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던 빙의 르브론 커리 시대의 NBA 폭격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스포츠, 현대판타지

새글

이나노
작품등록일 :
2024.08.27 15:47
최근연재일 :
2024.09.18 10:20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44,369
추천수 :
670
글자수 :
142,935

작성
24.09.12 07:20
조회
1,900
추천
36
글자
13쪽

드류 리그와 제임스 하든

DUMMY

2011년 8월 중순, LA의 킹 드루 매직 존슨 파크.


도현은 농구화 끈을 매듭지으며 경기에 나갈 준비를 완료했다. 오늘은 드류 리그 첫 경기날.


1973년부터 이어져 온 이 여름 프로암 리그는 NBA 스타들과 길거리 농구의 전설들이 한 자리에서 실력을 겨루는 특별한 무대였다.


체육관에 들어서자 독특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좁은 코트 주변으로 코트와 아주 가까운 거리로 관중석이 가파르게 솟아올라 있었고, 빽빽이 들어찬 관객들의 열기가 후끈했다.


'마치 로마 콜로세움 같아...'


도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코트 주변으로 사람들이 서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고, 웅장한 힙합 음악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문득 UNC에서 뛰었던 3 on 3 대회가 떠올랐다. 물론 그때와 비교하면 규모도, 분위기도 완전히 달랐다. 이곳은 농구의 놀이터이자 전쟁터였다.


도현이 코트에 등장하자 관중석에서 술렁임이 일었다.


"왓더퍽, 코비 옆에 동양인은 뭐야? 통역인가?"

"야, 성룡! 길 잃었어?"

"어이, 눈 찢어진 친구! 여긴 탁구장 아니야, 알지?"


험악한 말들이 곳곳에서 들려왔다. 도현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려 애썼지만, 스스로도 이 장소에서 어색함을 느끼고 있었다.


코비는 이 상황을 예상했다는 듯 도현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신경쓰지마, Do. 우리는 여기 농구하러 왔잖아"


도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코비의 한마디에 마음이 진정되는 걸 느꼈다.


사실 코비는 처음에 드류 리그 참가에 관심이 없었다. 그러다 도현을 위해서 마음을 바꾼 것이다.


"Do, 여긴 흑인 문화가 강해. 넌 정말 눈에 띄는 존재일 거야. 내가 같이 가주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도현은 다시 한번 코비의 배려에 감사함을 느꼈다. 이제 도현이 할 일은 심플했다. 농구로 증명하는 것. 편견에 맞서 싸울 무기는 그의 실력 뿐이었다.


심판의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경기가 시작됐다. 도현은 깊게 숨을 내쉬고 코트 중앙으로 향했다. 그의 걸음에는 더 이상 망설임이 없었다.


첫 공격, 도현에게 볼이 넘어왔다. 도현은 센터서클 근처에서 잠시 코트 전체를 살폈다. 상대 수비수의 자세, 팀 메이트들의 위치, 모든 것이 느리게 보였다.


순간 도현의 몸이 앞으로 튀어나갔다. 크로스오버 한 번에 수비수는 제자리에 얼어붙었다. 레이업... 가볍게 2점.


"뭐야, 저거?"


관중석에서 술렁임이 일었다.


이어진 공격에서 도현은 3점 라인 밖에서 점프했다. 마치 연습하듯 자연스럽게 공이 그물을 갈랐다.


"저 동양인, 좀 하는데...?"


3쿼터, 점수 차는 이미 20점을 넘어섰다. 도현의 손끝에서 공이 떠날 때마다 골대를 가르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상대팀 포워드가 도현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도현의 페이스는 전혀 흐트러지지 않았다. 한 발 뒤로 물러나 페이드어웨이 점프샷. 또다시 골인.


"저 놈 NBA 선수였나? 본적이 없는데···"


코비는 벤치에서 묵묵히 지켜보고 있었다. 그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경기 종료 2분 전, 도현은 마지막 3점슛을 성공시켰다. 스코어는 91-43. 48점 차.


관중석은 이제 도현이 볼을 잡기만 해도 기대감의 함성을 보내기 시작했다.


'이거구나. 코비와의 연습, 그동안의 실전. 이제 정말 NBA를 폭격할 준비가 된 거야.'


경기 후 도현은 담담하게 벤치로 돌아왔다. 땀에 젖은 수건으로 얼굴을 닦으며 숨을 고르고 있을 때, 코비가 다가왔다.


"잘했어, Do." 코비의 눈빛에는 만족감이 깃들어 있었다.


도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땡큐, 브로."


코비는 잠시 주변을 둘러보더니 목소리를 낮췄다. "하지만 기억해. 우린 여기서 딱 3경기만 뛸 거야."


도현의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 "3경기요? 왜 그렇게 적게요?"


코비는 물병을 건네주며 설명했다.


"실전 감각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상 방지도 생각해야 해. NBA 개막을 대비해야 하니까."


"아..." 도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것이 프로정신이지···’


코비는 어깨를 으쓱했다. "물론 록아웃이 언제 끝날진 모르지만··· 프로라면 언제든 잘 준비되어 있어야 해."


"알겠어요, 형. 3경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코비는 미소를 지으며 도현의 어깨를 툭 쳤다. "그래, 그렇게 해. 오늘처럼만 하면 돼."


***


이틀 후, 두 번째 경기.


이번엔 코비와 도현이 동시에 출전했다. 두 사람의 호흡은 완벽했다. 코비의 페이드어웨이 점퍼와 도현의 3점슛이 번갈아 성공하며 상대팀을 압도했다.


경기가 끝나고 둘은 이어지는 다른 팀들의 경기를 관람하기로 했다.


"야, 저기 KD다." 코비가 고개를 끄덕였다.


도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말로만 듣던 지난 시즌 NBA 득점왕 케빈 듀란트가 코트에 서 있었다. KD는 경기를 뛸 준비를 하다가 코비에게 다가와 간단히 인사를 나눴다.


"Hey 코비 브로. 와썹?"


"오, KD. 여기서 보네."


둘은 짧게 대화를 나눴고, KD는 도현과도 간단히 눈인사를 나누고 코트로 돌아갔다.


경기가 시작되고, KD의 플레이에 모두가 넋을 잃었다. 드라이브인, 내외각을 가리지 않는 점퍼, 수비 시 엄청나게 긴 팔을 활용한 블락과 스틸... 그 중에서도 미드레인지 점퍼는 정말 말도 안 되게 높은 타점을 자랑했다.


'와, 저 정도면 블록이 불가능 하겠는걸... 나도 슈팅 릴리즈의 높이에 대해서 잘 고민해봐야겠다.'


도현은 KD의 플레이를 유심히 관찰했다. 그 날 KD는 무려 66점을 기록하며 구경하는 관객들을 미치게 만들었다.


'오늘은 제대로 인사도 못했지만 NBA에서 제대로 보여드리죠, KD.' 속으로 다짐하는 도현.


***


코비와 도현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경기 날.


상대편에는 OKC의 식스맨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제임스 하든이 있었다. OKC에서는 케빈 듀란트와 러셀 웨스트브룩에 이어 3옵션이었지만, 특유의 승부근성과 고감도 슈팅으로 점점 주목받고 있는 스타 중 한 명이었다.


1, 2쿼터는 느슨한 분위기 속에 흘러갔다. 코비와 하든은 서로를 탐색하며 가벼운 공방을 주고받았다. 하지만 예상 외로 점수차가 벌어지지 않자, 두 선수의 눈빛이 서서히 변하기 시작하면서 NBA모드가 나오기 시작했다.


3쿼터, 코비가 먼저 기어를 올렸다. 훨씬 힘있는 동작으로 돌파를 시도했다. 하든도 이에 맞춰 집중력을 높였다.


코비가 공을 잡자 하든이 바짝 붙어 수비했다. 코비는 한 템포 멈췄다가 갑자기 점프했다. 하든의 손이 뻗어왔지만, 코비는 헤지테이션 풀업 점퍼를 성공시켰다.


다음 공격, 이번엔 하든이 드리블을 시작했다. 코비가 스틸을 노리는 순간 하든의 몸이 왼쪽으로 기울더니 재빨리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화려한 유로스텝이었다. 코비의 손이 스쳤지만 이미 늦었다. 하든은 미끄러지듯 골대 아래로 파고들어 레이업을 성공시켰다.


관중석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고 코비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미소 지었다. 실력자의 기술을 인정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코비의 경험이 빛을 발했다. 하든의 공격을 여러 차례 저지하며 수비의 중요성을 보여줬고, 공격에서도 더 많은 득점을 올렸다.


4쿼터, 3분을 남기고 코비가 교체됐다. 코트를 나오면서 그가 도현에게 말했다.


"이제부터 클러치 타임이야. 니가 주도적으로 팀을 캐리해봐. NCAA 파이널의 결승골은 캐치앤 슛이었지만, 이번엔 직접 볼핸들링으로 찬스를 만들어야해. 클러치에서 동료들이 가장 믿는 사람이 니가 될 수 있도록 말이지."


도현은 고개를 끄덕이고 코트에 들어섰다.


첫 임무는 하든 수비. 도현은 끈질기게 따라붙으며 하든의 공격을 방해했다.


"삐이-"


24초 공격 시간 종료. 도현의 수비에 고전하다가 하든이 뒤늦게 던진 슛은 골인됐지만 노카운트 되었다.


경기 종료 15초를 남긴 도현 팀의 마지막 공격.


도현은 시간을 조절하며 천천히 드리블했다. 5초를 남기고 그는 하든을 등지고 포스트 업 자세를 취했다. 순간 몸을 틀며 점프, 하킴에게 배운 하체 이동을 쓰니 전보다 경쾌한 리듬의 턴어라운드가 되었다. 그리고 조던의 페이드어웨이와 거의 같은 포즈의 슈팅.


하든의 손이 뻗어왔지만 이미 늦었다. 공은 완벽한 포물선을 그리며 그물망을 가르는 순간, 경기 종료 부저가 울렸다.


"골! 경기 종료!!"


체육관이 순식간에 들썩였다. 관중들의 함성과 음악 소리가 뒤섞여 드류 리그 특유의 뜨거운 분위기가 고조됐다.


웅장한 힙합 비트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도현은 팀메이트들의 축하를 받으며 코트를 걸어 나왔다.


관중석에서 환호성이 이어졌다.


"Yo, 아시안 브라더! 너 진짜 미쳤어!"


"Do! Do! Do!" 누군가 연호하기 시작했고, 곧 체육관 전체가 도현의 이름을 외치고 있었다.


한 관객이 옆 사람에게 소리쳤다. "저 동양인, NBA에서 뜰 거야. 두고 봐."


경기 후 서로 인사를 나누는 양팀 선수들. 하든과 도현이 만났다.


"좋은 경기였어, 브라더. NBA에서 보자고. 그땐 안봐준다."


도현은 환하게 웃으며 하든과 악수를 나눴다. "흐흐 기대하겠습니다. 하든."


***


드류 리그 후, 2달이 정신없이 지나갔다.


원래대로라면 NBA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이어야 할 10월 달이었지만, 록아웃으로 인해 리그 개막이 기약없이 미뤄진 상황.


도현과 코비는 예정보다 한 달 더 함께 훈련을 이어갔고, 오늘은 그 마지막 날이었다.


"Do, 이제 진짜 헤어질 시간이네."


도현은 코비를 바라봤다. 지난 몇 개월간 함께한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네, 형. 정말 많이 배웠어요. 감사합니다."


코비가 어깨를 으쓱했다. "뭘, 네가 열심히 한 거지. 난 그냥 옆에서 잔소리나 좀 했을 뿐이야. 이 프로그램 이렇게 길게 해낸 후배도 니가 처음이고···”


둘은 가볍게 주먹을 부딪쳤다.


"루키, 기대가 크다. 이제 내 꽁무니 잘 따라오라고. 절대 다치지 말고."


도현은 진심으로 말했다. "형, 사랑합니다! 충성!"


코비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야 이제 그만 가, 징그럽다. 곧 보자고"


***


시카고로 돌아온 도현은 록아웃으로 인해 팀 전체 훈련은 할 수 없었지만, 감독과 코치진을 개별적으로 만나며 불스의 전술 체계를 익혀갔다. 톰 티보도 감독의 철학이 녹아든 시카고의 플레이 스타일은 도현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티보도 감독은 강력한 수비와 빠른 트랜지션 플레이를 강조했다.


"우리 팀의 핵심은 팀 전체가 한 몸처럼 상대를 제한하고, 그 기회를 빠르게 득점으로 연결하는 거야," 감독의 설명에 도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 전술의 중심에는 리그 MVP 데릭 로즈가 있었다.


도현은 자신의 역할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것을 새삼 상기했다. 루키인 그에게 많은 출전 시간이 주어지지 않을 것이란 점은 분명했다.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해야 해. 수비에서 믿음을 주고, 공격에서는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지.'


***


12월 초, CNN 뉴스에서 앵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속보입니다. NBA 노사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었습니다. 5개월간 지속된 록아웃이 마침내 종료..."


급박한 상황 전환에 도현의 심장이 두근거렸다. 곧 전화가 울렸다. 발신자 이름은 '스캇'이었다. 스캇은 BJ 암스트롱이 소개해준 도현의 매니저로, BDA 에이전시를 통해 도현의 일정과 업무를 관리해주고 있었다.


"Do, 뉴스 봤지?" 스캇의 목소리가 들렸다.


"네, 방금요. 드디어 시작되는 건가요?"


"그래. 팀에서도 훈련 일정을 바로 셋업했어. 5일 후 시카고 트레이닝 센터. 첫 팀 훈련이니 잘 준비해보자고"


"알겠습니다, 스캇. 고마워요."


록아웃 때문에 미뤄지고 미뤄진 팀 훈련이다보니 한층 긴장이 되는 듯 했다.


그날 밤, NBA 사무국의 공식 발표가 나왔다.


"2011-12 시즌 개막은 12월 25일, 크리스마스 데이입니다. 첫 경기는 시카고 불스 대 LA 레이커스로 LA 홈구장에서..."


도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레이커스라고?!' 이렇게 빨리 코비를 다시 만난다는 것에 놀라움과 흥분이 교차했다.


그러나 지금 미친듯이 뛰고 있는 심장은 단지 코비와의 대결 때문만이 아니었다.


'NBA···시카고 불스···드디어 시작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조던 빙의 르브론 커리 시대의 NBA 폭격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3 Do it All! NEW +2 4시간 전 423 17 13쪽
22 바운스백, 그리고 드와이트 하워드 +1 24.09.17 1,129 24 17쪽
21 포인트갓 CP3, 크리스 폴 +5 24.09.16 1,432 27 14쪽
20 불스의 심장, 데릭 로즈 +2 24.09.15 1,564 26 14쪽
19 NBA 데뷔 +4 24.09.14 1,722 25 15쪽
18 첫 팀훈련과 NBA 개막 +4 24.09.13 1,845 32 13쪽
» 드류 리그와 제임스 하든 +4 24.09.12 1,901 36 13쪽
16 맘바 멘탈리티와 하킴 올라주원 24.09.11 1,959 34 13쪽
15 록아웃과 코비 브라이언트 +3 24.09.10 2,026 37 15쪽
14 NBA 드래프트(2) +1 24.09.09 2,098 39 14쪽
13 NBA 드래프트(1) +1 24.09.08 2,091 34 12쪽
12 파이널의 켐바워커 그리고 The shot +1 24.09.07 2,011 28 15쪽
11 Marquette의 지미 버틀러 +4 24.09.06 1,986 28 15쪽
10 SDSU의 카와이 레너드 24.09.05 1,995 28 18쪽
9 페이드어웨이 점퍼 24.09.04 2,021 26 13쪽
8 슈퍼 루키 +1 24.09.03 2,061 33 15쪽
7 Duke의 카이리 어빙 24.09.02 2,069 28 14쪽
6 UNC 농구부 그리고 해리슨 반스 24.09.01 2,118 29 16쪽
5 3 on 3 +1 24.08.31 2,139 23 13쪽
4 비공식 데뷔전, 그리고 UNC 24.08.30 2,222 29 12쪽
3 Greensboro Day School 농구부 +1 24.08.29 2,293 28 12쪽
2 조던 포텐셜 +3 24.08.28 2,439 29 13쪽
1 프롤로그 +6 24.08.28 2,784 30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