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의 연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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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시안
작품등록일 :
2024.07.20 22:08
최근연재일 :
2024.08.12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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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7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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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가 안가온

DUMMY

[15화]


보라는 입이 딱 벌어진 채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와, 뭐 이렇게나 많이.”


바티가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서.비.스.”


보라는 이해가 가지 않는 듯 말했다.


“와, 저희 단품 하나씩 시켰는데 서비스가 8개나...”


옆에 있던 진이가 말했다. “너, 예전에 여기 단골이었어.”


“진짜?” 보라가 묻자, 바티가 말했다.


“아, 그래서 이렇게 많이 주셨구나?! 감사해요, 사장님. 제가 사정이 있어서 기억을 좀 잃어버렸거든요. 다음부턴 자주 올게요.”


바티가 측은한 표정으로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에이, 뭘. 그럴 수도 있지. 나도 잘 깜빡깜빡해.”


보라가 요리를 한 입 맛보고는 감탄했다.


“와, 진짜 진짜 맛있네요, 최고!” 그리고 손으로 따봉 표시를 했다.


바티는 다시 눈물이 떨어지려는 것을 참으며 말했다.


“맛있게들 먹고, 남으면 싸줄 테니까 가져가서 먹고.”


그리고는 자리에서 벗어났다.


보라가 감사의 말을 전했다. “감사합니다, 사장님~!”



***


백전무는 사무실에 앉아 있었다.


남이사가 서서 보고를 하고 있었다.


“그래, 보고해.” 백전무가 말했다.


“오늘 진보라 이사의 행적입니다. 아침 6시 반, 둥근 해가 뜨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이를 닦고 세수했습니다.” 남이사가 말했다.


“(O.L)그만!! 지금은 뭐하나?” 백전무가 끼어들었다.


“동료와 함께 연구실에 틀어박혀서 뭘 연구 중인 것 같다고 합니다.” 남이사가 말했다.


“뭘?” 백전무가 물었다.


“(아무 생각 없이) 글쎄요.” 남이사가 대답했다.


“(빡친 표정/느리게) 글.쎄.요?” 백전무가 말했다.


“(표정 봤다가 어이쿠) 아,아닙니다. 바로 알아보겠습니다.” 남이사가 말했다.


남이사는 누군가와 통화를 하더니, 울리는 띵동소리가 났다. 문자가 하나 왔는데, 사진이었다. 백전무에게 보여주었다.


사진에는 보라색 후드티를 뒤집어쓰고 pc앞에서 신나게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는 여성과 그 옆의 연구원(남자)의 뒷모습이 찍혀 있었다.


“이게 뭔가?” 백전무가 물었다.


“내부정보원에 따르면 해당 공간의 경우는 1급 보안패스가 있어야 출입가능한 연구실이기에, 자신은 일단 못 들어가서 뒤쪽에서 찍었다고 합니다.” 남이사가 설명했다.


“진보라가 맞는 건 확실한 거야?” 백전무가 물었다.


“예, 그 옆에 사진에 찍힌 연구원도 신원이 확실하다고 합니다.” 남이사가 대답했다.


“...(뭔가 미심쩍은 표정) 알겠네. 계속 뭘 하는지 잘 감시하라고.” 백전무가 말했다.


“예, 전무님.” 남이사가 대답했다.



***


연구실(트리니티연구동) 내부, 이른 오후.


보라색 후드티를 뒤집어쓰고 PC 앞에서 신나게 키보드를 두들리고 있는 해이와 그 옆의 연구원 가온의 뒷모습이 보인다.


화면에는 빠른 컨트롤이 요구되는 팀플레이 가능한 게임이 켜져 있다.


해이는 키보드를 힘차게 두들리며 말한다.


“아이씨, 아저씨 게임 드럽게 못하네. 팀플인데 그렇게 개삽질하심 어쩌심?”


가온도 키보드를 세게 치며 대답한다.


“아저씨 아니거든! 그리고 나도 부탁받아서 하는 거지, 하고 싶어서 하는 거 아니거든?”


해이가 말한다. “안물!(안물어봤고) 안궁!(안궁금함)”


가온이 기막힌 듯이 말한다. “헛!”


해이와 가온이 서로 노려보다가, 다시 스타트 화면이 뜨자 둘 다 흥 소리를 내며 앞에 보고 게임에 집중한다.


가온이 앞을 보며 말한다. “근데 너 도대체 누구니?”


해이도 앞을 보며 대답한다. “물마!(물어보지마) 궁마!(궁금해하지도마)”


가온은 사실 해이의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 것 같다.



***


비스트로 춘-홀석 내부에서 이른 오후, 크루들 대부분은 보라와 진이가 먹는 모습을 멀리 떨어진 테이블에서 턱을 괴고 지켜보고 있다.


라임과 래오는 마주 보고 대화 중이다.


래오가 말한다. “그러니까 요리를 먹으면 왜 기억이 돌아오냐는 거지.”


라임이 대답한다. “진이 언니가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래오가 묻는다. “진이 언니가 누군데?”


라임이 설명한다. “쪼기 보라랑 같이 온 언니요. 지금 실질적인 연구팀 책임자에요.”


래오가 말한다. “아.”


라임이 계속 말한다. “진이 언니가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디마이그레이션 당시,


보라의 경우는 진화된 미각 유전자가 넘어왔데요.”


래오가 묻는다. “진화된 미각 유전자? 그게 뭔데?”


라임이 말한다. “혹시 빠세달에서 언니한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래오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한다. “무슨 일?”


보라는 특별한 요리 실습을 진행하고 있다.


그녀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요리 노트를 따라 하며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러나 이 요리들은 매우 기괴하고 불편한 것들이다.


번개가 치고 마녀의 주방 같은 음습한 분위기 속에서 보라의 요리 실습이 진행된다.


첫 번째로, 그녀는 초에 담근 새 요리를 만들어 본다.


한 입 먹어 보자마자 “웩!” 하며 구토한다.


다음으로, 보라는 구멍 뚫린 돼지 귀때기 요리를 준비한다.


한 입 먹어 보고는 다시 “웩!” 하며 구토한다.


이어서 그녀는 꿀과 크림을 곁들인 새끼 양 요리를 만든다.


한 입 먹어 보자 또 “웩!” 하며 구토한다.


마지막으로, 보라는 빵가루 입힌 닭 볏 요리를 선보인다.


역시 한 입 먹어 보자마자 “웩!” 하며 구토한다.


래오가 말한다. “생체실험 비슷한 걸 하긴 했지.” 라임은 깜짝 놀란다.


래오는 “아니, 더 끔찍한 거였어. 나도 당했거든.”라고 말한다.


이어서 보라는 온갖 발가락 모둠 요리를 만들어 래오에게 맛보게 한다.


래오 역시 “웩!” 하며 구토한다.

그러자 나르도가 손을 들며 “저도요.”라고 말한다.


라임이 그를 쳐다보자, 다빈치와 치치도 침묵 속에서 손을 든다.



보라는 이번에 양 머리 케이크를 만들어 나르도에게 맛보게 한다.


나르도 역시 “웩!” 하며 구토한다.


마지막으로 보라는 뱀 등심 요리를 만들어 다빈치와 치치에게 맛보게 한다.


두 사람 모두 “웩! 웩!” 하며 구토한다.


라임은 이 모든 상황을 보며 깜짝 놀란다.


라임은 아바타의 미각 유전자가 진화했다고 말한다.


그 유전자가 지금 보라 언니에게 넘어왔다고 설명한다.


“아무튼 엄청나게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맛보면서 아바타의 미각 유전자가 진화했는데, 그 유전자가 지금 보라 언니한테 넘어왔다는 거예요.”


그러자 래오가 “그런데?”라고 묻는다.


라임은 “핵심은 진화된 유전자에는 음식에 대한 기억이 내재되어 있다는 거죠. 그리고 이 음식에 대한 기억 안에는 미각 뿐 아니라 시각, 후각, 촉각에 대한 정보까지 포함되어 있기에,“라고 설명한다.


바티는 “결론적으로 음식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할 수 있다면, 우리를 기억해낼 수 있다는 거네. 맞지? 그럼 우리가 뭘 하면 되는데?”라고 말한다.


라임이 대답하려고 하는데, 보라와 진이가 “잘 먹었습니다~!”하고 말하며 나온다.


다들은 보라를 보려고 쏜살같이 나가기 시작한다.



***


비스트로 춘의 이른 오후, 보라는 남은 음식들을 포장한 백을 바리바리 들고 있다.


그녀의 주위로 크루들이 빙 둘러 모여 있는데, 그들의 눈빛이 촉촉하게 젖어 있다.


보라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본다.


보라가 바티를 향해 말한다. “사장님, 너무 잘 먹고 갑니다, 또 올게요~!”


바티는 서운한 표정으로 “으응....그래요...”라고 답한다.

보라가 인사를 마치고 뒤로 돌아가려 하자, 진이가 그녀의 팔을 잡는다.“보라야, 혹시 이 분들 기억... 안 나지?”


“이 분들이 누군데?”


“니 앞에 서 계시는 분들.”


보라가 얼굴을 빠르게 쭉 보더니 묻는다.


“이분들이 누구신데?”


크루들의 표정이 가슴 철렁하고 서운한 것이 역력하다.


진이가 말하려 하는데, 문이 열리고 경호원 복장을 한 비서 3명이 들어온다.

“이실장님, 저 좀 따로 보시죠. 진이사님도 따라오시고요.”


보라가 어리둥절하며 묻는다.


“왜..?”


경호비서가 대답한다. “대표님 지시입니다.”



***


서길 방(트리니티사옥) 내부에서 오후 시간, 진서길과 진이가 마주앉아 있다.


구석탱이에서 손을 들고 방석 위에서 무릎 꿇고 있는 보라색 후드녀(해이)가 보인다.


진서길이 진이에게 말한다. “이실장.”


진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진서길이 말한다. “내가 분명 부탁하지 않았니?”


진이는 여전히 침묵을 지킨다.


진이의 시선이 테이블 위에 놓인 사진들로 향한다. 진이와 라임이 만나는 사진들, 진이와 비스트로춘 크루들이 만나는 사진들이 여러 장 놓여있다.


진서길이 물어본다. “언제부터니?”


진이가 답한다. “...처음부터요.”


진서길은 말없이 있다.


진이가 속사포처럼 말한다.


“처음부터 해당 부탁 들어드릴 생각은 없었어요.


그리고 앞으로도요. 저는 더 드릴 말씀 없습니다.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진이가 목례하며 나가려다가 보라색 후드녀를 보고 말한다.


“야, 너도 일어나.”


해이가 눈치 보며 묻는다. “일어나도 돼?”


진이가 진서길을 보며 말한다.


“동생은 잘못한 거 없어요. 앞으론 다신 제 동생 무릎 꿇리시지 마세요.”


진이는 해이를 부축하며 일어섰다.


해이는 서길을 향해 이외로 활짝 웃으며 말했다.


“아저씨, 가 볼게요! 그리고 용돈 감사요~!”


그러고는 자신의 다리를 툭툭 치며 말했다.


“아, 다리 저려, 다리 저려.”


그리고 진이를 보며 따봉 표시를 했다.


“와, 근데 언니 대박! 짱 센캔데?!”


진이가 해이를 이끌고 문을 나가자, 서길은 고개를 떨구며 말했다.


“자넨 안 나가나?”


그때 화면은 서길의 옆쪽을 같은 샷으로 잡았는데, 이전에 보이지 않던 공간에서 가온이 보라색 후드녀인 해이와 함께 게임을 하고 있었다.


가온은 공손하게 두 손을 모은 채 입을 벌린 채 서 있었다.


서길이 가온을 보며 입에 지퍼를 잠그는 동작을 하며 말했다.


“씁!”


가온도 똑같이 지퍼를 잠그는 동작을 따라 하며 말했다.


“씁!”


서길이 말했다.


“나가보게.”


가온은 “옙!”하다가 다시 지퍼를 잠그는 동작을 하며 종종걸음으로 나갔다.



***


진서길의 방 앞 복도에서 보라가 기다리고 있다.


진이 해이를 부축하고 나온다.


보라가 해이에게 말한다. “해이, 너 왜 다리를 절어?”


해이가 대답한다. “왜 절겠어, 누구 대신 희생하다가 이렇게 된 거지.”


보라가 말한다. “미안, 해이야. 언니랑 진이랑 이따 맛있는 거 먹자. 언니가 쏠게.”


그때 가온이 서길의 방에서 나온다.


진이가 말한다. “아, 가온씨, 미안. 곤란스럽게 해서.”


가온이 말한다. “괜찮아요. 뭐 사정 다 아는데. 근데 요 꼬맹이 이실장님 동생이었어요?”


해이가 말한다. “어머, 누구더러 꼬맹이래. 키 차이도 별로 안 나는 게.”


가온이 깊은 빡침을 느낀다.


진이가 해이에게 말한다. “해이야!”


해이가 말한다. “알았어. 이해이에요.” 그리고 마지못해 악수를 청한다.


가온이 악수를 받으며 손을 꽉 잡으며 말한다. “안.가.온.입니다.”


해이가 소리를 지르며 말한다. “아!! 언니, 이 아저씨가!”


가온이 발끈하며 말한다. “아저씨 아니거든?!”


보라가 말한다. “자,자,자 싸우지들 말고. 애들처럼 왜 그래?”


해이와 가온이 동시에 발끈하며 말한다. “애들도 아니거든요?!”


보라가 놀라서 벙찐 표정이 된다.


해이와 가온이 동시에 손을 놓고, 서로 다른 곳을 보며 “흥!” 한다.


진이가 말한다. “참 요즘 얘들은 이해가 안 간다 안가. 어디로 갈까, 그럼?”




***


번화가의 거리를 천천히 걸어가는 보라, 진이, 해이, 가온.


그들은 마주치는 불이 꺼진 건물을 보며 발걸음을 늦춘다.


진이가 혼잣말로 말한다. “여기는 몇 개월째 영업을 안 하네.”


해이가 옆 건물을 가리키며 말한다. “어, 쩌기 맛있는 거 있다! 언니 쩔로~!”


진이가 대답한다. “어, 그래.”


그리고 한 번 더 뒤돌아보며 걸음을 재촉한다.


일행이 지나가고 사라지자, 불이 꺼진 건물의 안내판이 보인다.


그 안내판에는 “Kerberos 2호점 예정“이라고 쓰여 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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