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했을 뿐인데 포스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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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7.30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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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3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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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9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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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오르크 수감(9)-fin.

DUMMY

“내보내 줘!!”


리오에게 맞고 장장 반나절 동안 누워 있었던 다엘. 그는 자신이 덮고 있는 이불을 거칠게 내팽개치며 상체를 일으켰다.


급발진이 무색하게 단출한 방과 소독 내음이 자신을 반겼으니.


‘꿈?’


악몽을 꿔서인지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있었다.


다엘이 꿈의 내용을 상기하는 동안 이 방의 주인이 다가왔다.


“일어났어?”

“아, 의원님.”

“뭔데, 그리 호들갑이야?”

“출소 날이 지났는데도 이곳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꿈을 꿨습니다.”

“별, 병신같은 꿈을 다 봤네. 출소면 출소지···. 너 곧 나가니까 그런 꿈을 꿨나 보다. 꿈은 현실과 반대라잖아.”

“제가 출소합니까?”


다엘은 반문하며 의식 잃기 전 마지막 순간을 기억하려 애썼다.


‘그때 주먹이···.’


닿았던가? 안 닿았던가? 공격과 즉시 반격당해 확신이 안 섰다.


의원은 바닥에 떨어진 이불을 주워 들며 488이 기절해 있던 침상에 내려놓았다.


“그것보다 너 정체가 뭐냐?”

“잘 못 들었습니다?”

“아니, 대련 중에 겁나 두들겨 맞았다 아니야?”

“그렇습니다.”

“근데, 왜 이리 멀쩡해?”


해당 질문에 다엘이 너스레를 떨었다.


“아, 그게 다 저의 초재생 능력 덕분입니다.”

“재생? 내가 말하는 건 그쪽 영역이 아닌 것 같은데?”

“그럼 어떤···?”

“튼튼한 골격 말이야. 비록 주먹을 이용한 난타전이었지만, 대련 중에 마나까지 동원되었다며?”

“그렇습니다.”

“넌 마나가 둘러 진 주먹에 수십 대나 맞고서는 마지막엔 가까운 건물에 처박힐 정도의 핵 펀치에 노출되었단 말이지?”

“제가 건물을 들이받았습니까?”

“어. 그렇게 전달받았다.”

“헉.”


다엘은 곧장 침상에서 일어나 양팔을 휘저어가며 제 몸 상태를 살폈다.


“그리 호들갑 떨 필요 없어. 치료하기에 앞서 다 검사했으니까.”

“어디 부상은 없었습니까?”

“없다. 상식적이지 않게도 너무 멀쩡하다.”

“휴우.”

“휴우?”


군의관이 자신의 궁금증을 본격적으로 물으려던 찰나.


띠리리리. 띠리리리.


타이밍 좋게 의무실 책상에 부착된 스피커 폰이 울렸다.


「의원님 자리에 계십니까? 의원님.」

「네. 있습니다. 말씀하세요.」

「소장님이 외출하신다고 488 깨어났으면 데려오라 하십니다.」

「알겠습니다. 곧장 가겠다고 전해주십시오.」

「넵.」


의원이 의자에 걸쳐있는 흰색 가운을 급하게 걸치며 488에게 지시했다.


“들었지? 대빵이 찾으신다. 얼른 준비해라.”


꼬르륵.


시간이 촉박한데도 다엘의 위장은 이에 연연하지 않고 오랜 공복에 잔뜩 성냈다.


“여기가 식당인 줄이나? 매번 지랄이네?”

“너무 배고파서 그런데, 뭣 좀 주시면···.”

“오늘은 뭐 없으니까 참아! 면담 끝나고 알아서 처먹어!”

“네···.”


일전에 자기 간식을 빼앗겨야 했던 의원은 다소 퉁명스럽게 말하며 488과 함께 소장실로 직행했다.


* * *


씁쓸하다.


오늘은 자신의 출소인데 아무도 배웅 오지 않았다.


‘우성이 형 때와는 정말 다르구나. 뭐, 당연한 결과이려나?’


그땐 성대하진 못했어도 꽤 많은 죄수가 모였었다. 자신도 그곳에 끼어있었고.


‘하긴, 2년 독방 생활한 날 누가 챙겨주겠어.’


인과응보(因果應報).


다엘이 외롭게 출소하는 건 작업을 수시로 빼먹은 영향도 무시할 수 없었지만, 무엇보다 모두가 피하는 ‘더러운 X’이었던 게 가장 큰 지분을 차지했다.


488은 외딴섬처럼 누구도 다가오지 않는 통로를 걸으며 222를 생각했다.


‘그놈은 나라도 배웅해 줬지. 난 뭐냐?’


철창 밖으로 보이는 몇몇 죄수들은 본연의 일에 집중하며 눈조차 마주치려 안 했다. 저들의 철저한 외면에 다엘은 살짝 울컥한 심정이 들었다.


본인이 원해서 독방 생활을 한 것도 아니고 208호 죄수들의 위협에서 살아남기 위해 형량까지 늘며 리스크를 감수했건만.


‘내가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다 살자고 그런 거잖아···.’


다엘이 침울해하며 처음 보는 교도관의 인솔하에 털래털래 걷는데.


“488!”

“해리슨 교도관님?”


통로의 끝 지점에서 너무나도 익숙한 악마가 등장했다.


상대는 기존 교도관에게 488을 인계받고 다엘의 어깨에 팔을 걸쳤다.


“사회로 나가는 마당에 뭐가 이리 불만이라고, 입이 댓 발 튀어나왔냐?”

“아무도 배웅을 안 해주니 기분이 울적합니다.”

“인마, 저치들의 배웅이 왜 필요해? 그리고 내가 왔잖아.”


다엘은 해리슨에게 마음에도 없는 말. 아니, 마음 깊숙이 감춰뒀던 말을 마음껏 내뱉었다.


“교도관님이 이리 반갑다니, 제 머리가 어떻게 된 것 같습니다?”

“털어버릴 건 털어야지. 너 출소한다길래 근무까지 바꿔서 왔건만, 사내새끼가 지난 일로 계속 꽁해 있을래?”

“그저 지난 일이 아니잖습니까. 그동안 제가 얼마나···.”


상대가 손을 내밀어 다엘의 항의를 저지했다.


“정말로 내 훈련이 상처로 남아있었다면 너 그런 말도 못 한다? 그리고 내가 패기만 했냐?”

“...”


해리슨은 488에게 윙크하며 늦게나마 용서를 구했다.


“그동안 미안했다. 이 말로 모든 상처가 치료되진 않겠지만, 내 처지도 이해해 달라고. 네가 만약 간수라면 흉악범만 모이는 이곳에서 죄수들을 어떻게 다루겠냐?”

“후. 알겠습니다.”


다엘은 상대의 입장이 어느 정도는 이해됐기에 더는 핀잔을 놓지 않았다.


“아참, 너 못 들었지? 리오 교도관 근황.”

“무슨 일 있었습니까?”

“있고말고. 아주 고소한 일이 있었지.”


얼마나 즐거운지, 침 튀어가며 떠드는 해리슨의 말을 요약 하자면 간단했다.


리오가 서평에게 맞아 의료 시설로 실려 갔다고.


“교도관님 상관이 다쳤는데, 너무 좋아하시는 거 아닙니까?”

“뭐 어때? 당사자도 이곳에 없고 놈은 길 가다 벼락 맞아도 싸. 무엇보다도 너와 난 한편이잖아?”

“같은 편... 입니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2년 전에 한번 보고 그 뒤론 처음 마주하는 정문이 보였다.


‘이날이 오긴 하구나!’


다엘은 하늘 높이 치솟아있는 담장을 보며 말로 표현하지 못할 벅차오름을 느꼈다. 그는 해리슨을 돌아보곤 고개를 깊숙이 숙이며 예를 다했다.


‘이왕 나가는 마당이니 웃으며 헤어지자.’

“교도관님 아니었으면 이렇게 빨리 출소하진 못했을 겁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말이라도 그렇게 해줘서 고맙다. 너도 또 사고 쳐서 다시 오지 말고 성실이 살아.”

“알겠습니다. 건강히 지내십시오.”


눈앞에 보이는 벽만 넘으면 사회였기에, 488은 교도관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며 2년간의 수감을 끝마쳤다.


* * *


일반적인 사무실 공간 상담 부스에 젊은 여성과 왠지 모르게 단단한 느낌을 풍기는 아이가 마주 보고 앉아 있다.


여성은 서랍에서 서류 한 장을 꺼내 아이에게 내밀었다.


“어머? 어린 친구네? 혹시 글 쓸 줄 아니?”

“네.”

“거기 보면 이름을 비롯한 각종 인적 사항 적는 칸이 있거든? 쭉 써줄래?”

“알겠습니다.”


아이의 정체는 다엘.


그는 출소하자마자 소장의 지시대로 출입구 옆에 있는 작고 아담한 건물을 방문했다.


해당 장소는 사회로 환원한 죄수들의 입대를 위한 접수처로 손목에 채워진 족쇄 풀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들러야 했다.


‘형량 줄 듯 군에 있다 보면 복무기간도 줄어들 기회가 있겠지?’


장밋빛 미래를 꿈꾸던 다엘은 긴장한 손으로 종이를 건네받고 필요한 부분을 기재하기 시작했다.


『이름 : 다엘.

나이 : 14살.

거주지 : 칼리아.

보호자 : 무(실종).


.

.

.


자원입대( ). 의무 징집( ). 강제 복역(V).』


“너 강제 복역자구나?”

“네.”

“안에서 받은 증빙 서류 지금 줄래?”


다엘은 남아있는 형량과 여러 가지 정보가 적힌 문서를 기다렸다는 듯 내밀었다.


“여기 있습니다.”

“음···. 잠깐만 기다려.”


양해를 구한 여직원은 자리를 비웠고 다엘은 혼자남은 김에 몸을 좌우로 풀어주며 서평이 했던 말을 상기했다.


-너, 지금 받는 특혜가 국왕의 사면과 동급인 건 알고 있지?

-그렇습니다.

-이렇게까지 해줬는데, 군 생활 힘들다고 탈영하면 그 뒷일은 장담 못 한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남은 7년 성실히 복역하겠습니다.


잠깐 딴생각한 사이에 여직원이 돌아왔다.


“자, 양손을 내밀어봐.”

“여기 있습니다.”


상대가 챙이 기다란 도구로 양 손목에 채워진 족쇄를 능숙하게 풀곤 한쪽 팔에만 은색 팔찌를 채웠다.


‘정말 착용감이 없잖아? 어떻게 이럴 수 있지?’


기존의 쇠고랑과 차원이 달랐다. 너비가 홀쭉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게 ‘윌슬릿’이야. 부대에서 받은 월급도 그걸로 확인 가능하고, 간단한 신호, 날짜 및 시간, 남은 복무 일자. 등등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엄청 많아.”

“정말, 이 조그마한 거로 그것들 전부가 확인 가능합니까?”

“아, 추가로 알려주자면 착용자의 위치까지 사령부로 전송되니까 탈영을 계획 중이라면 주의하고.”

“... 네.”


다엘은 다소 황당한 눈으로 자신이 찬 팔찌를 주의 깊게 살폈다.


그러는 동안 앞으로 일정에 대한 여직원의 설명이 이어졌고.


작가의말

*주인공의 능력 빌드업 때문에 짧게 쓰려했던 에피소드가 이제야 마무리됩니다. 


참고로 살의(殺意)는 다엘의 포스가 아닙니다. 그는 자신의 진정한 능력을 깨달을 때까지 착각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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