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 대공의 제자가 미쳐 날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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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짱조아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8.26 20:23
최근연재일 :
2024.09.11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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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1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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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절대 가만두면 안 될 것 같다.

DUMMY

라온이 급하게 슈페르테 대공의 저택으로 향하는지도 벌써 며칠이 지났다.


어느덧 축제의 마지막 날이 찾아오고 있었고, 여전히 목에서는 볼 수 없는 목걸이로 인한 이물감이 느껴졌다.


축제는 성대하게 진행이 되고 있었다.

왕녀가 향하는 곳에서는 모두가 무릎을 꿇고 절을 했고, 왕녀는 그런 시민을 보며 허공에 돈을 뿌렸다.


철이 없는 것인지, 아무런 생각이 없는 것인지 평민들이 소화하지 못할 금화를 뿌리고 있었던 것이 신경 쓰였지만, 그 누구도 왕녀에게 충고를 주지 않았기에 라온 역시 가만히 있었다.


‘경비부대의 일이 늘어나겠군.’


평민들은 저 금화를 하나라도 더 얻기 위해 저들끼리 싸움을 벌일 것이다.

상업지구 사람들의 지독함을 잘 알고 있는 라온에게는 벌써부터 그러한 광경이 눈에 보였다.


물론 라온에게 중요한 것은 악의를 품은 호의와 왕녀에게 걸린 세뇌 같은 무언가, 그리고 위대한 별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다.


슈페르테 대공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지만, 라온 본인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지난 며칠간 왕녀와 함께 다녀본 결과, 그녀가 그리 나쁜 사람이 아니란 걸 깨달았기 때문.


왕녀는 그저 어화둥둥 모두가 떠받드는 삶과 손짓 하나로 모든 걸 할 수 있는 궁에서 살았기에, 머리가 조금 순백했고 특권 의식과 선민의식이 조금 비대한 것뿐이었다.


그것도 상업지구에 종종 나타나는 귀족의 하수인보다 덜한 수준이었으니, 왕녀는 왕녀다운 사람이었다.


그런 왕녀가 금화를 전부 뿌린 다음 다가왔다.


“배 안 고파?”

“슬슬 식사할 시간이 왔네요.”


왕녀는 허기졌는지 배게 손을 올린 채 길거리 노점상이 파는 음식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저것을 먹고 싶어서 하는 듯 보였지만, 주위에 서 있던 사용인과 호의가 그걸 발렸다.


아무리 상업지구에 축제를 즐기러 나왔다고 해도 왕녀다. 나라에서 제일 고귀한 존재가 길거리 음식을 먹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혹시 모를 식중독의 위험과 위생의 상태 등이 심히 걱정되는 것이다.


사용인은 그런 말로 왕녀를 설득했고, 왕녀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오늘의 밥도 귀족 구획의 있는 저택에서 해결한 라온과 왕녀였다.


몇 번째 먹는지 모를 최고급 식재료와 맛난 음식들.


라온은 눈과 입이 즐거워지는 식사를 마친 후, 왕녀에게 잠깐의 자유 시간을 얻은 후 빈민가로 향했다.


완전히 귀족 같은 복장의 소년이 거리를 거닐자 주위 시선이 몰렸고, 근처에 있던 모두가 긴장하기 시작한다.


그것을 느낀 라온은 귀찮음을 느끼며 한숨을 푹 내쉬었고, 며칠째 유지 중인 마나의 실을 통해 고든에게 신호를 보냈다.


그렇게 라온은 빈민가의 외곽 지역에서 고든과 마주한 채 대화를 시작했다.


“조사해보라고 한 건 조사했어?”

“예. 용병 65명이 동원될 예정이랍니다.”

“정확히, 무엇을 하는지는 알아냈고?”

“······아쉽게도. 마나 계약서를 작성했는지 입을 열지 않습니다.”


라온은 고든에게 용병 길드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아보라고 지시했다.


고든은 비록 타지에서 활동했고, 잡부라곤 해도 용병단에 속했던 인물이다.

용병 길드에 인맥이 없을 수가 없었으니, 그들을 이용해 정보를 구하고자 했지만, 성과가 없었다.


고든은 그것이 죄송스러운지 면목이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사실 라온은 성과를 기대한 것이 아니었다.


라온은 왕녀의 눈에서 세뇌 마법처럼 보이는 것을 발견한 직후부터, 직접 알아낼 수 있는 건 없다고 생각했다.


현재 라온이 알아낸 거라곤 세뇌 마법이 걸려 있다는 것, 그로 인해 용병이 동원될 거라는 걸, 위대한 별인지 뭐인지에 의해 축제 마지막 날에 사고가 있을 거라는 것뿐이다.


‘65명이라······ 인원이 꽤 많은데.’


그러니, 그 사고를 대비하는 것만으로도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라온은 그렇게 생각하며 고든에게 말했다.


“빈민가 북쪽에 가면 질러라는 남자가 있을 거야. 우락부락한 외형에 몸에 낙서가 그려진 놈이니 찾는 건 쉬워.”

“예.”

“질러에게 가서, 내 이름을 이야기하고, 조직원 중에 은밀하고 빠른 놈들 추려서 이 65명의 용병 동선 모두 확인하라고 해.”


무슨 일이 일어난다는 건 확실하다. 하지만 그게 무엇인지 모르니, 이 일과 관계될만한 모두의 동선을 확인하고, 겹치는 지점을 살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라온은 그런 의도를 굳이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고든은 제법 머리가 좋은 사람이었다.


단순히 잡부로 활동한 것임에도 용병단에 큰 도움을 준 적이 몇 번 있었으니, 라온의 의도를 파악하는 건 쉬운 일이었다.


그러나 한 가지 걸리는 것이 있었다. 고든이 파악한 라온은 빈민가와 빈민에 애착이 심한 사람이었다.


어떤 연유로 그런 애착이 형성되었는지는 몰랐으나, 빈민 출신이라고 생가 각하면 그럭저럭 납득이 되는 것이다.

자신이 속한 무언가가 잘 되길 바라며 애착을 가지는 건 어찌 보면 매우 당연한 일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런 라온이 빈민이 위험해질 수 있는 일을 직접 명령했다.


그렇다면, 이 위험을 감수하는 것보다 무시하는 게 훨씬 큰 위험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생각해볼 수 있었으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문득 오싹함을 느낀 고든은 팔을 쓰다듬으며 깊게 생각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고든은 라온과 대화를 마친 후 빈민가 북쪽으로 향했고, 라온은 그의 등을 보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불길해.’


라온은, 매우 큰 불길함을 느끼고 있었다.

위험해질 것 같지도, 크게 다칠 것 같지도, 빈민에게 변고가 생길 것 같지도 않았는데, 무언가 불길했다.


이것은 일종의 감과 비슷한 무언가로 인해 느끼는 감정이었기에, 라온 본인도 제대로 정의를 내리지 못했다.


그것이 무언가 조급함을 느끼게 만든다. 아마 이런 불길함과 조급함을 느끼는 건 카르바할의 말 때문일 터.


‘위대한 별에 대해 알면 다친다고?’


목걸이. 최소 한 번의 목숨을 살려줄 수 있다는 물건.


여전히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이물감을 통해 존재한다는 걸 확신할 수 있는 이것 때문에 라온은 그것을 손에 쥘 수밖에 없었다.


마나도, 촉감도, 형체도 제대로 느껴지지 않았지만 확실하게 존재한다.


이것을 준 이유가 무엇일까. 위대한 별이라는 놈들 때문에 준 것일까? 아니면, 슈페르테 대공의 제자라서?


라온은 확신할 수 없었다.


어린아이 같기도 했고, 어른 같기도 했으며, 남자일 수도 있고, 여자일 수도 있었던 카르바할.


라온이 그에게 알 수 있었던 건 단 하나. 그가 자신에게 흥미를 품고 있다는 것뿐이었다.


“쯧. 됐다. 지금 이거 생각해서 뭐하냐.”


현재 라온이 집중해야 하는 것은 왕녀가 엮인 지금의 사태다.


알 수 없는 불길함과 조급함이 느껴졌지만, 슈페르테 대공의 말에 따르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었으니, 사건을 해결하고 좋은 보상을 받아내는 것에만 신경 쓰면 될 것이다.


라온은 그렇게 생각하며 넓게 퍼트린 마나의 실을 관조했다. 빈민가를 넘어 상업지구, 그리고 귀족 구획까지 닿아 있는 마나의 실.


마나량이 적었기에 아슬아슬하게 닿아 있다뿐이지, 이전 빈민가를 굽어살폈을 때와 비교하면 느껴지는 것이 민망할 수준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감시를 해야할 사람을 느끼고 있기에는 충분하다.


저택에서 혼자 책을 읽고 있는 왕녀와 그 문 앞에 대기 중인 사용인과 호위.

저택 내부에서 청소를 이어가는 하녀와 다음 날 아침에 필요한 식재료를 준비하는 주방장까지.


저택 내부의 사람의 움직임이 모두 라온에게 전달되었고, 라온은 그중 한 사람의 움직임에 집중했다.


그 움직임의 주인은 왕녀에게 악의를 품었던 호위.


-모든 것은 위대한 별을 위해.


무언갈 우상숭배 하는 듯한 발언과 함께 왕녀에게 해를 끼치려고 했던 사람이었다.




*




왕녀의 저택과 조금 떨어진 곳.


인기척이 드문 장소에서 호위가 수정구슬 너머의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예. 저입니다.”

-············.

“준비는 모두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

“작전은 예정대로. 내일 저녁 폭죽이 터지는 그때.”

-············.

“예. 명심하겠습니다.”


호위는 수정구슬을 통해 들려오는 말에 성실이 대합을 하며 머릿속에 있는 계획을 정리했고, 그것이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는 판단 아래에 마지막 말을 남겼다.


“작전이 모두 끝나고, 그 여파가 가라앉을 때까지, 당분간은 통신을 못 할 것 같습니다. 일이 벌어진 후에, 가장 먼저 조사될 사람이 왕녀 주위 인물이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


그렇게 호위는 오늘도 어김없이 남기는 한 마디와 함께 수정구슬을 박살 냈다.


“모든 것은 위대한 별을 위해.”


콰직───!


부서진 수정구슬을 잔여 마나만 남긴 채 허공에서 가루가 되었고, 그것을 지켜보던 호위는 점점 어둡게 물드는 하늘을 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모든 일이 끝나면, 왕국은 내 손에 들어온다. 왕의 성정으로 보았을 때, 성별과 관계없이 왕녀에게 왕국을 물려줄 게 확실하니, 위대한 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겠지.”


아아, 위대한 별이시여. 부디 저를 굽어살피고, 은혜를 내려주시옵소서. 모든 것은 위대한 별을 위해. 별이 원하는 찬란한 대업을 위해 이 한 몸 불태우겠나이다.


“모든 것은 위대한 별을 위해. 모든 것은 찬란한 대업을 위해.”


양손을 기도하듯이 붙잡은 호위는 그렇게 홀로 속삭이며 혼자만의 감정을 극대화해나갔다. 그리고 미래의 광경을 머릿속에 그려나갔다.


자신이 조종당하는지도 모르고 위대한 별에게 바칠 왕국을 번성시켜나가는 왕녀의 모습과 그 옆에 서 있는 자신의 모습.


수도를 바치고, 아슈빌을 바치고, 여러 영지를 바치고, 그곳에 살아가는 사람을 바치고, 종국에는 왕녀 본인의 혼까지 바쳐 탄생할 위대한 별의 조각.


그 그리고 그 별의 조각을 손에 쥐게 될 자신.


“아아. 영광스러운 나날이 되겠지.”


호위는 그러한 미래의 모습이 너무나 쉽게 그려졌기에, 감격과 환호를 감출 수 없었다. 지금 호위가 느끼는 감정은 일종의 쾌락이나 다름없다.


경국지색의 여인을 품에 안는 것보다, 독한 마약을 하는 것보다, 막혀 있던 벽을 뚫어내 경지가 상승하는 것보다, 첫사랑과 이어지는 것보다, 평생의 꿈을 이루는 것보다.


지금 느끼는 감정이, 감각이, 환호와 감격이, 그것으로 시작된 쾌락이 훨씬 더 강력하다.


몸이 부르르 떨린다. 눈두덩이 역시 빠르게 떨리고 있었고, 한동안 깜빡이지 않은 눈동자는 충혈이 되어 있다. 강력한 감정이 신체에 영향을 주어 이상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호위는 그저 내일 있을 일을 고대하며 감격에 젖을 뿐이었고, 그런 호위를 감시하던 라온은 혀를 차며 작게 중얼댔다.


“미친놈이군.”


라온은 생각했다. 저 호위는 절대 가만두면 안 될 것 같다고.


그렇게 점점, 호위의 몸에 붙은 마나의 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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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 대공의 제자가 미쳐 날뜀.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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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대 가만두면 안 될 것 같다. 24.09.11 22 1 11쪽
18 기묘한 일. 24.09.10 16 1 13쪽
17 또 다른 7성급 마법사. 24.09.09 24 0 13쪽
16 모든 것은 위대한 별을 위해. 24.09.08 22 0 12쪽
15 눈빛이 불손하다. 24.09.07 27 0 12쪽
14 격이 다르다. 24.09.06 25 0 12쪽
13 3권의 책. 24.09.05 26 0 13쪽
12 밤하늘이 추락했다. 24.09.04 25 0 12쪽
11 직접 행차하다. 24.09.03 26 0 12쪽
10 믿어 의심치 않았다. 24.09.02 34 0 15쪽
9 시체를 보면 꽤 많은 걸 알 수 있다. 24.09.01 34 0 14쪽
8 빈민가 아이들. 24.08.31 39 1 13쪽
7 상상 이상의 괴물. 24.08.30 43 1 15쪽
6 큰 인상을 남기고 있었다. 24.08.29 46 1 16쪽
5 나 이상의 재능이다. 24.08.28 55 1 12쪽
4 북부 대공. 24.08.27 49 1 12쪽
3 다섯 살의 나이에 행한 일. 24.08.26 47 1 14쪽
2 빈민의 현실. 24.08.26 54 1 12쪽
1 빈민가의 어린 절대자. 24.08.26 84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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