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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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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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6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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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7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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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렬한 환영식

DUMMY

사다리를 내려가니 지하엔 커다란 공간이 있었다.


위지천도 안가의 오는 것은 처음이었다.


‘자연적으로 생긴 공동 위에 건물을 지어서 숨겼군.’


이 장 정도를 내려가자, 평소에 청소가 되었는지 깨끗했다.


아삼이 놀라며 말했다.


“와. 여기 뭐야. 땅 밑에 이런 곳이 있네.”


벽마다 야명주가 박혀서 빛을 발하니, 공동 안이 밝았다.


위지천은 같은 종류의 야명주를 신강 지역에 대량으로 들어왔던 것이 기억났다.


한 알 한 알이 엄청 비싸서 위지천이 사들일 때 마도팔가 중 반대를 안 하는 자가 없었다.


‘이걸 봐. 그때 내가 안 샀으면 어쩔 뻔했어. 매일 횃불을 붙이느라 기름 냄새 맡아가며 고생했을 거 아니야?!’


위지천은 야명주를 보고 뿌듯했다.


“와. 이거 봐 구슬이 혼자 빛이 난다.”


“야명주라는 거다.”


아삼이 야명주에 손을 뻗자, 위지천이 급히 말렸다.


“만지지 마! 야명주엔 기관이 설치되어 있어!”


“기관?”


“그래. 여기에 갇혀서 굶어 죽고 싶은 것은 아니겠지?”


아삼은 내밀었던 손을 얼른 뒤로 뺐다.


안으로 들어가자, 안가에는 침상과 책장, 병장기 등이 있었다.


위지천은 안가에 숨겨진 자금을 찾기 위해 공동 안을 뒤지기 시작했다.


반도 살펴보기 전에 들어온 입구 쪽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안가로 들어오는 문에 어떤 장치를 해놓은 것 같았다.


아삼과 위지천은 내려오는 자를 공격하기 위해 준비를 했다.


현재 이곳에 위지천을 반길만한 자는 없었으니까.


내려온 자는 사다리를 타고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매달린 채 공동의 천장을 타고 다가왔다.


당아삼은 그 모습에 놀라 소리 질렀다.


“으악! 저게 뭐야!”


위지천도 천정을 타고 오는 기괴한 모습에 놀랐지만, 동시에 마교에서 벽호공(壁虎功)을 익힌 자가 몇 생각났다.


천정을 타고 오던 자는 하얀 옷을 입고 있었기에, 유령처럼 보였다.


중력에 더해 천정을 박차고 위지천에게 달려들었다.


‘이곳에선 천마신공을 펼쳐도 상관이 없다.’



위지천이 천마신공을 펼치자 검은 마기가 번개처럼 뻗어 나왔고 손 끝부터 팔을 감싸고 타고 올라왔다.


달려들던 흰옷의 남자는 검게 변한 위지천의 팔을 보고 눈이 커졌다.


동시에 떨어지는 중간에 허공에서 몸을 뒤트는 묘기를 보였다.


“만마앙복! 천마천세!”


흰옷의 남자는 위지천 앞에 무릎을 꿇었다.


위지천은 천마신공을 알아본 흰옷의 남자가 마교 소속인 것을 알았다.


“일어나라.”


“존명!”


야명주에 드러난 얼굴은 눈주름이 자글자글한 인상 좋은 중년 남자였다.


“너는 누구냐.”


“저는 호남성 지부 지부장인 백익편복(白翼蝙蝠) 영종산입니다.”


“그래. 내가 누군지 알겠느냐.”


“천마신공은 오직 교주님과 그의 직전 제자에게만 전해진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


영종산은 말로는 굉장히 예를 다하는 듯한 행동이었지만, 속으로 엄청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소교주? 말도 안 된다. 교단에서는 말하지 않았지만, 교주가 정파 놈들에게 죽은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 게다가 교주가 소교주를 세웠다는 말은 들은 적이 없다.’


위지천 또한 이 백익편복이 자신을 의심하는 것을 눈치챘다.


“나에게 할 말이 있는 것 같은데. 속 시원히 하라.”


백익편복은 슬그머니 입을 떼었다.


“소교주가 계시다는 말은 못 들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가짜라는 얘기인가.”


백익편복은 넙죽 엎드렸다.


“아닙니다. 제가 어찌 그런 망령된 생각을 하겠습니까. 다만 제가 소식이 어두워 소교주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라 편히 모시지 못할까 두려워서 그랬습니다.”


위지천은 속으로 잘됐다고 생각했다.


‘천마신공을 내보인 이상 소교주 노릇을 하는 게 제일 합당하다. 다른 사람이 익힐 수는 없고. 비밀리에 키운 소교주라고 해야겠다.’


위지천은 이해한다는 듯이 말했다.


“괜찮다. 교주님은 나의 존재를 아무도 모르게 하셨다. 정파의 무리가 십만대산으로 몰려올 것에 대비하셨던 것이지.”


“그렇군요.”


백익편복은 일견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주의 행사는 언제나 알려진 일이 없었으니까.


“백익편복. 나를 돕는다면, 나중에 모른 체 하지 않겠다.”


백익편복은 무표정한 얼굴 안으로 곤란한 심정을 표출할 수가 없었다.


‘갑자기 나타난 소교주라니. 교주도 마도팔가에 버려진 마당에, 누가 소교주라고 모실 것인가.’


위지천은 백익편복의 생각은 꿈에도 모르고 속으로 생각했다.


‘교단에 보내준다고 하면 기뻐하겠지? 모두 본단에 오고 싶어 했으니까.’


“그런 것은 바라지도 않습니다. 미천한 제가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별거 아니다. 은원보 삼백 개가 필요하다.”


백익편복은 잠깐 정신을 놓쳐 소리 지를 뻔했다.


‘빌어먹을 교주 놈의 제자 아니랄까 봐. 미친 낭비벽은 똑같구나. 교주도 없는 마당에 아무도 모르는 소교주한테 뜯길 수는 없지.’


“단시간에 은원보 삼백 개를 모으기란 쉽지 않습니다. 시간을 좀 주십시오.”


“당연하지.”


백익편복은 입술을 둥글게 말아 휘파람을 부는 듯했다.

하지만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아, 표정만 이상하게 보였다.


“하하. 백익편복은 휘파람도 제대로 못 부는구나. 휘파람은 이렇게 부는 거다.”


옆에서 잠자코 있던 아삼이 끼어들어 휘파람을 불었다.


위지천은 갑자기 휘파람을 부는 백익편복을 보고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휘파람을 부는 아삼을 뒤로 당기고 백익편복을 쳐다보자, 백익편복이 씨익 웃었다.


“미친 교주! 그 밑에 미친 소교주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이치겠지!”


그 말을 마치자마자 천장 입구로 열 명의 흑의인들이 들어왔다.


하나같이 기도가 범상치 않은 것이 완연한 일류의 경지에 이른 자들이었다.


위지천은 이들이 안가에 배치된 마교의 무인임을 확인했다.


“그래. 영종산. 이게 너의 대답인가?”


“이것은 너희 사제가 자초한 것이다. 소교주라고 나타난 놈까지 오자마자 돈타령이라니. 교주가 쓴 수많은 재물은 땅 파서 나오는 줄 아느냐.”


위지천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게 어떻단 말이냐. 당연히 너희는 돈을 벌어서 교주 행사에 막힘이 없이 하는 것이 당연하거늘.”


백익편복은 헛웃음을 지었다.


“저 마교를 파멸시킬 주둥아리를 찢어버려라! 어차피 본교의 혼란만 가져올 재앙이다.”


흑의인들은 모두 천정을 밟고 달리기 시작했다.


위지천은 천마신공을 끌어 올리자 다시 검은 번개가 다시 팔을 타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달려드는 흑의인의 팔을 낚아채자, 잡은 부분에서 타는 냄새와 함께 잡힌 흑의인이 발광하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악!”


동시에 수많은 권, 각, 장, 검이 사방에서 위지천에서 쇄도했다.

한 명이 희생당하는 사이 상대의 목을 베겠다는 전형적인 마교식 합공법.


위지천은 남의 눈을 신경 쓰지 않고 펼칠 수 있는 천마신공에 마음이 편했다.


천마신공은 외형적 변화가 뚜렷해, 쉽게 내보일 수가 없었다.


우측 상단에서 질러오는 권에는 권으로, 왼쪽 하단의 무릎을 노리는 각에는 각으로, 장에는 장으로, 검은 피하면서 그대로 돌려줬다.


쾅!


다섯의 흑의인이 뒤로 튕겨 날아가는 동시에 바로 그 뒤에 서 있던 흑의인들이 틈을 노리고 무기를 찔렀다.


‘감히 본교의 무공으로 천마신공에 대항하려 하다니.’


흑의인들은 동료가 피를 뿌리며 나가떨어져도 전혀 동요치 않았다.


숨 쉴 틈을 주지 않는다. 오로지 상대의 목을 베는 것이 제일 목표.


아삼도 위지천을 도와 암기를 뿌리기 시작했다.


위지천을 향해 달려들던 흑의인들은 아삼의 암기까지 피해야 했기에 제대로 된 합격진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위지천이 정면의 적의 가슴을 때리는 동안 달려드는 흑의인의 팔과 다리에 아삼의 독이 묻은 암기가 적중했다.


가슴을 맞은 흑의인 뒤로 숨어 있던 백익편복의 검이 위지천의 목을 향했다.


위지천은 그대로 다시 한번 백익편복 앞의 흑의인의 가슴을 격산타우(隔山打牛)로 때렸다.


펑!


맞은 흑의인이 전혀 영향이 없었지만, 뒤에 숨어 있던 백익편복의 입에서 피 분수가 뿜어져 나왔다.


컥!


“이중 삼중으로 동료를 희생하며 달려드는 모습이 아주 정겹구나.”


백익편복은 무어라 대답하려고 했지만, 기혈이 들끓어 다시 한번 피를 왈칵 뱉었다.


“흐흐흐. 역시 마교의 모든 무공은 천마신공에 안되는구나.”


“마교의 무공뿐만 아니라 현 무림에서겠지. 괜히 정파 놈들이 무리 지어서 십만대산까지 오는 줄 아느냐.”


“소교주. 이제 죽여라. 그래도 천마신공에 죽으니, 여한이 없군.”


“누가 널 죽인다고 하더냐. 어서 일어나서 돈이나 가져와라.”


“뭐? 안 죽인다고?”


“난 돈만 가져가겠다. 그리고 나는 본산으로 돌아가지도 않을 것이니 걱정 말거라.”


“십만대산으로 안 돌아가겠다는 말이오?”


“당장은 그렇다.”


백익편복은 할 말을 잃었다.


‘마교에 돌아가지는 않으면서, 돈은 가져가겠다고?’


패자 입장에서 따질 수 없었던 백익편복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소. 돈을 마련하겠소. 그러나 내게 소교주 대접받을 생각은 버리시오.”


위지천은 고개를 끄덕였다.


백익편복은 한마디 더 덧붙였다.


“어차피 돌아가도 어쩔 수 없을 것이오. 이미 마도팔가가 마교대전을 열어 다음 세대 교주를 뽑기로 했으니까.”


“마교대전으로 교주를 뽑는다고?”


“그렇소. 각 가문에서 대표자 두 명씩을 내보내서 승부를 보고 강한 자가 교주 자리에 오를 것이오.”


“뭐, 그것도 괜찮은 방법이지.”


“그러니, 소교주입네 하고 가봤자, 아무도 상대해 주지 않을 거란 말이오.”


“어차피 돌아갈 생각도 없었다. 백익편복, 그냥 돈만 준비해 놔라. 그럼 다시는 나타나지 않으마.”


“아까도 얘기했듯이 그게 그렇게 쉽게 마련할 수 있는 돈이 아니오.”


“언제 되겠느냐.”


“이번 달 안에는 드리겠소.”


“알았다. 이곳에 머물 테니, 준비되면 말해라.”


나가려는데 당아삼이 나섰다.


“저는 마교로 가야 하는데, 보내주실 수 있나요?”


당아삼의 말에 황당한 표정을 지은 백익편복이 위지천을 쳐다보았다.

위지천은 손으로 그만 물러가라는 손짓을 했다.


흑의인들이 비척비척 일어나서 출구로 사라졌다.


비도를 맞은 자들은 맞은 부위가 마비되었는지, 다른 자들에게 부축받았다.


“아삼. 정말 마교로 갈 셈이야?”


“몰래 숨어 들어가면 되지 않을까?”


대체 당가에서는 애를 어떻게 키우길래, 마교로 가는 것을 불사할 정도란 말인가.


‘나야, 마교에서 어렸을 때부터 혹독한 생활을 했지만, 사천당가도 못지않은 모양이군.’


아삼을 데리고 나가서 위지천은 백익편복이 안내하는 곳으로 가니 별관 이 층이었다.


“소교주.”


“어차피 마교로 돌아갈 일도 없고, 서로 볼 일도 없는데, 그냥 이름을 부르지 그러나.”


“아니, 아무리 그래도 나는 마교 소속의 무인인 것은 변하지 않고, 소교주가 전대 교주의 제자인 것은 변함이 없지.”


‘그런 놈이 소교주를 죽이려고 달려들어?’


“이곳에서 사고 치지 말고 조용히 있으시오. 이곳 호남은 거친 자들이 많아 시비 걸릴 일이 많으니. 그냥 이곳. 이곳에서 웬만하면 안 나가는 것이 좋겠소.”


“그렇게 있어 보도록 하지. 단, 언제까지 처박혀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은원보를 빨리 마련한다면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아닌가.”


백익편복은 사람 좋은 얼굴에 근심이 가득했다.


‘그렇게까지 걱정할 일이야?’


새로운 근심을 떠안은 백익편복의 축 처져 있는 모습이 야명주를 사들이고 나서 총관의 뒷모습과 비슷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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