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했을 뿐인데 포스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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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30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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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3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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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오르크 수감(7).

DUMMY

『미오르크 구내식당.』


다엘은 배식받은 지 장장 5분이 지났음에도 한술도 못 뜬 채 깊은 고심에 빠져있었다.


‘도대체 놈을 어떻게 상대해야지?’


222와 부대낀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두 달이 돼갔다.


‘빗발치는 공기탄은 그렇다 쳐도 가장 큰 문제는 놈이 두른 갑옷인데.’


바람을 이용해 공방 일체화된 상대를 더 이상 이기진 못했지만, 그렇다고 맥없이 밀리지도 않았다.


다엘은 222가 자신을 압도할 것 같으면 어떻게든 새로운 수를 창안해 득달같이 따라붙었다.


‘이젠 버티는 것도 한계란 말이지.’


흙 뿌리기, 오물 던지기, 숨겨둔 각목 이용하기 등등. 정말이지 온갖 수를 동원했음에도 최근 간신히 유지하던 균형의 추가 급격하게 기울었다.


시간은 만인에게 공평하니, 다엘이 연구한 만큼 상대도 준비했고 대련을 거듭할수록 222의 허술한 기술들은 단단해졌다.


‘썩을 놈들. 비 능력자에게 포스 유저와 싸우라니?’


한때나마 소장의 관심에 ‘교도관 특별 감독’까지 받았던 다엘.


그는 윗사람을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며 개화에 실패했고 그 당시엔 잘 몰랐지만, 지금에 와선 자신이 어떤 처우를 받는지 열렬히 실감했다.


‘더럽지만, 어떻게 해서든 다시 소장 눈에 들어야 해.’


돈 없어, 빽 없어, 연줄 없어.


그는 아버지가 실종되며 가진 거라곤 제 몸뚱이 하나였고 남은 인생 무탈하게 살려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본능적으로 인지했다.


다엘이 앞으로 일을 고민하며 들고 있던 수저로 국을 휘젓는데, 느닷없이 맞은편 자리에 한 죄수가 착석했다.


“얌마. 복 달아나게. 후딱 안 처먹고 뭐 하냐?”

“여긴 왜?”


대머리 짝눈의 남자는 자리에 앉기 무섭게 음식물을 입안에 밀어 넣었다.


우물우물.


“방도 혼자 써, 건드리는 사람 없어, 작업도 안 해. 세상 왕인 놈이 왜 죽상이냐고.”


상대의 정체는 208호 방장.


‘한동안 잠잠하더니, 또 뭔 수작을 부리려고?’


근 1년간 계속 독방 생활하니 208호 사람들과 마주칠 일이 거의 없었고 자신의 기행이 널리 퍼지며 본의 아니게 마찰 없는 편한 생활을 영위해 왔다.


‘오늘로써 이 평화도 끝인가?’

“저에게 무슨 볼일입니까?”

“새끼야, 안 잡아먹어. 인사차 와본 거야.”

“저희가 인사 나눌 사입니까?”


488은 222의 싹퉁머리에 빙의해 경계심을 쉬이 늦추지 않았다.


“우리가 어떤 사인데? 너, 아직도 나에게 미안해서 그런 거야?”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말장난 마시고 본론을 말하십시오.”

“아니, 우리가 무슨 사이냐니까?”


우성이 세상 억울한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였다.


“지랄해도 내 쪽에서 해야 할 것 같은데?”

“그날 밟으라고 지시 내리신 분이 참 뻔뻔합니다.”

“내가 너에게 무슨 악감정이 있어 그런 거 같아? 너도 알 거 아니야? 이곳에서 ‘환영회’가 가지는 의미를.”

“...”

“좋다. 그건 100번 양보해서 내가 잘못했다 치고. 네가 할퀸 거랑 쌤쌤으로 치자. 그거 말고 또 뭐.”

“또···.”


뭐지?


상대에게 악감정은 남아 있는데 자신과 저 대머리 아저씨와의 접점이 전혀 없었다.


‘얕은수에 말려들지 말자. 여긴 교도소다.’

“어쨌든 원인 제공을 하시지 않았습니까?”

“말길 못 알아먹어? 그 원인 제공이랑 내 부상이랑 동급으로 하자니까?”


‘이 아저씨가 원래 이런 캐릭터던가?’


다엘은 되돌이표처럼 반복되는 대화에 머리 굴리길 포기했다.


“좋습니다. 서로의 원한 관계는 모두 지우고 0부터 시작하죠.”

“봐, 생각해 보니까. 내 말이 맞지?”

“저에게 원하시는 게 뭡니까.”

“원하는 거? 없는데? 내가 앉으면서 뭐라 물었냐?”


‘하, 접근한 목적을 끝까지 감추시겠다?’


다엘은 조금 전 상황을 되짚더니, 상대의 장단에 맞춰주었다.


“왜 이리 죽상이냐고 했습니다.”

“그렇지. 어른이 물었으면 질문 말고 답부터 해야지?”

“제 고민이 왜 궁금하십니까?”

“글쎄? 앞으로 오래 볼 사이니까?”


대화를 나눌수록 혼란만 가중됐다.


‘오래?’


자신이 알기론 상대의 출소일은 반년도 남지 않았다.


이는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출소를 앞둔 죄수의 행동거지에서 바로 유추할 수 있고, 주위 사람들이 하는 말로도 쉽게 알 수 있었다.


‘아! 208호 식구들과 문제 일으키기 싫어서 나에게 왔나? 나갈 때까지 혼자 밥 먹기 싫어서?’

“저라곤 문제가 생기지 않은 것 같습니까?”

“응? 갑자기 무슨 소리야?”


우성은 순순히 상대와 친분을 다지기 위해서 접근했는데 이를 다엘이 멋대로 오해했고, 둘의 대화는 한동안 평행선을 달리며 좀처럼 이어지지 못했다.


* * *


현재 ‘로스뮤’ 왕국은 ‘이터니언’이라는 공공의 적을 상대하고 있었기에 좀처럼 내분이 일어나지 않았다.


당장 생존을 앞다투는 마당에 누구의 밥그릇을 넘보겠는가?


온 국민이 적과 싸우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기에 포스를 개화한 능력자는 그들만의 역할이, 비 능력자 또한 그들 나름의 영역이 명확하게 구분돼 있었다.


그렇기에 전체 인구의 90퍼센트가 전투 인원이었고 나라가 ‘쉬가더’라는 집단에 의해 돌아가는 만큼 모든 것이 군부에 치중된 거고.


정계며 상계는 물론 미오르크의 소장부터 모든 교도관까지 쉬가더 소속이니, 군인이 나랏일 한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다엘은 평행선을 달리던 대화를 마치고 자신의 고민을 대머리 아저씨에게 털어놓자마자, 아카데미에서 충분히 배운 윗 내용을 재차 학습 받아야 했다.


-알겠냐? 능력자와 비 능력자가 공동의 적을 두고 서로 반목하지 않는다 해서 그들 사이에 우열 없는 게 아니라고.

-당연히 센 놈이 강하겠죠.


쓸데없는 말만 늘어놓던 우성의 조언은 너무나 간단했다.


-지금 네가 처한 사항에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상대와 마찬가지로 능력을 일깨우는 것이다.

-누가 그걸 몰라요?

-만약, 그것이 불가능하면 마나를 써야지.

-여기에서 마나 다루는 법도 알려줘요?

-흉악범들에게 알려주겠냐? 너 양 손목에 그 쇠고랑은 왜 끼는 거 같냐?

-밥 먹으러?

-1년이나 이곳에 있었으면서 여태 몰랐단 말이야?

-뭐를요?

-그 팔찌, 마나 억제 도구잖아.


상대는 코흘리개 아이도 알만한 대처법을 말하더니, 나름 유용한 정보 몇 개를 일러줬다.


‘후, 기운을 읽으라고?’


다엘은 식사를 마치고 대련장으로 돌아와, 우성의 조언을 대로 눈앞 222의 공기탄을 보며 해당 공격이 어떤 기운을 품었는지 느끼려 부단히 애썼다.


펑!


“끄윽!”

‘뭐지? 뭔가 느낌이 있었는데?!’


비록 회피에 온 신경을 집중하지 못해 1발을 적중당했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시도해 본 것 치곤 나름의 결과물이 있었다.


마치 ‘통증을 머금은 음습한 무언가’가 덮쳐왔달까?


‘좀 더 시도해 보자.’


다엘이 현 상태에 집중하려 몸의 감각을 일깨우는데.


“잠깐 멈춰봐!”

“““?”””


먼저 싸우라 지시 내렸던 교도관이 뒤늦게 들이닥쳤다. 쿵쿵거리며 무섭게 다가오는 그의 얼굴은 판다도 웃고 갈 만큼 푸르딩딩했다.


“488!”


‘아씨, 또 나야? 이번엔 뭔데?’

“네? 넵!”

“넌 오늘부터 특훈이다.”

“자, 잘 못 들었습니다?”

“새끼야, 나랑 훈련한다고.”


특별 감독 기간 2달을 제외하곤 근 반년 동안 방치했으면서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었단 말인가?


다엘은 가까이 다가온 222를 힐끔거렸다.


“그럼, 이놈과 대련은 어떻게 합니까?”

“훈련 끝나고 재개해.”

“말씀하신 건 저만 합니까?”

“어.”

“이러시는 연유를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아씨! 말 겁ㄴ...”


해리슨은 순간 버럭 하려다가 어색한 미소를 머금곤 488 어깨에 제팔을 걸쳤다.


“좋은 말 할 때 그냥 가자?”

“그래도 이유는 알ㄱ···.”


퍽!


“새끼가 끝끝내 매를 벌지?!”


다엘은 괜히 자신의 궁금증을 해소하려다 한대 얻어맞았다.


“끄으응.”

‘내가 아주 동네북이지?’


속에서 분노가 마구 들끓었지만, 작은 불평이라도 표출할 수 없었다. 그랬다간 1대 맞을 거 하루 종일 맞게 될 수도 있었으니 말이다.


“죄송합니다. 바로 가시지 말입니다.”

“진즉에 말을 들으면 얼마나 좋아? 내, 이러니까 폭력을 손에서 못 놓는 거야. 새끼들이 맞아야 고분고분해지지?”

“...”


약자의 처지인 다엘은 교도관의 개 소리를 묵묵히 감내해야 했다.


순식간에 488과 교도관이 사라지자, 드넓은 공터에 222만 덩그러니 남았다.


훼에엥.


“나 혼자 여기서 뭐 하라고?”


* * *


488은 교도관 손에 이끌려 교도소 내 한 폐창고로 끌려왔다. 해당 장소는 원래부터 통풍이 잘 안되는지 축축하고 습한 공기가 들이마셔졌다.


교도관은 램프 불을 점등하며 바로 본론에 들어갔다.


“자, 지금부터 난 널 X 나게 두들겨 팰 거다.”


‘악독한 놈! 역시 이러려고 끌고 왔구나!’

“느닷없이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제가 또 무슨 잘못을 했습니까?”


다엘은 창고에서 빠져나가려고 뒷걸음질 쳤고 해리슨이 그의 진로를 재빨리 가로막았다.


“내가 열받아서. 아니, 평가를 대비한 훈련이다.”

“이러지 마십시오. 그건 제가 알아서 준비하겠습니다.”


해리슨은 488의 시건방진 소리에 한껏 비웃었다.


“네가 알아서 한다고? 너 교도관에 배정받으려면 ‘쉬가더’에서 어느 정도 급이 되어야 하는진 아냐?”

“급이요? 교도관은 그냥 죄수들을 통제할 수준의 무력이면 되는 거 아니에요?”

“아니거든! 군대도 안 갔다 온 이런 애새끼를 앞에 두고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참···. 잡소리는 그만하고 짜증 나니까 그냥 시키는 대로 해라.”


자신이 짜증 나니까 그냥 맞으라니?


다엘은 세상 억울해졌다. 그래도 눈앞 교도관이 아무 이유 없이 폭력을 행사하진 않을 줄 알았는데···.


“그럼, 딱 한 가지만 여쭤보겠습니다. 이거라도 대답해 주십시오.”

“뭔데?”

“두들겨 맞는 것과 평가와의 상관관계 말입니다.”

“시작하면 알려주려 했는데, 새끼가 참 집요하네? 어디 가서 손해 보고 살진 않겠다. 그만큼 목숨줄이 줄겠지만.”

“...”

“설명하기에 앞서 나도 한 가지만 물어보겠다. 너, 교도관 평가에서 어떻게 할 생각이었냐?”

“음···.”


사실 다엘은 1번 항목(222와 대련)에 치여 2번 항목(소장의 임무)에 대한 대비를 전혀 못 하고 있었다.


“별다른 수는 없지만 어떻게 최선을 다하다 보면 3방 정돈 얻어걸리지 않겠습니까?”

“얻어걸려? ㅋㅋㅋ 꿈도 야무지네. 별다른 대책, 없을 줄 알았다.”


“죄송합니다.”


다엘은 상대방 말에 맞장구치며 언제 도망치면 좋을지 교도관의 눈치를 슬금슬금 살폈다.


‘죽살같이 맞더라도 공개적인 장소로 이동해야 해.’


해리슨은 이런 488의 생각을 읽었는지 큼지막한 오크통에 엉덩이를 걸치며 한껏 여유를 부렸고.


“내가 평가에서 3대 중 2대는 성공할 수 있게 만들어줄 수 있는데.”

“정말입니까?”

“속고만 살았나? 그렇다니까?”


그는 이왕 이렇게 대화의 장이 열린 김에 자신의 계획이 무엇인지, 그러기 위해선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 비교적 세세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

.

.


교도관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학우에게 끌려간 건 자신인데 정작 본인이 교도소행.

죄수들에 이유 없이 두들겨 맞고 형벌 가중.

일방적으로 받은 통보를 불이행했다고 인생 종 침.


여러 요인이 겹쳐 인간 불신에 걸린 다엘은 타인의 도움을 선뜻 받지 못하고 의심의 꽃을 싹틔웠다.


“저를 위해 이렇게까지 하시는 이유가 뭡니까?”

“너와 내가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으니까? 구체적인 부분은 알 필요 없고. 내가 이렇게까지 떠들었는데 안 하면 진짜 죽인다?”

“하겠습니다. 한데 말씀하신 것들이 먹히겠습니까?”

“그 새끼 성격에 분명 먹힌다.”

“그 새끼?”

“있어 그런 놈이. 아무튼 넌 걱정할 거 없어. 내가 시키는 것만 잘하면 돼.”

“... 알겠습니다.”


다짜고짜 때린다고 했을 땐 강한 거부감이 들었는데 이야기를 듣고 나니 이러는 연유가 납득되어 버렸다.


‘아. 더는 아프기 싫은데.’


다엘은 속마음과 다르게 몸을 가볍게 풀어주며 싸울 준비를 했다.


“전 최선을 다해서 공격하면 되는 겁니까?”

“어. 내가 실전처럼 진행하며 중간중간 조언해 줄게.”

“그럼. 들어가겠습니다. 살살 때려주십시오.”

“봐서.”


리오에게 구타당한 해리슨은 남모르게 복수할 것을 다짐했고, 이 상황은 어떻게 아귀가 잘 맞아 다엘에게 행운으로 작용했다.


비록 겉으로 보기엔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는 상황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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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 미오르크 수감(1). 24.07.30 164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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