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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탱이
작품등록일 :
2024.08.19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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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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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8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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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1. 은혜갚은 백가장

DUMMY

진남매가 이 곳에 온지 두달이 지났다. 우린 늘 그렇 듯이 바쁘게 살았다. 가장 큰 변화는 내가 절정의 경지에 올랐다는 것이다. 워낙 규격 외의 동생들 때문이지, 열 네살의 절정무인도 강호 전체에서 흔하지 않은 수준이다.


그렇다면 절정고수 공도유군에겐 어떤 깨달음이 있었는가? 그딴 거 없었다. 그냥 죽어라 일하다가 정신차리고 보니 절정이 되었다.


넘쳐나는 감자를 까고 갈아서 물에 담군 뒤 전분을 빼내고, 다시 그 물을 증발시켜서 전분을 얻는다. 전분을 빼내고 남은 감자를 건조시킨 뒤, 다시 빻아서 감자가루를 얻는다.


이 무한 반복이었다. 그렇게 공도유님께서 제분처리한 감자의 양은, 현대의 계량형식으로 따지자면 25톤에 가깝다. 감자껍질만도 양이 대단해서 토끼와 닭들도 사료로 질려했다. 말려서 퇴비로 쌓았다.


어떤 도가는 꽃을 피워내면서, 어떤 도가는 태극을 그려내면서, 우리 공가는 감자와 하나가 되는 것으로 경지를 상승시킬 수 있던 것이다. 이 일로 인해, 저장된 감자의 부피를 거의 팔분지 일로 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천 근 정도가 생물로 저장되어 있다. 어느 날부터 화하둥이가 토끼와 닭의 사료로 감자를 넣어주기 시작했다. 아무 말 하지 않았다.


내가 감자제분에 스스로를 갈아넣는 동안, 화하둥이도 소미에게 잡혀서 갈려나갔다. 깨를 제외한 대부분의 수확을 마쳤고, 다시 휴경지에 파종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매일 아침, 창고마다 내가기공을 활용한 인간제습기 역할을 했다.


감자와의 전투중에도 나는 수확한 배추로 백김치를 담갔고, 깻잎을 된장과 간장에 각각 절여 장아찌를 만들었다. 대파만 해도 매일 사용하는데도, 채종할 것을 제외하고도 수확량이 많았다.


대파는 소화가 직접 다듬어서 건조시켰다. 양파는 일단 면보에 담아서 창고 벽면에 걸어뒀다. 그냥 뭐든 많았다. 힘들지만 좋은 변화가 맞다. 그럼에도 지쳐버린 동생들의 상태가 이상해졌다.


"오라버니, 나 있잖아. 땅벌레랑 구렁이 구워먹던 시절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배 부르게 먹는 것도 감사한 일인데...행복이란 대체 뭘까? 지금도 세상에는 굶고 있는 내 또래 아이들이 많을텐데, 앞으로 백년간 감자만 먹는 게 뭐 대수라고. 이런 생각나는 것만으로 죄짓는 기분이 들어."


"노동을 통해 자아실현하는 것은 인간의 본질일 것인데, 나는 누구이고 무엇으로 사는가? 크흙! 이 시대는 본질적으로 비극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인가? 오호통재라!"


내...내가 미안해. 그냥 잘 먹고 잘 살려고 한건데. 나도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어. 용서를 구하는 마음으로 마지막 남은 은전 하나를 꺼냈다. 나를 제외한 진남매, 화하둥이에게 오 일의 휴가를 준다.


해봤자 삼정촌이지만, 객잔에 머물면서 하고 싶은 거 다 하라고. 그제서야 눈에 생기가 도는 동생들이다. 에고, 내새끼들. 오라버니는 왜 같이 안가냐고 묻지도 않네.


점심은 내려가서 먹겠다고, 이 세상엔 감자말고 다른 음식들이 많이 존재한다면서 동생들은 각각 진남매를 업었다. 한시라도 빨리 탈출하고 싶은 것 같았다.


고생 많이 했으니까. 우리 어린이들 기분전환 잘 하고 오면 좋겠다. 도구도 자리를 비켜주려는지 자리를 비운다.


장원을 한 바퀴 돌았다. 중원 땅 어딘가와 비교해도 편리하고 풍족한 곳. 사당에 들러 부모님께 인사드린다. 싱싱한 들꽃이 올려져 있었다. 동생들이 내려가기 전에 왔다간 것이라.


다시 일을 했다. 수확한 콩을 조금 꺼내 메주를 만들고, 수로를 점검하고. 남은 시간은 연필을 만들었다. 그동안 만든 연필만 해도 만 자루가 넘는다.


언제 이렇게 많이 만들었는지. 목재창고에는 만들어 둔 나무바퀴가 수십 개 놓여있다. 미완성으로 언젠가 고무를 만들어내면 그때 완성될 것이다.


생고구마를 하나 깎아서 입에 물고 마루에 앉는다. 완연한 여름. 어두워진 하늘에 보이는 구름이 좋다. 정말 열심히 살았다. 그냥 이대로만 살아도 평생을 큰 어려움 없이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여전히 현대 한국인의 추억을 쫓으며, 하고싶은 것은 많지만,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 부차적인 것이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 생각에 잠기다가 피식 웃음이 났다.


전생현생 합쳐도 마흔이 안되는 나이에 콩알만한 허무라니, 잠시 오만했었다. 그래도 내면 속 뭔가 채워야 할 영역이 있다는 것만은 확실했다.


어쩌면 동생들도 일에 지쳐서 투정부린 것뿐만 아니라, 나와 비슷한 기분이 들었을 수도 있다. 어쩌면 나보다 더하겠지.


지금의 동생들에게 세상이 얼마나 쉽겠는가. 어린 나이에 드높은 경지를 이룬 무인이고, 부모님은 안 계시지만 화목한 가정에서 살고 있고, 이제 추위와 배고픔은 평생 모를 일이 되었다.


고작 열살, 아홉살에 말이다. 체감하는 공허의 깊이가 어떨런지. 부디 잘 쉬고 마음이 튼튼해져서 돌아오기를.


눈을 감고 흩어지지 않는 고요를 즐긴다. 살랑이는 바람들이 기분좋게 닿았다가 흩어진다. 고작 일 다경 전만 해도 허무에 빠질 뻔 했는데, 계절이 주는 얕은 위로만으로 평온을 되찾는다.


오직 지금 이 순간만을 위해, 어제까지의 하루가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열 네살의 여름, 천천히 가보도록 한다. 그게 좋을 것 같다. 마치 오늘을 잊으라는 것처럼 쉬라는 듯한 산 중 적막이 나를 재운다.


아침에 눈 뜨고 아무도 없는 것이, 아마도 이번 생에서는 처음 있는 일일 것이다. 축사를 치우고 사료를 채운다. 배설물들을 쓸어담아 퇴비를 모아둔 곳에 쌓는다. 이 것으로 오늘 할 일은 끝.


홀딱 벗고 계곡에서 씻었다. 한 여름이어도 최상류 계곡물은 추웠다. 그래도 꼭 한번 해보고 싶었다. 절정무인답게 내기로 물기를 말리고 옷을 입는다. 밥 생각도 딱히 들지 않았으면서도, 굳이 다시 계곡에 들어가 송어를 두 마리 잡아다가 구워먹었다.


그리고 계속 걷다보니 중턱 가까이 왔다. 내려오면서 덩굴진 다래나무를 발견해서 다래 몇 알을 뜯어서 입에 털어넣었다. 음, 설탕이 많이 들겠지만 청을 담글까, 아니면 졸여서 잼? 일단 다래나무의 위치를 기억해둔다.


여름이 되고나니 중턱은 전보다는 을씨년스럽지 않다. 이 시절에는 동생들은 무척 어려서 기억이 적지만, 나는 비슷한 또래의 친구들도 있었다. 산적 침략과 역병 이후에도 살아남은 사람들이 있을텐데도, 이후로 돌아온 사람들은 없었다.


액운이 낀 땅이라 여기는 것이겠지. 미신이나 토속신앙이 강한 사회니까. 흐릿한 추억을 잠시 떠올리고 다시 한 바퀴를 돈다. 마을까지 내려가지는 않았다. 오늘은 그저 도구를 만나기 전, 전생을 몰랐던 시절을 회상하며 그때처럼 생활해본다.


만약 그 상태로 쭉 살았다면 지금쯤은 어떻게 살고 있었을까? 여전히 춥고 배고팠으려나. 예상이 되지 않지만 전생의 기억이 없었어도, 제법 행동력이 있었기에 이 년을 초옥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보다는 훨씬 못하겠지만, 그래도 동생들 챙겨가면서 잘 살아갔을 지도.


다시 현대인의 관점에서 지금을 본다.


'공도유, 이제 어떻게 살고 싶냐?'


빈곤하고 각박했던 도시살이. 지금과 비교할 수 없는 문명에서 하루하루를 보냈지만, 늘 소외가 익숙했던 나날들. 지금이 백배 낫다.


어린 시절에는 운동선수가 되고 싶기도 했고, 조금 더 커서는 기업가가 되고 싶기도 했는데, 커 가면서 그냥 먹고살기 바빠서 다 잊게 되었다.


지금은 꿈을 꿀 수 있지 않나? 시간은 내 편이다. 이 시대에서는 꿈을 쫓으면서 살아봐야지. 조금 더 세상을 알아가자.


그동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살았는데, 오 일이 길게 느껴졌다. 동생들의 휴가가 끝나고 올라오는 날이다. 삼정산 초입에서 동생들을 기다렸다. 멀리서 동생들이 보이는데, 뜬금없지만 반가운 얼굴들이 보인다.


백예린과 이화였다. 반가운 마음에 손을 높이 들고 흔든다. 그런 내 모습이 어색한가보다. 진남매의 보폭에 맞춰서 천천히 걷기에, 아주 천천히 가까워진다. 나는 손을 좌우로 흔들던 것을 허리까지 꺾어가며 더 격렬히 환영했다. 그런 나를 보는 모두가 당황한 얼굴이지만, 그래도 조금은 기뻐하는 빛깔이다.


아무도 모른다. 전생의 나는 이 무렵, 빗자루를 들고 학교 복도를 뛰어다니며 드라마 주인공을 흉내내는 천방지축이었다. 화전민 시절에도 그 시절 또래 아이들끼리 모이면 목소리를 높이던 골목대장이었고.


다시 익숙한 모습의 나로 돌아가겠지만, 잠시만이라도 이래본다. 그들이 가까이 오면서, 대표로 이화가 내게 목례하고 말을 건다.


"공자, 혹시 술 드셨습니까?"


응? 뭐라고? 열 네살 아이가 반가워서 손 좀 흔들었다고 술취했냐니, 말씀이 심하시네.


"반가워서 그랬습니다. 제법 몸뚱이 크기랑 나이에 맞는 움직임이었습니다만? 아이가 아이다운 것, 보기 좋지 않나요?"


"못본 새에 조금 명랑해지신 것 같습니다. 네, 보기 좋습니다. 다시 뵙게 되어 기쁩니다."


"공자님, 저도 왔는데 연 호위만 보다니 서운하네요. 개구진 모습에 크게 당황했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다시 뵙게 되어 기쁩니다."


예린이 인사하고, 화하둥이도 성공적인 휴가였는지 기분전환된 얼굴로 포권까지 하며 장난스레 인사한다.


"오라버니, 우리 엄청 잘 놀고 왔어요. 삼정공가의 둘 째, 셋 째, 귀가했음을 장남께 알립니다."


"오냐, 대(大) 삼정공가(三井公家)의 장남이 귀가를 확인했다. 이 오라비는 만수무강(萬壽無疆), 별래무양(別來無恙) 하였단다."


나도 포권하며 장난끼를 담아 인사를 받아준다.


"공자님, 저희 진씨 남매도 덕분에 휴가를 잘 보내고 귀가했음을 알립니다. 감사합니다."


"다시 돌아와줘서 기쁩니다. 감자가 싫다고 줄행랑쳐도 할 말이 없는데 말이죠. 자자, 모두가 반가운 사람들이니 올라가서 담소나누지요. 진남매는 업히고, 나머지는 뜁시다."


빠르게 산을 올랐고, 진법의 경계에서 멈췄다. 내가 그들의 손을 잡고 이끌었다. 모두 무사히 삼정공가에 들어왔다.


어차피 가까운 마을에서의 휴가지만, 넷에게 여독을 풀라했고 나는 백가네를 약재당으로 들였다. 이제 여기가 접객당같은 것이 되어버린 듯 하다. 약차를 내오고 담소를 나눈다.


"강호의 위명이 자자한 무정불살(無情不殺), 파전미봉(破田美鳳) 두분을 뵙습니다."


장난기 가득한 내가 또 포권했다.


미소 담긴 예린이 말한다.


"남매 아니랄까봐, 화매에게 이미 당했어요. 토시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이 말했답니다."


얼라? 선수를 빼앗겼구만. 아무튼. 구구절절한 것을 싫어하는 공도유군은 무사히 가문에 돌아가신 것을 마을 소문을 통해서 들었다는 것부터, 두분이 다녀가신 이후로 심경의 변화가 있어서 식솔을 새로 들일 수 있었다는 것. 덕분에 집안에 온기가 더 늘었고 체계도 잡혔다는 것을 쭉쭉 말했다. 이미 화하둥이에게 들은 내용이겠지만.


아무튼 진남매 칭찬을 조금 더 했다. 백가네도 어제 도착하여, 동생일행과 만났다고 한다. 바로 올라가려고 했는데, 동생들이 휴가를 즐기고 있다고 하여 하루를 객잔에서 같이 머물렀다고.


진남매와도 제법 이야기를 나눴고, 자기들이 봐도 좋은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그런 이야기를 다 나누고 나서, 본론이 있다는 듯이 예린이 목을 가다듬고 말했다.


"보은을 위한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삼정산의 토지권리를 영정현으로부터 받아왔습니다. 이 것이 그 등기문서(登記文書)입니다. 현재까진 백가장의 명의이며, 공자께서 약관이 되실 때 양도해드릴 수 있습니다."


네? 아...정말요? 그래도 되나요? 아니 감사합니다. 무릎을 꿇고 고개를 조아리고 싶다. 백가장의 은혜갚는 수준은 상상을 초월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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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99 DarkCull..
    작성일
    24.09.15 19:49
    No. 1

    감자가 넘쳐나면
    보드카 만들어야죠.
    땅이 남으면 과수원 만들면 되구요.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8 삽탱이
    작성일
    24.09.16 00:56
    No. 2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보드카는 아예 생각을 못 했습니다. 땅이 남는 이유는 사용할 용도를 찾지 못한 것보다 종자부족과 관리인력의 한계 때문이었습니다. 이 시기(경작지를 늘리던 첫 시기)의 공도유는 먹고 사는 것에 대한 강박이 강했던 터라, 그저 주식삼을 양식을 심는 것 정도의 생각밖에 하지 못했기에 생겨난 일화였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7 runarual
    작성일
    24.09.16 21:24
    No. 3

    잘보고갑니다.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99 세비허
    작성일
    24.09.19 05:27
    No. 4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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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38. 도적놈들은 따로 있었구만 NEW +6 4시간 전 75 11 9쪽
37 37. 삼정산의 정체 +12 24.09.19 228 1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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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34. 산 남자끼리의 우정 +3 24.09.18 255 11 14쪽
33 33. 천하제일 장인대회 (3) +5 24.09.18 271 13 13쪽
32 32. 천하제일 장인대회 (2) +4 24.09.17 334 11 13쪽
31 31. 천하제일 장인대회 (1) +3 24.09.17 392 14 7쪽
30 30. 올해도 감자농사는 내려놓지 않을 겁니다. +4 24.09.16 394 12 12쪽
29 29. 드디어 김치찌개를 먹다. +4 24.09.16 427 14 12쪽
28 28. 새 가족의 탄생 +6 24.09.16 461 16 11쪽
27 27. 중원제일 산업도시, 삼정산 +4 24.09.15 499 17 13쪽
26 26. 후추를 얻다 +2 24.09.14 524 18 8쪽
25 25. 세가들과의 인연 +3 24.09.14 539 13 8쪽
24 24. 기간산업의 변화 +2 24.09.14 579 15 7쪽
23 23. 기틀 마련 +2 24.08.30 730 16 13쪽
22 22. 세상에 오롯이 서려 합니다. +3 24.08.29 721 17 12쪽
» 21. 은혜갚은 백가장 +4 24.08.28 722 16 12쪽
20 20. 전문 행정인력 진남매 +3 24.08.28 713 16 11쪽
19 19. 호구조사 +5 24.08.27 728 17 11쪽
18 18. 삼정공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3 24.08.26 748 17 11쪽
17 17. 새 가솔을 거두다 +6 24.08.25 759 19 12쪽
16 16. 가족 +6 24.08.25 743 20 7쪽
15 15. 새봄맞이 +5 24.08.25 754 19 9쪽
14 14. 삼남매 첫 나들이 +3 24.08.25 783 21 11쪽
13 13. 혹시 반로환동 하셨습니까? +4 24.08.24 788 18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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