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했을 뿐인데 포스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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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30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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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5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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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키르와의 인연(2).

DUMMY

“매직 애로우, 300연발.”


상공에 수많은 빛무리가 고블린의 나지막한 음성에 수놓였다.


“미, 미친···.”


곧 중구난방 흐트러져있던 빛의 화살들이 일제히 고개를 돌려 목표물을 조준했다.


촤차착.


감히 어떻게 해야 할지 감조차 안 오는 압도적인 격차.


다엘은 맹수에게 붙잡힌 사냥감의 심정을 고스란히 느끼며 온몸을 떨었다.


‘어떻게 이런 마법을···?’


고블린 중에 간혹 마나를 다루는 ‘샤먼’이란 객체가 있긴 했지만. 놈들은 주술적인 성향이 강했지, 이런 대규모의 마법을 시전하지도 사용할 수도 없었다.


그가 상대의 정체에 대해 유추하는 사이 고블린은 행동을 개시했다.


슈아앙.


“잠시만요!”


행당 폭격은 다엘의 전방위를 점하며 쓰나미처럼 몰아쳤다.


‘아···.’


어디로든 피할 길이 없어서 꼼짝없이 죽는 줄 알았데.


순간, 이 상황을 타개할 유일한 돌파구가 보였다.


다엘은 입술을 질근 깨물고 지금 떠오른 수를···.


퍽. 퍽. 퍽. 퍽. 퍽.


“크윽.”


수십 방의 마나 덩어리가 그의 몸을 두드렸다.


지금 보이는 행동은 방법을 찾았단 말이 무색하게 무대응에 가까웠는데.


다엘은 측 후방으로 몸을 날리더니, 뒤도 돌아보지 않고 줄행랑쳤다.


‘저 짧은 다리로 쫓아오긴 힘들겠지?’


고블린이 쓴 마법은 휘황찬란한 외형에 반해 위력이 약했다. 그랬기에 득달같이 돌격할 수 있었던 것이고.


다엘은 해당 사실을 피격당하기 직전에 우연히 알아차렸다.


-왜 견딜만할 거 같지?


어차피 지금 공격을 피하지 않는다면 가만히 있어도 당해, 움직여도 당해.


뭘 하든 똑같았기에 다엘은 속는 셈 치고 자신의 감을 따랐고 그 결과 최소한의 피해로 상대의 마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나저나 대박이네? 예측뿐만 아니라 공격의 강도까지 느껴져?’


현 상황을 만드는데 ‘예지 고통’이 혁혁한 공을 세웠다.


미오르크에선 그저 예측만 가능할 줄 알았는데, 오늘 보니까 공격의 강도에 따라서 피부에 느껴지는 통증 또한 달라졌다.


가령 10정도 세기의 공격이 온다 쳤을 때, 10m 밖에선 0으로 느껴지던 통증이 5m에선 5. 신체에 맞닿기 직전엔 10.


만약 5의 공격이 오면, 10m 밖에선 0으로 느껴지던 통증이 5m에선 2.5. 닿기 직전엔 5.


즉 앞으로 다가올 공격의 파괴력까지 예측할 수 있었던 것.


다엘은 ‘예지 고통’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기뻐할 새도 없이 발바닥에 불나도록 도망쳐야 했다.


“왜 쫓아와요?!”

“호기심?”

“... 꺼져!”

“클클클. 입버릇이 참 고얀 아해구나.”

“내가 고약한데 어쩌라고 이 땅딸보야!”


다엘은 악 받쳐 막 나갔고 아이러니하게도 상대의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클클클. 잡히면 혼쭐을 내줘야겠군.’


고블린은 압도적인 마법으로 다엘을 기절시키고 이동할 계획이었는데, 무식한 방법으로 제 마법이 파훼 당하자, 생각을 고쳐먹었다.


‘조금 미흡하지만, 저 나이에 저 정도 무력이라... 분명 크게 될 놈이다.’


더욱이 아이의 대응은 현상금 사냥꾼 치곤 너무 허술하기도 했고.


괜히 인간이냔 물음에 전후 관계 파악 없이 흥분한 것 같아 미안했으니 말이다.


* * *


허공에 한 뼘 정도 떠 있는 고블린이 아직 청소년이라 부르기 애매한 아이의 목덜미를 붙들고 얼굴을 들이밀었다.


“각오는 돼있겠지?”

“헉. 헉. 고블린님.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뭡니까?”

“님? 이거 웃기는 새낄세? 여태 반말을 지껄이더니?”

“지금은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습니까?”

“그래. 달라지긴 했구나. 그렇담 내가 널 어떻게 요리해야 할까?”

“... 죄송하지만, 입냄새가 고약합니다. 좀만 떨어져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뭐···? 그냥 죽여줄까? 죽으면 냄샐 못 맡지 않겠느냐.”


둘은 장장 1시간에 가까운 맹추격을 벌인 상태로.


고블린은 대단한 마법 실력에도 불구하고 다엘을 붙잡는 데 상당히 애먹었다.


‘마지막 마법이 아니었다면 한참을 쇼했겠네.’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꼬마 놈은 바닥을 미끄럽게 만드는 그리스 마법과 움직임을 강제하는 온갖 마법엔 잘 도망쳤으면서 유독 홀드(육체 마비) 마법엔 별다른 대응하지 못했다.


‘저 정도 움직임에 쓰레기 같은 내성이라···. 그게 아니면 고블린으로 트랜스퍼 하며 나까지 머저리가 된 건가?’


그는 잠깐 제 실력을 의심하더니, 추격전이 오래 걸린 이유가 상대에게 있다고 판단 내렸다.


“네놈, 능력을 개화(開化)했더냐? 어디 가문 사람인고?”

“죄, 죄송하지만. 냄새 때문에 숨이 안 쉬어집니다.”


온몸이 마비된 상황에도 두려워하긴커녕 냄새 타령하는 아이의 모습에 작은 위화감이 느껴졌다.


고블린은 이를 대수로이 여기지 않으며 뒤로 한 발짝 물러났다.


“버릇없는 아해구나. 이젠 되었느냐?”

“감사합니다. 방금 개화자냐 물으셨죠?”

“그래. 답해보거라.”

“아닌데요?”

“...할 말은 그게 끝?”


미치도록 성의 없는 대답에 고블린이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다엘은 상대의 볼록해진 관자놀이를 발견하곤 다급히 변명했다.


“물어보시는 질문에 ‘성실히’ 답했는데,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합니까?”


“...”

‘필요하냐고? 당연한 걸 참 공손히도 쳐 묻네? 참자. 참자. 나사 풀린 어린아이랑 씨름해서 뭣할꼬.’


고블린은 호흡을 가다듬으며 흥분하려는 마음을 가라앉혔다.


“후, 것보다. 내 정체를 정말 모르겠더냐?”

“모르겠는데요?”

“왜?”

“모르니까요.”


쾅!!!


고블린은 더는 참지 않고 다엘의 정수리를 내려쳤다.


“아얏!”

“이 잡놈의 새끼가 매를 벌지 못해 아주 안달이 났구나!”

“아니, 왜 때려요?! 개화자냐 물어서 아니라고 답했고, 본인을 아냐 해서 모른다고 말했을 뿐인데, 여기에 무슨 설명이···.”

“쉿.”


변명 따윈 하지 말라는 것인가?


고블린은 검지로 다엘의 입을 막으며 두 눈을 감고 뭔가에 집중했다.


‘추격자?’


어린놈하고 술래잡기한다고 시간을 너무 지체했다.


다엘이 만난 고블린은 국가 차원에서 수배령 내린 현상수배범이었고, 어마어마한 포상금 때문에 다들 눈에 불을 켜고 찾았다.


‘델로스. 이 씹어먹을 새끼.’


고블린은 현상금 걸릴만한 악행을 한적도 해본 적 없건만, 원수의 모함에 단번에 인생이 나락으로 직행했다.


모든 걸 떠나서 가장 믿고 아낀 수제자란 놈이 뒤통수를 후렸다.


‘모가지 간수 잘하고 있거라. 머지않았으니까.’


고블린은 이른 시일 내에 복수할 것을 기약하며 기감(氣感)을 넓게 펼쳤다.


두 놈? 아니, 세 명인가? 그 이상일지도···.


‘이번엔 조금 위험하겠는데?’


이 정도로 기척을 잘 감추다니, 몇 명이나 쫓아오는지 모르겠어도 이미 코앞까지 접근했을 거라 여겨졌다.


까딱했으면 무방비로 있다가 고전을 면치 못할뻔했다.


고블린은 다엘의 몸에 걸어둔 홀드 마법을 캔슬하며 배터리 팩의 마나를 활성화했다.


「마나 잔여율 53%」


‘미친? 이놈한테 12퍼센트나 썼다고?’


큰일이다. 예상외 변수가 발생했다. 눈앞에 있는 아이를 보호하며 싸울 여유 따윈 사라졌다.


‘아니지? 나조차도 잡기 힘들었는데 그건 추격자도 마찬가지일 거 아니야?’


고블린은 다엘의 현묘한 몸놀림을 기대하며 다소 무책임한 말을 내뱉었다.


“괜히, 싸움에 휘말리지 말고 잘 도망 다니거라.”

“네?”


뚱딴지같은 소리에 다엘이 눈을 휘둥그렇게 뜨자마자, 현상금 사냥꾼이 모습을 드러냈다.


허공에 번져가듯 나타난 이는 2명. 좀 더 엄밀히 말하면 투명 카멜레온이 제 보호색을 포기한 느낌이었다.


“으악!!! 누, 누구세요?”

“...”


고블린이 마나를 끌어모으며 전투준비 할 동안 두 괴인 중 한 명이 괴상망측하게 생긴 투구를 해체하며 반색을 표했다.


“여~ 영감. 여기 있었기래? 한참을 찾아다녔단교.”

“네놈은?!”

“서프라이즈~.”

“기사단에 있어야 할 녀석이 어떻게 여기에? 것보다. 그 갑옷은?!”

“지 자식 보니까 눈물겨운 교? 하나씩 물어보라우. 뭐부터 답해줄까?”

“이, 쳐 죽일 새끼들이! 델로스 그놈이 기어이 선을 넘었구나!”

“여여, 릴렉스. 릴렉스. 나이를 생각하셔야지.”

“닥쳐라!”


순간, 이 일대에 매직 애로우 300연발과 비교가 안 되는 두꺼운 얼음 기둥이 들어찼다. 그 수만 무려 50여 개가 넘어 보였는데.


습격자 둘이 있던 자리에 생겨난 기둥은 ‘펑!’ 소리와 함께 산산조각났다. 놈들은 고블린의 마법을 손쉽게 받아치며 허공에 녹아들었다.


“고블린 몸에 들어갔으면서 지가 아직도 대마법사인 줄 아나?”

“크크크. 동무 X 되기 싫으면 말 좀 가려하라우. 그래도 한땐 가주님 스승 아닌교?”

“단장님. 꼭 생포해 가야 합니까? 교전 중 죽었다고 보고하면···.”


잠잠.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상대는 기척은 물론 처음부터 이곳에 오지 않은 것처럼 완벽히 증발했다.


지금, 이 장소에서 누구보다 얼떨떨한 다엘.


그는 주변을 둘러볼 겨를도 없이 어깨에 강렬한 ‘예지 고통’을 느꼈다.


‘공격!’


서늘한 통증에 황급히 백 스텝을 밟았지만, 아픔은 여전히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아직 무기를 거두지 않았어!’


다엘은 얼음 기둥 근처로 황급히 물러나며, 통증의 증감에 온 신경을 집중하며 공격자의 위치를 파악하려 부단히 애썼다.


주변 환경을 끊임없이 살피던 그는 얼음 기둥이 생기며 발생한 한 가지 특이점을 발견했고 바로 이것을 이용하려 들었다.


‘이 무지개가 잘리면!’


쾅! 기우뚱?


“헛?!”


숨어서 공격하던 이가 다엘의 폭발적인 몸통 박치기에 당황했고 고블린은 해당 장소를 득달같이 조준했다.


“농축 볼트 캐논.”


파지지직.


“끄아아아악!”


어버버하다가 샛노란 꽃봉오리에 직격당해 얼음 기둥에 처박힌 습격자.


샛노란 스파크가 그의 몸을 끝없이 질주하며 당사자를 눈 깜작할 사이에 숯덩이로 만들었다.


다엘은 자신이 만든 참상에 정신을 못 차렸다.


‘먹혔다?!’


그는 사람을 다치게 했다는 죄의식보단, 작전이 먹혔단 고양감에 온몸을 떨었다.


같이 온 동료가 순식간에 당하자, 남은 습격자의 목소리가 여기저기 메아리쳤다.


“병신 같은 새끼. 평소 설렁설렁할 때부터 알아봤다우.”

“잘 숨어있어라. 털끝이라도 보였다간 네놈도 이 꼴을 면치 못할 것이다.”

“할아범, 노망 났지비?”


쾅!


이번엔 고블린 신형이 무서운 속도로 튕겨 나가 자신이 펼쳐둔 얼음 기둥에 꼬라 박혔다.


해당 공격은 1차 충돌로 끝나지 않고 연이은 소음을 만들며 주변 일대도 덩달아 붕괴시켰다.


흩날리는 얼음 알갱이를 뚫고 당혹스러워하는 고블린의 음성이 들렸다.


“어떻게 그 두 가지를 결합했지?”

“나야 모르제? 왜? 슬슬 후달린교?”

“내가 아무리 약해졌다 한들, 네놈 하나 꺾지 못할까?”


「삐이이. 삐이이.


경고. 경고. 남은 마나 잔량 30퍼센트 이하.」


‘벌써?’


고블린은 10합도 주고받지 못하는 배터리 성능에 치를 떨었다.


‘아니, 상위 마법을 얼마나 썼다고···.’


「삐이이. 삐이이.


경고. 경고. 남은 마나 잔량 30퍼센트 이하.」


주인의 말을 알아들었을까?


배터리 팩은 재차 경고했고 고블린은 지금부터라도 마나를 신중히 쓰길 다짐했다. 지금 들이닥친 위기는 벗어나야 했으니 말이다.


‘그나저나 그놈은 안전하겠지?’


고블린은 습격자 2명 중 1명은 통구이가 되고 1명은 자신에게 붙었으니, 다엘의 안전을 확신하며 눈앞 상대에게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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