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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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박이
작품등록일 :
2024.08.23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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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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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8.29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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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화

DUMMY

34화



"의뢰는 너희가 휴가 즐길 때 다른 팀들이 거의 다 해결했어."

미르는 종이들을 확인하며, 빠른 속도로 읽어갔고 우리는 그런 모습을 보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바라볼 뿐이었다.


매우 피곤해 보이는데 저기에 계속 말을 걸면 방해만 되기 때문이다.

열심히 확인 하던 미르는 한 숨을 내쉬며

"생각해보니 다른 문제가 있는데, 이것 좀 너희 의견 좀 들어보자."


미르는 진중한 얼굴로 우리를 보며 물었지만, 나는 건성으로

"근데 그걸 왜 일개 사원인 우리에게?"


아니 말대로 회사의 큰 문제를 왜 우리 같은 일개 사원에게.

"양심이 있으면 너희가 일개 사원이라 하는 게 맞냐?"


노려보며 말을 이어갔다.

"휴가도 마음대로 정하고, 계속 나에게 이렇게 찾아오고 전화하고 의뢰도 나에게 받고 이러는데도 너희가 일반적인 사원이야?"


미르는 아직 말이 끝나지 않았는지

"돈도 내가 더 챙겨주고! 너희가 받은 특혜가 얼마나 많은데! 당장 일 안도와?!"


소리치며 우리에게 종이를 던졌고, 그 종이는 바람을 타고 우리들의 손에 조용히 들어왔다.

"요즘이 어떤 시대인데 아직도 종이를."

민이는 혀를 차며, 종이를 보려 했다.


하지만.

"그래서 문제가 뭔데."

민이는 종이도 확인하지도 않고, 아니 그냥 읽을 생각이 없어 보였고, 당연히 미르는 그런 상황을 생각했는지 민이에게 시선을 주지도 않으며 우리 모두가 읽기를 기다렸다.


"아니! 그래서 무슨 문제인데!"

옆에 민이가 아무리 큰소리로 외쳐도 딱히 신경을 쓰지 않고 그냥 기다렸다.

이제 모두가 종이를 읽었는지 고개를 들었을 때, 미르는 드디어 입을 열었다.

"모두 읽어봐서 알겠지만."

"나는 안 읽었으니까 간단하게 설명해줘."


저런 민이가 대단하다고 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저런 민이를 그냥 무시하고 우리에게 말을 이어가는 미르가 대단한 것인가.

어쩔 수 없이 내가 입을 열어 간단하게 설명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까 무당들이 우리에게 뭐라 한다는 거 아니야?"

"맞아."

"아하!"


뭔가 이상했지만, 미르는 그냥 말을 이어갔다.

"무당들이 하는 일은 많은 일을 하겠지만, 그 중에서는 굿을 하기도 하니까."

"근데 그게 왜 문제인가요?"


웅남이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어 물었다.

원래라면 이들은 미르의 앞에서는 그리 말을 하지 않는다. 어차피 나와 민이가 이야기 하는 것만으로 빠르게 끝나고, 미르의 이런 저런 모습을 봐서 그런가 그냥 이 방에 들어오면 조용히 하고 있는다.


하지만 이번에 웅남이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어본 것이다.

그 질문에는 내가 답했다.

"사람이란 자신의 밥그릇이 작아지는 것을 절대 못 참거든."

"응?"

"자신의 능력 부족이면 몰라도 남에 의해서 자신의 밥그릇이 뺏긴다? 그럼 그때는 그냥 들고 일어서는 거야."

"그러니까 그게 왜..."


웅남이는 아직도 이해가 가지 않은 듯 나를 보며 물었고, 나는 부연 설명을 더 해주었다.

"무당이 하는 일에 우리가 하는 일과 비슷하면서 다르지. 무당은 여러가지 방법으로 영들을 보낸다. 하지만 우리들은 그냥 없애는 것에 가깝지."

"그렇지."

"근데 그게 일반인들이 보기에 구분이 갈까? 당연히 구분 가는 것들도 있겠지만 갑자기 길가다가 아니면 어디 건물에 들어가자마자 평범한 일반인들이 그것을 보고 악귀인지 평범한 영인지 구분할 수 있을까?"

"아!"


웅남이는 드디어 이해한 듯

"그러니까 우리가 작은 의뢰들을 받기 시작한 이후로 사람들은 귀신이 나타나면 우리에게 오니까?"

"맞아."

그 말에는 미르가 동의하며

"무당이 하는 일은 많지만 그 중에서도 작다고 할 수 없는 일을 우리에게 뺏겼으니 이런 문제들이 터지는 것이지."

"근데 그게 왜 문제야?"


아직도 제대로 이해를 하지 못한 민이가 궁금한 듯 물었고, 미르는 그런 민이를 보며 한 숨을 내쉬고

"무시하면 그냥 무시할 수도 있는데, 우리 같은 대기업이 개인들을 무시하면 어떻게 될까?"

"그냥 무시하는 거 아니야?"

이미 상황이 익숙한 듯

"욕먹지. 그리고 우리 회사의 이미지 또한 안 좋아진다."

"우리가 한 게 있는데!"

"사람들은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야."


미르는 고개를 저으며 우리를 바라봤고,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너희에게 물어볼게. 너희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


쉬다가 와서 바로 머리를 써야한다니.

그리고 이 중에서 민이와 웅남이는 머리를 쓰는 일에는 맞지 않는다. 둘 다 몸을 쓰는 일이라면 몰라도 머리를 쓰는 일에는 잘 맞지 않는다.


오히려 이상한 대책을 내서 머리가 더 복잡해질 수 있고, 그냥 거절할 것 같으니 하람이와 나밖에 없다.

근데 문제는 생각보다 간단했다.

"어차피 여기에서 뭐라 하는 것들은 다 가짜 아니야?"

"응?"

"봐봐, 어차피 진짜인 무당들은 딱히 문제가 되지 않겠지.그들은 애초에 잘 맞추니 인기가 많을 것이니까. 근데 가짜들은 뭐 없으니 굿으로 챙기던 돈을 벌지 못해서 우리에게 이러는 거 아니야?"

"나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은 건 아닌데. 저들이 시위 할 때 보니 몇 명은 진짜가 섞여 있어서 문제지."

"그런가..."


갑자기 생각을 하려 하니,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

원래부터. 아니 어제부터라도 생각을 했으면 지금은 답이 나왔을 것이다. 하지만 어제는 놀지 않았는가.

그리고 꿈 때문에도 제대로 된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꿈은 그저 꿈이라 생각하고 지워버리고 싶었지만 그 꿈은 내 머릿속의 일부분에 계속 위치해 내 머리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었다.

지우고 싶어도 계속 생각나니.

문제의 해결 책이 더욱 생각이 들지 않는다.


나와 미르가 머리를 싸매며 고민하고 있을 때, 옆에서 한 목소리가 들렸다.

"그럼 저희가 인증 같은 거 해주면 어때요?"

"응?"

나와 미르가 동시에 하람이를 쳐다봤고, 하람이는 그 순간 움찔하는 것이 보였지만, 말을 이어갔다.

"일반 사람들은 진짜와 가짜를 구분 할 수 없으니까, 저희가 진짜 분들을 구분해서 인증 마크? 그런 거를 드리는 건 어때요?"

"오?"


미르가 신기하다는 눈으로 하람이를 바라보고 있었고 나 또한 하람이를 대단하다는 눈으로 쳐다봤다.

"당연히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반발도 있겠지만."

"상관없지."

미르가 웃으며 그 말을 받아드렸다.

"어차피 불만을 가진 것은 가짜들일 것이고, 사람들은 오히려 좋아하겠지. 가짜 무당들에게 돈을 쓰지 않아도 되고 진짜 무당들에게만 찾아갈 수 있으니까. 아마 초반에 욕 먹는 것은 감수해야겠지만,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여론은 우리의 편이 되겠지."


미르는 문제가 해결된 것이 편해졌는지 등을 기대어 편하게 앉았지만, 나는 한 가지 의문을 가졌다.

"그 인증을 공짜로 줄 것인가?"

"당연히 돈 받아야지."

"그럼 진짜 무당들도 거절하지 않겠나?"

"그럴 수도 있겠지. 근데 대부분은 받을 거야."

"그 근거는?"

"가짜들에게 가지 않는다. 그럼 무당을 찾아가는 사람들이 우리의 인증이 있는 진짜 무당들에게 가겠지. 그럼 그들은 받을 수밖에 없을 거야. 그 인증이 없다면 손님이 없을 것이니까."


당연히 예외는 존재한다.

어떠한 경우도 예외가 없을 리가 없으니.

하지만 그 예외는 배제하고 계산한다.

어차피 그 예외는 대부분이 소수이니까.


그리고 들어가는 돈에 비해서, 아니지 애초에 그냥 회사 직원들에게 부탁하면 돈도 그렇게 들지 않을 것이다.

그럼 돈도 많이 들어가지 않고 들어오는 수입은 괜찮을 것이고, 여론까지 괜찮아지는 것을 계산하면.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이득인 것이니까.

하지만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두 사람이 있었지만, 우리는 그 둘을 신경 쓰지 않았다.

이리 설명을 했는데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의 잘못이 아니니까.


"그래서 어떻게 한다는 건데!"

"가짜와 진짜를 우리가 구분할 것이고, 그거에 대한 돈을 받는 다는 이야기야."

매우 간단하게 요약을 해주니 민이와 웅남이는 고개를 끄덕였고, 미르는 바로 어딘가에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문제의 해결책이 생겼는데, 바로 해결하지 않는 멍청이가 어디 있겠는가.

문제는 더욱 커지기 전에 빨리 해결하는 것이 맞다.


당연히 처음에는 반발이 심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인증이 없다면 사람들이 가지 않을 것이니. 어쩔 수 없이 저들은 이것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자신들이 진짜 무당이라는 것을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고 우리의 인증만 가지고 있어도 자연스럽게 광고도 되는 것이니 서로가 좋은 것이지.


다만 가짜 무당들은 오히려 우리를 더 욕할 것이지만, 사기꾼들의 목소리가 힘을 얻겠는가? 절대 그럴 수는 없을 것이다.

미르는 간단한 전화를 끝냈는지, 웃으며

"하람씨?"

"네?"

"고마워요. 덕분에 문제가 쉽게 해결 되었어요."


매우 포근한 미소로 하람이를 바라봤고 분위기 또한 매우 훈훈 해졌지만,

"쟤 저딴 미소 짓지 말라해 역겨우니까."

민이의 마지막 말 때문에 분위기는 그냥 개 박살이 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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