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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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박이
작품등록일 :
2024.08.23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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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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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8.23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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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화

DUMMY

27화



"아니 돈이 된다고!"

"그럼 네가 하던가!"

"사람들이 우결을 외치는 사람들끼리 해야 효과가 있지!"


나와 미르는 끝나지 않는 공방전을 하는 듯 똑같은 말 만을 몇 시간째 하고 있었다.

방금 전.


"저는 상관 없어요."

라는 하람이의 말 이후로 계속 싸우고 있다.


이 상황을 보다 못한 민이가

"너희 그만 좀 해라!"


민이의 일침에 우리를 서로를 노려볼 뿐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구나일 너는 왜 이리 싫어하는데. 그리고 미르 너는 왜 싫다는 얘를 계속 시키는 건데."


우리 둘을 노려보고 있었고, 미르가 먼저 입을 열었다.

"돈이 되니까..."

"고작 돈 때문에 이러는 거야? 그럼 나일이 너는?"


그 말에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지금 얘들도 다 있는 곳에서 저렇게 어린 아이랑 커플 연기를 하라고?

미친거지.


내 나이를 생각하면 나는 저들의 먼 조상보다도 나이가 많으니까.

그런 나이 차이가 나는데, 나보고 그런 연기를 하라고?


절대 못하지.

그리고 상제가 보면 얼마나 놀릴 것인가.


절대 안해.


하지만 민이는 내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이유를 말 하지 않으면 나는 미르의 편을 들어줄 수 밖에 없어."


그래. 내가 이유를 말을.

응?

순간 민이의 말에 의문이 든 나는

"왜 내가 이유를 말을 못하면 네가 미르의 편을 들어?"


정말로 갑자기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는 말이었다.

민이는 웃으면서

"너희가 유명해지면, 그 만큼 나도 인지도가 오르겠지? 그럼 나도 인기가 많아지겠지. 어쩔 수 없이 나도 미르의 편을 들어줄 수밖에 없어."


아. 그러니 인기를 위해서 나를 팔아 먹겠다?

뭐라 하려 했지만,

그래 뭐 자신들의 이득이 최선이지. 나도 아마 저들의 상황에 놓였다면 저런 모습을 보였을 것이다.


나 또한 저들과 같으니까.

내 이득을 위해서는.

내 시선을 본 민이는 헛기침을 내뱉으며

"서로 좋은 게 좋은 거지."


"그래서 너희는 내가 했으면 좋겠다?"

"응."

"조금?"


둘 다 웃으며 나에게 강요 아닌 강요를 하고 있었고, 나는 한 숨을 내쉬고

"그래 해. 하자. 하면 될 거 아니야."

내가 하지 않는다고 하면 다시 똑같은 말 싸움을 해야 될 판이었고, 이번에는 민이까지 가세할 생각처럼 보였다.


그리고 내가 너무 싫어하면 저들도 포기를 하겠지만, 이곳에는 우리만 있는 것도 아니고, 이런 모습을 계속 보였다가는 나의 이미지가 안 좋아질 것을 생각해서 더 이상 거절을 할 수가 없다.

그리고 이것을 한다고 해서 나에게 그리 큰 문제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귀찮아질 뿐이지.

"대신 돈 문제는 잘 계산하자?"


나의 단호한 얼굴에 웃으며,

"당연하지. 벌어드릴 돈 생각하면 당연히 해줄 수 있지."

"너희는 나랑 같이 사진도 많이 찍자."


둘 다 웃으며 나를 바라봤고, 나는 한 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웅남이와 하람이는 꿔다 놓은 보릿 자루처럼 의자에 앉아 있었고, 그저 우리들을 지켜볼 뿐이었다.


저들을 보니, 별 생각은 들지 않는다.

내가 저들까지 신경을 쓸 이유는 없으니까.

"그럼 제대로 계획 잡히면 그 대 알려줄게."


미르는 신난 듯 계획서를 작성하기 시작했고, 우리는 더 이상 안중에도 없는 듯 다른 일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이만 나가자."


나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고, 방에서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 이제 뭐해?"


민이가 나를 바라보며 물었고,

"뭐 할게 있겠어? 그냥 자유 시간 보내는 거지. 딱히 의뢰도 들어오지 않았고, 문제도 해결하고 왔으니 좀 쉬자."


정말로 좀 쉬고 싶다.

하람이를 가르치느라 제대로 쉬지도 못했고, 이제는 그냥 침대에 누워서 좀 쉬고 싶다.


"하람아 너는 초식 제대로 연습하고, 나는 쉬러 간다."

그 말을 뒤로 더 이상의 관심을 끊어 내었다.


이제는 조금 쉬자.

이승에 오고 나서 제대로 쉰 적이 없는 것 같다.


편하게 지내려고 인간이 되고 싶은 것인데.

이리 지내면 천계라 무슨 차이인 것인가.


다행히 더 이상 나를 붙잡지는 않았고, 나는 그 상태로 집으로 향했다.

집 가는 길에 당연히 알아보는 사람이 많았지만, 어쩌라고.


말을 걸고 싶다면 내가 달려가는 속도를 붙잡던가.

나는 최대한 빠르게 달려 집으로 돌아왔고, 집에는 되게 오랜만에 오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관리인이 열심히 집을 정리하고 있었지만, 나를 보자마자 무슨 종이를 들고 나에게 다가왔다.

누가봐도 귀찮은 일이 생길 것이다.

라고 말하고 있는 종이를 들고.


특히나 저 종이는 이승에서 쓰이는 것이 아닌 천계에서 쓰이는 것이라 누가 봐도 알 수 있는 것이 문제였다.

아무런 말도 없이 나에게 그 종이를 주고 자신의 할 일을 하러 가는 모습이 참.

만덕이를 보는 것 같구나.


아니지. 만식이는 그래도 나에게 말이라도 걸어주고 했으니, 쟤가 더 차갑네 차가워.

오랜만에 온 집에 오자마자 귀찮을 것 같은 일이라니.


귀찮다.

내일 할래.


그냥 방에 던져두고, 쉬려 침대에 누웠다.

왜 인간들이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하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를 찾아버린 것 같다.


이리 편하게 심심하지도 않게 재밌는 것이 있는데, 이리 좋은 것을 인간들만 누리고 있었다니.

참으로 부럽구나.


하지만 역시나 행복은 오래가지 못하는 것일까?

띠리링.


핸드폰에 전화가 오며, 이 쉬는 시간에 누구에게 왔는 지 약간 얼굴을 찡그리며 확인을 했을 때,

'세상에서 가장 멋지고 예쁘신 상제님'


이 따위로 저장을 언제 했는 지 얼굴이 더 일그러 졌지만, 일단은 받자.

받지 않으면 정말로 귀찮아 진다.


"여보세요."

"나일아 내 편지 받았어?"

"네."

"확인 해봤어?"

"아뇨."

"지금 확인 해봐."


귀찮아 죽겠다.

나 좀 쉬자.

"지금 너가 이승에서 얼마나 쉽게 일하는 지 다 알고 있으니까. 빨리 확인 해라."

"눼..."


귀찮아 죽겠는데, 이승에서 상제의 눈을 피할 수는 없다.

아무리 그래도 상제는 상제니까.


에휴.

속으로 한 숨을 내쉬며, 방금 던져 놓은 종이를 들어 펼쳐보았다.

'나일아, 너가 없으니까 나 심심해. 이승에 나 좀 불러줘.'


"?"

아직 전화가 끊기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런 말을 할 수도 없었다.

상제도 아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노망나셨나?"


아무런 말도 하지 않다가, 내가 한 말.

노망.


정말로 나를 제외하고 천계의 그 누가 이딴 것을 봐도 나랑 같은 말을 뱉을 것이다.

하지만 상제는 그런 나의 반응에 딱히 뭐라 하지 않았고,

"아니, 왜. 너랑 같이 다니는 호랑이랑 용 있잖아. 걔들이랑 같이 해서 나 좀 불러봐."


진짜로 상제가 노망이 난 것 같다.

상제를 이승에 현현 시키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상제가 이승에서 딱히 무슨 짓만 하지 않는 다면, 그냥 육체만 부르는 것이니까.

하지만 사고를 안치겠냐고.

그리고 상제가 없으면 천계의 모든 업무는 마비 된다.


당연히 나의 반응을 생각한 듯

"걱정 말거라, 사고도 치지 않을 것이며, 천계의 모든 일이 끝나면 그 때 말을 해 줄 것이니."


아무리 봐도 상제가 미친 것 같다.

이제는 정말로 상제를 바꿀 때가 온 것인가.


"상제님, 이제 환웅께 자리를 넘기시는 것이."

이게 천계를 위해서도 훨씬 좋은 선택인 것 같다.


"개 소리 하지 말고. 내가 연락하면 잘 받아라."

뚝.


상제는 자신이 할 말만 하고, 통화를 끊어버렸고, 나는 이 상황을 따라가기에는.

아니지 내가 며칠을 너무 편하게 지냈다 보니, 상제가 원래 이런 분이었다는 것을 잊고 있었던 것 같다.


허탈해 하며 아파진 머리를 붙잡고 있을 때, 상제의 편지 뒤에 또 다른 종이가 보였고, 나는 그 종이를 겁에 질린 채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내 걱정과는 달리 매우 정상적인 편지였고, 만덕이의 편지였다.


'이승에서 잘 지내고 계시죠? 상제께서 많은 돈을 보내시지 않아 이승에서 쓸 수 있는 것을 조금 보냅니다.'

역시 나를 생각해주는 것은 만덕이 밖에 없다.


근데 쓸 수 있는 거?

뭐?

따로 온 것은 없었으니. 나는 관리인에게 물을 수밖에 없었다.

"이거 말고 또 다른 것이 있느냐?"

"상자는 방 안에 넣어 놨습니다."


관리인은 딱딱하게 답을 해주며 다시 일을 하러 갔고, 다시 방에 들어오니 방금까지 보이지 않던 상자가 눈에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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