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는 실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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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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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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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화

DUMMY

83. 팔레르모


해가 저물고 밤이 찾아온 시칠리아 섬의 하늘은,

불을 뿜는 에트나 화산에 의해 붉게 빛나고 있었다.

그럼에도 시칠리아 섬 주민들의 관심은 불길을 내뿜는 에트나 산이 아닌,

총을 쏴대는 마피아들에 집중 되어있었다.


시현과 베아트리체, 아일라, 그리고 비탈레는 마피아들이 날뛰는 팔레르모에 진입했다.

일루미나티의 공격에 의해 경찰 병력이 마비되었기에,

거리에 널브러진 마피아들의 시체는 정리되지 못하고 있었다.


시현 일행은 화약 냄새와 피비린내가 가득한 거리를 걸었다.

원래는 관광객과 상인들로 떠들석했어야 할 길거리에는 스산한 정적만이 가득했다.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던 비탈레는

실시간으로 인터넷에 올라오는 소식을 일행에게 전달했다.


“이거 봐! 카루아나 자식은 아마 시청에 있는 것 같아”


그런 비탈레의 목소리를 듣고 몇몇 마피아들이 몰려왔지만,

아일라의 돌팔매와 베아트리체의 주먹에게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행선지가 정해지자, 시현 일행은 팔레르모의 시청으로 곧장 뛰어갔다.

팔레르모 시청이 위치한 프레토리아 광장은 아직까지도 마피아의 항쟁이 이어지는 듯

총소리와 화약 냄새가 진동했다.


광장 한 가운데에는 그리스∙로마 신화 속 신들의 조각상이

48개나 모여 만들어진 ‘폰타나 분수’가 있었는데,

르네상스 미술의 정수라 불리던 그 분수대마저 빗발치는 총탄에 박살이 나

형체조차도 알아볼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있었다.


시현과 동료들은 광장 근처의 골목에 몸을 숨기고 상황을 지켜봤다.

비탈레가 말했다.


“시청 방향에 있는 녀석들은 카루아나의 부하들이야.

아마 카루아나는 시청 건물 내부의 안전한 곳에서 부하들을 지휘하고 있겠지”

“광장에서 싸우는 녀석들의 시선을 피해 시청으로 진입하자”


마피아들의 시선이 광장에 쏠려 있는 틈을 타,

신속하게 카루아나를 처치하자고 하는 베아트리체의 의견에

나머지 일행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시현은 아테나의 권능 중 한 가지를 사용했다.

튀르키예 임무 당시, 아타튀르크 댐 위의 전투에서

페르소나인 척을 하던 필호를 상대로 승리할 수 있었던 방법.

시현이 주문을 외우자 거리를 밝히던 가로등들이 하나 둘 그 빛을 잃기 시작했다.

머지않아 프레토리아 광장에는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이 내려왔고,

목숨을 걸고 총을 쏘던 마피아들도 일시적이나마 싸움을 멈추게 되었다.


시현이 아테나의 권능을 빌려 불러온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시야를 빼앗기지 않고 앞을 볼 수 있는 것은

권능을 사용한 당사자인 시현과 아난시의 권능으로 앞을 볼 수 있는 아일라 뿐이었다.

베아트리체와 비탈레는 앞을 볼 수 없는 소경 신세가 되어

시현과 아일라의 손에 붙잡혀 끌려갔다.


시현은 광장을 통과해 시청 건물에 진입하고 나서야 권능을 해제했다.

하나 둘씩 다시금 조명이 켜지고,

어리둥절하던 마피아들도 시현 일행의 잠입을 눈치채지 못하고 하던 일을 계속했다.


시청의 내부로 진입하자 시현 일행을 맞이하는 인물이 하나 있었으니,

일행의 목표물인 비탈레 파밀리아의 배신자이자 신생 카루아나 파밀리아의 우두머리,

파비아노 카루아나였다.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가 많았군 비탈레 아가씨”

“그 더러운 주둥아리로 우리 가문의 이름을 부르지 마!”


비탈레는 겁없이도 홀로 나와서 시현 일행을 맞이하는 카루아나에게

자신의 손에 들린 소드오프 샷건의 총구를 들이밀었다.


그러자 카루아나가 조소하며 자신에게 겨눠진 총구를 손가락으로 스윽 밀어냈다.


“에트나 화산에 다녀왔던 나더슈디 부인에게 다 들었지.

그 쪽 청년분께서는 함께 다니는 여신님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지?

그런데 어쩌나, 그 여신님께서는 어디 크게 다치셨는지 이 자리엔 없군”


시현은 이를 갈았다.

카루아나는 멈추지 않고 비웃음이 섞인 말을 이어갔다.


“그 옆에 금발 아가씨는 힘만 무식하게 세다고 들었는데,

그런 아가씨를 상대하는 건 내 전문분야라서 걱정이 되지 않는군,

나머지 두 명은 이미 지난 번 맞붙은 적이 있고 말이야”


속을 긁어대는 카루아나의 말에도,

일행들은 애써 침착함을 유지했다.

시현 일행의 표적인 카루아나가 굳이 그들의 눈 앞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아일라는 문득 깨달았다.

카루아나의 등장 탓에 일행의 시선이 전부 그 쪽을 향해 있다는 것을.

아일라가 사용한 아난시의 첫째 권능,

위험을 감지하는 눈에 사각에서 접근하는 안개가 포착되었다.


시현 일행의 턱밑까지 접근한 안개가 나더슈디 부인의 모습으로 실체화하는 순간,

아일라는 아난시의 여섯 번째 권능, 거미줄을 사용해 베아트리체를 찌르는 칼날을 붙잡았다.


“헤에~ 그 쪽 아가씨는 감각이 꽤 민감한 모양이네요오? 오랜만이에요오~”


말꼬리가 늘어지는 기분나쁜 목소리,

또다시 만난 나더슈디 부인에 아일라와 베아트리체가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어느 새 실내는 나더슈디 부인이 불러낸 자욱한 안개로 가득 찼다.

시현은 지난 번, 튀르키예 파견 임무가 끝난 후,

나더슈디 부인과 그 안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음에도

정작 시야를 가려 놓고 기습해오는 나더슈디 부인의 전법을 마주한 순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나더슈디 부인의 공격에 제대로 반응할 수 있었던 건,

아일라의 여섯 가지 권능 중, 첫번째, 위험을 감지하는 시야 덕분이었다.

나더슈디 부인과 상성이 좋은 아일라가 공격의 방향을 말해주면

시현과 베아트리체가 막아내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그런 대처는 오래가지 못했다.

안개 속에서 뛰쳐나오는 그림자가 하나 있었으니,

마피아 두목, 카루아나가 아일라의 눈 앞에 일전의 카메오를 들이밀었다.


석상이 될 위기에 처한 아일라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 때문에 시현과 베아트리체는

나더슈디 부인의 권총을 쳐내는 데 온 신경을 집중해야 했고,


눈을 감은 탓에 카루아나의 주먹을 막지 못한 아일라는

명치를 부여잡고 쓰러졌다.


비탈레가 총을 거꾸로 잡고 카루아나를 후려친 덕분에

겨우 살아나긴 했지만, 이대로 간다면 시현 일행에겐 승산이 없어 보였다.


84. 죽음의 키스(Il Bacio Della Morte)


비탈레는 실내를 안개로 뒤덮고, 마주치는 자를 석상으로 만들어버리는,

신의 힘을 빌린 전투에 경악해 마지않았다.

자신이 이끌어왔던 마피아 조직은 기껏해야

칼빵이나 총격을 주고받는 게 목숨을 건 싸움이고,

치열한 삶의 방식이었다.


그러나 지금 눈 앞에서 벌어지는 전투를 보는 순간,

비탈레와 그녀의 위 세대가 목숨걸고 지켜 온 마피아의 자부심은 산산이 조각났다.

비탈레는 이를 악물고 총을 들어올렸다.

조직의 배신자들을 처단하기 위한 ‘루파라’

두 발 장전된 중절식 소드 오프 샷건에 산탄 두 발을 장전하고,

침착하게 카루아나를 향해 조준했다.


시현, 베아트리체, 아일라와 같은 강자들과 전투를 벌이느라

상대적 약자인 비탈레는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비탈레는 상대방이 옳다는 것을 인정하기로 했다.

신의 권능이 난무하는 전장에서 자신은 한없이 무력한 일반인일 뿐이었다.

하지만 자신은 강자일 필요가 없었다.

약자이기 때문에 적의 사각으로 숨어들고,

약자이기 때문에 경계당하지 않을 수 있었다.


자신이 약자임을 인정한 비탈레는 미소를 지었다.

지금 이 순간, 누구보다 약한 비탈레는 그런 약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리라.


비탈레가 방아쇠를 당겼고,

카루아나를 향해 수십 발의 산탄이 날아들었다.


물론 카루아나는 몸을 던져 날아드는 산탄을 피해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그 순간 노출된 빈틈을,

아일라는 놓치지 않았다.


전투가 벌어지면서 박살난 대리석 파편에 아난시의 권능을 최대로 담아 집어던졌다.

아일라의 손에서 날아간 파편은 음속을 돌파해

카루아나의 오른손에 정확하게 틀어박혔다.


“크아아악!!!”


신의 권능을 담은 돌팔매에 맞은 카루아나의 비명이 울려퍼졌다.

무지막지한 충돌음과 함께 산산조각나는 파편과 함께

카루아나의 살점과 피가 흩날렸다.

흘러내리는 피와 피부를 뚫고 튀어나온 부러진 뼛조각으로 만신창이가 된 카루아나는

고통에 신음하면서도 신의 권능이 담긴 장신구, 카메오를 놓치지 않았다.

그런 카루아나를 구하고자 나더슈디 부인이 막아섰으나,

시현이 그동안 감추고 있던 비장의 무기인

제우스의 번개, 아스트라페가 푸르스름한 섬광을 뿜어냈다.


콰과광!!-


10억V의 전압을 가진 강력한 벼락이 초속 10만km의 속도로 나더슈디 부인에게 떨어졌다.


번개를 정통으로 맞은 나더슈디 부인은 상처를 입고 안개가 되어 전장을 벗어났다.

시현은 주머니에 숨겨 두었던 미스틸테인을 꺼내들었다.


고통에 몸부림치던 카루아나는 미스틸테인을 들고 다가오는 시현을 보고

엉금엉금 기어서 뒤로 물러났다.


그러나 그 쪽에는 소드 오프 샷건을 든 비탈레가 분노에 가득 찬 표정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카루아나는 갑자기 비굴한 태도로 비탈레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졌다.


“으아아악! 살려줘 내가 잘못했어, 뭐든지 시키는 대로 할게!”


비탈레는 자신의 다리를 붙잡는 카루아나를 걷어찼다.

그러자 카루아나는 이번에는 시현을 향해 다가갔다.


“흐윽, 내가 잘못했어 제발 목숨만 살려줘!

그래, 석상으로 만들어버린 사람들도 다시 원래대로 돌려줄게!”


시현은 헛웃음이 나왔다.

미스틸테인으로 한 번 쿡 찌르고 나면 굳이 카루아나의 협조 없이도

석상이 된 마리오와 라포트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올 것이다.

시현은 카루아나를 비웃으며 미스틸테인을 그의 가슴팍에 찔러넣었다.


“메두사, 아테나의 저주를 받아 괴물이 된 여인이여”


그런데,

빛이 뿜어져 나오며 석화의 권능을 무력화시켰어야 할

미스틸테인의 권능이 발동하지 않았다.

시현은 당황해 허우적거렸다.

그러자,


“하하, 하, 으헤헤헤, 크히히에헤헥”


폐허가 된 팔레르모 시청에 카루아나의 숨 넘어갈 듯한 웃음소리가 울려퍼졌다.

장미십자회 일행들의 시선이 일제히 카루아나를 향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심리적 동요를 느낀 것은 아일라였다.


“메두사가···아니었어?!”


아일라는 비탈레 저택에서 석상으로 변한 라포트를 처음 본 순간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도 카루아나의 카메오가

메두사의 유물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었다.


그러나 그러한 추측이 빗나간 지금,

마리오와 라포트에게 걸린 석화를 풀어주기 위해서는

카루아나가 가진 유물의 정체를 어떻게든 밝혀내야 한다.

일행들이 망연자실해 있던 사이에,

카루아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도망쳤다.


“흐히히-후후헤헤 저 멍청이 녀석들은 몰라! 모른다고!!”


피가 줄줄 흐르는 오른팔을 부여잡고,

다리를 절뚝거리며 도망치는 카루아나가

시현 일행의 추적을 뿌리칠 가망은 없었지만

카루아나는 실성했는지 광기의 웃음을 흘리며 광장으로 뛰쳐나갔다.


시현과 비탈레는 그런 카루아나의 뒤를 여유롭게 쫓았다.

거리에서 총격전을 벌이던 마피아들도 서로를 향해 겨누던 총을 내리고,

광소하며 도망치는 카루아나의 뒷모습을 넋을 잃고 쳐다봤다.


카루아나는 팔레르모 시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오페라 극장으로 피신했다.

원래대로라면 수많은 관객들이 소란을 떨며 오갔어야 하는 극장의 내부는

마피아들의 테러로 인해 쥐새끼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카루아나는 구석진 곳으로 기어들어가 벽에 기대어 주저앉았다.


“흐헤헤 흐흐··· 흐윽 흐으으억”


정신이 이상한 사람처럼 웃음소리를 내던 카루아나의 얼굴은 어느새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시현과 비탈레는 그런 카루아나를 멀찍이서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저 추악하고 비굴한 모습이 그 동안 그들을 몰아붙였던 적이라는 사실이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시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카루아나의 한심한 꼬라지와는 별개로

마리오와 라포트를 구하기 위해서는 카루아나가 사용하는 카메오가

어떤 신의 유물인지를 밝혀내야 한다.


시현은 아테나라면 어떤 답을 내놓았을지 생각했다.

카루아나의 카메오에 돋을새김 되어 있던 여신의 형상을 생각해보자.

그리스∙로마 문화권에 영향을 받은 곱슬머리의 여신.

그 여신은 과연 메두사가 맞는 것일까?


시현의 머리속에 메두사와 관련된 신화들이 스쳐지나갔다.


메두사는 아테나 신전에서 포세이돈과 사랑을 나누다,

아테나의 저주를 받아 흉측한 괴물이 되었다.

그리고, 후에 아테나의 지원을 받은 영웅, 페르세우스에게 처치당했다.

페르세우스는 메두사의 잘린 목을 들고 돌아가던 중,

에티오피아 지역에서 아름다운 공주를 바다 괴물로부터 구하게 된다.


생각이 거기까지 닿자, 시현의 눈빛이 번뜩였다.


시현은 다시 한 번 미스틸테인을 들고 입을 열었다.


“곱슬머리의 여인”


시현의 입에서 나온 말에 카루아나가 흠칫 놀랐다.

시현은 그 반응에 확신을 가지며 뒷말을 이어갔다.


“곱슬머리는 아프리카 지역에 살았던 민족들의 특징 중 하나지.

메두사의 목을 들고 고향으로 돌아가던 페르세우스가

바다 괴물, 케토스를 바위로 만들고 안드로메다 공주를 구해 낸 곳 역시

그런 민족들이 왕국을 이루어 살아갔던 에티오피아 땅이지”


시현이 확신을 가지고 신의 정체에 대한 추측을 말하자

자신의 최후를 직감한 카루아나의 가랑이가 축축하게 젖었다.


“페르세우스의 이름은 고대 그리스어에서 나왔다고 하기에는 괴리가 있어.

현대의 학자들은 그 이름의 어원이 원시 인도유럽어에 있을 것으로 추측하지.

그리고 인도유럽어족 계통의 신화들에서는 흔히

인간 영웅이 뱀을 상징으로 삼는 대지의 여신과 한 쌍을 이루기도 한다.

이 때, 페르세우스와 한 쌍을 이룬 것은 원시적인 메두사의 원조 격인 여신이다!”


시현의 입에서 나오는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덜덜 떨던 카루아나는 결국

바지에 오줌을 지린 채로 기절했다.

그런 모습을 한심하게 바라보던 비탈레는 옛날부터 내려오는,

배신자에 대한 사형 선고를 했다.

배신자의 입술 오른 쪽 뺨에 키스를 한 것이다.


사형 선고가 끝나자, 집행인 역할을 맡은 시현이 사형을 집행했다.


“에티오피아 지역의 여신이었으나,

그리스∙로마 문화권의 지배를 받고 그 역할이 축소된 대지의 여신,

안드로메다의 유물이여! 이 이후로 빛을 잃으리라!”


시현의 손에 쥐어진 미스틸테인이 카루아나의 가슴팍에 파고드는 순간,

오색 찬란한 섬광이 터져 나오며 권능의 발동을 알렸다.


미스틸테인의 섬광이 잦아들고 시현이 그 것을 다시 주머니 속에 넣자,

피와 오물로 범벅이 되어 있는 카루아나의 추한 시체만이 그 자리에 남았다.

비탈레는 한 때, 아버지의 심복이었고,

조직의 2인자였던 배신자를 향해 성호를 그어 명복을 빌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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