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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6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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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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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룡과의 만남

DUMMY

다른 자들을 먼저 앞으로 내보내고 뒤에서 턱을 치켜들고 천천히 걷는 모습이 무림맹주와 닮았다.


다른 정파 장문인들이 찢겨 나가던 모습을 태연히 기다리며, 틈을 노리던 그 모습.


“남궁혁.”


후순개가 당아삼을 보며 말했다.


“아삼아. 네가 불편하지 않다면 가서 인사라도 하고 오는 것이 어떠냐.”


아삼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안 그래도 인사하고 오려고요.”


아삼이 후순개와 이야기하고 있는 와중에 사람들의 시선을 즐기던 사룡 중 무당파의 태청이 아삼을 발견하고 말했다.


“당 형! 미리 와 계셨구려. 이리로 내려오는 것은 어떻소?”


태청이 그렇게 얘기하자 아삼은 일어나 내려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위지천. 같이 내려가자.”


위지천은 굳이 저 사이에 끼고 싶지 않았지만, 오룡이란 놈들의 얼굴이나 구경할 마음으로 일어났다.


“좋지. 노 선배. 우리는 내려가서 인사 좀 하고 오겠습니다.”


“우리 후개는 대체 언제 이런 칠룡인지 팔룡인지 하는 무리에 낄런지 모르겠군. 매번 동굴에 쳐박혀서 폐관수련만 한다고 하고. 얼굴도 잊어버릴 지경이야.”


위지천과 당아삼은 일 층으로 내려가자 사룡이 차지하고 있던 큰 탁자에 자리를 내주었다.


“이리 앉게 당 형. 그나저나 당위룡은 이번 용봉지연에 참여하지 않나 보지? 위룡까지 와야 우리 오룡이 모두 모인 것인데.”


당아삼은 자신과 먼저 내려온 위지천을 소개했다.


“여기 내 친우인 용문표국의 소국주인 위지천입니다.”


위지천은 일부러 더욱 허리를 숙여 포권을 했다.


‘여기서 약한 인상을 보여야겠다. 그래야 졌을 때 표정이 볼만할 테니.’


위지천은 사룡을 골려 먹을 생각에 속으로 웃음 지었다.


“강서에서 온 용문표국의 위지천이라고 합니다.”


위지천을 본 남궁혁이 반갑게 맞았다.


“위지 형은 저와 구면이군요. 여기 인사하게들. 내 동향 사람이나 다름없네. 위지 형, 여기는 태청(太清) . 여기는..”


남궁혁은 자신이 먼저 나서서 같이 있는 일행을 일일이 소개해 주었다.


위지천이 면면을 살펴보니, 모두 구파일방의 후기지수였다.


웃는 낯인 자는 무당파의 태청이었고, 태자 배에서 단연 두각을 내는 자였다. 화산파의 현화. 거대한 도를 들고 있는 자는 하북팽가의 팽관월이었다.


“반갑습니다. 용문표국에 이렇게 헌앙한 소국주가 있는 줄 몰랐습니다.”


사룡은 위지천을 반겨주었으나, 마음속으로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아마 내일 아침이면 위지천이 누구였는지 까먹을 것이다.


“당 형. 그래서 위룡은 오는 것이오 안 오는 거요?”


태청이 아삼에게 위룡의 참석 여부를 물었지만, 아삼도 계속 밖으로 나돌아다녔으므로 당가 안의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랐다.


그래서 대답할 수 있는 게 극히 제한 적이었다.


“글쎄요. 올 수도 있고, 안 올 수도 있지요. 저도 형님의 일은 잘 모르겠습니다.”


팽관월이 커다란 덩치만큼 커다란 목소리로 말했다.


“태청 도장. 위룡이 오건 말건 그게 무슨 상관이요. 어차피 우승은 여기 남궁 공자가 차지하는 게 확실한데.”


팽관월에 말에 태청이 얼굴을 찌푸리며 대꾸했다.


“그것을 어찌 장담할 수 있단 말이오? 당장 여기 현화 도장의 매화검법이 크게 성취를 이루어 당할 자가 없다고 하는 것을 못 들었소?”


팽관월이 자기가 무시당한 것처럼 나섰다.


“뭐? 여기 남궁 공자는 이미 창궁무애검법을 전수 받기 시작한지 오래요!”


창궁무애검법을 익히기 시작했다는 말에 다들 입을 열지 못했다. 세가의 정식 후계자로 확정 되었다는 말이었으니까. 그러자 아삼이 웃으면서 말했다.


“여기 위지천도 용봉지연에 참가할 예정이니, 잘 부탁합니다.”


팽관월이 웃으며 말했다.


“용봉지연에서 잘 부탁한다는 말은 ‘너를 꺾을 것이니 조심해라’는 말 아닌가. 하하하하.”


위지천은 유치한 기싸움이 재밌기는 했지만 대략 가늠을 해봤을 때, 남궁혁 말고는 자신과 몇 합 겨룰 수 있는 자가 없어 보였기에, 굳이 내려왔다고 생각했다.


남궁혁이 위지천에게 물었다.


“위지 형은 단시간 내에 엄청난 재물을 모을 정도로 재능이 뛰어난데 무공까지 뛰어난 줄은 몰랐소.”


“대단치 않습니다. 이미 창궁무애검법을 익히신 남궁 공자 눈에는 안 찰 것입니다. 그냥 이 용봉지연도 아삼이 경험 삼아 참가해 보라고 한 것이라 큰 기대가 없습니다.”


위지천의 겸손한 말에 사룡이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평소의 위지천을 알고 있는 아삼이 경악한 얼굴로 전음을 보냈다.


-천. 혹시 나도 모르게 독에 당한 거야?


-그게 무슨 말이야.


-아니면 사람이 바뀐 것인가?


아삼은 위지천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어쨌든 그래서 내가 교영채라는 수적들을 해치웠지. 채주라는 자가 생각보다 흉악한 놈이었어. 배를 강 한가운데까지 몰고 가 동귀어진하려고 했으니까.”


팽관월이 맞장구쳤다.


“거참, 남궁 형을 뭐로 보고 되도 않는 함정을 팠군. 그래서 어떻게 됐소?”


“수장되고 싶어 하기에 선상에 있는 자들은 모두 베어버렸고 검기를 이용해 배를 양단해 나머지를 모두 수장시켜 버렸네.”


“역시 남궁 형은 악한 자들에게 자비가 없군. 이러다 사파 놈들이 신룡이란 별호만 들어도 다 도망가는 것 아닌지 모르겠소! 으하하하.”


남궁혁은 은근 검기라는 단어에 힘을 주어 말했고 그 말을 들은 현화와 태청은 급속도로 말이 없어졌다.


‘남궁혁이라는 놈은 확실히 웃긴 구석이 있군. 저런 말도 안 되는 허풍을 떨다니. 적면흑귀에게 목이 달아나기 일보 직전이었던 놈이.’


팽관월은 여전히 자신의 무위를 자랑하는 남궁혁을 향해 칭찬했다.


위지천은 그 모습에서 그냥 상하관계가 아닌 무엇인가 바라는 것이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팽관월이라는 놈, 남궁혁과 모종의 관계가 있군.’


남궁혁은 위지천을 슬쩍 보더니 말했다.


“그런데 위지형은 표국에서 배울 수 있는 무공이 한계가 있을 텐데, 가전 무공을 배운 거요?”


“가전무공은 없습니다. 그냥 제 스스로 배웠습니다.”


그 말에 남궁혁과 현화, 태청, 팽관월이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으하하하. 위지형은 농을 잘 치는군. 스스로 무공을 깨우쳤다는 말이요? 일대 종사시구만.”


아삼이 위지천의 역성을 들었다.


“위지천의 무공은 정말 어디서 배운 것이 아니야.”


아삼까지 나서서 말하자, 일행의 웃음은 멈췄지만, 여전히 표정은 비웃는 표정이었다.


“대체 무슨 무공을 익혔단 말이요?”


위지천은 자신을 무시할수록 더욱 겸손하게 말했다. 그래야 비무에서 졌을 때 충격이 더 클 테니까.


“사실 특별한 무공은 아니고 육합권과 삼재검법을 쓰고 있습니다.”


위지천의 말에 사룡 일행은 너무 황당해서 웃지도 않았다. 오히려 얼굴이 벌게졌다.


팽관월이 나서서 말했다.


“위지형. 초면에 농이 너무 심하군. 설마 저잣거리에서 배울 수 있는 육합권과 삼재검법을 말하는 거요.”


“맞습니다.”


그 말에 다들 불쾌한 얼굴로 앉아 있자, 어색한 분위기를 못 견딘 아삼이 먼저 말했다.


“우리 일행이 위에 있어서 먼저 좀 일어날게.”


“그래, 당 형. 우리 육합권 고수인 위지 형도 용봉지연에서 뵙도록 하지요.”


남궁혁은 슬쩍 위지천을 비꼬았다.


위지천은 인사를 하고 올라오니 이미 주문한 요리를 후순개가 다 먹은 후 식탁까지 싹 치워진 상태였다.


“아삼. 우리 이대로 무림맹에 가서 등록을 하고 오자.”


“용봉지연에 진짜 나갈 거야? 나는 무림맹에서 얼굴을 내보이면 안 될 것 같은데.”


“너는 쫓는 자들이 있지만, 나는 여기 있는 사람들이 얼굴도 모르잖아. 경험 삼아 참가해 보려고.”


“그래? 쫓아오는 놈들만 없으면 나도 참가했을 텐데. 아쉽네.”


위지천은 당아삼의 얼굴을 봤다.


멍청한 소리를 많이 하기는 하지만 아삼이 정말 진지하게 참가한다면 남궁혁을 제외한 자들은 버틸 수 없을 것이다.


거기다 독과 암기가 허용됐다면 남궁혁조차도 승패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고.


“당장 등록하러 가자.”


위지천은 아삼을 데리고 무림맹의 문으로 갔다.


문 앞에 이미 자리를 펼쳐놓고 참가하는 자들이 접수하고 있었는데, 막바지인지 수많은 자들이 이름을 쓰여 있었다.


“공자들은 어디 출신이시오.”


“저는 강서의 용문표국에서 왔습니다.”


용문표국이라는 말에 앉아 있는 자의 얼굴이 미세하게 찡그려지는 것을 봤다.


“옆의 공자도 같은 곳이오?”


“아닙니다. 저는 사천의 당가에서 왔습니다.”


사천당가라는 말에 구부정했던 허리를 폈다. 그의 얼굴엔 살가운 미소가 걸렸다.


“아, 사천당가에서 오셨군요. 오늘이 마지막 접수 날인데 오늘까지 오지 않으시길래 당가는 참가하지 않으시는 줄 알았습니다.”


“저는 당가의 둘째로 친우가 참가하는 것을 응원하러 온 것입니다.”


“당가의 이 공자셨군요. 사실 참가자가 올해는 너무 많아 미어터지지만, 특별히 안 쪽에 방이 한 칸 남아 있습니다. 두 분이 한방을 쓰셔야 하지만, 괜찮으시다면 거기서 묵으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어차피 무림맹에 몸을 의탁하고 추적하는 자들을 제거할 때까지 기다리라는 천독파파의 말에 온 것이기 때문에 위지천과 아삼은 내어준 방에 묵는다고 했다.


“일단은 후순개 선배께 우리가 맹에 들어갔다고 알려줘야겠어.”


“근데 사람이 너무 많아 들어가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하지 않았어?”


“분명 그랬지. 하지만 너무 노 선배의 말을 믿지는 마. 반 정도. 아니 살짝 그 아래만 믿어도 될 것 같으니까.”


그 말에 무림맹 입구에서 누군가 불쑥 다가와 말했다.


“내 말은 대부분 맞는다. 모두 다 맞춘다면 나는 곤륜산에 들어가 도술을 연마하고 있겠지. 아삼이 당가의 이 공자님이 아니었다면 너희는 객잔에 머물러야 했을 거야. 안 그러냐?”


“노 선배님!”


어느새 뒤따라온 후순개가 위치전의 말을 듣고 끼어들었다.


“나는 어차피 구걸하러 다니면서 돌아다녀야 하니까. 너희끼리 무림맹에 들어가도 된다.”


아삼은 말했다.


“그냥 같이 들어가요. 세 명이 자도 충분할 거예요.”


“됐다. 거지가 이슬을 맞고 깨어나야지, 요즘에 너무 지붕 밑에서 잤더니 몸이 찌뿌둥하구나. 그리고 네 놈을 쫓아다닌다는 놈들도 알아볼 겸 돌아다니는 거니까, 걱정 말고 들어가서 있어라.”


아삼은 조금은 감동한 표정으로 후순개를 쳐다보았다.


위지천이 말했다.


“아삼. 고마워하는 얼굴 하지마. 여기 개방 분타에서 편하게 쉬러 갈 테니까.”


아삼은 나를 쳐다봤다.


위지천은 그 눈빛을 받고 다시 덧붙였다.


“물론 너를 쫓는 자들을 알아본다고 한 말이 거짓말은 아니긴 할 듯.”


그제야 아삼은 고개를 끄덕였다.


위지천과 아삼은 객잔으로 돌아가지 않고 무림맹 안으로 들어갔다.


무림맹은 들어가자마자 엄청나게 큰 비무장을 둘러싼 건물들이 있었다.


위지천을 안내하는 시비가 안쪽으로 끝없이 안내해 들어갔다.

시비는 안내하면서도 위지천의 얼굴을 힐끔거리며 얼굴을 붉혔다.


이 각 정도 들어가자, 구석에 있는 방을 하나 열었다.


“여기서 묵으시면 됩니다.”


위지천과 아삼은 그 방으로 들어가자, 객잔보다 훨씬 큰 방과 가구에 들어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비는 나가기 전에 말했다.


“내일 오전부터 용봉지연에 참가하시는 분들은 비무장으로 나와서 비무에 참가하시게 됩니다.”


“내일 바로요?”


“특별히 무림첩을 받지 않으신 분들은 내일 미리 용봉연에 참여합니다.”


“무림첩?”


아삼이 옆에서 끼어들었다.


“용봉연은 구파일방과 세가에 초청장을 보내거든.”


“그것을 받지 못하면 용봉연에 참가 못하는 건가?”


“아니. 하지만 용봉연이 정식으로 시작하기 전에 미리 작은 비무대회를 미리 치러야 해. 아무나 용봉연에 참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위지천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속으로는 의문이 들었다.


‘구파일방과 오대세가에 혜택을 주는군.’


위지천은 떠나려는 시비에게 재차 물었다. 시비는 얼굴을 붉히며 위지천의 얼굴을 쳐다보지 못했지만 자신에게 말을 걸어주자 내심 기뻐했다.


"그렇다면 내일 미리 시작하는 비무는 어떻게 진행됩니까?"


"그건 사실 비밀이지만, 요며칠 대나무를 맹으로 가져오는 것을 보니 그것을 이용한 비무 같아요."


"대나무?"


"네. 대나무를 공터에 심고 있더라구요."


시비는 비밀이라고 하면서 술술 이야기하는 게 이상했지만 위지천은 덕분에 내일 비무의 단서를 얻을 수 있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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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중독되다 24.09.15 404 8 11쪽
23 예선 24.09.14 436 9 12쪽
22 호북 지부 24.09.13 457 9 13쪽
» 오룡과의 만남 24.09.12 500 10 13쪽
20 용봉지연 24.09.11 504 10 11쪽
19 실종 24.09.10 494 11 11쪽
18 교영채 24.09.09 498 11 13쪽
17 당아삼 24.09.08 543 13 12쪽
16 사천행 24.09.07 542 12 11쪽
15 위선을 행하다 24.09.06 574 12 12쪽
14 직시하다 24.09.05 601 13 13쪽
13 용문표국 24.09.04 566 13 13쪽
12 악인궁과 구야문 24.09.03 581 11 12쪽
11 다시, 의춘 +1 24.09.02 623 13 12쪽
10 강서로 떠나다 24.09.01 684 14 12쪽
9 수로채와 거래하다 24.08.31 665 17 12쪽
8 칠보단혼산을 먹다 +1 24.08.30 672 16 13쪽
7 무공을 접목하다 +1 24.08.29 752 17 13쪽
6 후순개 +1 24.08.28 775 16 13쪽
5 격렬한 환영식 +1 24.08.27 831 18 12쪽
4 동정호 +1 24.08.26 877 19 13쪽
3 거지 소년 +1 24.08.25 921 17 12쪽
2 단독 표행 +1 24.08.24 1,044 23 13쪽
1 표국의 소국주 +3 24.08.23 1,369 2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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