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의 연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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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시안
작품등록일 :
2024.07.20 22:08
최근연재일 :
2024.08.12 23:23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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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수 :
95,944

작성
24.07.21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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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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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하이브

DUMMY

[4화]


저녁, ABC방송국 앞마당에는 여름 더위가 가득했다.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걸어 들어가는 한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그는 바로 전설적인 애널리스트 '미스터 블랙'이었다.


블랙은 동 뉴스룸 스튜디오로 향했다.


앵커석 맞은편 좌석에 앉아 있는 그에게 앵커가 말을 건넸다.


- 초여름의 더위를 날려버릴 오늘의 특집토론은 주제부터가 약간 음산합니다. '경제위기는 다시 오는가'를 주제로 진행되는 오늘의 토론을 위해 스튜디오에 정말 대단한 분이 와주셨는데요. 이 분 참 별명이 많죠. '섹시가이, 저승사자, 켈베로스, 깜댕이' 누군지 짐작하셨을 겁니다. 전설적인 애널리스트, '미스터 블랙'을 모셨습니다.


- 안녕하세요, 블랙입니다. 날씨가 좀 덥긴 하네요. 실례가 안 된다면 자켓은 좀 벗고 진행해도 될까요?


- 예, 그러시죠.


블랙이 자켓을 벗자 탄탄한 근육에 밀착된 약간 땀에 젖은 셔츠가 섹시해 보였다.


멀리서 스튜디오를 지켜보는 방송관계자들 사이에서 웅성거림이 들렸다.


“어? 나 저 사람 팬인데. 개색씨.” 조연출1이 말했다.


“섹시하긴하네. 근데 너같이 얌전한 애도 그런 말을 쓰는 줄은 몰랐는데?” 조연출2가 침을 흘리다가 다시 정신 차리며 말했다.


조연출1이 손을 절레절레 저으며 민망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니, 섹시하단 말이 아니라 저분 본명이 이개색 씨에요. 그래서 그렇게 민망한 단어로 들렸나보다. 하하..”


- 아, 오해하실까봐 말씀드리는 건데, 본명은 다 개(皆), 빛 색(色) 자를 써서 모든 빛깔이라는 좋은 뜻을 지녔으나, 제가 성이 이 씨라서...


이 소식을 듣고 있던 한 시청자는 물을 뿜으며 소리쳤다.


“풉!!! 이..개..색??? 그거 욕 아니야?”


***


늦여름 햇살이 따뜻하게 내리쬐는 정원은 꽃들이 만개해 있다.


가벼운 옷차림의 시안과 라임이 함께 산책을 즐긴다.


라임은 자신이 쓴 가사를 노트에서 꺼내 시안에게 보여준다.


“오빠, 이 가사 어때?”


시안은 노트를 힐끗 살펴보고 장난스럽게 대답했다.


“라임 너무 좋다~!”


“장난은 그만해. 근데 오빠, 나 기대해도 되는 거지? 다음 주가 우리 만나는 마지막 날인데. 그냥 넘기면, 가만 안 둬. 두고두고 바가지 긁을 거야.”


“오, 그 말인 즉, 나랑 쭉 함께할 거라는 소리네? 그럼 평생?”


“평생 기억에 남게 해줄 테니까. 기대해~”


라임은 시안의 그 말이 어떤 의미로 남을지 꿈에도 몰랐다.


***


뉴스룸 스튜디오.


앵커와 블랙이 화면에 비친다.


- 오늘도 '미스터 블랙'을 모셨습니다. 요새 시장 상황이 아주 좋지 않은데요, 전문가님의 견해는 어떠신가요?


블랙은 조금 생각을 하다가 앵커에게 직접 질문을 던졌다.


- 우선 앵커님께 질문드리겠습니다. 현재 가장 높은 수준의 교육과 연봉을 받는 금융 엘리트들이 어디서 일하고 있는지 아십니까?


- 예, 알죠. 메디치금융입니다.


- 맞습니다. 앵커님께서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말씀해주셨지만, 해당 메디치금융은 바로 트리니티가 운영하는 르네상스라는 메타버스 공간 내의 가상 도시에 존재합니다. 이는 이미 가상 세계와 현실의 경제 활동이 융합되었고, 이제는 그 실체적 구분이 의미 없게 된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였다는 상징적인 증거이기도 하죠.


- 이러한 현상이 지금의 경제적 위기와 관련된다는 말씀이신 건가요?


- 예, 맞습니다. 메타버스 공간이 현실을 대체하게 되면서, 산업의 균형이 깨지고, 실물 경기는 계속 밑으로 가라앉고 있습니다.


***


시안의 사무실.


조폭 같은 옷차림을 한 복남과 그의 부하들이 쇠몽둥이를 들고 사무실에 들이닥쳤다.


“김 대표~ 여깄는거 다 아니까 빨리 나온나.”


복남이 느긋한 말투로 말했다.


시안은 몸을 숙여 토끼걸음으로 몰래 빠져나가려다 덩치 1의 배에 얼굴을 부딪쳤다.


덩치 1이 한쪽 눈썹을 올리며 시안을 위에서 째려보자, 시안은 놀라서 뒤로 넘어지려고 했다.


그때 복남의 쇠몽둥이가 시안의 엉덩이를 잡아주었다.


“어이구, 우리 김대표, 튀실라고 하셨어? 내 돈은 어쩌고?”


복남이 여전히 느긋한 말투로 물었다.


시안은 쇠몽둥이에 걸린 어정쩡한 자세로 복남을 올려다보며 능청스럽게 말했다.


“에이~ 유대표님도 참. 제가 뭐 돈 떼먹고 튈 사람인가요?”


“그건 내 알 바 아니고.”


시안은 쇠몽둥이를 잡고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이번 고비만 지나면...”


“아, 됐고. 너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진 않지?”


“아..예. 뭐..”


“그럼 내가 이제 뭘 하려는 지도 알겠네?”


“아..예. 뭐.. 대충”


“얘들아, 쟤 묶어라.”


복남이 부하들에게 손짓했다.


???


***


시안은 밧줄에 묶인 채 차량에 실려가고 있었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하이브(HIVE)' 간판이 그의 시선에 들어왔다.


하이브는 메타버스 공간에 접속할 수 있게 해주는 기계인 메템(METEM)이 밀집해 있는 곳이자, 트리니티에 의해 운영되는 국가기반시설이다.


시안은 무언가 생각에 잠긴 듯 눈빛이 잠깐 달라졌다.


“읍읍읍읍!” 시안이 입에 재갈이 물린 채 큰 소리를 냈다.


“뭣이여? 뭔 말하게?”


복남이 잠깐 재갈을 풀어주며 물었다.


“읍!... 저 큰 거! 큰 거!” 시안이 다급하게 말했다.


“큰 거? 자슥이. 쫌 참았다 이따 실컷 싸. 괄약근 저절로 열리니 힘줄 필요도 없을 것이여.”


‘괄약근? 저절로?’


“자, 다시.”


복남이 시안의 입에 재갈을 다시 물리려 했다.


“잠깐!!! 저 작은 거! 작은 것도!”


“참아. 자, 다시.”


시안은 이판사판 공사판이라는 표정으로 결심한 듯 말했다.


“진짜, 진짜 나옵니다!!! 전 몰라...”


그 순간 차량이 선착장 근처에 정차했다.


복남과 덩치들이 시안을 보며 깜짝 놀랐다.


그와 동시에 축적된 가스와 소변이 터져 나왔고, 마치 굿거리장단처럼 들렸다.


“형님! 덩, 덩, 쉬, 똥!”


덩치1이 손으로 시안의 아래쪽을 가리키며 코를 막았다.


“야!!!! 후딱 차 세워, 얼른!!” 복남이 코를 막고 고함을 질렀다.


차량이 잠시 정차했고, 복남이 덩치2에게 말했다.


“마저 쎄우고 와.”


시안이 말했다. “누가 닦아주셔야 하는데... 바지도 좀 주시면 안 될까요? 아님 누가 업어주셔야 하는데...”


“이 새끼가. 가지가지!” 덩치2가 코를 막고 짜증을 냈다.


“야, 됐다. 팔, 발 다 풀어 주고, 차에 니들 츄리닝 바지 있지? 그거 입혀라.”


복남이 코를 막고 초점 없는 눈빛으로 말했다.


덩치3이 트렁크에서 XXL 사이즈의 푸른색 츄리닝 바지를 꺼내 시안의 얼굴에 던졌다.


“아끼는 건데. 싸게 싸고, 싸게 가자.”


시안은 펑퍼짐한 츄리닝 바지를 입고 차에서 내렸다.


손발이 자유로워진 시안는 밖으로 나갔다.


“쟤 튈지도 모르니까 밖에서 쎄우고, 마킹 잘하고.” 복남이 말했다.


***


선착장에 정박 중인 엘스카이호 앞에서, 복남이 소리치자마자 덩치3가 밀쳐졌다.


시안은 눈앞에 보이는 하이브 간판을 향해 전력 질주했다.


“저, 저, 저 새끼 잡아!!” 복남이 소리쳤다.


엘스카이호 선상에서는 '비스트로 춘'의 크루원 다섯 명(바티, 래오, 나르도, 다빈, 치치)이 체조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시안, 복남, 덩치들이 하이브로 향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메타버스가 정말 인기 짱인가 봐요~ 대낮부터 하이브로 몰려들게.” 나르도가 말했다.


“딱 봐도 중독자들 같은데?” 래오가 말했다.


“너~나 잘 하세요.” 바티가 래오에게 친절한 금자씨 모티브로 대응한다.


“미토메마스~!” 다빈이 래오를 한심하게 바라본다.


“청~런!” 치치가 래오를 한심하게 바라본다.


크루원들 뒤편, 난간을 잡고 보랏빛 단발머리를 흩날리는 보라의 뒷모습이 보였다.


보라는 고개를 옆으로 돌리며, 햇빛에 반사되어 빛나는 보랏빛 단발머리를 드러냈다.


그녀는 눈을 감고 바람을 만끽하며 매우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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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보랏빛 기억2 24.08.05 5 0 9쪽
17 보랏빛 기억 24.07.29 9 0 9쪽
16 빠세달 2호점 24.07.27 10 0 10쪽
15 이해가 안가온 24.07.27 10 0 12쪽
14 기억의 맛 24.07.26 6 0 10쪽
13 켈베로스 24.07.26 7 0 13쪽
12 검은복면 24.07.25 7 0 17쪽
11 사자 몰이 24.07.25 7 0 12쪽
10 뒤통수 친 새끼를 조심하라 24.07.24 6 0 11쪽
9 선명한 세상이 낯설다 24.07.24 5 0 10쪽
8 이기심을 핑계로 한 ■ 24.07.23 6 0 20쪽
7 빠세달 - 채용의 비밀 24.07.23 7 0 12쪽
6 비 오는 날엔 튀밥에 오징어 24.07.22 8 0 11쪽
5 메템 24.07.22 6 0 9쪽
» 하이브 24.07.21 6 0 8쪽
3 취미 매칭 카페, 카프 24.07.21 5 0 11쪽
2 뉴타입 24.07.20 9 0 15쪽
1 엘리스키 24.07.20 1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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