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에 미친 성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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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9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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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6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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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이여 우리가 왔다

DUMMY

교단을 나서는 성녀 일행의 뒷모습을 보며 성기사단장 에릭이 대주교에게 물었다


"...걱정되진 않으십니까."


그 말에 대주교는 잠시 눈을 감았다 뜨며 대답했다.


"그걸 말이라고 하는가. 후에 분노한 교황 성하께서 직접 성경으로 두들겨 패시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 한가득이네."


"설마 그러시겠습니까. 교황 성하께서도 성녀님을 직접 뵈면 대주교님의 판단을 충분히 이해 하실 겁니다."


"그러길 바라야지... 어쨌든 오늘부터는 저층에 배치되는 인원을 최대한으로 늘리게나. 각 조마다 성기사와 신관,전투수녀도 함께 편성하도록 하고. 그리고... 성전사장이 던전에서 돌아오면 자네가 나 대신 고생 좀 하게. 이번엔 대체 어디서 뭘 하는겐지."


성전사장에 대한 언급에 에릭의 표정이 떨떠름 하게 바뀌었다.


대주교는 그런 에릭의 표정을 애써 못 본 척 중얼거렸다.


"어쩌면 프레시아께서 모든 것을 바로잡을 준비를 하고 계신 것일지도 모르겠구나..."


***


"자, 그럼 던전에 들어가기 전에 연금술사 조합 먼저 들려보자!"


준비는 과할수록 좋은 것.


우린 호위 아저씨 두 명을 앞세우고 연금술사 조합으로 향했다.


휘틀러가 건네준 중급 회복 포션의 효과는 절반만 마셨을 뿐인데도 외상 대부분을 치료할 정도로 뛰어났었지.


듣기로는 숱한 인체실험으로 얻은 빅 데이터를 통해 부작용마저 없거나 최소화 한 검증된(?) 상품을 판매하는 무시무시한 놈들이다.


다만 검증된 중범죄자들을 대상으로만 인체실험을 한다곤 하는데... 진실은 언제나 어둠 속에 있는 법.


어쨌든 그들이 대체하기 어려운 유용한 물건들을 판매한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혹시라도 거기서 구매한 물건에 '억울하게 죽은이의 원령' 같은 게 붙어 있어서 저주를 받거나 하지 않길 바랄 뿐.


- 아니 오빠? 무슨 성녀가 유령이랑 저주를 무서워해요. 정말 웃겨.


'말이 그렇다는 거지 말이. 지구에선 자국민들을 대상으로 끔찍한 전염병 연구를 실행한 괴담같은 국가도 존재한단다. 수많은 사람을 갈아 비누로 만든 악마적인 연금술사도 있었지.'


- 헐...... 그거 진짜예요?


델리시아는 상당히 큰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꿈을 통해 내 기억을 읽으며 지구에 대한 호기심과 선망, 동경 등을 가지고 있었나 본데 내가 너무 어두운 이야기를 했나.


'물론 농담이지. 그런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진짜일리 없잖아? 후후, 속았구나.'


- 후우, 진짜 놀랐어요. 다행이다, 사실이 아니라니... 그런 건 상상만 해도 너무 끔찍해요.


흠. 이거 뭔가 기분이 착잡한걸.


인간의 악의는 언제나 상상을 뛰어넘어 현실에 강림하는 법이다.


델리시아가 아직 12살 꼬맹이라는 사실을 망각할뻔했군.


앞으로 인간의 추악한 심연을 드러내는 이야기는 가능하면 자제하도록 하자.


어쨌든 우린 호위 아저씨들의 안내에 따라 중세 기준으로 '합법적이고 상식적인' 인체실험을 통해 막대한 부를 쌓은 연금술사 조합 건물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연금술사 조합 건물을 본 소감은...


'거대 백화점...?'


마치 현대의 거대 백화점을 방불케 하는 놀라울 정도로 압도적인 규모의 건축물.


그리고 그 건물로 수많은 사람이 드나들고 있었다.


나는 무슨 판타지 속 동네 잡화점 같은 걸 생각했는데 그런 기대를 아득히 초월한 수준의 규모.


'돈을 대체 얼마나 긁어모은 거냐...?'


내가 조금 질린 표정을 하고 있자 루나가 내 팔에 팔짱을 꼈다.


말랑. 뜻밖에 말랑탄탄하고 기분 좋은 살결이 느껴졌다.


"생각보다 커서 놀랐어? 난 네가 가자길래 가 본 적 있는 줄 알았지. 걱정 마, 내가 지켜 줄게."


음, 어차피 아저씨들도 있고 이런 백화점 같은 곳은 자체 보안도 상당해서 별다른 문제가 생길것 같진 않았지만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내 반대편 팔에 형언할 수 없는 포근한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헤헤, 나도 지켜 줄게...! 난 스승님이랑 마법 재료를 사러 와본 적 있거든. 걱정 말고 우리만 믿어!"


그렇게 난 양팔에 미소녀를 낀 채 연금술 백화점에 들어갔다.


- 와...


"와우..."


이건 뭐 진짜 백화점이다.


온갖 용도를 알기 어려운 잡동사니들이 엄청난 규모로 정리되어 깔끔하게 진열되어 있었는데 물건들을 채우고 재진열 하는 직원들만 해도 상당히 많았다.


밖에서 봐도 최소 5층 정도는 될 것 같은데 이 정도 규모면 상시 고용인만 수백명 수준 아닐까.


"그런데 우리 뭐 사려고 온 거야? 혹시 생각해 둔거 있어?"


아 맞다. 뭘 사려고 했더라. 세실의 말에 잠깐 고민할때 누군가 말을 걸었다.


"혹시 던전 탐험을 위한 물건들을 찾고 계십니까? 안내가 필요하다면 제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평범하고 깔끔한 인상의 여성 점원이었다.


"아, 그러면 감사하죠. 혹시 1층과 2층에서 쓸 만한 것들을 추천해 주실수 있을까요?"


"1층과 2층이라... 이쪽으로 오시겠습니까?"


그렇게 우린 점원을 따라 새로운 코너에 들어섰고 몇 가지 제품을 추천받았다.


"1층과 2층 모두 숲 구역이 있지만 혹시라도 2층의 숲에선 이 벌레 기피제가 필요하실 겁니다. 2층에서 가장 악명높은 건 몬스터가 아니라 모기라는 말이 있을 정도죠."


시발. 듣기만 해도 살심이 치솟는 그 이름, 모기.


나는 바로 세 명 분을 구매했다.


그것도 바르는 젤 형식의 제품과 향낭 형식의 제품 모두.


모기퇴치는 중대 사항이다.


이 저주받을 생물이 이세계에도 존재하다니.


잠들려 하는데 귓가에 '에에엥...', '위이잉...' 소리가 들린다? 그것만큼 끔찍하고 짜증 나는 일이 없다.


"이건 아름다운 여성분들을 위한 고급 탈취제 입니다. 몬스터나 약탈자들 중에선 뛰어난 후각으로 자취를 쫓는 녀석들이 있죠. 보통의 탈취제도 뛰어나지만 이 탈취제는 피부에도 좋은 고급 제품으로..."


피부에 좋다고? 그럼 반드시 고급으로 사야지.


나에겐 델리시아의 몸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고 가꾸어 나갈 의무가 있고 미소녀인 루나와 세실의 피부 또한 지켜줘야할 의무가 있다.


"...이거 좀 비싼 거 아냐? 그냥 일반 탈취제 써도..."


"아냐, 너희의 피부를 생각하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지."


루나가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나는 소신 있게 내 주장을 밀어붙였다.


그 밖에도 직원은 여러 상품들을 추천해줬다.


"이건 고열량 에너지바 입니다. 꿀과 설탕, 건포도와 견과류 등으로 만들었으며 추가로 최고급 육포를 분말로 만들어 첨가하였기에 하나만 먹어도..."


"이건 어떻습니까? 뛰어난 보습과 미백, 주름개선 효과를 지닌 개구리 크림입니다. 이름이 생소할 순 있지만 황실에도 납품되는 인기품으로서..."


"분말 형태의 머릿비누 입니다. 분말 형태의 여성 전용 비누도 있습니다. 물론 세안용 제품도 따로 있지요. 세 제품 모두 탈취제 이상으로 효과적이며 청결과 윤기, 보습에..."


어느새 나는 바구니 한가득 주워 담은 물건들을 결제하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고객님의 탁월한 안목과 대인배적인 씀씀이에 앞으로도 더 좋은 상품과 서비스로 보답하는 연금술 조합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살펴가십시오."


"......"


"데, 델리시아... 이거 다 필요한 거 맞아...?"


"...어째 호구 당한 거 같은데."


세실과 루나의 말이 나를 쿡 찌르는 것만 같았지만 나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구매한 물품중 태반이 사치품처럼 보이겠지만 맞다.


사치품이다.


그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


백화점에서만 은화 20개를 태웠다.


보통은 은화 1개만 써도 던전행은 큰 무리가 없을것이다.


아마 점원은 우릴 잘 사는 집 철없는 호구들 같은 존재로 여겼겠지.


하지만 나에겐 던전에서의 사치를 가능하게 만들어줄 충분한 재력과 뛰어난 조력자가 있다.


그건 바로...


[ 바로 나! 룰루! ]


맞다. 룰루가 있다면 던전에서의 샤워도 어렵지 않다.


남들은 신경 쓰기 어려운 청결과 미적인 부분을 전혀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


청결제품을 100% 다 활용 가능한 파티는 우리가 유일할 거다.


'후후, 잘 부탁한다 룰루야.'


[ 나만 믿어! 캐리할게! ]


짜식, 그런 단어는 또 언제 익힌 거람.


게다가 요리가 까다로운 던전에서는 먹는 거라도 맛있는 거로 먹어야 조금이라도 더 힘을 낼 수 있겠지.


어쨌든 우리는 백화점을 나와 마지막으로 짐들을 점검하고 추던전도시 중앙의 포탈 앞에 섰다.


"꼭 조심히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만약 위험한 언데드를 마주치면 저희가 드린 성유물을 절대 잊지 마십시오."


호위 아저씨의 걱정 섞인 당부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교단에선 대 언데드 결전용 성유물도 두 개나 내주었는데 나는 군말없이 받아 챙겼다.


정말 혹시나 언데드를 부리는 약탈자 놈들을 다시 마주친다고 한들 위험에 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자, 다들 손을 잡아."


그렇게 우린 포탈을 넘었다.


***


칙칙한 어둠, 간간이 빛을 뿌리는 횃불, 카타콤을 연상케 하는 풍경.


- 카타콤이네요.


"카타콤, 고블린 구역이네."


"내가 주변을 밝힐게."


파아앗.


세실의 주문에 룰루보다 작은 빛덩이가 머리 위로 떠 올라 사방을 밝혔다.


"어때? 루나, 길을 찾을 수 있겠어?"


"글쎄, 조금 더 살펴봐야 할 거 같은데. 아직은 잘 모르겠어."


루나는 데인에게 길잡이에 대한 지식을 속성으로 배웠고 던전에 오기 전 지도 읽는 법을 추가로 배우고 1층과 2층의 지도 또한 구매했다.


"탐지마법은 어떻게 할까? 지금 사용할까?"


"아니, 여긴 밀폐된 곳이니까 루나의 청력을 믿어보자. 마법은 아껴둬."


그렇게 우린 루나를 따라 이리저리 걷기 시작했다.


루나는 살짝 인상을 쓰고 지도를 살펴보며 주변과 대조를 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길을 찾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았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루나가 입을 열었다.


"아, 운이 좋네. 지도에 따르면 이 근처에 보스 방이 있다는 데? 방향은... 저쪽."


교단에서 제공해준 던전의 정보에 따르면 1층에서 2층을 가는 방법 중 하나는 보스를 잡는 것 외에도 몇 가지가 더 있었다.


가령 카타콤 어딘가에 있는 2층으로 향하는 포탈을 찾거나 정예를 잡고 낮은 확률로 나타나는 2층 포탈을 타거나 하는식.


우리는 1층에서 놀기엔 너무 강하므로 최대한 빠르게 2층으로 올라가 탐사를 이어가는 게 최우선 목표였다.


"와... 보스방을 바로 찾았네. 이게 길잡이의 차이구나. 나는 진짜 엄청 고생했는데. 루나 진짜 재능 있는 거 아니야?"


"큼, 뭐래.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냐."


- 루나언니 부끄러워한다...!


난데없이 빙의해서 고생한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구만?


어쨌든 나는 부끄러워하는 루나의 어깨를 다독여주고 보스방 문에 손을 얹었다.


"세실은 저번에 봐서 알지? 고블린 엄청 많았던 거. 이번엔 룰루랑 그걸 한번 해 보자. 들어가면 바로 시작이야."


"응. 맡겨만 줘! 룰루도 잘 부탁해!"


통통.


룰루는 세실의 머리 위를 통통 뛰는 걸로 대답을 대신했다.


끼이익.


나는 문을 열어 젖혔고 이내 수십의 붉은 안광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그중 유독 체고가 높은 안광, 저놈이 1층의 보스인 고블린 워리어다.


거의 루나만한 키에 몽둥이를 든 두꺼운 고블린.


그리고 그 옆엔 몇 마리의 정예 고블린들이 있었다.


"준비까지 10초 정도 걸린다 했지? 10초 뒤에 우리가 뒤로 빠지면 바로 발사해 줘!"


나는 그렇게 말하며 루나와 함께 세실의 앞을 막아섰다.


그리고 동시에 룰루가 놈들 사이를 자유롭게 날아 보스와 정예에게 물을 뿌리기 시작했다.


쏴아아아.


"캐릇!? 캐캐릇!!"


성가시다는 듯이 손을 휘적거리는 워리어. 하지만 그래도 물줄기는 막을 수 없었다.



그러다 워리어가 크게 포효했고 마침 10초가 지나 나는 루나와 함께 세실의 뒤로 빠졌다.


파지지직.


얼핏 보니 새하얀 스파크를 튀기고 있는 세실의 완드.


그 완드는 정확히 보스 쪽을 가르키고 있었다.


"라이트닝 쇼크!"


번쩍.


콰앙!!!


마치 천둥번개 같은 섬광과 폭음을 동반한 새하얀번개줄기가 그대로 보스를 강타했다.


어우 눈뽕. 어두컴컴한 곳에서 쓰니까 이거 눈뽕 효과까지 있네.


그래도 심각한 수준은 아닌지라 시야는 금방 회복됐다.


고블린 놈들은 이게 무슨 영문인지 몰라 눈만 멀뚱거리며 보스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놈들에게 명령을 내려줄 보스는...


"캐... 겍... 캑..."


"기힉..."


함께 물을 맞았던 주변의 정예들과 함께 겨우 숨만 붙은 채로 땅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루나는 세실 곁을 지켜줘 내가 마무리하고 올게."


"캐, 캐릇..."


내가 보스에게 접근하려 하자 당황한 고블린 몇이 반사적으로 손을 들어 올렸으나 나는 그것들을 가볍게 베어 버리고 땅바닥에서 버르적 거리는 보스와 정예들의 목에 검을 꽂았다.


주춤주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고블린들이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곳의 유일한 출입구는 우리가 들어왔던 문 하나뿐이다.


자, 그럼...


"괜히 밖으로 보냈다가 애꿎은 피해자가 생길 수도 있으니까 다 정리하자."


나는 놈들을 향해 가볍게 검을 휘둘렀다.


***


나의 검격, 루나의 철권, 세실의 불덩이를 맞은 놈들은 순식간에 전멸해 버렸다.


간혹 사력을 다해 도망가려던 놈들은 룰루의 물화살을 맞고 다운, 연속으로 물화살을 날리는 모습을 보니 이제 물화살 정도는 힘을 크게 쓰진 않는 것 같았다.


보스와 정예들로부터는 2층 진입석과 튼튼한 몽둥이, 작은 마석, 그리고 귀환석과 작은 냄비 같은 게 나왔다.


흠, 너무 쉽게 잡아서 그런가 뭔가 대단치 않은 보상들이다.


귀환석은 1층 밖으론 가져갈 수 없고... 냄비는 버리고 나머지를 챙겼다.


몽둥이는 혹시 모른다. 2층에서 쓸 일이 생길지도?


다만 그럴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거긴 좀 꺼려지거든. 특히 나와 루나에겐.


"세실, 라이트닝 쇼크 위력이 장난 아닌데? 완전 르와 같았어."


"에이~ 그 정도는 아니야. 보통은 한 마리 밖에 못 잡을 텐데 룰루가 도와 준게 컸어. 우리 궁합이 너무 좋은 거 같아!"


"그 르와라는 엘프, 좀 수상한 거 같던데. 혹시 또 만나는 건 아니겠지?"


루나도 우리에게 라스와 르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서 르와를 알게 됐다.


르와에 대한 루나의 평가는 '아주 수상한 여자'.


엘프 자체가 깐깐하고 수상한데 루나는 그중에서도 특히나 더 수상하다는 것이다.


"깐프, 아니. 르와가 무섭긴 해도 착한 사람 같았어. 라스는 좀 싹퉁바가지긴 해도 개념은 있는 녀석이었고. 뭐 나름 바빠 보이던데 쉽게 만나긴 어렵지 않을까? 어쨌든 바로 2층으로 가자."


나는 진입석을 쥐었고 곧 2층으로 향하는 포탈이 형성됐다.


"자, 다들 손잡고. 가자...!"


두근두근.


2층은 처음이라 두근거린다.


어떻게 2층보다 3층을 먼저 가게 됐을까.


하지만 3층의 보스까지 잡은 우리에게 2층따윈 아무것도 아니지.


2층의 보스도 빠르게 처리하고 교단으로 돌아가 우리의 무용담을 늘어놓는 거다.


'2층이요? 훗, 딱 반나절 만에 공략하고 왔죠. 그것도 저희 단 세 명이서!'


'허어억, 고작 세명뿐인 파티로 2층 보스를 반나절도 안 돼서 잡고 돌아오다니! 심지어 성유물까지 하나 더 가져오셨습니까! 젠장, 역시 프레시아의 안목은 틀리지 않았군요! 앞으로의 던전행도 전혀 문제 없겠습니다!'


후후, 뭐 저 정도로 오버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우리의 실력에 대한 신뢰도가 조금은 더 올라가겠지.


걱정도 덜 하게 될 테고 말이다.


그나저나 2층의 어떤 곳으로 가게 될까...


숲, 폐허, 동굴 중에 동굴만 아니면 좋겠는데 말이지.


동굴은 생각만 해도 갑갑한데다가 몬스터 상성도 좀 별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제발 동굴만 아니길...!


나는 그렇게 기도하며 포탈에 몸을 맡겼고 짧은 부유감 이후 발바닥을 타고 올라오는 소름 끼치는 감각에 모든 기대가 산산이 박살 나는 것을 느꼈다.


물컹.


찐득...


아니지?


"끼야아아아아악!! 싫어어어어어엇!!!"


나는 내 발에 밟혀 엉망진창으로 뭉게진 슬라임을 보고 반사적으로 비명을 내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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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보물 사냥 24.09.12 11 0 15쪽
35 폐허도시 24.09.10 13 0 17쪽
34 맑은 눈의 무투가 24.09.09 13 0 15쪽
33 물컹 끈적 미끌 24.09.07 14 0 15쪽
» 던전이여 우리가 왔다 24.09.06 15 0 16쪽
31 자신있어 24.09.05 17 0 15쪽
30 우리는 모험을 떠날 거예요(3) 24.09.04 15 0 15쪽
29 우리는 모험을 떠날 거예요(2) 24.09.03 15 0 15쪽
28 우리는 모험을 떠날 거예요(1) 24.09.02 17 0 17쪽
27 델리시아의 꿈 24.08.30 22 0 15쪽
26 일어나세요 24.08.29 26 0 17쪽
25 더티 파이트 24.08.28 25 0 18쪽
24 호의 24.08.27 24 0 17쪽
23 경력 있는 신입 24.08.26 23 0 16쪽
22 휴식 24.08.23 25 0 18쪽
21 탐험가 24.08.22 25 0 17쪽
20 짐승들 24.08.21 25 0 14쪽
19 예측불가 24.08.20 27 0 17쪽
18 야속한 운명 24.08.19 27 1 18쪽
17 루나 24.08.16 30 0 19쪽
16 삼위일체 24.08.15 29 0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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