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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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셔
작품등록일 :
2024.08.19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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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리에도 표정이 있다.

DUMMY

# 오늘도 퇴근 21화.

정수리에도 표정이 있다.




따다닥.


강준우가 새 소주병을 따는 소리였다.


민수에게 한 잔 따라 주고, 자신의 빈 잔도 채웠다.


그렇게 몇 잔 마시고 나자 스지가 바닥을 보였다.

입맛을 다시더니 겸연쩍게 입을 뗐다.


“혹시 스지 더 없어요?”

“더 있긴 한데, 술 더 마시게요?”

“아니 뭐, 좀 살짝 부족한 것 같아서······.”

“밥은 안 먹고요?”

“밥은 그냥 집에 가서 먹어도······.”


말하는 중에 민수가 일어났다.


“잠시 기다려요.”


민수가 평상에서 내려와 슬리퍼를 질질 끌고 집으로 들어갔다.


민수가 사라진 현관을 잠시 바라보다가 난간으로 걸음을 옮겼다.


어느새 해가 완전히 넘어가 어두워져 있었고, 자동차 헤드라이트와 가로등 불빛이 도시를 밝히고 있었다.


그렇게 야경에 잠시 취해 있는데, 이민수가 쟁반 위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사발 두 개를 얹어서 가지고 왔다.


평상으로 가서 보자 뽀얀 국물에 국수가 떠 있고, 깍두기까지 있는 것이 설렁탕인 듯했다.


‘이건 무슨 집이 아니라 식당인가?’


“설렁탕이에요?”

“스지탕이에요. 곰탕에 남은 스지와 스지 국물을 섞었어요.”

“곰탕도 했어요?”

“포장해서 얼려 놓은 거요.”

“······.”

“먹어요.”


이민수가 그릇에 담긴 깍두기 절반을 스지탕에 쏟아붓고, 소주 한 모금을 마신 뒤 후루룩하며 국수를 먹었다.


“흐아······.”


소주와 스지를 꽤 많이 먹은 터라 속이 살짝 그랬는데 보기만 해도 속이 풀리는 것 같았다.

얼른 이민수가 한 대로 깍두기를 탈탈 털어 넣고 한번 휘저은 뒤 소주 한 모금을 마시고는 후루룩 국수를 빨아당겼다.


“흐아······.”


불편했던 이 식사가 이렇게나 맛있을 줄 몰랐다.

일 이야기에 해장까지 나름 만족스러웠던 시간이었다.


*


같이 술 한잔했는데도 헤어질 땐 데면데면 하고는 옥상 문을 열고 나갔다.


꽤 긴 계단을 내려가 건물을 나와서 고개를 들었다.


옥상 난간에 고개를 내밀고 있는 이민수의 모습이 보여 고개를 살짝 숙였다.


그런데 이민수가 인사를 받아 주지 않았다.


자세히 보니 이쪽을 보지 않고 있었다.


이런 싸가지 없는······.


음식도 맛있고, 일도 만족스러웠지만, 이민수라는 인간과는 역시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골목을 터벅터벅 내려갔다.


*


골목가에 주차해 놓은 차에 올라타자, 운전기사가 물었다.


“어디로 갈까요, 본부장님.”

“집으로 가 줘요.”


차가 좁은 골목을 내려가며 주머니에서 아카시아향이 나는 껌을 꺼냈다.


한 번, 두 번 접어서 앞니 사이에 넣고 깨물었다.


가만히 창밖을 바라보며 입을 다문 채로 껌을 우물거렸다.


“하아······.”


이제부터 꽤 많은 일이 일어날 것 같았다.


ESG팀의 업무 협조, 아니 ESG팀과 협업을 한다는 게 알려지는 순간 난리가 날 게 눈에 그려져서였다.


앞이 깜깜했지만, 일단 살고 보는 게 우선이었다.


*


ESG팀에 대한 공고가 떴다.


기다렸다는 듯이 여기저기서 불만 섞인 소리가 흘러나왔다.

그쪽의 선동도 있었겠지만 지금까지 해 왔던 일들이 ESG 때문에 제동이 걸리고 귀찮아질 걸 우려하는 듯했다.


다들 ESG팀의 첫 행보가 어디로 향할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지만, 공식적인 어떠한 움직임도 없었다.


하지만 민수를 비롯한 ESG 팀원들은 무척이나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첫 프로젝트의 사전 작업을 은밀히 진행하고 있어서였다.


*


강준혁이 검지를 관자놀이에 붙이고 소파에 등을 기댄 채 생각에 잠겨 있었다.


요즘 그는 ESG팀의 움직임에 온 신경이 쏠려 있었다.


아버지에게 ESG팀을 무용지물로 만들라는 지시를 받은 것이다.


아버지 방으로 불려 가 직접 지시를 받았을 땐 꽤 놀랐다.


따로 지시를 받는 건 항상 큰형이나 둘째 형의 몫이었는데, 처음으로 아버지의 단독 지시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무조건 잘해야 했다.


이번 일은 부회장 영감의 팔을 꺾는다는 대의적인 이유와 함께 아버지께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니까.

또 그 인정이 서자 놈이 노리고 있는 소야 식품을 먹을 수 있는 기반이 될 거고.


물론 아버지께서 차기 회장에 등극하고 그 후로도 꽤나 많은 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결정될 일이지만, 인정이라는 건 오랜 기간 쌓여서 형성되는 것이기에 이런 기회가 주어졌을 때 곧잘 능력을 보여 줘야 한다.


그래야 결국엔 먼저 태어났다는 이유로 자신보다 더 많이 가지고 있는 형제들을 제칠 수 있어서였다.


뭐, 일단은 잘되고 있었다.


계열사마다 ESG 담당자를 두게 하고 부회장 직속 부서로 편입되었다고 거창하게 공고를 때렸지만, 아직 아무것도 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조직 개편이 일어나면 바뀐 조직의 존재감을 알리기 위해 곧바로 뭔가를 보여 줘야 하는데 옴짝달싹 못 하고 있는 것이다.


사방이 막혀 있는 터라 틈을 살피고 있는 듯했다.


이것만으로도 일단 성공적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조직 개편의 이슈는 사라지며 슬슬 힘이 빠질 테니까.


똑똑똑.


“네.”


문이 열리고, 유통 HQ 홍보1 부장이 들어왔다.


무슨 일이 있는 듯한 그의 얼굴에 강준혁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뭐예요?”

“저, 그게 청문회 증인으로 ESG 이민수 팀장이 또 출석한답니다.”


강준혁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홍보1 부장을 잠시 노려본 강준혁이 조용하고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이번 청문회는 소야 주류에서 나가야 하는 거 아니었나요?”

“원래 그랬는데, ESG팀 공고가 뜨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소야 주류가 난리 쳤답니다. 이제 ESG 관련된 일은 ESG팀에서 처리해야 하는 거 아니냐면서요.”

“······그래서 ESG팀이 군말 없이 받아들였다는 말인가요?”

“그게 처음에는 거부했다는데, 나중엔 강준우 본부장이 직접 찾아가서 그럴 거면 소야 주류는 앞으로 ESG팀이 진행하는 프로젝트에는 협조하지 않겠다고 했답니다. 쓴 건 뱉고 단물만 빨아먹는 부서는 인정할 수 없다고요.”

“······.”

“소야 주류 직원 분위기도 좋지 않고, 이런 분위기가 다른 계열사에까지 확산될까 봐 울며 겨자 먹기로 받아들인 모양입니다.”


이마에 검지 끝을 붙이고 잠시 생각한 강준혁이 말했다.


“알았어요. 그만 나가 봐요. ESG팀 계속 주시하고요.”

“네, 전무님.”


유통 HQ 홍보1 부장이 나가고, 수화기를 든 강준혁이 버튼을 누르려다가 다시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강준우의 눈을 보면서 이야기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였다.


이게 또 무슨 꿍꿍이가 있을지 모르니까 말이다.


*


껌을 두 번 접어서 입에 넣었다.


우물우물······.


강준우에게 껌은 무척 중요했다.


평생 눈치를 보며 살아와서인지 껌을 씹지 않으면 왠지 불안해서였다.


그렇게 몇 개의 껌을 바꿔 씹고 나서야 기다리고 있던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입을 다문 채 우물거리며 문을 잠시 노려본 그가 입을 뗐다.


“네.”


문이 열리고, 강준혁이 들어왔다.

역시나 강준혁이었다.


“어! 형님. 어서 오십시오.”


강준혁이 고개도 까딱거리지 않고 걸어와 강준우의 소파 자리에 앉았다.


“왜 그런 거야?”

“뭐가······. 아, 청문회 말씀이십니까?”

“내가 분명 ESG팀은 철저하게 배제하라고 말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저, 그게 아니라 저도 나름 생각이 있어서 그런 겁니다.”


강준혁이 무슨 말이냐는 듯 눈살을 찌푸리고 쳐다보았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이번 청문회가 ESG팀을 단번에 날릴 수 있는 기회 같아서요.”

“그건 또 무슨 말이야?”

“청문회잖아요. 청문회 가서 버벅거리면 그것만큼 공격하기 좋은 빌미가 또 어디 있겠습니까? 저번 청문회에서 자기가 싸질러 놓은 게 있어서 어지간히 특별한 대책을 내놓지 않는 한 별 의미도 없을 겁니다. 게다가 저번에 당한 국회의원이 칼을 갈고 있을 건데, 지가 무슨 수로 버티겠습니까?”

“······그러다가 정말 특별한 대책을 내놓기라도 하면?”


잠시 서로의 눈을 보며 침묵이 흘렀고, 이내 강준우가 피식 입가를 올렸다.


“설마요. 그럼 제가 나갔죠.”

“······.”

“저라고 청문회 준비 안 했겠습니까? 저도 청문회 때문에 안 알아본 게 없는데 이번 청문회는 방법이 없어요. 아니, 전기 트럭 말고 뭐가 있겠습니까? 수소 트럭을 쓸 것도 아니고······. 결국 한다는 게 자기가 싸질러 놓은 말 때문에 값싼 중국산은 못 쓰니까 국산을 쓰겠다 정도일 게 뻔합니다. 그럼 진즉에 국산 쓰지 왜 이제야 쓰겠다고 하냐면서 국회의원들이 개떼처럼 달려들 거고요.”

“······.”

“어떻습니까? 청문회장에서 실컷 얻어터지고 온 놈을 회사에서 한 번 더 조져 버리는 거······. 그때 아버지께서 부회장을 찾아가 담판 지으면 그림이 딱 좋잖아요.”

“······.”

“아닌가요?”

“······.”

“정 찝찝하시면 그냥 우리 쪽에서 나갈까요?”

“······됐어. 일단 기다려 봐.”


강준우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강준혁이 소파에서 일어났다.


“똑바로 해. 실망시키지 말고.”

“네, 형님.”


강준혁이 나가고, 강준우가 비릿한 웃음을 머금었다.


“형님도 한번 당해 보세요. 이민수한테······. 나랑 똑같이······.”


*


강준우가 말한 게 그리 나쁘지 않았기에 강준혁은 일단 결정을 보류하긴 했지만, 의심의 끈은 놓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결국 속아 넘어가 버리고 말았다.

ESG팀이 MS시그넷과 미래자동차에 급속충전기와 전기 트럭 견적을 받았다는 말을 들어서였다.


원래 배가 고픈 짐승은 눈앞의 먹이를 덥석 무는 법이다.


강준혁 역시도 배가 고팠다.

아버지 인정과 식품 HQ를 먹고 싶어서였다.


그래야 아버지가 물러날 때 소야그룹까지 먹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


그렇게 청문회 기일이 다가왔고 민수가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오늘 역시도 솜사탕 머리를 한 고경숙 위원이 저번 청문회를 만회할 요량으로 책 한 권 분량이나 되는 자료를 가지고 나왔다.

눈빛도 자신감이 있어 보였다.


하지만 그녀는 민수에겐 한마디의 질문도 던지지 못했다.


그녀의 질의 시간 전 차례에서 민수의 답변을 듣고는 더 이상 따질 수가 없어서였다.


책 한 권 분량으로 준비한 게 국산과 중국산, 그리고 각국의 급속충전기와 전기 트럭의 보급에 대해서였는데, 뜬금없이 바이오 에너지를 들고나왔으니까 말이다.


그런 그녀에게 민수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고, 그녀 역시도 민수 쪽으로는 쳐다보지도 않았다.


*


쾅!


태블릿이 벽에 처박혀 부서지고 바닥에 나뒹굴었다.


시뻘겋게 충혈된 눈으로 싸늘하게 노려보는 강준혁의 눈빛은 무척이나 섬뜩했다.


누굴 하나 죽여야 속이 풀릴 것 같았다.


이민수를 죽일까 강준우를 죽일까 생각하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네.”

[올라와.]


아버지였다.


“네. 지금 올라가겠습니다.”


수화기를 내려놓고 책상을 돌아 나와 걸음을 옮겼다.

걸어가는 길에 있는 액정이 깨진 태블릿을 질끈 밟고 지나갔다.


*


엘리베이터를 타고 18층에서 내려 대리석이 깔려 있는 복도를 걸어가 복도 끝 방 앞에 섰다.


똑똑똑.


[들어와.]


문을 열고 들어가, 책상에 앉아 있는 아버지인 소야 케미컬 강태천 사장에게 고개를 숙였다.

강태천 사장이 메마른 목소리로 물었다.


“어떻게 된 거야?”

“죄송합니다. 예상 밖이었습니다.”

“뭐가?”

“ESG팀에서 바이오를 생각했을 줄은 몰랐습니다.”


담배 연기를 길게 내뿜은 강태천 사장이 메마른 눈으로 잠시 쳐다보고는 입을 열었다.


“넌 준우보다 못한 놈이로구나.”


강준혁의 눈살이 살짝 찌푸려졌다.


“한 번은 실수할 수 있어도 두 번 실수하는 건 바보가 하는 짓이야.”

“······.”

“그거, 얼마 전에 준우가 당했던 거 아니냐?”

“!!!!!”


담배를 입으로 가져간 강태천 사장이 입술을 가늘게 좁히고 담배 연기를 뿜어냈다.


“청문회, ESG에 넘기자고 한 게 준우라고 했지?”

“네. 그때 말씀드렸듯이······.”


강태천 사장의 질문에 대답하던 강준혁이 멈칫했다.


“혹시 준우가 이민수와 짰다고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걸 지금 나한테 묻는 거냐?”

“······.”

“멍청한 놈······.”

“······.”

“넌 이만 이 일에 손 떼고 나가거라.”

“아버지······.”

“나가.”


싸늘하게 식은 얼굴로 차갑게 말하는 강태천 사장.


고개를 살짝 숙이고 돌아서는 강준혁의 얼굴 역시도 차갑게 굳어 있었다.


*


강태천 사장의 집무실을 나와 걸음을 옮기는 강준혁이 어금니를 뿌드득 갈았다.


넌 이만 이 일에서 손 떼라······.


아버지에게 인정받을 수 있었던 모처럼의 기회를 망쳐 버린 게 너무나 화났다.

그리고 찝찝했다.

아버지의 이 말 때문이었다.


“청문회, ESG에 넘기자고 한 게 준우라고 했지?”


그놈이 정말 이민수와 짰다는 말인가?


이런 생각에 잠겨 복도를 걸어가던 강준혁이 멈칫하더니 걸음을 멈추었다.


자기 집무실 앞에 강준우가 서 있어서였다.


다시 한번 뿌드득, 어금니를 갈고 걸음을 다시 옮기는데, 이쪽을 본 강준우가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형님.”

“······.”

“바이오를 말할지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정말 꿈에도 생각지 못한 건 맞았다.

단단히 벼르던 국회의원도, 질의를 하던 위원까지 당황했을 정도였으니까.


“어떡할 거야?”

“뭐를 말씀입니까?”

“청문회에서 말한 그거. 바이오.”

“아, 그거요? 어쩌겠습니까? 청문회에서 그렇게 말했는데, 해야죠.”


강준혁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하겠다고?”

“어쩔 수 없지 않습니까?”


왠지 뺀질뺀질해 보이는 강준우.

뭔가 이상했다.


그와 동시에 아버지가 한 말이 다시 떠올랐다.


‘청문회, ESG에 넘기자고 한 게 준우라고 했지?’


“너······. 일부러 이런 거지?”

“아니, 무슨 그런 말씀을······. 제가 어찌 형님께 그럴 수 있겠습니까? 아닙니다, 절대.”

“······.”

“그럼 전 이만. 이민수가 청문회에서 말한 것 때문에 바빠서.”


강준우가 아까처럼 다시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허리 높이까지 내려와 있는 정수리를 가만히 보고 있자니 왠지 정수리에 표정이 있는 듯했다.


마치 놀리는 것 같은······.


그 순간, 하나는 확실히 알 것 같았다.


이민수와 짰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더러운 벌레 새끼가 상황이 이렇게 될 것도 염두에 두었다는 것!


청문회에서 이민수가 깨지면 자기가 세운 계획이 맞아떨어지게 되는 거고, 혹시 이렇게 되면······.


달면 이렇게 꿀꺽 삼킬 생각이었다.

항상 쳐 씹어 대는 껌에서 나오는 단물처럼 말이다.


강준혁이 뚜벅뚜벅 걸어가는 강준우의 뒷모습을 벌겋게 충혈된 눈으로 죽일 듯 쏘아보았다.


수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당장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일을 수습하는 것도, 아버지께 다시 찾아가는 것도, 이민수를 조지는 것도, 강준우에게 따지는 것도······.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정말 한 놈 죽여야 할 것 같았다.

강준우든 이민수든 아님 둘 다든······.


반면 강준우는 통쾌해 죽을 것 같았다.


앞으로 갈 길이 첩첩산중이었지만, 적어도 지금만큼은 태어나서 가장 기분 좋았던 순간이었다.


‘그러게 왜 나한테만 지랄이세요? 형님도 별수 없으면서······.’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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