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했을 뿐인데 포스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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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30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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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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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신병 받아라(1).

DUMMY

KS-04.


정식 명칭 ‘각시’라 불리는 쉬가더 전용 무기.


로스뮤 왕국의 주적은 ‘이터니언’이라 불리는 괴생명체고 놈들은 마나를 이용한 공격에 취약했기에 이를 고려해 개발된 총기류 병장기다.


한 손은 어렵고 양손에 쥐어지는 길쭉한 몸체로, 3분의 1지점엔 마나를 집약시키는 핵심 코어가 박혀있다.


그렇기에 대기 중 마나를 빨아들여 대략 5초면 마나탄을 쏠 수 있게 설계돼 있으며, 3발이면 화이트급 이터니언을 처리할 정도다.


평균 일주일 이상 지속돼는 웨이브 특성상 전투의 지속력을 위해 충전식으로 만들어졌으며 5초에 1발씩 무한정 발포가 가능하다.


------------------------


택견. (언더 그레이드 / 노라드 폼.)


detect와 볼견(見)이 합쳐진 네이밍으로 작전 투입 전 미리 설정한 지휘부에 정보 송신이 가능한 투구.


해당 물품의 경우 두 가지 품종으로 나뉘며 일반 병들은 언더 그레이드급을 분대장에겐 노라드 폼을 지급했다.


‘이터니언’과의 전투에선 실시간 좌표 송신이 정말 중요했는데, 적이 끊임없이 쳐들어와 한번 밀리는 지역이 생기면 모든 전선이 무너졌기에 이를 사전에 방비해야 했다.


즉 전투 중 사상자가 생기면 빨리 보충해야 했으며 감당치 못할 괴물 출현도 본 장비를 통해 사령부에 알렸다.


특히 분대장급은 현장에서 병력을 통솔해야 했기에 사령부에서 지침을 내려받고 각자의 분대원을 통제했다.


능력자 양성 지침서 – 병기 편. 발췌.


* * *


값비싸 보이는 것들로 화려하게 꾸며진 집무실.


콧수염을 멋들어지게 기른 중년인이 앞에 앉은 아이를 가리키며 옆 사람을 바라봤다.


“얜, 얼굴이 왜 이래?”

“오는 길에 다른 병들과 마찰이 있었다 합니다.”

“하, 그새를 못 참고 쳐 싸워? 힘이 아주 남아도나 봐?”

“이름은 다엘. 미오르크에서 온 강제 복역자입니다.”


보좌관은 서류에서 눈을 때지 않으며 신병의 신상 정보를 읊었다.


지휘관은 양 갈래로 나뉜 콧수염을 매만지며 과거 일을 회상했다.


“죄수병이라고? 몇 달 전에도 왔잖아?”

“맞습니다. 그 병사와 마찬가지로 8소대 지명입니다.”

“‘서평’이란 놈 참 웃긴 새낄새? 편의를 봐주는 것도 정도가 있지. 여기가 무슨 동내 여관이야?”


지휘관은 반복되는 불편한 요청에 기분 나빠하며 다엘의 찐빵 같은 볼을 손바닥과 손등을 이용해 연달아 후렸다.


찰싹. 찰싹.


“...”

‘아씨, 왜 나한테 난리야?’


출소한 이후로 이 사람이고 저 사람이고 아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다.


‘마(魔)가 꼈나?’


다엘은 어제부로 36사단에 도착해 거지 같은 천막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오늘 커맨더와 면담을 가졌다.


사실 탈영 조사를 마치고 자대에 오는 과정부터 순탄치 않았는데.


그는 감찰대 이후 훈련소로 인계되었으며 도착하기 무섭게 앞으로 매일 볼.


그러니까 36사단으로 배치받은 동기들에게 둘러싸였다.


-주인공 납셨네.

-어린놈이잖아?

-씹새야. 이리 와봐.

-너 때문에 몇 시간이나 지연된 줄 알아?

-참나, 고작 꼬맹이 하나 때문에 이 많은 인원이 기다렸다고?

-넌 좀 맞아야겠다.

-밟아!


한 사람 때문에 여러 사람이 피해를 봤다면 충분히 화낼만한 일이다.


이는 납득 가능한 사안이었고 다엘도 죄송스럽게 여겼기에 별다른 저항 없이 구타를 허용했다.


다만 무작정 맞기보단, 이 상황을 기회 삼아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 했을 뿐.


-잠깐이지 말입니다! 가능하면 똑같은 부분을 집중적으로 밟아주실 수 있습니까?

-지금 장난치는 거 같냐? 벌써 고통에 뇌가 절어버렸어? 너 또라이야?

-그게 아니라···.


다엘은 고블린과의 전투에서 매직 애로우 300연발같이 겹쳐 들어오는 공격은 분간하기 매우 어렵다는 걸 깨달았다.


마법이 빗발치던 당시 대략 다섯 번 피격당할 줄 알았는데, 수십 방 두들겨 맞았으니 말이다.


다엘은 단지 제 능력을 보완하려 했을 뿐인데, 여론이 험악해지며 그의 이미지만 나빠졌다.


-이 새끼, 맞기 싫어서 쓴다. 그냥 밟아.

-미친놈 흉내 오지고요.

-안 그래도 최전방이라 우울했는데. 잘됐다.


지각생은 자신의 요구와 상관없이 전신을 무차별적으로 폭행당했다.


-새끼들아, 나와봐! 죽인 건 아니지?

-약한 놈은 어차피 죽지 말입니다?

-그래도 여기서 뒈지면 쪼까 그렇잖아.


36사단 인솔자는 어린 죄수병에게 문제가 생기길 바라는 사람처럼 여태 낄낄대다가 느지막이 투입했고.


그들은 다엘의 상태를 확인하더니 당황했다.


-어라? 아직 안 죽었네?


맞은 이의 상태는 처참했는데 얼마나 인정사정없었는지, 의복이 걸레처럼 너덜너덜했고 팔뚝과 정강이에선 새빨간 피가 흘렀다.


-야 너희 둘. 곧 출발할 거니까 이놈 챙겨와.

-부상은 어떻게 합니까?

-번거롭게 뭐 하러 치료해? 내버려둬.

-알겠습니다.


다엘은 더 이상 의미 없이 맞기 싫어 혼절한 척 연기했는데, 약점을 보완할 계획관 다르게 통증이 메아리쳐 자신의 결정을 후회했다.


무엇보다 정말 오랫동안 맞기도 했고 돌팍으로 찍어대는 통에 더는 견디기 힘들었으니까.


그렇게 다엘이 꾀부리며 타인의 등에 매달려 이동하길 하루 이틀···.


-이놈, 그 많던 부상이···. 사라졌네? 깨워봐.

-아무리 불러도 일어날 생각을 안 합니다.

-절벽에 던져버려! 그때도 배때기 튕길 수 있나 보자.

-알겠습니다.


다엘은 위기 상황만 닥치면 자신을 담당하는 이를 붙들고 절대 놓지 않았다.


-뭔 놈의 힘이?

-장난해? 이게 의식이 없는 사람이라고? 일부러 정신없는 척 쇼하네. 야, 일어나!

-다음 교대자 누구야! 좀 바꿔줘!

-그러기 전에 이 팔 잘라버려!


날붙이를 매몰차게 휘둘러봤지만, 귀신같이 피하고 다시 들러붙었다.


-놔! 놓으란 말이야! 씨바, 미치겠네!

-마나 다룰 줄 아는 놈들 다 모여봐!


죽일 작정으로 다굴 쳐도 모든 공격을 피하더니 원래 담당하던 이에게 귀소 본능처럼 되돌아왔다.


마나고 나발이고 모든 방법이 무용지물.


인솔자도 짬만 처먹은 이들이 대다수였기에 지금 막 훈련소를 나온 햇병아리들과 전력 부분에선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지난 2년간 단련된 다엘은 그야말로 해당 무리에서 생태계 교란자였다.


-이놈 뭡니까?!

-어디 보자. 인적 사항이···. 미친, 포스를 다룰 줄 알아?

-능력자?!

-다행히도 아직 개화(開化)는 못 했네?

-아무튼 기록에 적힐 정도면 그에 준한다는 소리잖습니까?

-그렇겠지?

-... 이제 어떻게 합니까? 계속 들고 다닐 순 없지 않습니까?

-‘KS’로 쏴버릴까?

-여태 모든 공격을 다 피했는데, 그것도 소용없지 않겠습니까?

-그래? 그럼, 나한테 물어보지 말고 계속 매달고 오던가.

-...


다엘은 시체 전략으로 정말 편하게 자대에 왔다. 도착과 즉시 역대급 쓰레기가 신병으로 들어왔다고 소문나서 그렇지.


뭐, 부대원 전부와 인사하고 사이좋게 지낼 것도 아니니 전혀 신경 쓸 일이 아니었지만, 오늘 면담에서 36사단 커맨더가 귀싸대기를 때리며 다소 찝찝한 말을 내뱉네?


“이 새끼는 이래라. 저 새끼는 저래라. 하, 짜증 나는군. 다들 날, *밥으로 보지?”


지휘관의 인상은 보좌관에게 무언가를 언질 받은 뒤로 펴질 줄 몰랐고 공교롭게도 다엘의 심장이 철렁했다.


‘역시, 내 짐작이 맞았어. 도대체 어떤 놈들이지?’


전 재산을 팔아 보상했음에도 합의서 인멸.

감옥에 가기 전 재판에서 칼슨 아저씨가 했던 말.

악명 높은 미오르크로 수감.

출소한 뒤 밑도 끝도 없이 죽임을 당할뻔한 일.

탈영 조사 마치고 훈련소에서 폭행당한 상황.

자신이 뒈지든 말든 인솔자들의 방치.

자대 도착 후 선임들의 무자비한 폭행.


너무 심한 비약일 수 있겠지만, 왠지 모르게 모두 하나로 이어져 있는 느낌이다.


‘한번 떠볼까?’

“커맨더님, 저는 몇 분대로 배정받습니까?”


지휘관은 다엘이 물어보기 무섭게 매서운 눈빛으로 노려봤다.


“신병이 그런 걸 물어보게 돼 있나?”

“죄, 죄송합니다. 저는 단지 모든 부대원이 저를 싫어하는 것 같아서 가급적 마찰 적ㅇ···.”


짝.


또다시 날아오는 싸대기.


“상급자에겐 변명은 물론 함부로 질문하지 마라. 지금은 처음이니 간단한 손찌검으로 끝났지만, 다음에 또 이러면 아주 험한 꼴을 보게 될 거야. 알겠나?”


‘쳇, 괜히 물어봤다가 본전도 못 찾았네.’

“알겠습니다.”


다엘은 맞은 부위를 어루만지며 얼떨떨한 표정을 연기했고 지휘관은 그에게서 눈을 때고 일어났다.


“보좌관.”

“예. 하명하십시오.”

“가서 그 두 놈에게 전해. 지금 상황이 이러하니,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쪽 말을 듣겠다고. 이놈의 분대 배치는 당분간 보류다.”

“알겠습니다.”

“데리고 나가 봐.”


그렇게 첫 면담을 빙자한 폭행 시간이 끝났다. 이곳에 방문해 아무것도 안 하고 그저 두어 차례 맞기만 했으니까.


* * *


이번에 들어온 새내기들이 강당에 모여 두 종의 병기를 분출 받았다. 해당 시간은 그들의 목숨줄이라 불리는 물건을 받는 시간으로.


“지금 준 ‘KS’와 ‘택견’은 앞으로의 생활 동안 재보급이 없다. 취급에 만전을 다 하도록! 만약, 분실 시 막중한 책임이 따른다. 알겠나?”

“““수호.”””


다엘은 자신의 양손에 들린 총기와 투구를 잃어버리지 않게 꽉 움켜쥐었다.


‘전투복은 언제 주려나?’


해질 대로해진 옷 입기가 너무 부끄러웠다. 냇가만 마주치면 즉석에서 빠는 것도 정도가 있지.


어쩌다가 이리된 건지 여벌 옷조차 없는 자신의 처지가 너무 처량했다.


다엘은 아직 제자리로 복귀하지 않은 동기를 기다리며 옷 앞섬을 들췄다.


‘그래도 대충 빨았더니···.’


그는 자신의 체취를 들이키며 현 상태를 파악하곤 아까 면담에서 가졌던 의문점을 다시 떠올렸다.


‘이놈과 저놈이 총 두 세력이고 그중 1명이 미오르크 소장이겠지? 그렇담 나머진 누굴까?’


해당 인물이 자신을 재판할 때부터 괴롭혀온 단체라 예측됐는데, 정체를 추측할 근거가 너무 부족했다.


‘분명 어느 정도 권력이 있다는 건데.’


그런 세력이 아무것도 없는 자신을 왜 괴롭힐까? 무슨 이득이 있다고?


‘아니지? 내가 아니라 만약 아버지를 노린 원한이라면?’


근거는 충분했다.


아버지 대를 지나 그 아들까지 건드린다는 게 조금 많이 치졸해 보이지만, 상대는 그런 것조차 용납 못 하는 좀생이라 생각하면 편했다.


다엘이 배후 세력의 윤곽을 서서히 알아채 가던 그때.


어느덧 모든 병기의 분출이 끝나고 선임 쉬가더들이 중앙의 단상으로 올라갔다.


“모두 주목.”

“““주목!”””

“지금부터 질서 정연하게 분대별로 정렬한다. 참고로 자신이 훈련소에서 사격과 위치 전송 평가 낙제점을 받았거나 ‘마나 홀’이 없는 인원은 이쪽으로 열외.”


번쩍.


다엘이 누구보다 빨리 손을 들며 말하는 이의 시선을 끌었다.


“그래. 너 말해봐.”

“저는 훈련소 수료를 안 했는데 어떻게 합니까?”

“음. 네놈이 이번 기수 죄수병이로군?”

“그렇습니다.”


모든 죄수가 출소 후 쉬가더에 입대한다고 죄수병이 아니다.


만약, 출소한 죄수가 민간인 신분으로 군인이 된다면 그냥 쉬가더.

다엘처럼 형량이 남은 상태에서 군에 편입되면 죄수병.


매번 신병을 받을 때마다 죄수병이 간혹 있었기에 그리 주목할 일이 아니지만, 다엘은 이미 너무나도 유명해져 있었다.


“저놈이 그 미친놈이야?”

“전투를 그렇게 잘한다며?”

“얼핏 들리는 말론 능력자라던데?”

“인마. 포스가 있는데 왜 최전방에 와? 100퍼센트 헛소문임.”

“저 새끼 옷 꼬락서니 봐라. 컨셉임?”


웅성웅성.


선임병은 다엘에게 손짓하며 새내기들의 소란을 잠재웠다.


“너도 당연히 열외다. 나머지는 각자의 보급품을 잘 챙겨 들고 분대로 돌아간다. 출발!”

“““수호!!!”””


우르르르.


대다수가 빠져나간 강당은 꽤 썰렁했다. 몇백 명이 넘는 신병 중에서 이곳에 남은 인원은 50이 될까 말까였다.


단상에 올라가 있던 쉬가더가 한심한 표정을 지었다.


“머저리들이 참 많이도 남았군.”

“““...”””

“지금부터 너희들은 모든 시험에서 통과할 때까지 지옥의 보충 수업을 시작한다.”

“““수호!”””

“평가 항목은 KS 조립 및 분해, 사격 만발, 위치 전송 정답률 97퍼센트.”


모두의 낯빛이 구십칠이란 숫자에 급격히 어두워졌다. 그러거나 말거나 선임병은 제 할 말을 계속 이었다.


“마지막으로 마나 홀까지. 아, 참고로 여긴 훈련소완 다르게 시험을 쳐서 통과하지 못하면 그때마다 매우 고단해질 것이다.”


엄포를 이리 놓는다는 건 엄청난 시련이 기다리고 있을 게 불 보듯 뻔한데, 다엘은 새로운 걸 배울 생각에 마냥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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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1. 미오르크 수감(2). 24.08.01 128 1 13쪽
2 1. 미오르크 수감(1). 24.07.30 164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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