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구역의 최약체 소드마스터는 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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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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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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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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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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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DUMMY

기사가 굳이 짧은 길이의 나뭇가지를 선택한 건 소년에 대한 배려였을 터였다.


테오가 공격하며 본인에게 파고들 거리를 줄여주기 위해.

그리고 본인의 키에 맞지 않는 무기를 사용함으로써 일부러 불편을 감수해 주는 것일 터였다.


소위 말하는 핸디캡.


테오가 이 사실을 어떻게 눈치챘냐면--


그도 후배들과 연습 대련을 할 때 자주 저리 배려해 줬었기 때문이다.


아련하게 떠오른 추억에 잠시 감상에 빠져든 테오였으나, 사내의 목소리가 그를 다시 현실로 잡아끌었다.


"야, 얼타지 말고. 어서 먼저 들어와."


소년이 고개를 들어 사내를 바라봤다.


'기사는 기사라 이건가.'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나뭇가지를 잡은 기사의 눈빛이 한껏 진지해졌기 때문.


'그래도 무기를 잡았을 때 눈빛은 좋잖아? 생긴 건 매사에 대충대충 할 것 같이 생겨놓곤!'


테오가 기꺼운 마음에 슬쩍 미소 지었다.


게다가 혼자 허공에 대고 검을 연습하는 것보다, 기사를 상대로 검 비슷한 것을 맞부딪히는 것.


그게 검을 사용하는 감각을 회복함과 더불어, 현재 본인의 실력을 파악하는 데 더 도움이 될 거란 건 자명한 사실!


어찌 보면 이 기회에 운 좋게 오러가 색을 머금는 오러 개화로까지 이어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물론 극한의 정신적 상황에 내몰려야 비로소 찾아오는 오러 개화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극히 낮겠지만, 그래도 지금의 테오에게 있어선 이렇게 판이 깔린 것 자체가 기회이긴 했다.


'판까지 깔렸는데 내빼는 건 기사가 아니지!'


테오가 망설임 없이 땅을 박찼다.


-쿵!


테오가 지면을 부술듯한 기세로 박차고 나아갔다.


그의 그다음 움직임은 깃털처럼 가벼우며, 섬전처럼 재빨랐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날카로웠다.


-휘익!


딱 한 번.


상대방에게 생각할 틈을 주지 않겠다는 듯 삽시간에 깊이 파고드는 테오의 일격.


그 첨예한 나뭇가지 끝이 향하는 곳은 명치. 즉, 급소 쪽이었다.


-타악!!!


일순 놀란 듯 눈을 부릅뜬 가사가 테오의 일격을 막아냈다.


그 후 기사의 얼굴에 번지는 것은 허를 찔릴 뻔했다는 불쾌감이 아닌, 만족감이 그득 들어찬 미소였다.


"야, 너 좀 치잖아?"


공교롭게도 테오도 지금 그에 대해 똑같이 생각하고 있었다.


신체적 차이가 있으니, 자신이 굳이 봐줄 필요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때문에 손속에 자비를 두지 않고 내지른 일격.


그랬는데, 눈앞의 이 기사는 순간적인 반응속도로 그걸 놓치지 않고 정확히 막아냈다.


뿐만 아니라, 서로의 나뭇가지가 맞닿은 그 찰나의 순간, 노련하게 나뭇가지 끝을 비틀며 공격을 흘려보내려 했다.


물론 그의 의도대로 움직여주지 않기 위해 테오가 바로 나뭇가지를 회수해버리긴 했지만 말이다.


테오 입장에선 살짝의 심술이었다.


"어쭈-? 야, 너 진짜 보면 볼수록 이 아저씨 맘에 쏙 드는데?"


기사의 진갈색 눈동자가 묘한 흥분을 머금고 들끓기 시작했다.


제대로 잡혀있는 아이의 자세.


자신조차 흠칫할 정도로 매섭고도 첨예한 일격.


게다가 상대방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집중력에다가,


바로 일격을 급소 쪽으로 뻗어내는 과감함.


그리고 그걸 충분히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속도와 정확도까지.


뭐하나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없었다.


사실, 일점을 찌르는 아이의 공격을 흘려내고선 몸을 잡아 자신 쪽으로 끌어당기려 했었다.


뒷덜미를 잡아들어 올린 후, 연습 대련을 끝내고 용제 때 데려가달라는 부탁을 적당히 거절하려 했건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남자한테 마음에 든다는 소리 들어도 하나도 안 기쁜데, 욕!!"


"그래그래-. 뜻대로 안된다고 '욕!!' 하진 말고-."


그렇게 밤하늘 아래.

계속해서 이어지는 수십 번의 공방이 격렬하게 맞부딪쳤다


그리고 서서히 테오의 안색이 굳어가기 시작했다.


역시나 아직 덜 여문 망할 솜뭉치 같은 몸뚱이는 제 뜻을 따라주지 않았다.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을 신고 전속력으로 달리는 기분.


능력에 맞지 않는 몸이니 능력을 제대로 끌어낼 수가 없다.


그 사실이 시간이 지날수록, 나뭇가지의 부딪힘이 거듭될수록 더 뼈에 사무치게 실감됐다.


"야- 꼬맹아! 설마 벌써 지쳤냐-?"


소년을 한번 힘껏 밀어낸 사내가 히죽거리며 물었다.


"하아? 설마 그럴 리가요!"


거센 숨을 내쉬던 소년이 오기로 따라 웃으며 대답했다.


사실 지쳤다.

아니, 지쳤다기보단 아팠다.


초반엔 손목이 아릿했다.

하지만 이제는 날카로운 송곳니로 손목을 물어뜯는듯한 강렬한 통증이 인다.


"너, 기본기 자체는 꽤 잡혀있는데 스승이 누구냐?"


스승이 누구냐 묻는 소리는 칭찬의 의미를 밑에 깔아두고 하는 질문.


테오가 지친 와중에도 씨익 입꼬리를 끌어당겨 웃었다.


칭찬은 누구나 기분 좋게 만든다.

그리고 그 칭찬의 대상이 본인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당연히 더욱더 가슴이 벅차진다.


"이름을 말하면 알기는 해요?"


50년도 더 전에 돌아가셨는데 하는 뒷말은 속으로 삼키는 테오.


"모를 것 같긴 하다-, 야-. 근데 꼬맹아, 네 스승이 속기검은 안 가르쳐 줬냐?"


"속기검이요?"


"'속이고 기만하는 검' 말야-. 너, 기본기는 탄탄한데 흘려내거나 속이는 게 전혀 안 보여. 그래서 더 손목에 무리가 가는 중일 걸?"


속이고 기만하는 검.


검을 흘려낸다.

검을 속인다.


옛 스승한테 배웠던 기억은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전혀 사용할 필요가 없어졌기에 완전히 까먹고 있었다.


힘으로 찍어 누르면 그만인걸, 뭐 하러 그렇게까지 귀찮은 기교를 부려야 하지? 하는 단순한 생각.


검을 흘려내고 속이는 건 상대방이 '페누스 그란디아'를 상대로 어떻게 해서든 이겨보기 위해 사용하는 잔기술이자 하찮은 발버둥일 뿐.


그가 전생에 사용하던 검술과는 어마어마한 거리감이 있는 기술을 지금 눈앞의 이 기사가 입에 담고 있는 것이었다.


"지금 네가 사용하는 건 전형적인 힘으로 눌러찍는 기술이잖냐? 네게 압도적인 힘이 있다면 상관없겠지만 넌 아직 아니지-?"


-쐐액-!!!!!


순간적으로 거칠게 공기를 찢어발기는 소리가 일었다.


찰나의 순간, 매섭게 테오의 빈틈이 노려진다.


"윽?!"


상체를 한껏 비틀어 공격을 피해낸 테오가, 본인도 맞을 걸 각오하고 기사의 손목 쪽으로 나뭇가지를 휘둘렀다.


-딱!!


하지만 속도에서 밀렸는지 보기 좋게 막혀버렸다.


'쳇, 아깝게!'


테오가 속으로 혀를 찼고, 태세를 방어로 전환한 기사는 잠시 더 가르침을 이어가기로 마음먹었다.


그의 내면에 살짝의 변덕이 일었을 뿐이었다.


-탁! 타닥!!


계속해서 몰아치는 테오의 공격을 하나하나 세심히 방어하며 기사가 비아냥거렸다.


"이 새파랗게 젊은 놈이, 끝-까지 극상의 소드마스터나 쓸법한 검법을 쓰려 하고 앉아있네?"


"제가, 알아서, 해욧...!"


"말 안 듣는 애새끼는 딱 질색인데-."


굳건한 거목처럼 단단한 방어태세로 테오의 검을 막고 있던 기사의 기세가 일순 맹렬하게 돌변했다.


급작스레 공세로 돌아선 것이었다.


"야, 지금 네가 어떤 검법을 쓰려고 하고 있는 건지 직접 보여줄게. 그러니 자알 봐둬라. 알겠냐?"


-따악!!


삽시간에 공세로 돌변한 기사가 자비 없이 테오의 나뭇가지를 내려쳤다.


"읏?!"


소년이 이를 악물고 저항했다. 허나 그게 오래 가진 못했다.


여물어서 제일 빛날 시기인 20대의 신체능력.

아직 여물어가는 중인, 여리디여린 10대 중반인 소년의 몸.


비교하자면 단단한 단감과 가벼운 실수 한 번에 터져버리는 홍시의 싸움이었다.


단감과 홍시가 부딪히면 뭐가 터질지는 안 봐도 뻔하지 않은가.


-뚜욱!!


맹타를 몇 번 막아내자 소년이 쥐고 있던 나뭇가지가 시원하게 분질러지며 바닥을 나뒹굴었다.


기사가 지금까지 봐주고 있었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엇?! 아니?!"


휘몰아치는 공세에 못 이겨 결국엔 분질러지고만 나뭇가지.

덤으로 테오의 손목도 같이 분질러질 것만 같았다.


테오가 따라주지 못하는 제 몸에 대한 답답함에 인상을 팍 찌푸렸다.


"힘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먹히지도 않을 정직한 공격만 사용하는 건-."


자신을 노려보는 소년과 눈이 마주친 기사가 거만하게 고개를 치켜올리며 한쪽 입꼬리만 당겨올렸다.


"너한텐 아직 이르다고 생각하지 않냐?"


단단한 단감이 물렁한 홍시를 매도한다.


으득, 하고 조용히 이를 간 테오가 기사를 매섭게 노려봤다.


테오의 속에서 답답함 대신에 울컥 치밀어 오르는 무언가.

그 데일 것 같이 뜨거운 감각의 이름은 '분함'이었다.


테오의 눈빛이 작열하는 태양을 머금은 것처럼 뜨거워졌다.


다시 삶을 시작하게 된 후 맛보는 '첫 패배'.


묘한 감각이 뱃속에서부터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충격인 것 같기도 하고, 분노인 것 같기도 했다.

아니면 둘 다거나.


"..."


입을 꾹 다문 채 기사한테서 시선을 뗀 테오가, 이번엔 뚱한 표정으로 고작 이 정도 충격에도 버티지 못하고 퉁퉁 부어버린 제 손목을 바라봤다.


너무 약하다.


갈 길이... 멀다.


"야, 꼬맹아."


"..."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

테오가 아직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눈으로 암갈색 눈동자를 올려다봤다.


여전히 매섭게 이글거리고 있는 소년의 붉은 눈동자를 바라보며 기사는 담담히 고했다.


"하여튼, 넌 도움이 안 될 테니까 용제 때 오지 마. 알겠냐?"


"음?"


분한 마음에 부들부들 떨고 있던 소년이 순식간에 표정을 순하게 풀었다.


용제 때 이 기사네를 따라가야만 용을 잡을 수 있을 테니, 지금 당장 아쉬운 건 자신 쪽.


"그래도 역시 혼자 가는 것보단 두 사람이..."


"근데 나 혼자 안 가는데?"


"어? 왜요?"


소년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나 우리 기사단 친구들이랑 같이 왔는데?"


친구도 없게 생겼는데, 꼴에 친구는 있는 모양이었다.

하긴. 세상에는 착한 사람들이 많으니까.


"아니, 근데 아저씨. 혼자서 용 못 잡아요?"


계속해서 이어지는 질문에 질문으로 답하기!


조금은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던져진 소년의 마지막 질문에 속이 긁힌 기사가 살짝 언성을 높였다.


"아니, 꼬맹아! 내가 전대 황제님도 아니고 어떻게 용을 혼자서 잡냐?!"


그 말을 듣자 테오의 입꼬리가 저도 모르게 씨익 올라갔다.


왠지 모르게 어깨가 으쓱해지는 기분.


테오가 칭찬받아 들뜨는 속내를 억누르며 큼큼 헛기침을 했다.


"그거야 그렇지요! 아무튼 그럼 맹세해 줄 수 있어요? 용 잡는 거 말이에요."


"기사의 맹세 말하는 거냐?"


"네!"


"해줄 수야 있지-. 그 대신 조건이 하나 있는데 말야-."


"뭔데요?"


"용제 끝나고 나랑 같이 어디 좀 가자."


더러웠던 첫인상.

그리고 뜬금없는 동행 제안.


...?


테오가 만면에 물음표를 띄우다, 이내 깊게 생각에 잠겼다.


어차피 마을을 떠나긴 할 생각이었다.


일단 마물을 불러들이는 용의 뭔가에 연관되어 있는 것 같은 자신이 마을에 오래 붙어있는 건 민폐다.


밖으로 나가려는 궁극적인 이유는 복수를 통한 지난 생의 불명예를 씻어내는 것.


그리고 용을 멸해 용이라는 자연재해가 없는 조금이라도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 후세에 물려주는 것.


그 두 가지만 처리된다면 이번 생에 여한은 없을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강해져야만 했고.


그렇담...


"저 데리고 가려고요?"


"응. 키워볼까 생각 중인데?"


"아저씨 국속 기사에요?"


기사는 국속 기사와 사속 기사로 나뉜다.

국속 기사는 국가 소속 기사고, 사속 기사는 가문에 속해진 기사.


전생의 테오는 국속 기사였고, 개인과 가문을 위해 일하는 사속 기사를 그다지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았었다.


그리고 이 자가 국속 기사라면 따라가봐도 괜찮지 않을까?


빠른 속도로 강해질 수 있을 것이었다.


"너 진짜 모르는구나? 앞으로는 잘 기억해 꼬맹아. 이 문양은 북부의 패자 '파노블 가문'의 표식이야."


"국속 말고 사속은 좀 그런데요?"


얘기가 결렬됐다.


가문의 사속 기사단은 좀 그렇다.


본인의 신념이 아닌, 가문의 신념을 위해서 움직이는 건 영 마음이 내키지 않으니.


사속 기사를 할 바엔 용병이 되는 게 낫다는 게 소년의 판단이었다.


"... 일단 따라와봐. 그 후 판단은 네가 하고."


"제가 왜요?"


소년의 만면에 가득 차오른 물음표.


"아니, 씨이발..."


낮게 욕설을 뇌까린 기사가 손가락 끝으로 소년의 머리를 꾹꾹 밀치며 말을 이었다.


"네가 맹세 해달라며-. 응? 그 조건으로 내가 너한테 같이 가자고 한 거고-. 안 그러냐? 아니면 뭐냐? 너, 기사의 맹세가 그렇게 가벼워 보이냐? 엉?"


"아니, 어차피 맹세 안 해도 기사님은 용을 잡을 거잖아요? 명령을 받고 이런 시골마을까지 찾아온 것 같은데 설마 빈손으로 돌아가려고요? 쪽팔리게?"


맞는 말.


새하얀 게 멍청하게 생겨선 은근히 머리가 빠릿빠릿하게 돌아간다.


순간적으로 또 욕이 울컥하고 목구멍까지 치밀어 오른 아르센이었으나, 멋진 성인 남성은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할 줄 아는 법!


그래서 험한 말을 다시 속으로 꾸역꾸역 눌러 삼킨 그가 작게 심호흡을 했다.


원래 성질을 죽이고 달달한 말로 한번 자알 꼬드겨보자!


어른도 홀라당 넘어오고, 어린 꼬맹이라면 더욱더 쉽게 홀라당 넘어올만한, 그런 달달한 조건들을 걸고서 말이다.


딱 한 번.


딱 한 번만 넘어오면 된다.


원래 한걸음 내딛는 게 힘든 거지 그 뒤로는 수월한 법이니까.


근데 그러기 위해선 우선 저 꼬맹이를 데려가는 게 선행되어야만 한다.


'씨이발, 비싸게 굴기는.'


하는 아르센의 속마음은, 강인한 어른의 인내심 덕분에 다행히 음성으로 변환되지는 않았다.


대신 그의 입에선 어르는듯한 부드러운 말투가 흘러나왔다.


"그렇긴 한데 말이야-, 왜 하필 국속을 하려 그러냐? 벌이나 지원이나 대우 등, 모든 조건이 사속이 더 낫지 않냐?"


소년은 대답이 없었다.

전생에는 국속이 대우받고 사속은 나머지 쩌리 취급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일단 나랑 같이 가면 진검이랑 갑옷 등 기본적인 물품도 지급이 되고, 정보 같은 것도 꽤나 쏠쏠하게 들어올 텐데?"


치고 들어가는 당근!


진검이랑 갑옷 등 장비를 말하는 순간, 기사는 승리의 무게추가 자신에게 기울었다고 생각했다.


아주 약간이긴 했지만, 그래도 소년의 눈에 이는 동요를 엿보았기 때문이었다.


그런 자그마한 낌새를 놓칠 리가 없는 노련한 기사는, 소년이 딴마음을 품기 전에 바로 이야기를 끝내버리기로 했다.


"하여간 아저씨는 바빠서 말아야-. 이만 간다-."


특유의 능글맞은 표정을 한 기사가 그대로 등을 돌린 채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테오의 눈동자에 떠나가려는 기사의 등 뒤로 어둠을 밀어내며 어슴푸레 떠오르는 여명이 담겼다.


"어... 아저씨, 아니 기사님! 이름이 뭐예요?"


테오가 급히 묻자 기사가 잠시 발걸음을 멈췄다.

다시 뒤를 돌아보지는 않은 채였다.


"루이스."


"루이스?"


"풀네임은 안 알려줄 거야. 너도 안 알려줬으니까-."


그 말만을 남긴 기사는 다시금 테오를 뒤로 하고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멀어져 가는 기사의 등 뒤로 밝아오는 아침의 태양.

그 찬란한 빛을 황망히 바라보며 테오는 생각했다.


풀네임 따위로 기사가 저렇게 쩨쩨하게 굴다니, 자신이 없는 동안 기사도가 땅에 떨어졌다,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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