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되기 위해서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만박이
작품등록일 :
2024.08.23 19:42
최근연재일 :
2024.09.17 01:01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223
추천수 :
0
글자수 :
160,994

작성
24.09.01 04:13
조회
5
추천
0
글자
9쪽

36화

DUMMY

36화



"준비 따위는 필요 없다."

준비 시간이 더 길어지면 길어질 수록 우리의 피해가 더 커진다.


하루만 지나도 힘은 빠르게 강해지며, 이미 우리가 간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대비를 하고 있겠지. 그러니 대비가 더 단단해지기 전에 빨리 없애러 가야 한다.

우리가 일반 사람이었다면 당연히 웅남이의 말에 동의하며 준비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일반 사람도 아니고 그렇게 준비를 길게 할 필요가 없다.


아니면 그냥 내가 완전히 힘이 풀릴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그따위 악귀는 금방 잡을 수 있지만 그때가 되면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인간이 될 것이니 그때면 너무 늦는다. 그리고 강한 놈을 잡으면 더 빠르게 이승이 나를 받으니, 강한 놈을 잡을 수록 오히려 나에게는 좋은 것이다.


강하면 얼마나 강하겠는가, 강한 것도 모두 상대적인 것을.

"안내해라. 지금 당장 간다."


나는 그 자리에서 일어나 의뢰인을 쳐다봤다.

당연히 의뢰인 또한 웅남이의 생각에 동의하는 듯 주춤거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민이까지 나의 편을 들어주며

"나일이 말이 맞아. 시간을 더 끌어봤자 우리에게 좋은 건 없어. 악귀는 빠른 시간에 강해지는 것들이니까."


우리와 같이 오랜 시간에 걸쳐 힘을 쌓는 것과는 다르다. 정제되지 않은 난폭한 힘을 그대로 받아 사용하는 악귀들.

그러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빠른 속도로 강해질 수 있다. 당연히 시간이 지나 우리처럼 오래 살게 된다면 우리의 상대가 되지 못하지만, 지금 내가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지켜할 사람도 있게 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민이가 나서면 쉽게 해결하겠지만, 나에게는 손해이니. 내가 잡게 된다면 더 빠른 속도로 원래의 힘에 가까워 질 것이다.

민이까지 나의 편을 들자, 의뢰인과 웅남이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났고, 하람이 또한 우리를 따라 밖으로 걸어 나왔다.


의뢰인이 앞서 나갔고, 그 뒤로 우리가 곧바로 따라 걸었다.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었지만, 도시보다는 마을 같은 느낌이 드는 동네였다. 조금만 돌아가면 도시지만 여기는 도시라 하기에는 애매했다.


그리고 또 다른 한 가지는 다른 동네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까지 들 정도였으니까. 악귀의 기운이 이 동네를 다 덮었다.

다른 놈들은 들어오지도 못하게 완전히 자신의 구역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자신의 휘하가 아니라면 제대로 힘을 사용할 수 없게.

힘의 농도 또한 높으니, 내 생각보다 강한 놈이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의뢰인이 길을 안내하다가, 더 이상 가지 못하겠는 지 걸음을 멈추며

"죄송합니다. 제가 더 이상 못 가겠어요...."


떨리는 목소리와 오죽하면 몸까지 떨어가며, 애원하듯이 말했고, 하람이가

"이 정도면 저희가 찾아갈 수 있어요."

다독이며 의뢰인을 안심 시켰고, 의뢰인은 도망치듯 이 동네에서 빠져나갔다.


동네에 발을 들인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외부에서 들어온 사람들은 저리 버티기 힘들게 하다니.

정확히는 저 의뢰인의 핏줄이 무당이라서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이긴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른 사람들 또한 저런 모습을 하며 동네를 떠날 것이다.


동네에 사람이 얼마나 사는 것은 나와 상관 없다.

이 동네가 망하는 것도 인간들이 더 이상 살 수 없는 땅이 되어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더 강해진 녀석을 잡아야 하는데, 그게 너무 귀찮아진다는 거지.


나 또한 강해지겠지만, 내 힘의 제한이 풀리는 것보다 그냥 악귀가 강해지는 것이 더 빠를 것이니까.

어차피 잡아야 하는 거 지금 잡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겠지.


의뢰인은 동네를 떠나기 전에 우리에게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었고, 우리는 그 길을 따라 어느 건물의 앞에 도착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평범한 건물이었지만, 평범한 아니 감각이 무딘 사람 또한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소름이 들었다.

과거에 이승에 처음으로 받은 의뢰와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그 정도는 그냥 간지러운 느낌이었지만, 지금은 피부가 따끔할 정도의 살기니. 얼마나 강한 지 붙어보기 전까지는 모르겠군.

민이는 말할 필요도 없이 이미 기척을 느꼈을 것이니까. 하지만 웅남이와 하람이의 얼굴은 희게 질려있었다.



이미 경험을 해 본 웅남이의 표정이 더욱 좋지 않았지만, 하람이의 표정 또한 비슷했다. 이 정도의 살기면 경험을 해본 자와 하지 않은 자와 그리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니. 웅남이가 전에 경험 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를 것이다.


전에 어떤 경험을 했는지는 몰라도 저런 얼굴을 하는 것을 보아 전에 경험한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 같다.

하지만 저들을 기다려 줄 생각은 없다.


악귀는 지금도 강해지고 있으니, 빨리 가야지.

그리고 느껴지는 기척은 한 놈이 아니니까. 이미 우리가 올 것을 알았는지 안에서 느껴지는 기척은 얼마나 많이 있는 지 셀 수 없을 정도로 느껴졌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소름 돋을 정도로 온도가 낮았다. 밖이랑 차원이 다를 정도의 냉기가 느껴졌다.

그래 완전히 이 터를 잡아 먹었구나.


완전히 이 터를 먹지 않으면 불가능한 행동이지.

점점 무당의 위치와 가까워질 수록 냉기가 온몸을 덮었고, 살기 또한 온몸을 덮어왔다.

문 앞까지 서니, 하람이와 웅남이는 그 자리에 서 있는 것도 힘이 들어 보였다.

몸이 떨고 있지는 않지만, 내적으로는 엄청 흔들리고 있을 것이다.


똑똑.

문을 두드리고 아무런 말이 없자, 그냥 문을 열고 들어갔다.

이 정도로 예의가 없지는 않지만, 악귀 따위에게 지킬 예의는 없으니까.

문을 열고 들어가니 그 안에서는 지독한 향 냄새가. 아니 향 냄새와 무슨 냄새가 섞였지만, 향이 너무 독해 다른 냄새를 맡을 수가 없었다.


나조차도 코를 막으며 표정을 구길 수밖에 없었고, 하람이와 웅남이도 코를 막으며 들어오기 힘들어 보였다.

이리도 향을 독하게 피우다니.

그런데 도대체 이 많은 기척이 어디에 숨어 있는 것이지? 이 좁은 곳에 있기에는 너무 많이 느껴진다. 하지만 이곳에서만 느껴지니 그것 또한 이상할 따름이다.


"이리 오시죠."

또 다른 방에서 들리는 소리.

문 안에서 들리고 있었지만, 바로 앞에서 말하는 것처럼 들렸다. 그리 소리도 크게 낸 것도 아니지만 인간이 바로 앞에서 들리게 하는 것처럼 말하다니. 재밌네.


그 말에 모두 이끌린 듯 방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갔다. 그 방안에는 한복을 입고 있는 젊은 여인이 앉아있었다.

앉아있는 여인을 보니, 이상함이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의뢰인의 나이가 그리 어려 보이지 않았고 못해도 20대 중반으로 보였는데 어머니라는 자의 나이가 이리 어려 보이는 것이 맞는 것인가. 아무리 그래도 너무 동안이다.


50대가 이리 20대 초반으로 보일 정도 너무 어리다. 아니지. 얼굴만 동안인 것이 아니다. 느껴지는 기운 또한 50대가 아니다. 평범한 사람의 눈은 속일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눈은 아니지. 그저 얼굴만 어린 것이 아니다. 그냥 몸이나 모든 것이 20대 초반으로 돌아간 것이다.


저건 인간이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다.

신체의 시간을 되돌린다? 그건 인간의 영역에서 벗어난 행동이다.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행위이자, 신의 영역에 발을 들인 것이나 마찬가지인 미친 짓이다.


아무리 악귀가 강하다고 한 들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선을 넘어간 것이다. 당연히 민이도 그 사실을 알아차린 듯 표정이 놀란 듯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무당은 우리의 얼굴을 보며 웃으며

"무슨 일로 찾아오셨나요?"

"네가 더 잘 알지 않을까?"


오죽하면 민이가 먼저 입을 열고 분노를 잘 표출한 적이 없던 민이가. 어? 내가 이걸 어떻게 알고 있는 것이지?

일단 이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아무튼 분노를 잘 표현하지 않던 민이가 먼저 적의를 가지며 이리 말을 하는 것은 처음 보는 것 같았다.


"저는 일개 무당입니다. 제가 다 알고 있지는 못하죠. 그러기 때문에 무슨 일로 찾아 오셨는지 말 해주시죠."

"허. 네가 모시고 있는 악귀 모가지 따러 왔다."


그 말에도 무당은 감정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고, 그저 우리를 보고 웃고 있었다.

아무리 봐도 이상하다. 뭔가를 놓치고 있는 것 같다. 기척이 이리도 많이 느껴지는데 고작 하나도 제대로 위치를 모르겠다.


이미 악귀의 영역이라 기척을 숨기겠다면 찾기는 어렵지만 무당의 근처에 있는 것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 방에서 가장 가까이 느껴지는 것을 보아 무조건 이 방에 많은 수가 들어가 있을 것인데. 이 좁은 방에 이 많은 기척이 느껴지는 것이 맞는 것인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인간이 되기 위해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9 39화 24.09.17 2 0 9쪽
38 38화 24.09.09 5 0 9쪽
37 37화 24.09.03 5 0 9쪽
» 36화 24.09.01 6 0 9쪽
35 35화 24.08.31 6 0 10쪽
34 34화 24.08.29 6 0 9쪽
33 33화 24.08.28 7 0 9쪽
32 32화 24.08.27 7 0 9쪽
31 31화 24.08.26 7 0 9쪽
30 30화 24.08.25 7 0 9쪽
29 29화 24.08.24 7 0 9쪽
28 28화 24.08.23 6 0 9쪽
27 27화 24.08.23 5 0 9쪽
26 26화 24.08.23 4 0 9쪽
25 25화 24.08.23 4 0 9쪽
24 24화 24.08.23 4 0 9쪽
23 23화 24.08.23 5 0 9쪽
22 22화 24.08.23 4 0 9쪽
21 21화 24.08.23 5 0 9쪽
20 20화 24.08.23 4 0 10쪽
19 19화 24.08.23 4 0 9쪽
18 18화 24.08.23 4 0 9쪽
17 17화 24.08.23 4 0 11쪽
16 16화 24.08.23 5 0 10쪽
15 15화 24.08.23 5 0 10쪽
14 14화 24.08.23 5 0 10쪽
13 13화 24.08.23 5 0 9쪽
12 12화 24.08.23 5 0 10쪽
11 11화 24.08.23 4 0 10쪽
10 10화 24.08.23 4 0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