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의 연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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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시안
작품등록일 :
2024.07.20 22:08
최근연재일 :
2024.08.12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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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6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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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맛

DUMMY

[14화]


병원 안과에서 닥터안은 블랙의 진료를 하고 있다.


서서히 눈을 뜨는 블랙을 보며 닥터안이 말한다.


“봐 봐요. 술, 담배 안 하니까 회복 속도가 훨씬 빨라지잖아. 우리 켈베로스한테도 좋고. 너도 좋지?”


블랙이 선글라스를 다시 착용하려고 하자, 닥터안이 새로운 안경을 건넨다.


“블랙, 이제 그거 말고 이거 써요.”


새로운 안경을 착용한 블랙은 모니터 화면을 보며 말한다.


“와, 이거 확실히 덜 어지럽네요. 완전히 껌껌하게 보이지도 않고.”


닥터안이 설명한다.


“지난번에 타이핑 작업을 하고 싶은데, 너무 어지러워서 못하겠다고 하길래, 내가 특별히 준비했지. 그게 특수제작한 안경이에요. 오른쪽은 무채색 색맹과 손상된 시력을 보완하고, 왼쪽은 색을 빼고 시력을 보정된 오른쪽 눈과 비슷하게 조정해서 어지러움을 최소화시키죠. 어때요, 맘에 들어요?”

블랙이 엄지를 치켜세운다. 닥터안이 말한다.


“그래도 아직 치료가 덜 끝난 상태이니까 당분간은 웬만하면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실내에서 타이핑 작업할 때만 해당 안경을 쓰는 걸 권장해 드릴게요.”

블랙이 장난스럽게 말한다.


“그런데 안쌤. 혹시 렌즈타입은?”


닥터안이 책상 위 명판을 드는 척하며 받아준다. 블랙이 씩씩하게 말한다.


“무서운 누나한테 맞기 전에 얼른 나가자. 켈베로스!”


닥터안이 피식 웃으며 혼잣말한다.


“그래도 밝아져서 좋네.”



***


시안은 작가그룹사옥의 사무실에 앉아 있다.


그의 앞에는 노트북이 놓여있고, 타이핑 중이다.


그는 안경을 쓰고 있는데, 이는 작업할 때만 사용하는 것이다.


“못 보던 안경인데?” 시안이 말한다.


“작업할 때만 쓰는 거.” 블랙이 대답한다.


“그거 안소연 선생님이 준 거 맞지? 이름이 안소연이라고 했던가?”


“얼씨구, 이름도 알아?” 블랙이 놀란다.


“그 사람 원체 유명하자나. 방송도 많이 나오고. 미모의 안과의사라고.” 시안이 설명한다.


“글쎄, 난 잘 안 보여서 모르겠다.” 블랙이 말한다.


“아무도 치료 못 한다던 형 눈, 그 여자가 손수 나서서 해 준거 아니야. 뭐 물론 트리니티 쪽에서 먼저 연락해줘서 된 거긴 하지만.” 시안이 말한다.


“트리니티 얘기는 하지 말자. 그쪽 사람들이라면 치가 떨리니.” 블랙이 말한다.


“근데 그 사고 있잖아.” 시안이 말한다.


“...” 블랙이 대답하지 않는다.


“아니, 솔직히 그게 우연히 일어난 사고가 아니란 거 형도 솔직히 알고 있잖아.” 시안이 말한다.


“...” 블랙이 다시 대답하지 않는다.


“보라 협박했다는 놈도 대포폰에다가, 뭐 바로크 서버까지 테러했다며. 근데 트리니티에서 직접 나서서 사건 조사를 종결시켰다는 말이지. 분명 내부자 소행이 맞는데, 왜 진서길 대표는 가만히 묵인하고 있는 걸까? 자기 딸이 그 지경이 됐는데도.” 시안이 말한다.


“(그만 말하라는 눈치로) 그만해라.” 블랙이 말한다.


“알았어. 근데 좀 너무하잖아. 그나마 진이 씨가 소식을 전달해줘서 그렇지, 회사 관계자 외에는 아무도 접근 못 하게 하고 말이야.” 시안이 말한다.


“...” 블랙이 대답하지 않는다.


“오히려 기억을 찾아주려고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시안이 말한다.


“그 기억이 위험한 기억일 수가 있으니까.” 블랙이 말한다.


“(보며) 아니, 도대체 그 기억이 무슨 기억이길래.” 시안이 말한다.


“(O.L) 야, 난 니 머릿속이 더 궁금하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회사를 때려치웠냐?” 블랙이 말한다.


“아..그거? 원래 빚만 다 갚으면 그만두려고 했어. 어휴 그때만 생각하면 진짜.” 시안이 말한다.



***


복남은 김 사장에게 말했다.


“김 사장. 좋겄어. 나 때매 공짜로 이곳저곳 해외여행하게 생겼어.”


그는 시안의 몸을 가리키며 말했다.


“고것들이 이곳저곳 필요한 데가 많다네.”


“세계 곳곳 돌아다니면서 잘살아 봐. 뭐 영영 다시 모이지는 못할 테지만.”


덩치 1, 2, 3이 함께 시안에게 위협적으로 다가왔다.



***


시안은 자신의 장기들이 제자리에 있는지 만져보며 말했다.


“어휴 끔찍해. 내가 거기서 살아나려고 똥오줌까지 싸는 연기를 했다니까.”


***


재갈이 풀린 시안이 큰소리로 다급하게 말했다.


“저 큰 거! 큰 거!” 그는 이판사판, 다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결심했다는 듯이 말했다.


“진짜, 진짜 나옵니다!!! 전 몰라.”


그는 천국에 간 듯한 표정을 지었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와 말했다.


***


“아니다. 진짜 쌌구나?!”


시안을 한심하게 쳐다보는 블랙.


옆에 앉아 있는 켈베로스도 한심하게 쳐다보는 듯했다.


블랙이 말했다. “생각해보니, 너 진짜 그때 가관이긴 했다.”



***


블랙이 시안의 모습을 훑는다.


시안의 머리는 땀으로 젖어 끈적하게 헝클어져 있고, 허리춤에서 삐져나온 땀이 흥건한 셔츠, 사이즈도 맞지 않은 파란색 츄리닝 바지에, 신발 한 짝은 아예 신지도 않은 모습이다.



***


블랙이 말한다. “근데 내가 어쩌다 너 같은 놈이랑 같이 일을 하게 되었을까? 켈베로스, 넌 아니? 형이 어쩌다 저런 마귀에게 꼬여서 여기서 이러고 있는 건지?”


맑은 풍경소리가 들린다.


라임이 말한다. “그걸 켈베로스가 어떻게 알겠어요.”


블랙이 말한다. “어, 왔어?”


시안이 라임을 보고 고개를 돌리며 말한다. “엇, 라임이 왔(쪄)“


라임이 시안의 얼굴을 들이밀자 한 손으로 밀쳐버리고, 블랙이 앉은 테이블 의자에 앉는다.


“방금 진이 언니 만나고 왔는데요...”



***


라임과 진이는 카페에 마주 앉아 있다.


진이가 좋은 소식을 전한다.


“좋은 소식이 하나 있어.”


라임이 궁금한 듯 묻는다. “뭔데요? 혹시 보라 언니 기억이 돌아온 거예요?”


“아니, 그런 건 아닌데.”


라임이 진이를 바라본다.


“우리 연구원들이 보라 상태를 계속 추적 검사하고 있는 건 알지?”


라임이 고개를 끄덕인다.


“일단 보라는 뇌사 상태를 깨우기 위해 디마이그레이션 기술을 적용한 거라서 이전의 기억이 없는 건 맞아.”


“디..마이그..레이션? 혹시 쉽게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제가 쌩문과라.”


라임이 머리를 긁적인다.


“아, 미안. 쉽게 말하자면, 현실의 고장 난 뇌를 포맷하고 정상적인 뇌의 정보로 대체한 거지. 그 정상적인 뇌의 정보 추출을 위해 보라의 두 아바타가 희생되었고.”


라임이 궁금한 점을 묻는다.


“이용매뉴얼에 보면 서버에 생성된 아바타는 사실 우리가 접속하지 않았을 때도 기존의 누적된 접속 기록들을 바탕으로 스스로 학습하고 성장한다고 쓰여 있던데요. 보라 언니 같은 경우는 그 접속 기록들이 많이 누적되어 있을 텐데, 왜 기억들이 다 사라지게 된 건가요?”


“이론상으로는 아바타의 기억들 또한 전이시킬 수 있는 게 맞아.”


라임이 진이를 바라본다.


“하지만 기억의 정보들까지 전이시키려 하면 인간의 뇌가 해당 정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폭발하게 돼. 과부하 상태에 걸리는 거지.”


라임이 고개를 끄덕인다.


“아..”


“그래서 디마이그레이션 기술은 뇌나 신체의 정상적인 작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만을 담아 인간에게 심는 기술이야. 때문에 생체시스템의 구동과는 관계없는 기억들은 전이 대상 자체가 아니야.”


라임이 묻는다.


“그럼 보라 언닌, 이제 평생 예전 일들을 전혀 기억할 수 없다는 건가요?”


“(탐정 코난, 아님 셜록홈즈 느낌으로) 아니, 방법을 찾았어!” 진이가 말한다.



***


시안의 사무실에서, 라임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있는 블랙, 시안, 그리고 켈베로스가 있다.


시안은 궁금한 듯 물었다. “그 방법이 뭔데?!!”


라임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그 방법은...”


그때 그의 배가 꼬르륵 소리를 냈다.


“먹고 알려줄게요. 배고프네.”


시안과 블랙은 그 말에 벙찐 표정이 되었다.


라임은 켈베로스를 향해 말했다.


“켈베로스~ 누나가 밥 먹고 얘기해줄게~”




***


깨끗이 치워진 식탁 위에 트레이들이 놓여 있다.


라임을 중심으로 블랙, 시안, 바티, 래오, 나르도, 다빈, 치치, 그리고 켈베로스가 앉아 있다.


바티가 말한다. “그래서 그 방법이 뭔데?!!”


모두가 긴장된 표정으로 라임의 말을 기다린다.


“그 방법은...”


라임이 말을 이어가자, 갑자기 큰 트림 소리가 들린다.


“아이, 드럽게.” 다들이 불편한 표정을 짓는다.


“아, 진짜 쏘리요. 정말 이건 실수.” 라임이 민망해하며 말한다.


“그 방법은 바로 요것!” 그가 앞의 접시를 가리킨다.


“접시? 접시를 왜?” 나르도가 의아해한다.


“접시를 닦으면 기억이 돌아오나? 요술램프처럼?” 래오가 말한다.


바티가 한심한 표정으로 래오를 보며 말한다.


“아니면 깨뜨리면?” 래오가 제안한다.


다빈과 치치가 한심한 표정으로 래오를 바라본다.


“아니면 먹으면?” 래오가 또 다른 제안을 한다.


“정답!!” 라임이 기쁘게 말한다.

“접시를 먹는다고요?” 나르도가 놀라서 묻는다.


“아니, 접시가 아니라 요리!” 라임이 말한다.


그때, 문이 열리며 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린다.


“여기 영업하나요?”


소리에 모두가 돌아보고, 세련된 복장의 여성이 선글라스를 벗는다.


그녀는 보라이다.


뒤이어 모자와 선글라스를 착용한 또 다른 여성이 들어오는데, 곧바로 모자와 선글라스를 벗고 라임에게 윙크 신호를 보낸다.


그녀는 진이다.


“요리!” 라임이 말한다.


모두가 충격적인 표정으로 보라와 라임을 번갈아 본다.


보라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생각했다.


‘왜 날 저렇게 보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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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보랏빛 기억 24.07.29 8 0 9쪽
16 빠세달 2호점 24.07.27 9 0 10쪽
15 이해가 안가온 24.07.27 9 0 12쪽
» 기억의 맛 24.07.26 6 0 10쪽
13 켈베로스 24.07.26 6 0 13쪽
12 검은복면 24.07.25 6 0 17쪽
11 사자 몰이 24.07.25 7 0 12쪽
10 뒤통수 친 새끼를 조심하라 24.07.24 6 0 11쪽
9 선명한 세상이 낯설다 24.07.24 4 0 10쪽
8 이기심을 핑계로 한 ■ 24.07.23 6 0 20쪽
7 빠세달 - 채용의 비밀 24.07.23 7 0 12쪽
6 비 오는 날엔 튀밥에 오징어 24.07.22 7 0 11쪽
5 메템 24.07.22 6 0 9쪽
4 하이브 24.07.21 5 0 8쪽
3 취미 매칭 카페, 카프 24.07.21 5 0 11쪽
2 뉴타입 24.07.20 8 0 15쪽
1 엘리스키 24.07.20 11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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