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했을 뿐인데 포스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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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베
작품등록일 :
2024.07.30 08:46
최근연재일 :
2024.09.13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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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30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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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프롤로그.

DUMMY

세상 사람은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지배자.

당하는 이.

권력층에 기생하는 벌레.


여기에 굳이 한 가지를 더한다면 인간의 정기를 빨아먹는 괴물 정도?


나는 앞서 소개한 부류 중 엄밀히 따지면 기생충에 가까웠는데, 오늘을 기점으로 그 위치가 단박에 달라졌다.


* * *


꽤 많은 사람이 엄숙한 분위기의 법정에 착석해 있다.


“피고 다엘. 아직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원고 측과 원활한 합의가 없었다는 점과 친우를 무자비하게 폭행한바. 3년 형을 구형한다.”

“...”


땅, 땅, 땅.


방청객 중 한 명이 해당 판결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모든 걸 팔아 충분히 보상했건만, 이러는 법이 어딨습니까! 그 누구보다 공정해야 할 분이 저쪽의 일방적인 주장만 들으시면 어떻게 합니까?!”

“어허! 참관인은 정숙하세요!”


흥분한 이의 삿대질에 포함된 노인이 이맛살을 와락 찌푸렸다.


“별, 거지 같은 새끼가 왜 끼어들어?”

“뭐라고?! 이 노망난 년아!!!”


중년인은 상대의 말에 발끈해 바로 달려들었고 막 투입하려던 ‘쉬가더’가 그를 뜯어말렸다.


“칼슨 선임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놔! 너흰 이게 정상이라 봐?”

“말이 안 돼도 결과가 떨어지지 않았습니까? 못 받아들이시면 선임님만 불이익받습니다. 제발, 흥분을 가라앉히세요. 홑몸도 아니신 분이 가족들을 생각하셔야죠!”

“...”


순간적으로 욱했지만, 동료들이 말리지 않아도 잘 알았다. 아무리 생난리를 쳐도 지금 사안을 되돌릴 수 없단 걸.


칼슨은 과거 죽을 위기에서 구원받았기에 자신이 받은 은혜를 은공의 아들에게 조금이라도 갚으려 했건만, 상황은 아주 최악으로 흘렀다.


‘윌리스 님... 정말 죄송합니다.’


불과 반년 전만 하더라도 세상을 뜨겁게 달궜던 ‘배덕’의 사건.


이는 떠오르는 초신성(超新星)이자 ‘의지의 사신’이라 불리던 윌리스가 언론의 도마 위에 올랐던 일로.


「최강의 능력자가 인류를 배신하고 잠적했다!」

「‘윌리스’ 그는 어디로?」

「전력의 공백. 인류는 ‘이터니언’의 끊임없는 침입에 과연 괜찮은가?」


모든 이의 관심을 한 몸에 받던 그가 작전 중에 감쪽같이 실종되며 상황이 붉어졌다.


상식적으로 누군가가 사라지면 당사자를 수색하기 위해 모든 초미가 쏠릴진대, 윌리스 건은 일반적인 흐름과 다소 다르게 전개됐다.


「극적으로 귀환한 분대원 A군, 분대장이 작전 도중에 종종 이탈했다고 밝혀.」

「의문의 세력과 윌리스의 접촉 정황!」

「‘쉬가더’의 부사령관 다이븐. 윌리스가 평소 반동 기질이 다분했다 고백.」

「실종을 가장한 호박씨? 감춰진 내면에 구린내가 진동.」

「윌리스는 살아있다! 그의 최근 행적이 마법 관측기에 포착!」


인류의 희망에서 배신자 프레임이 씌워진 건 순식간이었고 여기에서 가장 큰 화를 입은 게 그의 아들 다엘이었다.


-도련님, 주간 일보 보셨어요?

-네?

-여기 보세요.

-아, 아버지?! 이거 어디서 발견된 사진이에요?!

-교외(벽 밖) 관측기. 그것도 최근이래요.

-크윽···. 살아계셨군요! 근데, 왜 집에 안 오시죠?

-설마 진짜로···

-누나!


아버지가 죽지 않아서 천만다행이지만, 반대 급부적으로 모든 비난은 그에게 집중됐다.


-저기 역적놈 아들 새끼 지나간다!

-제, 왕립 아카데미에서 수석이라며? 공부만 잘하면 뭐 해? 저놈도 나중에 커서 제 아비를 그대로 따라갈 듯?

-그나저나 왕국만 죽 쒀서 개 줬네? 배신자 년에게 그리 지원할 때부터 알아봤다. 차라리 나에게나 주지, 나랏밥 먹는 새끼들 전부 대가리에 마나 탄 맞음.

-지금쯤 관료 회의가 왈칵 뒤집혔겠지? 크크크. 상상만 해도 꼬시다.


다엘은 어딜 가나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난과 수모를 견디며 평소에 하던 행실을 묵묵히 이어나갔다.


-사건의 진실을 규명해야 해!


결심과는 별개로 일개 학도(學徒)의 신분으론 많은 제약이 따랐고, 거기에 배신자의 아들이란 타이틀까지 달려있으니 그 무엇도 할 수 없었다.


거기다 꾸역꾸역 다니던 아카데미도 얼마 전에 잘렸다. 사건의 발단은 되게 단순했는데.


-끈 떨어진 고아님아, 이리 와보세요. 우리 못다 한 대화를 나눠야죠?

-그냥 가라. 너희 상대할 기력 없다.

-머리가 처 도셨어요? 네가 가라 하면 ‘네, 형님’ 이럴 줄 아셨나 봐요?

-원하는 게 뭐야?

-대화 좀 나누자니까요? 그간 해묵은 원한도 정리하고요.

-앞장서.


이때 평소 사이가 좋지 않던 학우의 도발에 응하지 말았어야 했다.


-크르르르.

-이 미친놈 좀 말려봐!

-괴물아! 오지 마!

-끄으윽. 얘, 얘들아, 이거 꿈이지? 내 팔이 왜 이쪽으로 굽어있어?

-당장 교관님을 모셔 와!


다엘은 이후의 상황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고, 정신을 차리니까 쇠창살이 자신을 반겼다.


-끄으응. 머리가 깨질···.


-여러분! 이 괴물 놈이 일어났어요!

-어디 어디?!

-몽둥이 줘봐.


10여 명의 어른이 몰려들어 다엘을 마구 힐난했다. 이유는 자기 자식이 초주검 상태가 되어 의료시설로 실려 갔기 때문.


-너 내가 가만두지 않겠어!

-감히, 내 아들을 병신 만들어놔?

-거기서 나오기만 해봐. 내가 아주 똑같이 해줄게.


피해자 부모들은 가해자를 죽이자고 득달같이 달려들었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아카데미 관측기에서 피해자 무리가 다엘을 끌고 간 정황이 포착됐다.


-아니! 단지 끌고 갔다고 불구로 만들어? 이게 쌍방이라고? 미친놈들아!

-윌슨 하의원님 진정하세요. 이 외에 추가 정황이 입수됐습니다. 이것도 한번 봐주시죠.

-...


현장 사진이 추가로 발견되었고, 그곳엔 피해자 아이들이 먼저 폭행한 모습들이 고스란히 찍혀 있었다.


-그냥 합의 하시죠. 아무리 크게 다쳐도 돈만 있으면 치유되잖습니까?

-넌 뭔데 껴들어! 늬들 내가 가만히 있을 줄 알아?!


평소 친하게 지내던 칼슨이 사회 경험이 없는 아이를 대신해 사건을 무마시켰건만, 갑자기 재판이 열렸고 다엘은 구속됐다.


-아니, 어제만 하더라도 멀쩡히 합의했잖아!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은공의 모든 재산을 처분해 충분한 위로금을 전했고(어린아이에게 형을 지울 수 없었기에) 합의서까지 받아둔 게 신의 한 수였다.


칼슨은 재판에 제출할 증빙자료를 찾았지만, 모든 자료가 전부 사라진 상태였다. 관측기의 기록은 물론, 합의가 이뤄졌다 증명할 서류까지도 말이다.


-분명 여기다 보관해 뒀는데?!


뒤늦게 피해자들에게 보상했단 증거를 찾으려 동분서주했지만, 재판은 빛살과도 같이 속행됐다.


평소 2~3개월은 걸려야 할 것이 판결까지 단 3일. 이건 뭐 열리자마자 끝난 수준이다.


‘냄새가 나. 이 사건에 거물이···.?’


칼슨은 두 명의 쉬가더에게 끌려 나가는 은공의 아들을 바라보며 깊은 회한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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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2. 키르와의 인연(2). 24.08.25 4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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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 미오르크 수감(9)-fin. 24.08.19 44 1 9쪽
9 1. 미오르크 수감(8). 24.08.16 48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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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1. 미오르크 수감(5). 24.08.08 64 1 12쪽
5 1. 미오르크 수감(4). 24.08.06 81 1 14쪽
4 1. 미오르크 수감(3). 24.08.03 102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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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 미오르크 수감(1). 24.07.30 164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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