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의 연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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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시안
작품등록일 :
2024.07.20 22:08
최근연재일 :
2024.08.12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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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6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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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베로스

DUMMY

[13화]


방송국 스튜디오.


스튜디오에서 패널1과 패널2가 마주 앉아 있었다.


패널1이 말했다. “트리니티 사의 주가가 다시 고공행진 중인데요.”


패널2가 맞장구쳤다.


“맞습니다. 사고로 인해 의식불명이던 진보라 이사가 디마이그레이션 기술을 시연받고 깨어나면서부터 엄청난 폭등세가 이뤄졌죠.”


패널1은 의문을 표하며 말했다. “그런데 말이죠. 반쪽만 성공한 기술이라는 악평도 있습니다. 이게 어떤 이야기인가요?”


패널2는 설명을 이어갔다. “요새 진보라 이사의 행보를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


트리니티 임원 회의실에서, 정장을 입은 임원들이 언성을 높이는 가운데 보라색 후드티를 입고 팝콘을 먹으며 헤헤거리는 보라.


백전무와 남이사가 뭐라뭐라 하자, 보라는 발끈하여 멱살을 잡는다.


옆에서 임원들이 말리고 있었다.


패널1은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상당히 파격적인 행보인데요, 혹시 어떤 부작용 때문인 건가요?”


패널2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


“그건 확실하지 않지만...” 소리가 점점 작아졌다.


***


화창한 날씨의 거리.


블랙 쪽을 향해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드는 보라가 보였다. 선글라스를 낀 블랙도


보라를 따라 손을 흔들었다.


블랙 옆에는 켈베로스가 앉아 있었다.


보라는 블랙을 향해 달려왔다.


블랙은 내면의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나를...”


그러나 보라는 블랙을 지나쳐 달려갔다.


보라가 진이에게 말했다. “더 끔찍한 건, 인간들 또한 모든 기억을 잃게 된다는 거예요.”


블랙은 내면의 목소리로 이어갔다.


“정말 까맣게 잊었다.”


무안하게 흔들던 손을 내려 켈베로스를 쓰다듬으며, 블랙은 보라가 진이와 함께 걸어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


반포한강공원에 서 있는 블랙.


그는 담배를 물고 있었다.


선글라스는 벗은 채 공허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


쓸쓸한 파도 소리가 계속되었다.

“불꽃이 사라진 어둠, 비로소 온전한 적막만 남았다.”


옆에는 검정 래브라도 리트리버 켈베로스가 앉아 있었다.


엘스카이호 객실에 누워있는 라임. 그녀는 말없이 눈을 감았다.


“눈을 감고 그때의 장면들을 떠올려 본다. 하지만 아름다운 기억은 잠시뿐. 내 세상은 까만 어둠으로만 가득 찬다.”


다시 한강공원. 블랙과 켈베로스가 서 있다.


“적막하다... 씨발...”


화창한 날씨의 거리.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드는 보라. 블랙이 그녀를 바라본다.


“그녀는 나를..”


“더 끔찍한 건, 인간들 또한 모든 기억을 잃게 된다는 거예요.”


“..정말 까맣게 잊었다.”


켈베로스가 짖으며 블랙을 재촉한다.


블랙은 발걸음을 옮기고, 보라와 진이는 멀어져 간다.



***


비스트로 춘 안에는 블랙과 켈베로스가 입장한다.


바티가 그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블랙~! 이게 얼마 만이야?! 우리 겸둥이도 데려 왔네?”


그는 잠시 생각한 뒤 말한다.


“아, 아니지. 얘가 블랙을 데려온 건가? 뭐 아무튼 저기 앉고. 메뉴는 내가 알아서 특별 브런치로 줄게.”


그는 주방 쪽을 바라보며 큰 소리로 부른다. “래오~!”


**

시간이 지나고, 래오가 요리 트레이를 테이블에 내려놓는다.


“특별 브런치 대령이오~!”


블랙은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로 나이프와 포크를 들고 요리를 찍으려 한다.


래오가 말한다. “아, 아, 그거 아니고! 착각했네. 이게 블랙꺼.”


그가 원래 테이블에 내려놨던 요리 트레이와 개밥그릇을 켈베로스가 앉아 있는 바닥 쪽으로 내려놓는다.


“많이 먹엉~!”


**

시간이 또 지나고, 테이블 주위에 모여 앉은 블랙, 바티, 래오, 나르도가 있다.


바티가 말한다. “근데 말이야. 진짜 하나도 기억을 못 하는 걸까? 어떻게 우릴 잊어?”


“그러게 말이에요. 근데 그 파파라치 사진 보면요...”


트리니티 임원회의실에서는 언성이 높아졌다.


정장 차림의 임원들이 격론을 벌이고 있었다.


그 가운데 홀로 보라색 후드티를 입고 팝콘을 먹으며 즐겁게 관람하는 이가 있었다. 바로 '보라'였다.


백전무와 남 이사가 뭔가를 말하자 보라는 발끈하여 바로 그들의 멱살을 잡았다.


옆에서는 다른 임원들이 말리고 있었다.



“뭐랄까, 그 약간의 똘끼스러움은 분명 예전의 보라가 맞는데 말이죠,“ 래오가 말했다.


“상당히로 정정이요,“ 나르도가 끄덕이며 말했다.


갑자기 다빈과 치치가 테이블 주위에 다가와 끄덕이며 말없이 켈베로스에게 다가가 쪼그리고 앉아 쓰다듬는다.


시간이 지나고, 켈베로스와 노는 다빈과 치치. 테이블에서 대화를 나누던 블랙이 시계를 보더니 일어났다.


“저는 카프에서 약속이 있어서 먼저 일어납니다,“ 블랙이 말했다.


“카프? 카프에는 왜?” 바티가 물었다.


“아, 페이가 이번에 승진했다고 승진턱을 쏜다고 해서요,“ 블랙이 답했다.


“아, 그 보라랑 같이 일하던 매칭매니저 말이지? 돈독 엄청 오른. 근데 보라 없이 카프가 잘 돌아가려나 모르겠다. 걔는 사실 그 일을 제일 재미있어했는데 말이지,“ 바티가 말했다.


“그래도 보라가 제일 좋아하던 장소는 빠세달일 껄요? 아, 블랙! 내일 오후에 우리 빅데이터팀 OB들 회식 있는 거 알죠? 빠세달에서 하니까 늦지 말고 와요~!” 래오가 말했다.


“예, 참석할게요,“ 블랙이 말했다.


블랙이 일어나자, 켈베로스도 따라 일어났다.


더 놀아주지 못해 아쉬운 표정의 다빈과 치치.



***


하이브 입구에서 리사가 블랙과 켈베로스를 반갑게 맞이한다.


“블랙! 오랜만에 왔네요? 눈은 어떠신가요?”


“회복 중이에요.”


리사가 켈베로스를 바라보며 말한다.


“얘, 너는 왜 이렇게 귀엽니? 어머, 털 윤기가 나는 것 좀 봐~ 부렁당~”


그리고 켈베로스를 살살 쓰다듬는다.




***


카프 22호실.


승진 축하 화환이 가득한 방에서 블랙과 페이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와, 임시 대표이사로 승진이라니 깜짝 놀랐습니다.” 블랙이 화환을 보며 말한다.


“하하하, 뭐 운이 좋았다고 할까?”


페이가 웃으며 대답한다.


“근데 여기 원래 보라가 쓰던 방 아니었나요?” 블랙이 물어본다.


“맞아요. 그래서 기분이 좋지만은 않아요.” 페이가 말한다.


“왜죠?” 블랙이 의아해한다.”


왠지 보라가 없어진 자리를 뺏는 것만 같아서요.” 페이가 설명한다


“근데 왜 승진하셨다면서 하필이면 이 방을?” 블랙이 묻는다.


“아~ 모르셨구나.” 페이가 말한다.”


“이 방이 대표이사 방인데?” 페이가 말한다.


?!! 블랙이 깜짝 놀란다.


**

시간이 지나고 두 사람의 대화가 계속된다.


“어떻게 그걸 눈치 못 채셨어요?” 페이가 말한다.


“아니, 방 크기도 작고, 인테리어도 별거 없어서...”


“아니, 보라가 누구에요. 트리니티의 진보라 이사잖아요. 바로크 서버도 자기가 개발했겠다, 카프를 총괄 설계한 사람도 본인인데, 매일 출근 도장 찍는 곳에서 대표가 아닌 게 더 이상하지 않나요?” 페이가 설명한다.


“듣고 보니 그렇긴 한데.” 블랙이 고개를 끄덕인다.


“아니 근데, 한 번도 여기서 대표님이라고 부르신 적이 없길래.” 블랙이 말한다.


“어머머, 여기서 요새 누가 촌스럽게 그런 호칭을 써요. 쌤~ 제임스~ 캐서린~ 이런 거 몰라요? 젊은 사람이 어쩜 나보다 꼰대 스타일이네.” 페이가 말한다.”


?!!



***


빠세달.


모여 앉아 있는 블랙, 바티, 래오, 나르도.


블랙은 선글라스를 벗은 채 눈이 멀쩡한 상태이다.


래오는 궁금한 듯 물었다.


“뭐~? 그러니까 보라가 그 카프의 대표이사였다고?”


블랙은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왜 여기서 일했어? 카프 대표이사면 벌이가 어마어마할 텐데?” 래오가 물었다.


나르도가 말했다. “맞아요, 80개 지점이나 되잖아요.”


“어쩐지 너무 설렁설렁 일한다 했어.” 래오가 중얼거렸다.


블랙이 설명했다. “카프에서 벌어들인 수입은 한 푼도 안 가져가고, 전액 개발비로 다시 쓰거나 기부했다고 하더라구요. 월급도 따로 안 받고 취미로 일했다고.”


“와우~ 마더 테레사네 마더 테레사야.” 바티가 감탄했다.



**

테이블 위에는 안주와 술병들이 놓여 있다. 블랙이 술병에 손을 가져가려 하자,


“떽, 눈 나을 때까지는 여기서도 음주 금지지!” 래오가 말했다.


“아, 조금은 괜찮은데”


“떽!” 바티가 소리쳤다.


“아, 알았어요. 안 마셔, 안 마실게.”


약간 취한 상태의 나르도가 말했다.


“근데 말이에요. 우리 빅데이터팀 해체되고 뿔뿔히 흩어졌잖아요. 이제 다시 못 모이는 거예요?”


“뭐, 부서장이 없어졌으니까.” 래오가 답했다.


술에 취한 나르도가 눈물과 콧물을 흘리며 말했다.


“내가 이 팀에 모든 청춘을 쏟아부었는데, 흐흑”


“나르도, 눈물 콧물 닦고~! 근데 얘는 더럽게 침은 왜 흘려?” 바티가 말했다.


침을 꿀꺽 삼키며 나르도가 말했다. “나 돌아가고 싶어요. 그때로.”


“(짠하게 보며, 외치듯이) 그래, 나도 돌아가고 싶다~!” 래오가 말했다.


바티가 래오와 나르도를 짠하게 보며 혼잣말했다. “여기서 그 생각 안하는 사람이 어딨겠니?...”


블랙은 착잡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 잠깐 옥상에서 바람 좀 쐬고 올게요.”



***


옥상 테라스에 앉아 있던 블랙은 바람을 쐬며 멍한 표정으로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그의 눈빛은 매우 공허해 보인다.


잠시 눈을 감은 블랙은 옥상에서 있었던 보라와의 추억을 떠올린다.


화면은 블랙의 시점에서 보라의 얼굴을 담는다.


“저기 봐요. 저기 별이에요. 엄청 이쁘지 않아요?”


보라가 손가락으로 밤하늘을 가리키며 말한다.


“저 별들은 내 작품이에요. 매일매일 위치가 조금씩 이동하거든요. 가까워졌다가도 멀어지기도 하며 우주를 계속 떠돌죠. 저 별들은 사실 하나하나가 사람과 같아요.”



눈을 뜬 블랙은 여전히 공허한 표정으로 별들의 움직임을 쫓는다.


마침 별똥별 하나가 떨어지자, 주변의 커플들이 “계탓네, 소원빌어!”하며 난리법석이다.


하지만 블랙은 계속해서 밤하늘을 응시한다.


블랙은 가만히 눈을 뜨고 있다. 여전히 공허한 눈빛을 한 채로 별들의 움직임을 쫓는다.


밤하늘을 응시하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어 위를 쳐다보고 있다.


때마침 별똥별 하나가 떨어진다.


주변의 커플들은 “계탓네, 소원빌어!”하며 난리법석이다.


블랙은 계속해서 밤하늘을 응시한다.


[나는 그때 말도 안 되는 소원을 빌었다.]


공허했던 눈빛에 별빛이 반사되어 약간의 생기를 띤다.


[저 별똥별이...]


블랙은 뒤돌아서 인파 사이를 벗어난다.


[...내게 와서 힘껏 부딪히기를.]


블랙이 옥상에서 벗어나자, 사람들이 소리 친다.


“어..어..어..어어!!! 저거 이쪽으로 떨어지는데?!”


-쾅!




***


블랙은 옥상에서 내려와 다시 일행들이 위치한 자리로 돌아왔다.


창가에 붙어서 웅성대는 사람들.


바티와 래오, 나르도, 다빈, 치치도 창가에 붙어 밖을 바라보고 있다.


“뭔 일 있어요?” 블랙이 물었다.


“바,바,방금 못 봤어? 별똥별 떨어지는 거?” 래오가 말했다.


“예, 봤어요. 근데 왜?” 블랙이 답했다.


“그거 저기 떨어졌어요.” 나르도가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블랙이 보니, 시컴시컴한 건물의 상단부가 붕괴되고 간판도 날아가고 있었다.


“켈베로스.” 바티가 말했다.


블랙은 놀란 표정이었다.


“인과응보다, 쉐끼야!” 바티가 고소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긴 오늘 휴일이고 공사도 쉬는 날이어서 사람은 없을 거예요. 근데 얼마 전 인테리어 싹 다 뜯어고치던 거로 아는데, 다시 하려면 속 좀 타겠네요.” 나르도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뭐, 그래도 보험은 들어놨을 거니까. 오오, 저기 봐 봐. 간판 또 떨어지려고 한다.” 래오가 말했다.


사람들은 창문에 다시 붙어 해당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블랙은 생각했다.


'정말 그러면 안 되지만, 미친 생각인 걸 알지만. 왜일까? 난 오늘 작은 소원이 이뤄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


춘삼은 제비 복장을 입고 열정적으로 라틴 댄스를 추고 있었다.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고, 그는 여자 파트너의 허리를 잡은 채로 전화를 받았다.


“너 어디냐?” 춘삼의 친구가 물었다.


“나야, 문화생활 중이지.” 춘삼은 춤을 추며 대답했다.


“(전화로 춤추는 소리를 듣고) 지금 춤바람 날 때가 아니야.” 친구가 말했다.


“들렸냐? 너도 배워봐. 이게 지루박보다도 더.” 춘삼이 말했다.


“너 뭔 일 터진 줄이나 알아?” 친구가 말했다.


“뭔 일?” 춘삼이 물었다.


“켈베로스. 거기 개 박살 났어.” 친구가 말했다.


“뭐?!” 춘삼이 소리쳤고, 그와 함께 여자 파트너의 허리도 순간 놓치면서 자빠졌다.



***


춘삼은 공사 펜스를 올리고 처참한 모습의 클럽 켈베로스 앞에 서 있었다.


공사 휴일이라 인명 피해는 없는 상황이었지만, 건물 상단부가 붕괴되고 간판도 부서져 날아간 모습을 보고 있었다.


“악~~!!!! 내 켈베로스가~!!!!”


춘삼이 절규했다.


대롱대롱 달려있던 남은 간판이 삐걱대며 간판 불빛이 치칙 소리와 함께 꺼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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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보랏빛 기억 24.07.29 8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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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검은복면 24.07.25 6 0 17쪽
11 사자 몰이 24.07.25 7 0 12쪽
10 뒤통수 친 새끼를 조심하라 24.07.24 6 0 11쪽
9 선명한 세상이 낯설다 24.07.24 5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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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비 오는 날엔 튀밥에 오징어 24.07.22 8 0 11쪽
5 메템 24.07.22 6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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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뉴타입 24.07.20 9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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