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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탱이
작품등록일 :
2024.08.19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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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4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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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24. 기간산업의 변화

DUMMY

신비로운 삼정산은 축복받은 땅이다. 이 곳을 제외한 감숙의 대부분 지역들은 물이 귀한 편이고, 농사가 크게 발달할 수 없는 건조한 기후였다. 농사도 제대로 지어본 적 없으면서, 냅다 땅부터 까고 대단한 수확량을 이룬 것도 오직 삼정산의 지력 때문이리라.


당장 삼정공가 본가인 이 곳 정상에서 지내는 다섯명의 식량으로는 과도하게 많은 수확량이다. 물론 앞으로 분가 개념의 중촌이 활성화된다면 인구가 꽤나 늘겠지만, 그걸 고려하더라도 남아도는 식량이다.


그래서 진소미의 의견대로 경작지를 조금 줄이고, 목축을 시작하기로 했다. 다행히 감숙성 어디에서나 목축은 일상화 되어있기 때문에, 가축을 들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남아도는 감자와 양을 물물교환하기로 계획을 잡았고, 실행은 중촌의 촌장이 될 대길이형이 맡기로 한다. 나와 동생들은 그들이 양을 구해오는 동안 중촌을 건설하기로 했다.


과거 화전민들이 자리잡았던 중촌은 삼정산의 중턱 중에서도 동쪽에 해당한다. 산 중턱은 아직도 서, 남, 북 지역을 개발할 수 있는 상태라는 것. 현재 정상 인근만 사 방위를 모두 경작지 및 휴경지, 기간 시설로 개발을 모두 마친 상태로 볼 수 있다.


아무리 수원이 풍부한 삼정산이라지만, 다른 방위의 민촌을 개발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경작지를 점차 줄인다해도 목축을 하게 된다면 그 곳에도 물이 필요할테니, 당장에는 욕심부리지 않고 중촌의 개발에만 신경을 썼다.


추위에 약한 산촌이기 때문에, 가옥은 모두 공가와 마찬가지로 온돌이 적용된 형태로 지었고, 정상에서부터 이어지는 계곡을 이용해 상수도를 잇고 하수도 작업도 시작했다.


나와 동생들이 큰 그림을 그려나갔고, 예비중촌민인 대길의 동료들이 사소한 일들을 거들었다. 중촌은 휘하로 거두는 분가 개념이고, 앞으로 삼정공가(三井公家)의 실제적 행정요충지가 될 것이기 때문에 정성을 다했다.


소한과 함께 연구한 정화조를 하수도에 적용했고, 산사태 및 홍수 등을 방지할 수 있는 구조물들도 만들었다. 중촌은 경작 위주보다 공방이 주를 이룰 것이다. 경작지를 조금 줄인다해도, 이미 사방을 모두 농지로 개발해둔 본가의 수확으로만 당분간 충분했으니까.


공가의 주력 제품이 될 고무, 연필, 비누 등의 기본 재료가 중촌에서 생산될 것이고 핵심기술을 가진 우리 본가가 가공해서 완성하는 개념이다. 반대로 위에서 재료를 공급하고 중촌에서 만든다면 좋겠지만, 아직 보안상의 이유로 이르다고 판단했다.


중촌 개발 중간중간마다 대길과 동료들이 양떼를 몰고 왔다. 그때마다 도구 부부가 양들을 인솔해서 정상으로 이동시켰다. 양모와 식용육도 중요하지만, 내가 노리는 것은 역시 유제품이었다. 치즈와 버터를 기대해본다.


중촌 건설이 본격화되면서 진소한이 특히 바빠졌다. 나는 소한과 함께 중촌에 탄괴버섯 농장을 크게 만들고 재배기술을 전수했다. 그리고 소한은 다시 동생들과 예비중촌민들에게 무공을 전수했다.


이론적인 부분을 소한이 가르치고, 동생들이 실습으로 보강했다. 무공을 배우기에는 조금 늦은 나이지만 가르치는 이론가가 훌륭하고, 창안자가 직접 몸으로 일러주니 성취가 제법 좋아보였다.


소미는 기존의 경작 점검과 목축, 총관으로서 가산의 관리까지 하느라 서류 작업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해보였다. 내가 꾸준히 만들어 둔 양변기와 연필이 백가장을 통해 판매되고 있었고, 그로 인해 늘어나는 가산파악도 소미 혼자 해내기에 늘 일이 많았다.


우리 본가의 다섯 명이 일당백의 일꾼들이라지만, 확실히 세가화 되어가는 규모에서 인력부족을 뼈저리게 느꼈다. 누구 하나 한가하지 않았다. 그나마 영물 부부가 양들을 잘 관리해줘서 다행이었다. 언젠가 믿을만한 사람들이 본가로 더 들어오길 기대해본다.


나도 자는 시간을 줄여가면서 고무테(타이어)와 바퀴를 개량했다. 현대의 자전거, 리어카 바퀴같은 형태와 자동차의 휠 같은 형태, 이를 받쳐주는 축들을 고안했고 서신으로 백가장에 제작을 의뢰했다.


바쁘게 살면서 두 달에 걸친 중촌 건설이 마무리 되었다. 대길이형과 그의 동료 서른 다섯명이 입주했다. 입구에는 우리 삼정공가의 깃발과 백가장의 깃발이 꽂혔다. 정식으로 중촌을 우리 삼정공가의 분가로 선언했고, 대길을 중촌의 촌장으로 임명했다.


우리 공가만의 특유 개념인데, 분가라는 것은 부서이자 가족이다. 삼정산에는 언젠가 더 많은 마을이 형성될 것이고, 정착하는 이들은 모두 우리의 가족이 될 것이다. 그 시작인 중촌은 앞으로도 삼정공가의 핵심 전력이 될 것은 분명하다.


중촌의 공방은 옹기류, 탄괴버섯의 재배와 기초가공, 연필심의 주재료인 숯 가공이 주력이고 늘어나는 인원과 재주에 따라 종류도 함께 늘어날 예정이다. 물론 본가와 비교하면 작은 개념의 텃밭들도 꾸려져 있다.


그래도 식량은 아마도 본가에서 주로 지원을 할 것이다. 우리 감자 많거든. 앞으로도 많을 예정이고. 생산되는 모든 원자재는 본가에서 현금으로 매입한다. 이미 연필과 양변기 판매대금으로 중촌을 유지할 수 있는 자금은 확보한 상태였다.


중촌은 정상의 본가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모든 시설을 갖추고 있었고, 규모도 작지 않았다. 대길에게 자유롭게 정착민을 받을 권한을 줬고, 동생들과 영물들의 순찰을 강화시켰다.


백가장에도 중촌을 지키는 치안대를 꾸릴 수 있는 무인을 파견해달라는 지원요청을 했다. 이미 백가장은 중원 곳곳으로 연필을 팔고 있었고, 시제품으로 보내준 고무바퀴도 확인했기 때문에 기꺼이 병력지원을 해줬다.


그렇게 중촌은 완전히 우리 공가의 분가로 자리를 잡았고, 그제서야 우리 본가의 인원들도 정상에서 본가의 업무에 매진할 수 있게 되었다.


나와 소한은 탄괴버섯 외의 핵심재료가 되는 첨가제를 만드는 것, 고무테 완성본과 연필, 비누 제작에 시간을 많이 썼다.


동생들은 경작과 목축, 이미 거대해진 양계장과 토끼축사를 관리하고 남은 시간은 모두 본인들의 수련에 힘썼다.


소미는 늘 그렇듯이 이인자로서의 모든 행정업무에 자신을 갈아넣고 있었다. 소미를 대신할 수 있는 인원이 없었기 때문에, 대신해줄 수 있는 잡무를 남은 인원들이 모두 적극적으로 도와줬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우리 삼정공가는 빠르게 발전하면서, 감숙성을 넘어 중원 전체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아직 고무바퀴와 비누는 상용화도 하지 않았음에도, 연필만으로도 충분히 유명해졌다.


중촌에 방문하는 이들이 많아졌으나, 여전히 우리 정상의 본가를 찾아내는 사람은 없었다. 그런 이유로 우리 삼정공가는 다양한 소문으로 부풀려진 신비가문으로 세간에 인식이 퍼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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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7. 중원제일 산업도시, 삼정산 +4 24.09.15 463 1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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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 세가들과의 인연 +2 24.09.14 502 11 8쪽
» 24. 기간산업의 변화 +2 24.09.14 538 13 7쪽
23 23. 기틀 마련 +2 24.08.30 691 15 13쪽
22 22. 세상에 오롯이 서려 합니다. +3 24.08.29 681 16 12쪽
21 21. 은혜갚은 백가장 +4 24.08.28 678 14 12쪽
20 20. 전문 행정인력 진남매 +2 24.08.28 675 14 11쪽
19 19. 호구조사 +3 24.08.27 685 14 11쪽
18 18. 삼정공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2 24.08.26 704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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