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했을 뿐인데 포스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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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30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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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3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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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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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신병 받아라(3).

DUMMY

다엘은 훈련이란 명목하에 시행된 모진 고문을 이겨낸 뒤, 우성과의 약속을 이행하려 8소대 천막을 향해 지친 몸을 이끌었다.


때마침 복통을 방불케 하는 극심한 허기가 들이닥쳤으니.


꾸르르륵.


‘아이고 배야?!’


그는 밥 먹은 지 반나절도 안 지났건만, 이상 신호를 보내는 제 육체에 세상 심각해졌다.


‘평상시와 달라? 왜지?’


종종 정신 잃은 뒤(두들겨 맞고서) 맞이했던 배고픔과 차원이 달랐다. 무엇보다 지금은 맨정신이다.


‘잠깐만. 그러고 보니?’


다엘은 밥 달라는 아우성이 ‘초재생’에서 비롯됨을 대충이나마 느꼈고, 뒤늦게 전기 고문에서 능력이 발현되었음을 깨달았다.


‘수면 없이 회복되었다고?’


훈련 종료 후 밀실에서 나오자마자, 교관의 경악스러운 표정이 아직도 선했다.


-너, 너, 어떻게 멀쩡?!

-뭐가 말입니까?

-... 아니다. 수고했다.


뒤로 의료팀까지 보였던 걸로 보아 사고를 당연시했던 것 같다.


‘마치 큰 부상을 염두에 둔 반응이었어.’


예상대로 점점 증가하는 정신 나간 페널티는 일반적인 범주가 아니었다. 평가 도중 느닷없이 발휘된 치유력이 아니었다면 꼼짝없이 당할뻔했다.


‘무조건적인 살인은 피하는 뉘앙스인데···. 그렇다는 건, 전수조사가 이뤄지면 곤란한 인물?’


부대 고위층에 암중 세력의 끄나풀이 있을 거라 여겨졌다. 아마도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 사고사 위장이 목표겠지. 여차하면 무리해서라도 움직일 테고.


‘같은 36사단 소속이지만, 모두가 적이다.’


같은 감옥 출신인 우성이 유일하게 믿을만한 사람이었지만 그도 예외는 없었다.


다엘은 앞으로 생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심하며 인근 나무를 향해 급발진했다.


‘주어진 능력부터 확실히 내 것으로 만들자!’


쾅! 부스스스.


“끄으으윽.”


목표물을 얼마나 세게 가격했던지, 주먹 살갗이 죄다 터져나감은 물론 나뭇가지에 매달린 잎들이 잠깐이나마 부산을 떨었다.


그는 불현듯 느껴지는 촉박함에 자신의 치유 능력을 확인하려고 가장 확실하며 무식한 방법을 택했다.


‘아오, 엄청 아프네.’


그러더니 핏물을 뚝뚝 흘리며 우성의 분대를 향해 두서없이 뛰기 시작했다.


암중 세력의 계획에 조금이라도 대비하려면 더 이상의 여유는 없었으니 말이다.


.

.

.


“형님! 저 왔습니다!”


다엘이 천막 입구를 거칠게 들췄다.


안에는 열댓 명의 사람이 있었는데, 모두의 시선이 출입구로 집중되기 무섭게 빡빡이가 벌떡 일어나 방문객에게 튀어왔다.


“미친놈아!”

“?”


휙.


다엘은 우성의 거친 환영을 싸이드 스텝으로 가뿐히 흘렸다.


“갑자기 왜 그러세요?”

“누가 타 분대에 벌컥 들어오냐?!”

“네? 방문하면 방문하는 거지. 여기서 추가로 뭘 해요?”


이마를 치며 자기 머리를 마구 헝클이는 우성. 그러더니 뒤돌아 누군가의 눈치를 살피며 다엘을 감추려 다시금···.


“야, 문어 대가리.”


‘아, 쓰벌! 분대장이면 대장답게 군림할 것이지. 저리 엉덩이가 가벼워서야.’

“하접(下蝶), 우성!”


오전에 천막이 무너진 걸 어떻든 커버치려 했건만, 전귀(戰鬼) 놈이 움직이기 시작한 이상, 더 이상 계획대로 진행하기 어렵게 됐다.


원래대로라면 아는 동생이 사고 쳤다 넌지시 알리고 뒤치다꺼릴 시키며 자연히 잊히게끔 할 작정이었는데.


예로부터 느낀 거지만, 488은 눈치가 더럽게 없었다. 적어도 자신의 돌진을 피하지나 말지···. 그랬다면 분대장의 관심 끌 확률도 지극히 낮았는데.


‘에라. 나도 모르겠다. 될 대로 되라지. 선임들이 또 지랄하겠네.’


서웅태은 얼굴에 모든 털이 없는 반들반들한 뉴 페이스를 보며 씩 웃었다.


“이 걸배이 문어 주니어는 뭐냐?”

“우연히 알게 된 동생입니다.”

“뒤지게 맞기 싫으면 신상 명세 읊어라.”

“함께 감옥 생활했습니다.”

“미오르크?”

“그렇습니다.”

“오?”


분대장의 관심이 재미있는 장난감을 발견했다는 듯 급격하게 치솟았다.


“언제 왔는데?”

“아직 일주일 좀 못 됐을 겁니다.”

“몇 소대?”

“음···.”


잠깐 고민하던 우성은 해당 정보를 들어본 적 없음에 다엘을 바라봤다.


“너 몇 소대냐?”

“마구간 소대?”(다엘이 현재 기거하는 곳임.)

“뭔 개소리야?”

“그게, 몇 소대인지 아무도 안 알려 줘서요.”

“...”

‘폐급이라더니, 아무도 안 챙기나 봐?’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지 않고 뒤질 때까지 패는 쉬가더 특성상 한번 찍히면 그놈은 그냥 매장이다. 488도 딱 보니 진즉 눈 밖에 난 케이스.


그래도 옛 인연을 생각해 우성이 필수적인 지식을 알려 주려던 그때.


서웅태가 다엘의 빈손을 가리키며 호들갑 떨었다.


“이야, 너님 X 되셨네? KS 어디에다 두고 왔어?”


다엘은 자신의 빈손을 보며 당황했다.


“헉?”


평소라면 하지 않을 실수에 심장이 벌렁거리는데, 환장할 일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뭐야, 지금 보니까 택견도 안 쓰고 있잖아? 둘 다 잃어버렸어?”

“?!”


분명 머리에 쓰고 있는 줄 알았는데, 상대의 의문에 확인해 보니 민머리만 만져졌다.


다엘은 황급히 제 손목에 채워진 월슬릿을 확인했다.


‘주황색?’


택견과 KS는 워낙 중요한 물품이라 혹시 모를 분실에 대비해 월슬릿에 미리 연동시켜 놨고, 덕분에 대략적인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초록색의 경우 100m 이내 해당 물품이 있다는 신호.

주황색이면 100m 이상 500m 이내.

빨간색은 500m 이상.


‘500m 이내라고···?’


그는 오늘 하루 자신이 이동했던 경로를 되짚으며 가장 유력한 장소를 바로 유추했다.


“좌표 전송 훈련 교장!”


분실물을 찾아오려는 다엘의 급한 마음과 별개로 서웅태가 진로를 가로막았다.


“어디 가려고?”

“분대장님. 저, 잃어버린 물품 좀 회수해 오겠습니다.”

“노노노. 그게 아니지. 올 땐 자유지만, 갈 땐 허락을 받아야지.”

“금방이면 됩니다. 저, 까딱하면 징계받을지도 모릅니다. 한 번만 봐주십시오.”

“그리 부탁하니 알겠어. 내가 제시하는 미션에서 통과하면 그때 보내줄게.”

“...”


이 말인즉슨 자신은 알빠 아니니 그냥 징계받으란 소리.


다엘은 슬금슬금 뒷걸음질 치는 우성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었다.


“형님, 형님이 대신 회수해 주시면 안 돼요?”

“미안. 어려울 거 같다. 분대장님 행사에 끼어들면 나까지 죽어.”

“아···.”


방법이 없다.


가능한 한 빨리 주어진 시련을 완수하는 수밖에···.


* * *


눈코 뜰 새 없었던 일주일.


그동안 다엘에게 참 많은 일이 벌어졌다.


우선 훈련소에서 수료해야 했을 KS 다루기, 사격, 위치전송훈련(전기 고문) 평가를 무사히 끝마쳤고 마나홀 만들기만 남았다.


-끝났다! 드디어 나도!

-너도 뭐?

-헉?! 언제 복귀하셨습니까?

-방금? 분대에서 기다리긴 너무 지겨워서 말이야. 아주 재미있는 괴롭ㅎ, 아니 놀이를 구상하기도 했고.

-...


하루하루 빡빡한 나날 속에서 서웅태에게 말도 못 할 시달림 받은 건 덤이었다.


놈은 진중해 보이지 못하는 성격에 반해 부대에서 제일가는 전투 요원이었고, 아군이 수비하는 지역에 밀리려 하면 전장에 바로 투입돼 영내에 잘 없었다.


그럼에도 다엘의 일상은 무간지옥을 연상케 했는데.


-어어어? 손 내려간다? 30분 연장?

-하, 한계입니다. 더는 때려죽여도 못 하겠습니다. 배 째십시오. 정말 너무 하십니다. 남는 시간엔 쉬시지 왜 저만 들들 볶습니까?!

-너 우리 분대 천막 무너트렸다며? 어디 가서 이만한 명분을 찾아? 거기다가 난 지금이 쉬는 건데?

-요 며칠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분대장님 노리개도 아니고 저도 어엿한 ‘쉬가더’입니다! 더 이상 의미 없는 행동 시키지 말아 주십시오.

-그래? 그만 놀자고? 8소대 주목!!! 얘들아, 내가 데리고 놀던 신병이 포기를 선언했다! 고로 전원 집합!


우르르르.


삽시간에 십여 개가 넘는 천막이 들썩였고 8소대는 서웅태의 말 한마디에 모든 잔류자가 집결했다.


-전부 대가리 박는다. 실시! 아, 신병님은 하지 마시고 선임들 모습 지켜보시지요.

-...이게 무슨?


마치 너 때문에 모두가 고통받는다는 뉘앙스에 다엘은 몸 둘 바를 몰라 했고, 해당 얼차려는 장장 30분간 지속됐다.


물론 2분쯤 지났을 때, 상황 파악을 마친 다엘이 분대장 앞에 무릎까지 꿇었다.


-죄, 죄송합니다. 앞으로 내리는 지시 군말 없이 잘 따르겠습니다.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어? 들리는 말엔 폐급이라더니. 얼굴에 철판 깐 뻔뻔한 놈은 아니었네? 8소대! 신병님께서 죄송하다는데 그만할래?

-아닙니다!!!


여기서 바로 기립하면 30분짜리 얼차려가 두 배 뻥튀기 되므로 아무리 거지 같아도 최소 기본시간은 버텨야 했다.


-저 씹어먹을 새끼.

-넌 분대장님 부재중일 때 보자.

-씨벨. 대갈빡 빠개지겠네.

-죽인다. 죽인다.


다엘로 인해 빚어진 일이니 모든 원망의 화살은 그에게로 향했고, 이는 서웅태가 부재중일 때도 신병을 철저히 감시하며 선순환(?)했다.


-주목! 나는 36–28 진지로 출동이다. 내가 없는 동안 얘, 감독 좀 부탁할게.

-걱정하지 마십시오! 꾀부리거나 허튼 짓거리 하면 아주 죽여 놓겠습니다.

-그럴 필요까진 없고 목표치 달성하면 그냥 보내줘. 그래야 이놈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놀지.


따라 하기 어려운 동작을 시키는 서웅태의 놀이는 흡사 수련에 가까웠지만, 엄밀히 말해서 해서 수련이라 칭하긴 애매했다.


더욱이 미오르크 해리슨 교도관처럼 수련을 빙자해 두들겨 팬 것도 아니었기에 분대장이 이러는 의중을 전혀 파악할 수 없었다.


한번은 ‘놀이’를 못 따라가는 척 쇼한 적도 있었는데.


-분대장님. 이제 취침 시간입니다. 내일 이어서···.

-노노노. 그게 아니지. 아까 말했잖아 이런 속도라면 내일까지고 그렇게 계속 밀리다 보면 평생···.

-...진심입니까?

-하아암. 난 항상 진심인데? 우성아!

-분대장님 부르셨습니까?

-나 졸리다. 네가 이놈하고 친하니까 감독 좀 해라.


그러며 자기는 천막으로 자취를 감췄고 막 취침 준비를 마친 우성의 짜증은 극에 달했다.


-야! 안 그래도 오늘 X나 힘든 하루였는데, 너까지 지랄이냐?

-죄송합니다. 형님. 밤이 늦어지면 그냥 보내줄 줄 알고···.

-그러니까 그때 왜 눈에 띄어서!

-그때요?

-처음 천막을 거칠게 열어젖히고 내 돌진을 피한 날 말이야! 내, 이리될까 봐 그리 경계했건만!

-아, 그래서 그때.

-어휴, 이미 지난 일 말해 뭣하냐. 잡담은 그만하고 분대장님이 시키신 거나 얼른 마무리해라. 정말 밤샐래?

-이 짓을 언제까지 해야 합니까?

-최소 한 달? 그 이상이 될 수도 있고.

-미친···.


그간 쌓인 게 많아 말이 길어졌는데, 다엘은 아직도 실시간으로 괴롭힘당했다. 이젠 분대장을 넘어서 8소대 모두에게 말이다.


‘매번 치솟는 난이도도 그렇고 더는 못 버티겠어. 형 말대로 마나홀만 만들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까?’


서웅태가 다엘을 괴롭히는 건 신병 본인뿐만 아니라 8소대 모두에게 고통이었다. 분대장을 제외한 소대원들 소망은 다시 일상을 찾는 것이었고.


통상 괴롭힘 받는 인원이 마나를 운용하기 시작하면 분대장의 관심 또한 급격히 줄었다.


더욱이 이번 신병은 아직 분대 배치도 안 받았기에 역대급으로 지랄한다고 모두 입을 모아 말했다. (눈치 볼 사람이 없으니까. ex) 타 분대장.)


작가의말

*다음 몇 화 정도는 전개가 다소 느려집니다.

(원래부터 느렸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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