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급 소시민은 탑 공략이 즐거움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새글

프롱골
작품등록일 :
2024.08.01 18:32
최근연재일 :
2024.09.16 23:16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66,156
추천수 :
1,310
글자수 :
275,190

작성
24.09.04 23:10
조회
992
추천
25
글자
13쪽

035화

DUMMY

035.




속성.

스킬이나 몬스터들에는 속성이 존재했다.

불은 물에 물은 땅에 땅은 바람에, 바람은 다시 불에 약한 네 가지 규칙.

현대인식으로 말하자면 상성인 속성에 데미지가 200%, 역상성이면 50%, 상성이 아닌 경우 100% 데미지를 줄 수 있다고 하면 대충 맞을 거다.

그리고 서로 상성이자 모든 속성을 상대로 150%의 데미지를 줄 수 있는 게 바로 빛과 어둠.


내가 지닌 소환수들로 보자면 흑우는 토속, 달묘는 암속, 삐용이는 광속에 해당했다.


흑우는 토속이기 때문에 바람 속성, 즉 풍속성 적에게 데미지를 덜 주고 더 받게 된다.

이런 속성 상성을 토대로 적에 따라 유효한 소환수를 꺼내는 게 소환사들의 기본 전법이었다.


“음머!!”

“라끼아아아악!!”


쿠웅!!


거대한 공룡 라라우리우스가 또 한 마리 쓰러졌다.

라라우리우스의 속성은 풍속성.

흑우의 역상성인 속성이지만 결국 이 모든 건 압도적 힘 앞에는 의미가 없어지기도 했다.


상성에는 속성뿐 아니라 능력도 연관이 있긴 한데, 당장 내가 신경 쓸 필요는 없었다.


[퀘스트 클리어! 축하합니다!]

[이제 17계층으로 이동하실 수 있습니다.]

[최단 시간 클리어! 기록 갱신 선물을 확인해주세요!]


<<월드 공지 : 검은 탑(용산)에서 16층 클리어 SSS등급을 달성했습니다.>>


[SSS등급 달성 보상으로 스페샬 타워 코인이 추가로 지급됩니다.]

[지역 레코드 달성 보상으로 중급 마석을 지급합니다.]

[월드 레코드 달성 보상으로 중급 마석을 지급합니다.]


“다들 수고했어.”

“삐용!”

“음머.”

“거부욱.”

“뀨! 뀨뀻!!”


달묘만 반응이 달랐다.

살짝 다급해 보이는 몸짓.


“달묘 왜? 사람이 온다고?”

“뀨!”


13층 이전에 필사적으로 숨어다닌 건 미노타우르스를 어떻게 테이밍 했냐는 질문에 근본적으로 답할 수 없었던 탓이었다.

지금은 가급적 사람하고 안 마주쳤으면- 정도지 만나도 소환사입니다. 하면 되는 일이니까.

나는 달묘가 가리킨 곳을 바라봤다.


피투성이가 된 남자가 비틀거리며 걸어오다가 쓰러졌다.


“괜찮으세요?”


나는 주머니에서 포션을 챙기며 남자가 쓰러진 쪽으로 달려갔다.


*


“괜찮으세요?!”


주민혁은 다급하게 달렸다.

그 소리를 들으며 쓰러진 남자, 이승결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역시 예전에 연기한 게 녹슬지 않았어.’


승결의 길드에서 받은 잠복조 임무는 두 가지였다.

하나, 슈퍼 뉴비로 추정되는 인물을 찾아낼 것.

둘, 가능한 다른 길드에 알리지 않고 제 길드에 포섭할 것.


라라우리우스의 피를 일부러 뒤집어쓰고 다친 플레이어를 연기중인 승결은 다른 방법을 쓰기로 했다.


‘일단 잡아다가 끌고 가면 되겠지.’


저 소환사가 라라우리우스를 쓰러뜨리자 월드 공지가 떴다.

더 따질 것도 없이 슈퍼 뉴비가 분명했다.

왜 피해 다니는지는 알고 싶지 않았다.

자신은 그저 포획 보수만 받으면 뒷 일은 알 바 아니었기 때문에.


‘앞으로 세 걸음. 둘, 하나.’


레벨 차이가 현격했다.

명령을 내리지 못하게 입부터 막으면 저 소환수들은 무용지물.

22레벨인 승결의 움직임을 상대는 따라올 수 없었다.


딱!!!


“악!!!”


엄청나게 단단하고 동시에 말랑한 무언가가 이승결의 머리를 세차게 내리쳤다.


**


“달묘?!”


내가 쓰러진 남자에게 도달하기 직전, 달묘가 달려들어 떡매로 남자의 머리를 후려쳤다.

뭐하는 거냐고 묻기도 전에 들린 건 너무나도 기운찬 남자의 비명 소리였다.


“뀨!”


달묘는 인상을 쓰며 남자를 가리켰다.

왼발로 바닥을 탕탕 치면서.


“에이 시발. 이렇게 된 거!”


온몸에 피를 흘리던 남자가 벌떡 일어나더니 빠른 속도로 나를 덮쳤다.

피하기도 힘든 속도를 보아 육탄계 각성자였다.

그 순간이었다.


뻐억!!


“으억!?”


달묘의 떡매 망치가 다시 한번 불을 뿜었다.


“어우, 아우, 어···.”

“···죽은 거 아냐?”

“뀨뀨.”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달묘.


“삐! 뀨, 삐이, 뀨잇!”

“잠시만 기다려 봐. 소환 해제, 중갑이.”


팟!


“소환 츄러리.”


퍼엉.


“러리 통역.”

“한다, 톤역!”

“삐! 뀨, 삐이, 뀨잇!”

“츄럴, [피가 전부 라라우리우스의 것이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꿈틀 거리면서 재빠르게 움직이길래 후려치고 봤죠!] 츄럴.”

“아하.”

“[처음에는 적당히 쳤는데 계속 움직이길래 조금 더 세게 팼답니다.]”

“그랬구나.”


남자는 아직 일어나지 못했다.

바닥에 쓰러져 신음하고 있을 뿐.


“뀨! 뀨뀨잇 뀨뀻!”

“츄럴, [떡매 망치의 강도를 조절해 죽을 만큼 아프지만 결코 죽지 않는 강도로 팼으니 안심하세요. 주인님!] 츄럴.”

“그런 것도 되는구나.”

“뀻!”


칭찬을 바라는 듯 우쭐거리며 가슴팍을 내민 달묘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기분 좋은 듯 달묘의 머리와 꼬리가 살랑 살랑 움직였다.


“그나저나 이걸 어쩐다.”


나는 쓰러진 남자를 보며 말했다.


다른 각성자들과 마주쳐도 상관없지만 월드 공지 직후에 나타난 데다가 이 남자는 다른 마음을 품고 있었던 거 같다.

그렇다고 내가 이 사람을 협박하거나 입을 틀어 막기엔 좀 저항감이 일었다.

일단 왜 나한테 이런 수작을 부렸는지 물어보고 싶었다.


그게 공격이라면 그 대가를, 아니라면 무슨 이유인지 들어보고 처분을 결정해야지.


“별 수 없네.”


오늘 자주 부르는 거 같지만 이런 일에 한해선 나보다 훨씬 잘 할 거 같은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


“잘 불러주셨어요! 민혁씨!”

“자꾸 불러서 미안해요.”

“무슨 말씀이세요. 누가 부르시는 건데, 하루에 백 번도 괜찮답니다.”

“하하.”


좀 더 뻔뻔해도 되겠지만 계약했다고 마구잡이로 쥐고 흔드는 건 성격상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닌듯 했다.


“이 자인가요? 감히 주, 민혁씨를 해치려 했다는 쓰레기가?”


설유라는 조금 격앙된 거 같았다.


“말씀만하세요. 어떻게 해드릴까요. 잘게 다져서 태평양 상어밥으로 던질까요? 아니면 시멘트에 묻어 버릴까요. 아, 죄송해요. 제가 흥분했네요.”

“음, 네. 그러신 거 같아요. 일단 진정하세요.”

“네. 말씀대로예요. 목적과 배후를 먼저 밝히고 일가 친척까지 전부 고통에 빠뜨려야 했는데 너무 쉽게 보내려고 했네요.”


그 정도 죽일 죄는 아닌 거 같은데.

원래도 살짝 극단적인 느낌의 사람이었지만 주종 계약 이후 대상이 내가 되면 좀 더 심해진 느낌이었다.


“아뇨, 일단 말하신 거처럼 목적부터 알아내죠. 그걸 듣고 제가 정할게요.”

“아, 네. 지당한 말씀. 제가 너무 앞서갔네요.”

“저 신경 써서 하신 말일 테니까 신경 안 써요.”

“민혁씨···.”


그때 남자의 의식이 돌아온 듯 신음 소리가 흘러 나왔다.



“으···.”

“깨어나려나 보네요.”

“그러게요.”

“그런데 민혁씨, 심문은 안 보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

“네?”


설유라의 말이 무슨 의미인가 싶어 그녀를 바라봤다.

실을 늘어뜨린 채 상대를 바라보고 있는 그녀의 얼굴은 내가 봐온 어떤 것과도 다른 표정을 띄고 있었다.

음침하다고 해야 할지 위험하다고 해야 할지 형언하기 어려운 그런 종류의 것이었다.


“···죽이거나 불구로 만들거나 하면 안 됩니다? 정보만 알아내셔야 해요.”

“염려 마세요. 상처 같은 거 없게 잘 할게요.”


더 보고 있으면 안 될 거 같아 그 방에서 나왔다.


“마스터는요?”

“심문하겠다고 해서요.”

“서 계시는 것도 그러실 테니 마스터의 집무실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네.”


차가운 인상의 이 여성은 부관이라고 들었다.

이름이, 혜리였나.

지금 우리가 있는 곳은 1층, 시작의 마을에 위치한 군청 길드의 본부 건물이었다.

그 중에서도 왜 있는지 의문인 지하실이었는데, 꽤나 익숙해 보이는 게 이런 일이 한두번이 아니었으려나.

아무튼 혜리씨의 안내를 받고 설유라의 집무실에 도착했다.


“차를 내드릴까요?”

“아뇨, 괜찮습니다.”

“그럼, 편히 쉬시길.”


사무적으로 대하고 문을 닫은 혜리였지만 아까는 난리였다.


‘마스터, 그 남자 분은?’

‘인사해. 내가 모시는 분이야. 성함은 주민혁님.’

‘···마스터가 모시는 분이라구요?’


여자한테 그렇게 차갑고 분노 어린 시선을 받은 건 난생 처음이었다.

혜리라는 여성은 부모의 원수를 보는 것 보다 더 엄한 시선으로 나를 쏘아보았다.

설유라의 부관이라는 입장 탓에 특별히 다른 말은 안 나왔지만 나를 썩 좋아하지 않는다는 건 잘 알 수 있었다.


나는 그녀가 나간 문을 바라보며 생각을 환기시켰다.


설유라의 집무실은 천장이 굉장히 높았고, 크기 역시 넉넉했다.

여기라면 건물이 무너지거나 하진 않겠지.


“소환, 흑우.”

“무.”


기쁘다는 표정이었다.


“할 건 없고 좀 대기하고 있자.”


얼마나 지났을까.

체감상으로는 5분도 채 지나지 않을 때였다.


“다녀왔습니다.”

“빠르시네요.”

“후훗, 저한테 걸리면 금방이죠.”


사람도 조종할 수 있다는 인형사가 실로 뭘 했을지는 상상하고 싶지 않았다.

일단 적당히 하라고 했으니 죽이거나 하진 않겠지.


“그래서 뭐라던가요?”

“민혁씨 추측대로 길드 연합의 구성원이었어요. 월드 공지 뜬 거 보고 확신했고 잡아서 자기들 길드로 데려갈 생각이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런 거라면 공격이라기 보단 회유? 이 경우엔 납치인가.”

“그렇죠. 어딘지도 알아냈어요. 스타 폴즈라고 하는 별 볼일 없는 길드랍니다.”

“스타 폴즈.”


분명 23위 정도 하는 위치에 있는 길드 이름이었다.


“어떻게 할까요? 전원 고기 밥으로 만들까요?”

“아뇨, 그 정도까지는 아닌 거 같고. 아, 그러고보니 저 사람은 어떻게 된 건가요?”

“멀쩡히 살려뒀답니다. 기억을 조금 주물렀을 뿐.”

“기억을 주물렀다니···.”

“민혁씨가 가장 곤란한 건 슈퍼 뉴비가 누군지 특정 되어서 방해 받는 일 아닌가요?”

“그렇죠.”

“그 부분은 확실하게 처리했습니다. 염려 마세요.”


이 정도로 듬직한 말은 근래 들어본 기억이 없었다.


“생명에 지장은 없죠?”

“네.”


설유라는 웃으며 말했지만 마음 같아선 반쯤, 아니 그냥 죽이고 싶었는데. 라고 하듯 음험한 기운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내가 해야 할 건 탑 등반이지 살인이 아니니까.

목숨을 노렸다면 이야기가 조금 다르겠지만, 이정도까진 허용 범위였다.


“그렇지만 저 자를 그냥 풀어주면 오늘 같은 일이 또 생길 수 있어요.”


설유라의 말이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이번 일은 저한테 맡겨 주시지 않으실래요?”

“그러죠.”

“감사합니다.”


위험한 느낌을 잔뜩 머금은 채.

아주 환한 미소를 띄며 그녀는 말했다.


**


그리고 며칠 뒤.


간만에 수아씨에게 전화가 왔다.


“오랜만이네요. 수아씨.”

[오빠, 얘기 들으셨어요?]

“무슨 얘기요?”

[길드 연합이 쪼개진 거요.]

“···네?”


수아씨의 설명을 요약하면 이랬다.

갑작스럽게 스타 폴즈를 주축으로 길드 연합 내부에서 몇 개의 길드가 슈퍼 뉴비 탐색을 중지하겠다고 선언.


[어차피 우리 같은 군소 길드에 그런 대어가 들어오겠냐-라는 말부터 다들 먹고 살 걱정 안 하냐, 벌써 업무 멈춘 게 한달째다. 같은 멀쩡한 소릴 했대요.]

“으음, 그렇군요.”

[상식적인 말이긴 한데, 연합의 길마들이 다들 슈퍼 뉴비만 데려오면 다 잘 풀릴 거라는 꽃밭에 빠져서 그 사달을 벌이고 있던 거 치곤 너무 갑작스럽잖아요? 그래서 계속 하겠다파와 때려쳐라파가 나뉘어서 지금 쪼개졌다고 하네요.]


이게 설유라구나.

나는 기껏해야 스타 폴즈에 엄중 경고할 줄 알았더니 아예 연합을 박살내고 있네.


[오빠가 한 거예요?]

“아뇨. 저는 별로 한 거 없어요.”

[···그렇구나. 아참, 오빠 조만간 한 번 찾아 뵈어도 될까요? 삐용이도 보고 싶구. 드릴 것도 있어서요.]

“네, 괜찮아요.”

[타워 안이랑 밖, 어디가 편하세요?]

“안에서 뵐까요? 시간은 적당히 미리 말씀만 해주시면 괜찮을 거 같아요.”

[알았어요! 연락 드릴게요!]


통화 종료.

탑 등반을 시작하고 나서 가장 크게 달라진 게 있다면 연락을 받거나 찾아오는 사람의 숫자가 엄청나게 늘어났다는 사실이다.


원래는 0이었으니까, 퍼센티지로 따질 수는 없지만 체감상으로는 10000% 정도.


살짝 피로감을 느꼈다.


“이럴 때는 역시 그거지.”

“우르륵?”

“인벤토리.”


타워의 것에 해당하는 물품을 넣고 뺄 수 있는 아공간.

나는 그 중에서 특출나게 빛나는 동전의 개수를 세어보았다.


“하나, 둘, 셋, 넷···.”


스페샬 타워 코인이 제법 낭낭하게 모였다.


가챠의 시간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초월급 소시민은 탑 공략이 즐거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제목 변경 예정 -> 초월급 소시민은 탑 공략이 즐거움 24.09.10 124 0 -
공지 수정 사항 안내 (10, 39, 40) 24.09.09 337 0 -
47 047화 NEW 11시간 전 162 8 12쪽
46 046화 24.09.15 351 13 14쪽
45 045화 24.09.14 436 15 12쪽
44 044화 24.09.13 492 16 11쪽
43 043화 24.09.12 587 17 13쪽
42 042화 +1 24.09.11 661 21 12쪽
41 041화 24.09.10 737 18 13쪽
40 040화 +1 24.09.09 762 20 14쪽
39 039화 24.09.08 799 21 13쪽
38 038화 +2 24.09.07 870 25 12쪽
37 037화 24.09.06 890 27 13쪽
36 036화 +1 24.09.05 947 26 14쪽
» 035화 +1 24.09.04 993 25 13쪽
34 034화 +1 24.09.03 1,039 25 13쪽
33 033화 +1 24.09.02 1,094 26 14쪽
32 032화 +1 24.09.01 1,193 24 16쪽
31 031화 +1 24.08.31 1,229 24 13쪽
30 030화 +1 24.08.30 1,325 25 13쪽
29 029화 24.08.29 1,304 29 12쪽
28 028화 24.08.28 1,330 29 12쪽
27 027화 24.08.27 1,339 26 13쪽
26 026화 24.08.26 1,359 29 13쪽
25 025화 24.08.23 1,371 29 11쪽
24 024화 24.08.22 1,404 29 14쪽
23 023화 +1 24.08.21 1,451 25 13쪽
22 022화 +2 24.08.20 1,481 25 14쪽
21 021화 24.08.19 1,479 30 14쪽
20 020화 +1 24.08.18 1,517 27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