게 읍했다.


“앞으로 하오문의 문주는 혈신께서 이 두 무공과 함께 내려보내 주시옵소서.”


“알겠네.”


잠시 상념에 빠졌다가 현실로 돌아온 위월화가 여인의 목에서 발을 내리며 말했다.


“네게 힘을 주겠다.”


“무슨?”


“하오문을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게 만드는 힘, 네가 적법한 문주에 오를 수 있게 만드는 힘 말이다.”


광오하면서도 오만한 말이었지만 말할 때마다 형형히 빛나는 위월화의 적안에 그녀는 사로잡혔다.


“그럼, 당신은 무엇을 원하나?”


“하오문의 영원한 충성을 원한다.”


말과 함께 위월화의 몸에서 붉은 기파가 뿜어져 나오며 혈기들이 살아있는 뱀처럼, 한올 한올 그녀를 감쌌다.


“내 과거에 너의 스승에게 잊을 수 없는 도움을 받았으니···”


위월화는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젠 그 빚을 갚으려고 한다.”


그녀가 천천히 위월화 앞에 무릎을 꿇고 그의 손을 잡았다.


“하오문의 부문주 조채옥(趙彩玉) 흑천미륵가 사공자에게 견마지로를 다하겠나이다.”


“일어서거라. 며칠 후면 하오문의 대주들이 이곳으로 들이닥칠 것인즉.”


“예, 주군.”


“돈이 될 만한 것과 필요한 인원만 챙기고 나를 따라나서거라.”


조채옥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분노가 번져있던 그녀의 눈에는 이제는 위월화에 대한 믿음이 가득했다.


위월화는 그녀를 두고 객잔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참고로 내 이름은 위월화다. 주군이라는 칭호는 남사스러우니 원하는 대로 부르도록.”


조채옥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는 위월화의 뒷모습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위월화··· 위월화라···”


작가의말

연참! 주말 잘 보내시고! 혈신 강림 많이 사랑해주세요. 다들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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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피에 물든 달은 춤을 추고 24.08.01 110 6 12쪽
12 등잔 밑이 어둡다 24.07.31 127 7 12쪽
11 부자(父子)의 인연 24.07.30 127 6 12쪽
10 여래와 아수라 24.07.29 122 7 12쪽
9 쥐들의 습격 24.07.28 138 7 12쪽
» 하오문주(下五門主) 24.07.27 143 8 12쪽
7 화혈광룡(火血狂龍) 24.07.26 139 7 12쪽
6 불길 속에서 피어난 과거의 인연 24.07.25 142 8 13쪽
5 미쳐버린 화룡 +1 24.07.24 151 6 11쪽
4 화륜신가를 향해 24.07.23 163 7 12쪽
3 소가주를 위하여 +2 24.07.22 183 7 13쪽
2 역혼천명대법(逆魂天命大法) 24.07.21 189 7 13쪽
1 살신대전(殺神大戰) 24.07.20 255 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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