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했을 뿐인데 포스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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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7.30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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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3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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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3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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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 미오르크 수감(3).

DUMMY

시간은 두 달이나 흘러 208호 감방.


“방장님. 곧 있으면 그 괴물 새끼 복귀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대머리 우성을 중심으로 죄수들이 모여있었다.


대다수가 분개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는데, 그중 몇몇은 ‘두려움’이란 감정을 동시에 품고 있었다.


“쪽팔리게 이대로 넘어갑니까?”

“그건 암만 봐도 에바지?”


모여있는 죄수들의 행색은 초췌함 그 자체.


다들 내색은 안 했지만, 깁스하고 두 달 정도를 강제노역에 시달리느라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감방장은 모두의 안색을 살피며 말을 이었다.


“좋은 생각들 있으면 말해봐.”


“놈이 오면 환영해 주는척하고 단방에 밟아버리죠?”

“각 잡고 싸우면 어른인 저희가 지겠습니까?”

“취침 시간에 그냥 모가지를···.”

“미친놈은 무시가 답입니다.”


.

.

.


가방끈 짧은 놈들답지 않게 여러 안건이 나왔고 대충 화전양면(和戰兩面)을 응용한 뒤통수치기가 주를 이뤘다.


“다 좋은데, 놈의 역량 제대로 파악한 놈 있어?”

“그냥 밟으면 되지. 뭐 하러 파악까지 합니까?”

“야 이, 빡 대가리 새끼야. 나조차 1대1을 밀렸는데, 어떻게 밟아? 더욱이 그놈 2달 동안 교도관에게 ‘특별감독’ 받았잖아. 넌 이 소리가 뭔지 감이 안 와?”

“...”


감방장 그도 한때 특별감독 받았기에 그것이 가지는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알았다.


‘코찔찔이가 무슨 능력 개화야?!’


능력 개화.

마나를 넘어서는 초능력을 다루는 시발점으로, 신의 선택이라 일컬어진 개화(開化)는 극소수의 인원만 각성할 수 있었다.


전체의 약 2% 정도?


보통은 16살 언저리에 첫 능력을 발현하기에 20세 이하의 모든 청년들이 ‘포스’에 눈뜨길 간절히 원했다.


우성이 교도관에게 알아본바 신입의 나이는 12살.


역대 최연소 개화자가 14살이다. 이것도 가문 차원에서의 무한한 지원과 천운이 겹쳐 겨우 가능했던 부분.


‘잠깐, 그러고 보니까 개화가 맞긴 한 거야?’


우성은 역사적으로 길이 남을 사건을 자신이 아닌 타인이 받았다는 사실에 강력히 부인하고 싶었지만, 꼬마 놈은 ‘그날’의 교전에서 자신을 압도했다.


‘정말로 포스에 눈뜬 것이라면 대립할 것이 아니라 친하게 지내야 한다.’


우성은 감방장으로서의 체면 때문에 겉과 속을 달리하며 성난 식구들을 살살 달랬다.


“애새끼한테 당한 건 정말 고개도 못들 치욕인데, 일이 생각대로 안 풀리면? 그날 어땠는지 벌써 잊었어?”


“꼬마에게 꼬랑지 말자는 거요?!”

“...”


다혈질인 죄수 한 명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분통을 터트렸고 나머지 인원들도 이를 갈긴 매한가지였다.


.

.

.


죄수들의 침묵이 길어질수록 건들지 않는 쪽으로 분위기가 굳히는데, 누군가가 판을 뒤엎으며 찬물을 끼얹었다.


“에라 병신들아. 저 대머리 새끼에게 업혀 갈려니까 답이 없지.”

“너 진짜 숨지고 ㅅ···.”


우성은 자신에게 시비 건 상대와 한 푸닥거리 하려다가 눈이 희멀겋게 뒤집힌 발정이를 보곤 애써 뒷말을 삼켰다.


‘그래. 그러다 잘못되면 네 인생이지 내 인생이냐?’


온몸이 난자당한 자신과는 다르게 박치기 한방에 고자가 될 뻔한 발정이.


주위에 내색은 안 했지만, 신입에게 씻을 수 없는 원한을 품었을 거다.


“대책은 있냐?”

“잔뜩 쫀 쫄보 님은 참견 말고 꺼지시죠. 지금부터 내가 지시 내릴 테니까.”

“...”

‘하, 몇 번 봐주니까. 이 새끼가 정말 끝없이 기어오르네?’


우성은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라 옷소매를 걷어붙였고.


발정이가 주변 사람의 시선을 자신에게 모으는데.


끼익.


잠잠했던 출입문이 열리며 두 명의 인물이 내부로 들어왔다.


“““헛?!”””

‘벌써?’


독방 신세를 지고 있던 신입의 복귀.


교도관은 한데 모여있는 죄수들을 수상히 여겼다.


“너희 무슨 작당질이냐?”


발정이가 해당 질문에 두 팔 벌려 잽싸게 나서며 복귀한 신입을 열렬히 환영했다.


“작당질이라니요? 작은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었죠.”

“누구?”

“얘요.”

“하, 이놈에게 뒤지게 처맞고 이벤트? 뭔 짓을 하려는지 모르겠는데 개짓거리는 적당히 해라. 지난 2달간 봤는지 모르겠지만, 488은 ‘그곳’에 보내려 소장님이 준비하는 놈이다.”

“네?”



순간 잘못 들었나 귀를 의심하게 만드는 그곳이란 단어.


독방을 가장한 교도관 특별감독은 단순 포스 검증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단 말인가?


이러면 자신이 나설 필요가 없어졌다. 놈이 그곳에 간다면 어련히 뒤질 테니까.


‘한데, 그것과 내 존슨의 복수는 별개잖아.’


발정이는 그간의 고통을 상기하며 마음을 바꿔 먹더니, 교도관이 퇴장하기 무섭게 혼자 덩그러니 남은 아이의 어깨에 팔을 걸쳤다.


“크으음~”

“...”


그는 그날과 같이 아이의 체취를 깊게 들이켜는데.


“?!”

‘두 달 사이에 무슨!’


뭔 짓을 하고 다녔는지 어깻죽지가 돌덩이처럼 단단해졌음은 물론 처음에 보았던 유약했던 분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설마, 계획이 엎어지는 건 아니겠지?’


신참의 과도한 성장세가 살짝 쫄렸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자신이 하려는 일과 놈의 발전은 연관성이 적었다.


믿는 구석도 있었고.


‘아직은 어리니까 분명 먹힐 거야.’

“새끼야 미쳤냐? 여기가 어디라고 겨와?”

“교도관님이 여기로···.”


발정인 사팔팔이 의식을 잃었을 때만 능력을 발휘한다는 근거 없는 소문을 맹신하며, 위험을 무릅쓰고 상대의 머리를 반복해서 밀쳤다.


“너로 인해서 몇 명이 불구가 된 줄 알아?”

“죄송합니다.

“하? 이게 죄송하다고 끝날 일?”

“전 그 일로 형량이 늘었습니다.”

“꼴랑 4년? 난 고자가 됐는데? 그리고 이놈들이 다 멀쩡해 보이니?”


발정이가 주위를 둘러보며 ‘한 손 보태라는’ 신호를 보냈다.


“나, 난 네년 때문에 고개가 안 돌아간다!”

“평생을 쩔뚝이로 살아야···!”

“팔을 그렇게 꺾는 새끼가 어디 있냐? 밥 먹을 때 수저도 못 들겠던데?”

“나는...!”


안면이 함몰되었던 죄수는 입을 떼다 말고 온몸을 부르르 떨며 행동으로 항의했다.


온몸이 난자당했던 감방장은 이 판에 가세하지 않았고.


“다들 죄송합니다.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주둥이만 나불대면 다냐고.”

“...”


‘뭐야? 소문이 사실인가 본데?’


계속되는 도발에도 제 신변에 아무런 이상이 없자, 발정이는 아이의 뺨을 끈적하게 쓰다듬었다.


“다들 복수하려 이를 가는데, 여기서 생활할 수 있겠어?”

“...”

“너 여기서 자면 다음 날 떠오르는 해를 못 볼 수 있다?”

“...”


한 죄수가 돌아가는 상황을 대충 감지하고 눈치껏 가세했다.


“애 운다. 너무 몰아붙이지 마. 이제 한 식구잖아? 비록 내일 장례를 치르겠지만. 크크.”

“내가 쓰다만 칫솔 들고가 조문함.”

“애초에 자기는 뭘 자. 이놈은 자리조차 없는데?”


계속되는 조리돌림에 다엘의 안색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발정이는 지금의 기세를 놓치지 않고 더욱더 몰아붙였다.


“꼬마야. 네가 여기서 생활하면 모두가 불편해지지 않겠어?”

“네···.”

“우리가 화목하게 지낼 방법이 딱 한 가지 있긴 한데.”

“...그게 뭔가요?”

“네놈도 내가 받은 만큼 똑같이 고자가 되는 거지. 어때? 참 형평성 있지? 내 바람대로만 해주면 모든 원한을 깨끗이 잊을게.”


“나도! 딱 내가 밭은 만큼만 모가지 꺾을게.”

“나도 나도!”


발정이는 애초부터 괴물 놈과 타협할 생각이 전혀 없었고, 한껏 무서운 분위기를 조성하며 놈이 스스로 파멸의 길에 들어서게끔 설계했다.


‘감당하지 못할 놈들은 이열치열(以熱治熱)이 최고지.’


곧 정신 교육 시간이었기에 그는 신입의 어깨를 감싸고 회관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슬슬 다음 단계로 시동을 걸었다.


* * *


『특별 강연이 열리는 별관.』


강단 위에 서 있던 인사가 꾸벅꾸벅 졸고 있는 죄수를 보며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저저,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고 잠이 쳐오냐? 너희 같은 범죄자는 사회로 복귀해도 일자리가 없다니까?”

“...”


연사의 직업은 ‘쉬가더’에 복무 중인 현역이었고 매달 정기적인 강의를 통해서 죄수들의 병력화에 앞장선 인물이다.


특히 이곳 미오르크를 중심으로.


“내가 말한 걱정들은 ‘쉬가더’에 입대하면 말끔히 사라지는데···.”


강연자가 뒤이어서 군인이 된다면 누릴 수 있는 혜택을 열심히 홍보했지만, 심경이 복잡한 다엘에겐 해당 조언이 들릴 리 만무.


‘미치겠네!’


그는 두 달간 독방 생활하며 자신이 벌인 사고의 심각성을 익히 들었기에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었다.


‘모두 이를 갈던데···.’


물론 쉬이 용서받을 수 있을 거라 여기지도 않았지만, 계속 부대끼다 보면 언젠간 활로가 열릴 거라 기대했다.


‘함께 생활하긴 개뿔.’


그 사람들은 처음보다 더 위협적으로 변해있었고 여전히 자신을 두들겨 패지 못해 안달이 나 있다.


단지 처음과 차이라면 그 주체가 대머리 아저씨에서 변태 아저씨로 바뀐 정도?


‘208호에서 생활은···.’


죄수들의 경고를 무시하기에 이미 상대에게 강한 복수심을 심어줬다.


‘여기서 배 째라는 식은 최악의 수야.’


그나마 나은 방법이 다시 독방행을 감수하는 건데, 이곳이 여관은 아니었기에 그리할 경우 형량 추가는 필연적이다.


‘4년 형은 돼야 2달이니까.’


생각하니 또 열받는다.


사실 교도관 특별감독 기간에 형량이 7년에서 8년으로 또 늘었다. 교도관에게 대들었다는 명분으로 다가.


‘소장! 이 악마 같은 놈!’


교도소 내에서 힘없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더욱이 교도소 관측기에 의식 잃었을 때 행동이 고스란히 찍혀 1년 형이 강제 집행됐다.


‘이러다 평생 썩겠어.’


다엘은 망막한 심정을 뒤로하고 4년 형 정도를 선고받으려면 어느 정도의 폭력 사건에 휘말려야 할지 고심했다.


‘누군가와 싸우려면 의식이 없어져야 하는데···.’


그는 정신이 말짱하면 주먹조차 휘둘러 본 적 없는 샌님이다. 앞으로 치를 거사(?)가 걱정되는 건 당연지사.


때마침 수감자 정신 교육 끝날 시간이 가까워지며 주위가 부산스러워졌다.


“이상. 내 말을 듣고 어떤 선택을 할지는 너희들 몫이다!”

“““와아아!!! 수고하셨습니다!”””


강연자가 연설 종료를 선언하자, 다엘의 걱정은 한층 심화했다.


‘4시간 정도 남았나?’


취침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강의를 마지막으로 모든 일과가 종료됐으니, 약간의 자유시간 후 저녁을 먹고 나면 감당키 어려운 사건들이 들이닥칠 것이다.


‘방법을 찾자. 방법을.’


지난 2달간 다엘은 자신이 ‘힘’을 개화한 능력자란걸 깨우쳤고 특별감독을 통해 언제 ‘포스’가 발휘되는지 파악했다.


자신의 능력 발동은 꽤 까다로웠는데, 일단 맨정신에 혼절하면 안 됐고 항상 죽을만한 고통을 수반한 채 의식을 잃어야 했다.


더욱이 몸이 단련될수록 살의를 끌어 올리기가 여간 쉽지 않았다.


‘차라리 교도관한테 덤벼?’


다엘은 발정이의 언질대로 가장 확실한 방법을 택했다가 이내 고개를 내저었다.


미오르크 신에게 잘못 개겼단 독방은 고사하고 죽을 때까지 맞을 게 너무나 뻔했으니까.


‘안 그래도 미운털 잔뜩 박혔잖아. 더는 엮이지 말자.’


다엘은 다른 대안을 찾기 위해 연병장을 면밀히 살피며 어떤 사건이든 바로 연루되려고 만전을 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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