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의 연인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드라마, 판타지

블랙시안
작품등록일 :
2024.07.20 22:08
최근연재일 :
2024.08.12 23:23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119
추천수 :
0
글자수 :
95,944

작성
24.07.22 22:15
조회
5
추천
0
글자
9쪽

메템

DUMMY

[5화]


라임은 카페 테라스석에 홀로 앉아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선물상자와 다이어리가 놓여 있다.


맑았던 하늘에 갑자기 먹구름이 낀다.


하이브 전경이 보이고, 엘스카이호가 모습을 드러낸다.


하이브 대기실에 대기자가 1명 있다.


대기시간 30초.


앞쪽에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대기자의 뒷모습이 보였다.


그때 숨을 헐떡거리며 달려오는 시안.


“저기 형님, 아니 선생님.”


시안이 숨을 가쁘게 내쉬며 말했다.


대기자, 돌아서자 블랙이다.


“접속 기회 좀 양보해주시면 안 될까요?” 시안이 말했다.


블랙은 시안의 모습을 훑어보았다.


젖은 머리카락, 흥건한 셔츠, 맞지 않는 옷차림이었다.


“서버가 어딘데요?”


“접속 서버는...” 시안이 잠시 고민했다.


시안의 사무실 책상 위에 놓인 달력에는 'D-Day, 프로포즈일'이라고 표시되어 있었다.


[그냥 넘기면, 가만 안 둬. 두고두고 바가지 긁을 거야.]


[평생 기억에 남게 해줄 테니까. 기대해~]


“접속 서버는...” 시안이 말을 이었다.


“김사장~! 너 잡히면 아주 뒤진다.” 복남의 목소리가 들렸다.


시안의 눈빛이 다급해지고 흔들렸다. 블랙이 이를 읽어냈다.


‘도.망.자?’ 블랙이 속으로 생각했다.


“르..르네상스입니다. 염치없지만 부탁드립니다.” 시안이 결심한 듯한 눈빛으로 말했다.


“다음 대기자 입장하시기 바랍니다.” 리사의 목소리가 들렸다.


“보니까 대충 어떤 상황인지는 알 것 같고, 일단 먼저 들어가요.” 블랙이 말했다.


“감사합니다!” 시안이 고개를 꾸벅거리며 입장하려다가 잠시 멈칫했다.


그리고 다시 블랙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저.. 부탁 하나만 더 드려도 될까요?”


***


라임은 처량한 모습으로 카프-테라스석에서 비를 맞고 홀로 앉아 있었다.


***


한편, 하이브-대기실에서는 블랙이 시안의 부탁을 듣고 있었다.


“그런 부탁이라면 뭐 들어드리죠.” 블랙이 말했다.


이윽고 하이브-메템접속실 입장 통로에서는 리사가 벽에 기대어 서 있었다.


화면이 샤랄라 하며 별빛이 내리는 가운데, 걸그룹은 저리가라 할 만한 미모를 가지고 있었다.


그때 시안이 리사에게 접속 대기권을 전달했다.


“어? 이거 문제가 좀 있는데. 본인이 결제한 게 아니네요.” 리사가 말했다.


“아, 앞 순서이신 분이 먼저 양보해주신 겁니다.” 시안이 설명했다.


리사는 시안을 위에서 아래로 쭉 눈으로 훑어보더니 못 믿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진짜입니다. 진짜.”


“그 양보해주셨다는 분은 어디 있죠?” 리사가 물었다.


복남은 김 사장이 보낸 부하들과 함께 시안을 찾고 있었다.


그때 그는 앉아있는 블랙을 발견했다.


“김 사장 이 새끼, 이거 어떻게 된 거야? 어이, 검은 양반. 혹시 파란색 츄리닝바지 입은 놈 못 봤는가?” 복남이 물었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마침 통로에서 대기실로 나오는 리사와 그 뒤를 따르는 시안이 보였다.


“양보해주신 분이 여기 계시다는 거죠?” 리사가 말했다.


시안은 손가락을 가리켰다. 젠장, 블랙이 있는 곳에 피해야 할 복남도 있었다.


리사의 목소리를 듣고, 눈을 돌리는 블랙과 복남.


화면에는 별빛이 내리는데, 걸그룹은 저리가라 하는 미모의 리사가 보였다.


그 뒤에 숨은 시안.


“저, 저, 저 새끼, 저기 있구만!” 복남이 번뜩 정신을 차리고 소리쳤다.


시안은 복남을 보며 망했다는 표정을 지었다.


블랙도 시안을 보고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런 와중, 리사가 뚜벅뚜벅 블랙 쪽으로 걸어왔다.


“혹시 개색?” 리사가 물었다.


?!!


“아니 블랙님 맞죠?” 리사가 블랙을 알아보고 반갑게 말했다.


“예.” 블랙이 민망해 하며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양보하셨다는 분이 블랙님? 와~ 저 진짜 블랙님 찐 팬인데 반갑네요.”


“뭐꼬?” 복남이 물었다.


“사정은 이분, 아니 어디 갔지?” 리사가 말하다가 저쪽 기둥 뒤쪽에 숨어있는 시안을 발견했다.


‘“저분께 아까 들었고, 원칙상 안 되는 건데 팬심으로 해드릴게요. 대신 팬서비스로 사진 한 장만. 옆에 분도 스마일~”


-찰칵!


순식간에 리사가 다가와 블랙과 복남의 모습이 같이 담긴 셀카를 찍었다.


복남은 자기도 모르게 김치 치즈 포즈를 취했다.


복남은 불편한 듯 헛기침을 하며 미소를 거두었다.


이에 블랙은 어색하게 말했다.


“저도 오늘 처음 뵙는 분입니다만.”


리사는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아, 팬이신가보네. 혹시 개섹시블(*블랙의 팬클럽명)?”


복남은 화가 났다는 듯 소리쳤다.


“개색(기).. 씨...블? 지금 나한테 욕한거야?”


리사는 여전히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아. 모르시는 거 보니, 찐팬은 아니신 듯한데.”


그때 덩치 1이 끼어들며 말했다.


“어떤 가시나가 겁 없이 행님한테 욕을 하냐?”


리사는 당황스러운 듯 말했다.


“팬층이 다양하시네요. 하하.”


“팬은 아니고, 저분 잡으러 온 저승사자들인 듯 합니다.”


블랙이 기둥 뒤에 숨어있는 시안을 가리키고, 리사는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듯 했다.


복남은 화가 난 듯 소리쳤다.


“됐고. 저 새끼부터 잡아 족쳐라!”


덩치들이 위협적으로 시안에게 다가갔다.


이를 막아서는 리사.


그 순간 샴프광고 같은 장면이 펼쳐졌다.


별빛이 내리며 리사의 머리가 흩날렸다.


복남은 한숨을 내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덩치 1, 2, 3이 입을 벌린 채 넋을 놓고 서 있었다.


한심한 듯 덩치 1의 뺨을 살짝 때렸다.


“야, 정신 차려!”


덩치 1이 깜짝 놀라며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는 옆에 있는 덩치 2를 한심한 듯 보며 싸대기를 살짝 때렸다.


“너도 깨어나라고!”


덩치 2도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는 옆에 있는 덩치 3를 한심한 듯 보며 싸대기를 살짝 때렸다.


“야, 일어나라고!”


덩치 3도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는 자연스레 싸대기를 때리려고 손이 올라갔지만, 복남이 그의 다른 뺨도 때리며 말했다.


“나야, 임마. 나! 다들 정신 안 차릴래?”


그때 리사가 개입했다.


“여기서 소란 피우시면 안 됩니다.”


복남은 그녀를 향해 말했다.


“당사자 아닌 사람은 빠지고. 내 성질 건드리면 여자라고 안 봐주는데~”


그리고 복남은 리사의 이마 정중앙을 손가락으로 기분 나쁘게 툭 밀었다.


그리고는 시안을 향해 덩치들에게 지시했다.


“저 새끼 당장 끌고 온나악~~~“


-쿵!


소리와 함께 리사가 엎어치기로 복남을 땅에 내려다 꽂았다.


복남은 짧은 괴성과 충격으로 기절했다.


놀란 덩치들은 기절한 복남을 바라보며 모든 동작을 일시 정지했다.


리사는 덩치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어째? 그쪽들도 한숨 푹 주무시게 해드릴까?”


쿵 소리에 안쪽에서 대기하고 있던 다른 보안요원 2명도 나왔다.


그들은 테이저건을 뽑아 들고 리사와 덩치들 쪽을 번갈아 응시했다.


덩치1, 2, 3은 놀라서 동시에 두 손을 번쩍 들었다.


리사는 잠시 손을 올려 별일 아니니 대기하라는 듯한 동작을 취했다.


“저희 저쪽 구석에서 손들고 있어도 될까요?”


덩치1이 쫄아서 리사에게 물었다.


“그러시던지.”


덩치2와 덩치3은 각자의 어깨 한쪽에 기절한 복남의 축 늘어진 양팔을 걸친 채 구석의 장소로 이동했다.


이 광경을 입이 벌어진 채 지켜보는 어안이 벙벙한 블랙과 시안.


“놀라셨나보다. 눈에 다크서클이 심하신 듯해서 좀 재워드리려고.”


블랙과 시안은 동시에 자신의 눈밑살을 손으로 가렸다.


“소란은 이제 없을 듯하니, 바로 입장하시죠.”


***


시안은 드디어 메템 캡슐에 탑승했다.


시스템과 인체가 동기화되는 모습을 보며 그는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100% 동기화가 완료되자, 그의 1인칭 시점으로 화면이 전환되었다.


서버 로비에 도착한 시안은 공지 메시지를 클릭했다.


시스템 AI가 낭독했다. “시안 님은 메디치금융의 최종 입사자로 확정되었습니다.”


“와, 씨!!” 시안은 너무 기쁜 마음에 감탄 섞인 함성을 내질렀다.


조용한 하이브 전체에 그의 육성이 울려 퍼졌다.


“완벽한 동기화를 위해 3개월간 타 서버로의 접속은 전면 금지됩니다. 해당 규약을 어길 시 자동 해고되는 패널티가 부여되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


한편, 비가 내리는 카프의 테라스석에 홀로 앉아 있는 라임.


그녀는 비에 흠뻑 젖은 채로 시안을 위해 준비해 놓은 선물상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평생 기억에 남게 해준다는 게 이런 거였구나. 성공했네...”


라임의 다이어리에는 그의 본명(서연두)과 전화번호, 약속 장소와 시간이 쓰여 있었다.


비에 젖은 낙엽이 떨어져 이름 부분을 가리더니, 위에 계속해서 낙엽이 쌓이며 화면이 서서히 암전되었다.


***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하이브 대기실에 서 있는 리사는 다음 고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곧 검은 옷을 입은 한 남자가 입장하더니, 붉은색 메템 캡슐에 탑승했다.


“한 분 더 계시지 않나요?” 리사가 물었다.


“잠시만요!” 경쾌한 구두 소리와 함께 보라라는 여자가 입장했다.


그녀도 옆에 있는 붉은색 메템 캡슐에 탑승했다.


“각자 즐거운 여행들 되시길 바라요~!”


리사가 동기화 버튼을 누르자 시공간이 휘어진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 글 설정에 의해 댓글을 쓸 수 없습니다.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카프의 연인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9 19 24.08.12 3 0 1쪽
18 보랏빛 기억2 24.08.05 4 0 9쪽
17 보랏빛 기억 24.07.29 8 0 9쪽
16 빠세달 2호점 24.07.27 9 0 10쪽
15 이해가 안가온 24.07.27 9 0 12쪽
14 기억의 맛 24.07.26 5 0 10쪽
13 켈베로스 24.07.26 6 0 13쪽
12 검은복면 24.07.25 6 0 17쪽
11 사자 몰이 24.07.25 6 0 12쪽
10 뒤통수 친 새끼를 조심하라 24.07.24 6 0 11쪽
9 선명한 세상이 낯설다 24.07.24 4 0 10쪽
8 이기심을 핑계로 한 ■ 24.07.23 6 0 20쪽
7 빠세달 - 채용의 비밀 24.07.23 6 0 12쪽
6 비 오는 날엔 튀밥에 오징어 24.07.22 7 0 11쪽
» 메템 24.07.22 6 0 9쪽
4 하이브 24.07.21 5 0 8쪽
3 취미 매칭 카페, 카프 24.07.21 5 0 11쪽
2 뉴타입 24.07.20 8 0 15쪽
1 엘리스키 24.07.20 11 0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