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했을 뿐인데 포스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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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30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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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오르크 수감(5).

DUMMY

미오르크엔 상식적이지 않은 또라이가 참으로 많다.


특히 몇몇 죄수는 마주하는 것부터가 큰 스트레스였고 그렇기에 자연히 ‘더러운 X’으로 분류가 되어 모두가 기피하는 대상이 되었는데.


놈들 중 유독 독보적인 정신병자들은 별호(別號)로 불렸으니, 그 영광의(?) 자리에 두 인물이 새롭게 합류했다.


이름하여 아동광쌍(兒童狂雙).


직관적으로 느껴지듯 놈들은 어린 잡것이다. 아주 떡잎부터 썩어버린.


본론에 들어가기 앞서서 둘 중 한 놈을 소개하겠다.


우선, 요사이에 ‘발끈이’라 불리는 죄수 명 222. 이놈은 시비만 붙었다 하면 상대를 초주검으로 만드는 아주 악귀 같은 놈으로···.


“에? 단지 그것만으론 이곳에서 정신병자라 부르긴 애매한데요?”


미오르크 이야기꾼은 새내기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일러주다가 제 말이 중단되자, 인상을 찌푸리며 질문한 이의 머리통을 후려갈겼다.


“지방방송 틀지 마! 안 그래도 말하려는데, 듣기 싫어?”

“아, 아닙니다.”


큼큼, 다시 이어가겠다.


앞선 질문대로 폭력만으로는 다소 부족하게 느낄지도 모르겠다.


사실 222번은 나이만 어렸지, 누가 보더라도 네임드급 명단에 들어가기엔 살짝 애매했다.


그렇기에 죄수들 사이에서 ‘포함해야 한다.’ ‘아니다.’ 찬반 여론이 첨예하게 갈렸고, 약간의 대립 끝에 ‘진성 미친놈’에게 곁다리 식으로 얹혀가며 별호를 하사받았다.


마치 원 플러스 원 같은 느낌?


자, 이제 서론은 이쯤하고 슬슬 본론으로···.


“비상! 488 떴습니다!”

“뭣?! 저놈이 지금 왜 나타나?!”

“닥치고. 모두 해산!”


후다닥.


공터에 모여서 수다 떨던 죄수무리가 순식간에 증발했다. 이야기꾼이 말했듯 상대가 마치 ‘더러운 X’ 마냥 말이다.


이럴 수밖에 없었던 게.


다엘은 어느새 네임드급 미친놈이 되었고 떠오르는 초신성 주제에 벌써부터 수좌를 차지하려 들었다.


물론 처음부터 그의 더러움이 자자했던 건 아니다. 단지 감옥에서 평생 썩기 싫어 자신의 포스를 갈구했을 뿐이지.


-힘을 못 다루면 17년이다. 17년···.


독방에서 생활하지만, 소장과의 내기로 어느 정도 자유가 보장된 다엘.


그는 여유시간만 있으면 평소 하던 것 이상으로 제 몸을 한계에 내몰았다.


-포스야! 제발 좀!


초반엔 이 단순 무식한 작전이 잘 먹히는가 싶었지만, 몸이 단련될수록 자신의 힘은 자취를 감췄다.


-죽무새(살의)야! 힘들어 죽겠는데, 왜 안 나와? 저기요? 사람이 부르면 반응 좀!


어느 날부턴 아무리 죽을 것 같아도 아무렇지 않았다. 그는 불안한 마음에 해당 사항을 득달같이 보고했다.


-소장님! 저 힘이 사라졌습니다?!

-근데?

-네???

-어쩌라고 새끼야. 아무튼 마감 기한이 3달 남았다. 그 안에 해결 못 하면 17년 형이다.

-...


상대는 결과만 따질 뿐, 자신의 문제점에 관심이 전혀 없었다.


다엘은 지시 내린 당사자의 무관심 때문에 똥 줄타기 시작했고 괴상망측한 행동을 시작한 건 아마 이때부터였던 것 같다.


-저 싹퉁머리 놈 뭐하냐?

-쎈 척?

-씨바, 나이도 어린놈이 벌써 사춘기야? 누구한테 강해 보이려고 저 지랄?

-낸들 앎?

-근데, 이 새끼는 갑자기 왜 말이 짧아졌지?


다엘은 아무리 단련해도 자신의 포스가 안 나타나자, 건물이며 나무며 길바닥에 보이는 모든 사물을 가격하기 시작했고 지켜보는 죄수들은 그의 자학을 단순 사춘기로 치부했다.


그리고 해당 행위가 어느 날부턴···.


-형님들.

-앗 깜짝이야! 너 안 아프냐?

-조금 괴롭지만 참을 만합니다.


혼자 생쇼 하던 488은 온몸에 피 칠갑하고 죄수들 앞에 나타났다.


-그 꼴로 뭔데?

-다름이 아니라, 저 좀 때려주십시오,

-뭐?!

-구타 말입니다.

-지금도 반송장인데, 더 때려달라고? 머리가 어떻게 된 건 아니지?

-아닙니다.

-마침 거슬렸는데 잘됐다. 분명 네년이 먼저 부탁했다? 반격하기 없기다?

-네···.


다엘의 자학은 스스로 하는 걸 넘어서 타인의 손길까지 원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씨발 새끼야! 갑자기 왜 때려?!

-헉. 헉. 더 세게 안 때리시면 저도 때릴 겁니다.

-이 새끼가 돌았나? 오냐. 그리도 소원이라면 이 자리에서 죽여주마!

-...


488이 중간중간 공격하기 시작하자, 안 그래도 피 칠갑한 아이 때리는 걸 꺼렸던 죄수들은 눈깔이 뒤집혔다.


그래서 다엘이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던 상황은 어느덧 피 튀기는 혈전으로 변모해 있었고.


-형님들 여기 계셨군요. 때려···.

-꺼져!


후다닥.


시간이 흐를수록 488은 아무리 패도 쓰러지지 않는 ‘괴물’이 되었다. 그의 솜방망이가 매섭지 않았지만, 잘못 맞은 자리는 둔기로 얻어맞은 것처럼 골병 들었다.


더욱이 488은 죽도록 패놔도 다음 날이면 너무도 쌩쌩해졌다.


생각해 봐라, 이 얼마나 공포스러운 일인가? 자신은 어제의 부상으로 골골대고 있는데 상대가 멀쩡한 모습으로 찾아와 또 때려달라 한다?


488과 주먹을 한 번이라도 섞어본 죄수들이 도망부터 치는 건 절대 무리가 아니었다.


-자, 잠시만요. 저는 가만히 맞기만 할게요!

-응. 구라 즐.

-한두 번 속냐? 개새끼야!

-레퍼토리 좀 바꿔라! 진부하다!


다엘은 사람들이 자신을 피하기 시작하자, 자신을 도와줄 새로운 먹잇감을 찾아 미오르크를 활보했다.


-나를 모르는 죄수들이 아직 많이 남았을 거야!


아무리 회복된다고 한들 어린아이가 피 칠갑할 때까지 두들겨 맞고 어떻게 이럴 수 있었냐고?


이유는 간단했다. 그건 바로 다엘의 엄청난 회복 능력 때문.


그의 자연치유력은 어릴 때부터 남달랐고 해당 능력이 죄수들에게 두들겨 맞기 시작하며 완벽히 개화했다.


-교도관님! 저 새로운 포스에 눈떴습니다!

-이건 뭔 또 개소리야.

-네?

-잘 들어라 488. 포스의 적성은 한 사람당 무조건 하나다. 기존에 소유하고 있는 힘을 응용해 여러 가지 모습으로 변모할 수 있지만, 본질은 항상 같다.

-그럼, 제 재생능력은?

-재생능력?

-끄아악!!!


미친 교도관은 다엘의 반문에 바로 칼빵을 놓았다.


-치료해 봐.

-네? 지금 말고 자고 나면···.

-풉. 씨발. 수면 취하고 치유되는 게, 무슨 능력? 나도 자고 나면 부상이 회복되는데?

-그게 아니라···.

-헛소리 그만해라. 그 상처는 개소리한 벌이다.

-...


다엘은 분명 몸의 달라짐을 느끼는데 이를 설명할 길이 없었다. 맨정신엔 아무리 노력해도 치유가 안 됐으니 말이다.


-하, 이것조차 무의식이야?


엄밀히 따지면 무의식이 아닌 꿈나라에 있을 때지만, 의식이 없는 건 도긴개긴이다.


-지금은 이것(재생)보단 집 나간 살의부터 데려오자.


이후 다엘의 행보는 ‘신종 X 덩어리’ 등장으로 소문이 파다하게 펴졌으며, 그는 모든 것을 동원해 발버둥 쳤음에도 결국 제가 가진 힘을 파헤치지 못했다.


* * *


『서평의 집무실.』


어른과 아이가 다과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다. 둘의 표정은 다소 심하게 상반되었는데, 웃음꽃을 만개한 어른이 아이에게 차를 따랐다.


또르르.


“488.”

“넵!”

“약속한 시일이 다됐다. 어때, 성과는 좀 있었나?”


서평이 등을 소파에 파묻으며 다릴 꼬았다. 그 모습은 마치 결과를 알고 있다는 태도였고 다엘은 속에서 천불이 치솟았다.


‘천하의 나쁜 놈!’


속에 맺힌 응어리를 마음껏 표출하고 싶었지만, 주먹은 아주 가까이에 있었다.


‘출소할 때 어떻게 해서든 소장실에 X 싸놓고 간다.’

“그, 그게···.”

“아, 잠깐. 네놈 인생이 달린 일인데 쉽게 말하면 쓰나?”


교도소장은 한껏 여유를 부리며 탁상 위의 찻잔을 다시금 권했다.


“...”

“뭐해? 안 마시고?”

“저에게 정말 10년을 추가하실 생각입니까?”

“네놈 소원대로 독방에서 살게 해줬잖아. 급할 땐 어떤 조건도 덥석 받아들이더니, 이제 와서 딴소리?”


다엘은 무겁게 변한 서평의 분위기에 눈치를 살살 살피며 말을 이었다.


“결과를 못 받아들이겠다는 게 아닙니다. 단지···.”

“단지 뭐? 답답하게 굴지 말고 빨리 말해라.”

“아무 죄지은 것도 없는데 10년형은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출소할 때까지 교내 봉사로···.”


짝.


서평은 마저 듣지도 않고 상대의 뺨을 거칠게 쏴 올렸다.


“새끼야. 그게 못 받아들이는 건데?”


다엘이 알싸한 뺨을 어루만지며 소장 앞에 무릎 꿇었다.


“소장님, 이러다 평생 감옥에서 살겠습니다. 제발 온정을 베풀어주십시오.”

“누가 죄짓고 오랬냐? 네놈이 제 발로 걸어들어왔잖아.”


‘피도 눈물도 없는 인간!’


대화가 안 통한다. 설득하길 포기하고 ‘탈옥’의 현실성을 검토하던 그때.


“음···. 이미 내려진 17형을 뒤엎을 순 없고 이걸 줄일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 있는데.”

“?!”


다엘은 눈이 땡그래져 무릎걸음으로 소장에게 다급히 접근했다.


“그, 그게 뭡니까? 준다면 몇 년이나 줍니까?”

“너에게 임무를 다시 내리겠다.”


‘아니! 형을 줄여준다며 뭔 또 내기야. 보나 마나 실패하면 또.’


서평은 잔뜩 실망한 표정으로 구시렁거리던 488에게 다소 의외의 말을 전했다. 마치 상대의 속내를 꿰차고 있다는 듯이.


“실패 시 페널티는 없다. 기존에 구형된 17년을 썩으면 그만.”

“정말입니까?”

“대신! 세 가지 조건이 있다.”

“경청하겠습니다.”

“우선···.”


의외로 소장이 내건 조건은 1가지를 제외하곤 너무 쉬웠다.


1. 교도관 감독하에 1년간 222번과 실전 대련을 할 것.

2. 리오 교도관과 대련.

3. 지시하는 ‘쉬가더’ 부대에 전입.


다엘은 잠자고 듣더니 서평이 말을 끝남과 동시에 자신의 궁금증을 표출했다.


“질문 있습니다. 교도관님과의 대련은 언제 합니까? 제가 그분과 대련이 가당키는 합니까?”

“당연히 불가능하지. 네가 3번만 타격하면 이기는 걸로 하겠다.”


그것조차도 가능할까 싶었지만, 거절 말하기엔 성공 보수가 너무나도 파격적이었다.


‘1, 2번을 충족시키면 출소라고?’


1번 사항은 감독자의 만족이란 게 조금 거슬렸는데 대련 자체는 매일 같이하던 짓거리니까 전혀 문제 될 게 없어 보였다.


더욱이 3번의 경우 입대하는 순간 지옷 같은 형량을 반이나 줄여준다니 더욱더 꿀이었다.


‘문제는···.’


그러기 위해서 필수 선결 조건인 대련. 애당초 2번을 통과하지 못하면 3번 자격이 주어지지 않았다.


‘죽이되 건 밥이되 건 무조건 해야 한다.’


뭔가 자신을 군에 보내려는 것 같았지만, 상관없었다. 이 개 같은 감옥엔 한순간도 있기 싫었으니까.


“교도관과의 대련 기한은 미리 정하지 않고 제가 준비되는 날 말씀드려도 됩니까?”

“음? 좋다. 그 정도는 봐주지.”


서평에게 있어서 488은 여분의 스페어로 전락한 지 오래였다.


488은 오랜 기간 기회를 줬음에도 자신의 포스를 다루지 못했고 222의 경우 테스트 결과 가진 재능이 하늘을 뚫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둘 중 누굴 선택할지 불 보듯 뻔한 일. 이는 소장 또한 마찬가지였다.


서평의 생각을 뒤로하고 다엘은 어쨌든 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허릴 숙여 예를 표했다.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득뿐인 사항이니, 당연히 할 줄 알았다.”

“...”

“222번과 대련은 오늘부터다. 이이 있나?”

“없습니다.”

“그래. 그럼, 나가봐.”


갑작스러운 축객령에 488은 화들짝 놀랐다.


‘뭐 이리 급해?’

“저 소장님. 앞선 임무에 실패했지만, 독방에 계속 있어도 됩니까?”

“독방에?”


서평은 다른 죄수들과 다르게 독방에 집착하는 488을 의아하게 쳐다봤다.


“독방이 체질인가? 그 병신같은 곳이 좋으면 계속 있어도 되는데 대신 나중에 원래 방으로 못 옮긴다?”

“네 상관없습니다. 독방에서 출소할 때까지 생활하겠습니다.”

“그러던가.”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이 인간이 왜 이리 친절하지?’


다엘은 엄습하는 불안함을 애써 무시하며 빠르게 퇴장하곤 교도관의 인솔하에 222번이 기다리는 공터로 향했다.


작가의말

*서평은 488이 포스를 개화할지 모른다는 소식에 장장 1년에 가까운 계획을 세웠고 오늘로써 긴 여정에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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