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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탱이
작품등록일 :
2024.08.19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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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7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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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천하제일 장인대회 (1)

DUMMY

십육 세의 봄. 삼정산이 정식으로 행정구역으로 토지대장에 기록되었다. 기존에 삼정촌이 있기 때문에 명칭이 대삼정촌(大三井村)으로 표기되었다. 평상 시에도 각자 자주 들르지만, 동생들과 단정히 옷을 갖춰입고 사당을 방문했다. 간소하지만 정갈한 제사를 드리고 나왔다.


중촌과 남촌이 안정화되었다. 남촌의 촌장 사우진에게는 외부로부터의 곡물, 채소 등의 식량 매입을 맡겼다. 대정촌에서 그동안 미곡상을 해왔으니, 시세 파악에 밝을 것이고 거래기술도 있을 거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가의 소가주 당천묵과 제갈세가의 막내딸 제갈신혜는 본가로 복귀했다. 그들과 함께 머물렀던 호위무사들도 함께 복귀했고, 대신 새로운 무사들이 각각 열다섯 명씩 중촌과 남촌에 투입되었다.


기대했던 것보다 두 세가에서 더 많은 지원을 해줬다. 지난 해 제휴의 결과가 내 생각보다도 더 좋았나보다. 덕분에 늘 걱정하는 안전에 대한 염려가 많이 줄었다.


모든 생산분야와 새로운 분가인 남촌도 안정화되었다. 고무바퀴는 여전히 잘 팔렸고, 농사와 목축도 무난했다. 일반인들은 밭일이 고되다고 하는데, 고수반열의 무림인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이제 동생들은 허공섭물의 기예로 김매기를 하고, 검사로 순지르기를 한다. 밭을 오가면서도, 생공을 운용해서 땅에 생기를 북돋운다. 동생들만큼의 기예는 없지만 나도 절정고수답게 빠르게 경작지를 돌볼 수 있다. 계곡의 풍부한 수원은 전용 수로를 통해 물을 공급한다.


가축들은 이제 우리 손으로 돌볼 일이 거의 없다. 영물가족과 똘마니(?) 강아지들의 통솔하에 질서있는 생활을 하고 있다. 일거리를 찾는 정착민들을 도구가 태우고 와서 착유와 버터, 치즈생산을 도맡는다. 이 모든 일들이 아침에 모두 끝난다.


점심시간부터는 각자 알아서 할 일을 한다. 나와 소한은 약재당의 비밀별실에서 고무첨가제를 만들고, 소미는 중촌에 내려가 분가의 살림살이들을 점검한다.


삼정촌의 학당은 점심의 감자 배식 때문에 아이들이 많이 늘었다. 학장으로 임명된 객잔아저씨께서는 딱히 가르치는 교과는 없었지만, 나와 소미를 알아보셨 듯이 원석을 찾는 수고를 맡고 계신다. 객잔아저씨의 성함은 우진국으로, 이제 우 학장님으로 불리고 있다.


최근에 우 학장님께서 대길이형을 양자로 입양해서, 호적을 만들고 성씨를 나눴다. 그 외에도 중촌민 중에는 고아출신이 많다보니, 호적이 없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 모두 정착민들의 호적에 나눠 들어갔다.


남촌이 자리를 잡으면서 그 아래 남방의 초입도 동쪽의 초입처럼 외부인들이 머무는 마을이 개발되었다. 본가에서는 나서지도 않았고, 중촌인력이 투입해서 뚝딱 만들었다. 덕분에 무공을 익히지 않은 분가 사람들이 생산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늘었다.


놀랍게도 중촌에서는 대길을 포함해서 다섯 명이 절정의 경지에 올랐다. 세가들이 파견해준 절정고수들과 끊임없이 지도비무를 나눴다고 한다.


이렇게 하루하루 발전과 안정을 이뤄나가는 삼정산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대회를 열었다. 이름도 '거창하게 천하제일 장인대회' 였다.


이미 연필로 한번 이름을 크게 알렸고, 지금은 고무바퀴로 진행중인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삼정공가는 중원 전체에 알려진 편이지만, 여전히 신비가문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아직까지 본가를 찾은 이가 없었으니까. 그래서 돈도 많이 벌었겠다, 안전도 확보되었겠다, 영향력을 뿜어볼 생각이다. 참가자 중 괜찮은 인물은 영입도 시도해볼 마음이고.


종목은 세 가지로 요리, 바느질, 장작패기로 정했다. 상금과 상품도 대단했다. 종목마다 우승자는 은자 오백 냥, 준우승자는 이백 냥, 삼등은 백 냥을 받는다. 그리고 종목과 등수에 상관없이 인기투표로 한 명을 뽑아서 은자 백 냥의 상금을 준다. 총 이천오백 냥의 은자가 걸린 대회다.


그동안 본가에 모인 은자가 만 냥을 넘었기에, 할 수 있는 돈지랄이었다. 요리부 심사위원으로는 제갈세가의 태상가주 제갈상현이 맡게 되었다. 인맥이 넓은 제갈세가에게 마땅한 인사를 초대해주기를 요청했는데, 알고보니 제갈상현은 중원식도락계의 유명한 심사위원이고 호사가였다.


이미 공정한 심사위원으로 이름이 있었기에, 공짜로 부릴 생각으로 초대했다. 본인도 즐기는지, 기꺼이 심사위원이 되어주기로 했다. 바느질부 심사위원은 사천당가에서 찾아줬다.


촉금으로 불리는 사천의 비단 중에서도 특등품은 당연히, 그에 맞는 장인들과 거래된다. 황실의 의복까지 수를 놓던 유명한 노파께서 심사위원으로 초대되었다. 이 분은 황실로부터 직접 침선(針仙)이라는 별호를 받기까지 했단다. 당가와의 친분으로 공짜로 모실 수 있었다.


장작패기부는 삼정공가의 막내, 공도하가 심사위원이 되었다. 장작패기는 정해진 시간동안 많은 장작을 패는 것뿐이라 심사가 간단했고, 내공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인데 한눈에 간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백가장에서는 심사를 맡을 분야가 없는 것이 섭섭했는지, 다음 해에 야장대회를 신설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시험장 건설부터 상금까지 직접 출자하겠다고 했다. 공짜로 해준다니 좋지 뭐. 내년에는 야장대회도 신설해야겠다.


대회는 두달 뒤, 오월 보름날부터 삼일간 예선을 거치고 본선은 이틀간 진행한다. 이놈의 중원 땅이 워낙 넓어서 소문이 알려지고 사람들이 준비해서 찾아오는데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두달간 분가사람들 모두가 대회준비에 진심이었다. 고무바퀴와 삼정공가의 이름을 수놓은 단체복을 삼정공가 전체 인원수 만큼 준비했다. 무공을 익히지 않은 여인분들이 나서주셨다.


다들 대회준비에 들뜬 마음이었지만 그동안에도 생산은 멈추지 않았고, 돈은 계속해서 벌렸다. 여전히 중원 어디에서든지 수레가 필요했고, 고무바퀴는 나무바퀴보다 훨씬 내구력도 좋고 쉽게 멀리 다닐 수 있었으니까.


벌리는 돈으로 고급 건축 자재들을 매입했다. 그리고 초입마을에 대형 객잔들을 미리 건축했다. 이제 초입마을은 분가사람들만으로 운영이 불가능할 정도로 커져서, 외부사람들에게 세를 주는 경우도 늘었다.


이 객잔은 삼정공가의 이름을 달고 최고급 편의를 제공할 예정이다. 우리의 이름이 들어가는 만큼 공가의 모든 기술과 자본이 들어간 오층 건물로 총 세동이다. 객실 수는 이층부터 층당 여덟 칸.


철근 뼈대와 공가식 콘크리트로 지어졌고, 객실들은 제갈세가에서 공급받은 하급보패와 진소한이 제갈세가에게 직접 배운 진법으로 실내온도를 유지한다.


각층 복도마다 성별이 구별된 공가식 화장실과 칸막이가 설치된 개인 욕실이 준비되었다. 온수는 추가금을 내고 미리 요청하면 공급된다.


그동안 아랫마을들까지 함께한 폐식용유 모으기 운동이 성공적으로 자리잡아서, 비누의 재료도 많이 모였다. 나와 소한이 이 년을 투자해서 개발해낸 고급 비누를 선보일 생각이다.


그렇게 우리는 두달의 시간동안 삼정공가의 위세를 알리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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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38. 도적놈들은 따로 있었구만 NEW +6 4시간 전 76 1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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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6. 다 떠들었냐? +2 24.09.19 214 9 12쪽
35 35. 최강의 빈객이 제발로 굴러왔다. +5 24.09.18 263 10 10쪽
34 34. 산 남자끼리의 우정 +3 24.09.18 255 11 14쪽
33 33. 천하제일 장인대회 (3) +5 24.09.18 271 13 13쪽
32 32. 천하제일 장인대회 (2) +4 24.09.17 335 11 13쪽
» 31. 천하제일 장인대회 (1) +3 24.09.17 393 14 7쪽
30 30. 올해도 감자농사는 내려놓지 않을 겁니다. +4 24.09.16 394 12 12쪽
29 29. 드디어 김치찌개를 먹다. +4 24.09.16 427 14 12쪽
28 28. 새 가족의 탄생 +6 24.09.16 461 16 11쪽
27 27. 중원제일 산업도시, 삼정산 +4 24.09.15 499 17 13쪽
26 26. 후추를 얻다 +2 24.09.14 525 18 8쪽
25 25. 세가들과의 인연 +3 24.09.14 540 13 8쪽
24 24. 기간산업의 변화 +2 24.09.14 581 15 7쪽
23 23. 기틀 마련 +2 24.08.30 731 16 13쪽
22 22. 세상에 오롯이 서려 합니다. +3 24.08.29 722 17 12쪽
21 21. 은혜갚은 백가장 +4 24.08.28 722 16 12쪽
20 20. 전문 행정인력 진남매 +3 24.08.28 713 16 11쪽
19 19. 호구조사 +5 24.08.27 728 17 11쪽
18 18. 삼정공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3 24.08.26 748 17 11쪽
17 17. 새 가솔을 거두다 +6 24.08.25 759 19 12쪽
16 16. 가족 +6 24.08.25 743 20 7쪽
15 15. 새봄맞이 +5 24.08.25 754 19 9쪽
14 14. 삼남매 첫 나들이 +3 24.08.25 784 21 11쪽
13 13. 혹시 반로환동 하셨습니까? +4 24.08.24 788 18 16쪽
12 12. 이다지도 찬란한 것을 +4 24.08.23 811 19 10쪽
11 11. 밥값 하셔야죠? +3 24.08.22 805 18 11쪽
10 10. 다짐 +5 24.08.21 825 17 11쪽
9 9. 백예린 +3 24.08.21 833 2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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