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에 미친 성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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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9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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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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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험을 떠날 거예요(1)

DUMMY

"헤엑, 헥. 졌어...!"


"그 축복의 힘은 정말 대단하지만 그래도 기초 체력이 있어야해. 자 마지막으로 한 바퀴 더!"


"흐어어어어."


나는 루나의 손에 이끌려 교단 연병장을 한바퀴 더 돌고 땅바닥에 드러누워 버렸다.


그러자 나를 타박하기 시작하는 루나.


"델리시아! 성녀가 땅바닥에 드러눕고 그러면 어떡해! 다들 쳐다보잖아!"


아닌게 아니라 아침부터 연병장을 이용하는 성기사나 성전사 분들이 나를 복잡미묘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저 표정들은... 복잡함, 기특함, 혼란스러움?


사실 탈주 대소동으로 이미 나의 기행은 아주 잘 알려져 있다.


무작위 전위포탈로 던전에 떨어지고 기적적으로 살아나왔으면서 또 다시 던전에 기어들어가는 소녀가 절대 평범할리 없다는걸 다들 강제로 깨닫게 되었지.


그냥 이웃집 소녀면 '에궁, 애가 좀 이상한가 보네요 힘내세요' 하며 공감도 해주고 위로도 해주며 이야기 꽃을 피울 수 있겠지만 유감스럽게도 나는 이 교단의 유일한 성녀다.


"성녀도 사람이야 사람...! 후우, 루나도 같이 누울래?"


"뭐!? 내가 그런다고 같이 누워야지."


루나는 군말 없이 내 옆에 나란히 누워 함께 하늘을 바라봤다.


루나의 머리색 처럼 맑고 푸른 시원한 하늘과 한적하니 떠다니는 구름들이 썩 봐줄만 하다.


그나저나 축복교단이 잘나가긴 하나 보네, 무슨 연병장까지 있냐.


하긴 수십명이 넘는 고급 전투인력을 자체적으로 육성하고 운용하려면 단련할 장소는 필수겠지.


나와 루나는 별다른 말 없이 한동안 하늘을 바라보며 숨을 골랐다.


루나의 말처럼 내 기초 체력은 12살 꼬맹이 기준으론 쓸만 하지만 아직 한참은 부족하다.


김검수 때의 나는 무한한 힘과 체력으로 뭐든 해낼 수 있는 슈퍼맨 비슷한 존재였지만 델리시아가 된 지금은 검을 오래 휘두르기 위한 체력이 가장 시급한 문제다.


칼이라는게 기본적으로 뾰족하고 날카로운 무기인지라 힘보다는 정확한 자세와 타점, 그리고 그것을 끊임없이 휘두를 수 있는 체력이 당장은 더 중요한 것이다.


힘이 약해도 치명적인 피해를 유발하는 형태의 도구, 검.


어쩌면 어릴때의 나는 그런 매력에 빠져 검에 홀렸던 것이 아닐까.


한동안 그런 상념을 이어가던 중 루나가 입을 열었다.


"델리시아는..."


"응?"


"델리시아는 왜 던전에 간거야? 여기 사람들이 널 대하는걸 보면 무슨 공주라고 해도 믿겠던걸. 네 일행이라고 하니 우리도 엄청 대접해주고... 봐, 저 사람들 표정은 다 너를 걱정하는 표정이야. 탓하거나 적대심을 가진 사람은 보이질 않네."


음, 그러니까 루나는 내가 이런 좋은 사람들과 환경을 두고 왜 고생을 자처하는지 궁금한가보네.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빙의자는 항상 이게 문제다.


어물쩡 넘어가는것도 한두번이지 오랫동안 부대끼며 함께할 동료들에게 진심을 보여주지 않으면 진정한 신뢰를 얻을 수 없겠지.


- 사실 나는 외계인이야 라고 고백하는건 어때요?


'맞는 말이긴 한데... 외계인이라는 말은 또 언제 안거니?'


외계인이라는 말도 틀린 말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정답에 가까우려나?


이곳이 아닌 다른 세상에서 기원한 외계의 존재(맞음), 그리고 그 존재가 이곳 원주민 델리시아의 몸을 차지함(맞음).


이 무슨 괴담같은 진실이란 말인가.


- 후후, 전 그냥 오빠가 영원히 제 몸을 써줬으면 하는데 말이죠. 외계인이 내 몸과 정신을 조종하고 있다...!


어허. 내 기억속 외계인에 대한 정보를 읽기라도 한걸까?


음모론 드립까지 칠 줄이야.


어쨌든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솔직힌 답을 골랐다.


"나는 칼이 좋아."


"...?"


"그냥, 칼이 너무 좋아서 하루종일 이것만 부여잡고 휘두르고 싶어."


나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 루나를 바라봤다.


"그런데 여기 사람들이 원하는 성녀의 모습은 내가 원하는 모습이 아니야. 그래서 몰래 빠져나왔던거야. 결국 다시 돌아오게 됐지만... 루나는 어때?"


"나?"


"응. 루나도 혼자 던전에 갔잖아? 어떤 이유 때문에 던전에 갔던거야?"


"......"


루나는 날 바라보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 하늘을 응시했다.


한동안 하늘을 쳐다보던 루나가 입을 열었다.


"...난 가족들과 사이가 안좋아."


그리고 그녀는 다시 고개를 돌려 날 바라봤다.


"아니, 가족들 뿐만이 아니라 모두. 날 아는 사람들 전부. 델리시아 널 빼곤 다 나와 사이가 안좋을거야."


그렇게 말하는 루나의 눈은 조금 공허하고 착잡해 보였다.


"그래서 강해지고 싶었어. 난 강해져야만해. 그래야만 모두에게..."


루나의 모험 동기는 인정욕구 같은건가?


"복수할 수 있겠지. 감히 날 욕하고 깔보던 것들, 전부 다 죽을만큼 패줘야해. 그러려면 누구보다 강해져야하고. 죽을만큼 두들겨 맞으면 결국 내가 틀리지 않았다는걸 인정하게 될거야."


- 아...?


"......?"


루나의 공허한 눈에 뜨거운 불꽃이 타올랐다.


"우리 토끼 수인들 중에 주먹을 주로 쓰는 사람은 나 밖에 없거든. 이 주먹으로, 모두를 두들겨 패버릴거야."


흠, 건틀릿은 빼고 때릴거지? 루나의 건틀릿은 그냥 망치라고 보면 된다.


아직도 약탈자를 돈까스 두들기듯 곤죽으로 만들던 루나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그나저나 이런 배경이 있었구나.


복수심이라... 이해할 수 있다.


나도 김검수 시절 대통령한테 떡메치기 당하듯 망치로 개처럼 두들겨 맞고 패배한 기억은 절대 잊을 수 없다.


검의 극의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게 되면 대통령 자리를 걸고 리벤지 매치를 신청하려고 했었지.


어떻게 보면 나와 루나 사이엔 나보다 강한 존재를 뛰어넘고 스스로를 증명하고자 하는 비슷한 목표가 있는 것이다.


"멋있는데?"


"...멋있다고?"


"응 멋있어. 정말 멋있는 꿈이야. 주먹으로 최강이 되겠다는 거잖아? 나도 검으로 최강이 될 거거든. 나중에 최강중의 최강 자리를 걸고 경쟁 할 수도 있겠네."


루나는 대답 없이 고개를 돌려 다시 하늘을 바라봤다.


옅은 미소를 짓고 있는 그녀는 어쩐지 조금 후련해 보였다.


"최강중에 최강이라... 아무리 델리시아라도 대충 할 수는 없겠는걸."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몸을 일으켰다.


"자, 쉴 만큼 쉬었지? 열바퀴만 더 뛰어보자."


"그, 이제 검술을 수련할 시간인뎅..."


"검을 휘두르는것도 다 체력이 받혀줘야 하는거 아니겠어? 자, 가자 델리시아!"


나는 어쩔 수 없이 그녀를 따라 연병장을 돌았다.


루나는 그냥 나랑 뛰는게 좋은거 아닐까...


***


"잘먹겠습니다!"


나와 루나는 점심시간이 되어 식당에서 밥을 먹기로 했다.


보통은 우리가 묵고 있는 방으로 호화로운 음식을 보내주겠지만 오늘은 연변장에서 개처럼 구른 만큼 짬밥, 아니 일반식을 먹고 싶어졌달까.


우리 성기사와 성전사 아저씨들이 (여자가 없는건 아니지만 대부분 남자였다) 평소에 어떤 식사를 하는지도 궁금하고 말이야.


식사 담당자 입장에선 어떻게 보면 사단장의 기습 방문 느낌일 수도 있겠다.


안그래도 오늘 내 수행을 맡은 전담 수녀가 조리장에게 나와 루나가 먹을 음식을 따로 준비하라고 전달하겠다는걸 말리느라 혼이났다.


어쨌든 그런 사소한 우여곡절 끝에 우리는 복잡한 식당 한 구석에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오늘의 맘마는~


무려 훈제 오리고기!


거기에 빵과 스프, 몇 가지 야채와 포도주!


에엥? 포도주 그거 술 아니냐? 술 맞다.


근데 여긴 중세잖아? 다시 말하지만 중세의 어른 기준은 12~15세 즈음이다.


12살인 내가 포도주를 마셔도 제지할 방법이 없다는거지.


홀짝.


최고급은 아니지만 이것도 중상품은 되는것 같다. 향도 좋고 목넘김이나 당도도 식사의 풍미를 돋우는 느낌.


다만 한 잔 이상 마시진 않았다. 과한 음주는 독이 되는 법이지.


오리고기는 꽤 짭짤했는데 같이 먹을 빵과 스프가 있어서 그런지 꽤 조화가 괜찮았다.


역시 힘 쓰는 전사계열 직군은 밥이 중요하지. 이정도면 맛과 퀄리티는 합격이다.


"많이먹어 델리시아. 아니, 많이 먹고 쑥쑥 크면 그건 좀 곤란한데... 으음."


뭔가 복잡한 얼굴이 된 루나.


미안하지만 나를 품 안에 쏘옥 안을 수 있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단다.


3층에서 죽다 살아난 뒤에 생긴 이해하기 어려운 식욕, 이거 아무리 생각해도 급속성장 같은 능력을 각성한것 같단 말이지.


그게 아니라면 아무리 성장기 어린이라고 해도 키가 무슨 대나무처럼 쑥쑥 클 리가 없다.


헛다리 짚는 것일수도 있지만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든다.


"후후, 루나도 많이 먹어. 난 지금보다 한뼘은 더 클거야."


과연 어디까지 크게 될까? 기대가 된다.


다만 무한성장이라던가 지나치게 커지지만 않으면 좋겠는데... 설마 그렇진 않겠지?


어쨌든 식사를 마친 우리는 휘틀러 일행을 찾았는데 다들 잠시 외출중이라고 한다.


몸풀기 대련이나 하자고 하려 했더니 흠...


이왕 이렇게 된거 나도 밖에 좀 나갔다 올까?


어차피 대주교가 제대로 회복되려면 며칠 시간이 걸릴것 겉다.


나이도 있는데 삐쩍 마른 상태에서 쓰러지기 까지 했으니...


하루 이틀 정도는 여유가 있겠지.


마침 세실도 어떻게 지내고 있나 궁금한 참이다.


세실은 내 파티의 고정 멤버로 눈독 들이고 있는 만큼 루나와도 미리미리 안면을 트고 소개시켜줘야겠지.


"루나, 내 친구중에 마법사가 있는데 만나러 갈까 하거든. 같이 갈래? 우리 나이 또래의 세실리아 라는 친구야."


"응? 마법사?"


"내가 전이 포탈로 던전에 떨어진 이야기 했던가?"


나는 루나를 이끌고 방으로 돌아가며 말을 이었다.


"그게 내 첫 던전행이었거든. 그러다 던전에 홀로 쓰러진 소녀를 발견했어. 이름은 세실리아라고 하는데..."


그렇게 세실리아와 정령 룰루를 만나고 르와, 라스를 만난 후 던전을 나오게 된 이야기가 끝나자 루나는 무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마법사를 보러간다는 거지? 근데 이대로 갈거야? 흙먼지가 장난이 아닌데."


"그건 다 방법이 있지. 룰루야."


나는 룰루에게 샤워를 부탁했고 룰루는 자신의 아공간에서 향수비누를 꺼냈다.


옷 입고 샤워하는건 좀 기묘한 감각이긴 한데 옷과 피부를 통째로 빨아버려서(?) 세탁과 샤워를 한번에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심지어 각종 이물질도 룰루가 싹 모아서 날려버리고 건조까지 순식간에 끝내버리 아주 효율적이랄까.


다만 문제가 하나 있다면...


"히약!"


의지를 지닌 살아있는 물덩이가 몸에 딱 밀착되는 느낌이 굉장히 미묘하다는거?


루나가 새된 비명을 지르고 몸을 틀었지만 룰루는 봐주는 일이 없었다.


물론 룰루는 나도 봐주지 않았다.


나도 한바탕 꿈틀거리고 나서야 우리 둘의 샤워가 끝났다.


사실 샤워정도야 던전도 아니고 그냥 혼자 하면 되는거지만 룰루가 되려 좋아하고 뿌듯해 해서 가능하면 룰루에게 맡기고 있다.


어쨌든 그렇게 샤워가 끝나고 월슨에게 룰루표 물도 주고 온 나는 세실에게 줄 향수비누 하나를 챙겨 루나와 함께 교단 밖으로 나왔다.


외출할 것이라는건 수녀를 통해 미리 알렸기에 사복 차림으로 대기하고 있던 성기사와 성전사 아저씨들이 각각 두 명씩 따라붙었다.


"잘 부탁 드려요. 괜히 저희 때문에 귀한 시간만 쓰게 만든게 아닐지..."


"아닙니다. 성녀님을 보필하는건 저희의 의무이자 영광입니다. 편히 명령 하십시오."


역시. 직업정신이 아주 투철하다.


그러고보니 성기사와 성전사의 차이가 뭘까?


연변장에서는 성기사나 성전사나 서로 서스럼 없이 섞여있기도 하더라고? 식당에서도 그렇고.


갑옷은 성기사는 전신 판금, 성전사는 좀더 활동성 좋은 느낌의 백색과 금색이 어우러진 고급 가죽갑옷 느낌.


궁금한건 못참지.


나는 교단을 나서며 바로 질문했다.


"그런데 혹시 성기사와 성전사의 차이가 뭔가요? 혹시 실례되는 질문이었다면 죄송해요. 대답하기 곤란하면 대답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나는 이들 중 가장 고참으로 보이는 이에게 질문했고 그는 잠시 고민하는듯 하더니 대답했다.


"흠, 어떻게 설명드려야 할지 잠깐 고민 했습니다. 성기사와 성전사의 교단 내 지위는 완전히 동일하며 성기사가 원한다면 성전사로 배치되기도 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는 살짝 고개를 돌려 성기사와 성전사들과 한번씩 눈을 맞추고 말을 이었다.


"이 험난한 세상을 해쳐나가기 위해선 소중한 이들을 지키고 악인들을 막아낼 힘이 필요하죠. 성기사는 교단의 방패이자 검이며 망치입니다. 성기사는 주로 던전도시 내에서 일어나는 분쟁을 우선적으로 도맡아 처리하며 성전사는 던전 내부의 탐사나 지원 등에 우선적으로 투입됩니다."


"아... 그렇군요. 감사해요. 덕분에 잘 알게 되었어요."


"그렇다고 해도 모두 정해진 임무만 맡는것은 아닙니다. 성기사가 던전에 투입되고 성전사가 던전도시의 분쟁에 투입되기도 하죠. 혼합되어 조를 이루는 경우도 있고 상황에 따라선 조금씩 달라진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둘 다 싸움 하나는 끝내주게 잘할 거 같다.


1층에서 만난 4층 출신 약탈자 놈도 성기사를 무슨 괴물 취급 했었지.


그렇다는건 이들 하나하나가 4층 약탈자는 가볍게 썰어버릴 실력과 장비를 지니고 있다는건데 그런 실력자들이 수십명씩 있다?


가슴이 웅장해진다.


프레시아 만세.


"이번 외출의 목적지가 백색마탑이라고 하셨습니까?"


"네, 맞아요. 제 친구가 거기 있거든요. 잘 지내는지 안부인사를 하려구요."


"그럼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아마 한 시간 쯤 걸으면 될 겁니다."


우리는 가이드겸 호위의 뒤를 따라 찬찬히 걸으며 교단을 나와 대로를 지나쳤다.


백색마탑에 친구 보러 간다니까 무슨 말을 탄 풀무장 성기사들과 대주교가 타는 마차와 축복교단의 깃발을 준비하려 하길래 겨우 말렸지.


고작 친구집(?) 놀러 가는길에 보디가드들 데리고 가는것도 부담스러운데 그 보디가드들이 무장까지 하고 나는 최고급 방탄 승용차를 타고 내린다라...


그건 노는게 아니라 놀아줄테니 좋은 말로 할때 곱게 나오라는것 같지 않나.


어쨌든 대로를 걷다 보니 이전엔 별 생각 없이 지나쳤던 풍경들이 눈에 들어왔다.


축복교단 만큼은 아니지만 웅장하고 거대한 성당이나 교회를 연상케 하는 거대 건출물들을 보고 있으니 인솔자가 나를 돌아봤다.


"이곳은 던전도시의 만신전 입니다. 저희 축복 교단 외에도 여러 신들을 섬기는 각자의 교단이 위치해 있기에 만신전이라고 부르죠. 만신전은 던전으로 향하는 광장을 감싸듯 형성되어 있습니다. 광장의 포탈에서는 간혹 위험한 괴물이 튀어나오거나 광증에 빠진 모험가가 사람들을 공격하는 경우가 있기에 유사시 빠르고 신속한 지원을 위해 이런 형태가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오? 이건 또 새로운 정보다.


여러 신들을 섬기는 각각의 교단들이라... 그럼 프레시아 여신 말고도 다른 신들이 있다는거고 그 신들도 제각각의 권능을 성유물에 담아 내려주는 거겠지?


신이 실존하는 세계에 종교가 힘을 얻으려면 실제 기적을 보여주는 수 밖에 없을거다.


그런데 만신전의 규모는 정말 어마어마 했다.


축복교단만 해도 어지간한 초거대 성당과 여러 건물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런 세력이 도대체 몇 개나 더 있는건지.


그리고 만신전이 다 둘러싸지 못한 곳에 백색 마탑이 자리하고 있었다.


마법사들도 강력한 전력이니 광장을 둘러싼 한 면을 담당하는것같다.


나머지 부분은 모험과 길드와 탐험과 길드 등이 담당한다고.


어쨌든 우리는 기대감을 안고 백색마탑에 도착할 수 있었다.


마법사들의 마탑! 과연 얼마나 거대하고 웅장할까?


만신전의 규모와 웅장함도 장난 아니었지만 백색 마탑은 던전도시의 유일한 마탑이라고 했으니 분명 그 위엄은 만신전에 꿇리지 않을것이다.


라고 생각했다.


직접 보기 전까진.


'...그냥 대학굔데?'


아니... 탑 이라면서요?


근데 왜 그냥 보통 평범한 건물임?


백색 마탑이랍시고 건물들이 죄다 흰색이긴 한데 이건 아무리 봐도 탑이 아닌데?


그냥 흰색의 거대한 대학교 건물들이 제각각 모여있는게 전부였다.


뭐야, 내 기대 돌려줘요.


나는 조금 의기소침해진 상태로 입구에서 방문목적을 밝혔다.


담당자는 우리 아저씨들의 기세에 눌려 방문증을 쉽게 내어줬고 우린 그걸 들고 안내받은 건물로 향했다.


마탑이라더니 뭐 마법적인건 하나도 없네...


여기는 무슨 견습마법사 기숙사라던가.


기숙사 사감실을 찾아 방문증과 방문목적을 밝히고 대기하고 있으니 얼마 안가 익숙한 얼굴이 날 찾았다.


"델리시아!"


"세실!"


우리는 서로 달려가 기쁘게 인사를 나눴...


"으븝!"


흐에? 뭐지? 앞이, 앞이 보이지 않는다...!


나는 순간 거대하고 탄력적이면서 동시에 부드러운 무언가에 파묻혀 시야와 언어능력을 상실해버렸다.


"너무 보고싶었어!"


나는 날 끌어안은 세실의 넓은 품에 쏙 하고 안겨 포근한 안락함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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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괜찮아 위험하지 않아 24.09.13 11 0 15쪽
36 보물 사냥 24.09.12 11 0 15쪽
35 폐허도시 24.09.10 12 0 17쪽
34 맑은 눈의 무투가 24.09.09 13 0 15쪽
33 물컹 끈적 미끌 24.09.07 14 0 15쪽
32 던전이여 우리가 왔다 24.09.06 14 0 16쪽
31 자신있어 24.09.05 17 0 15쪽
30 우리는 모험을 떠날 거예요(3) 24.09.04 15 0 15쪽
29 우리는 모험을 떠날 거예요(2) 24.09.03 15 0 15쪽
» 우리는 모험을 떠날 거예요(1) 24.09.02 17 0 17쪽
27 델리시아의 꿈 24.08.30 22 0 15쪽
26 일어나세요 24.08.29 26 0 17쪽
25 더티 파이트 24.08.28 25 0 18쪽
24 호의 24.08.27 24 0 17쪽
23 경력 있는 신입 24.08.26 23 0 16쪽
22 휴식 24.08.23 25 0 18쪽
21 탐험가 24.08.22 25 0 17쪽
20 짐승들 24.08.21 25 0 14쪽
19 예측불가 24.08.20 26 0 17쪽
18 야속한 운명 24.08.19 27 1 18쪽
17 루나 24.08.16 30 0 19쪽
16 삼위일체 24.08.15 29 0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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