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구역의 최약체 소드마스터는 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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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훗
작품등록일 :
2024.08.29 17:33
최근연재일 :
2024.09.18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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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8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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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DUMMY

***


멀리서 날아오는 초록색 용 한 마리.

성체가 아니라 크기가 작은 편이긴 했지만, 그래도 족히 5층 건물 정도는 되는 크기였다.


"어? 싯팔? 저거 아닌데?!"


아르센이 꺼림칙한 초록 빛깔을 보자마자 인상을 팍 찌푸리더니 곧장 손짓해 기사단원 중 한 명을 불렀다.


현재 데리고 온 단원들 중에, 아르센이 가장 신뢰하고 인정하는 자였다.


"부르셨습니까."


"엉."


아르센의 시선은 하늘을 향해있었고, 다가온 기사단원도 제 단장의 시선을 좇아 고개를 들어 올렸다.


"이야-. 저것 좀 봐라. 누가 얼마나 잘 처먹였는지 뽀송한 꼬락서니 하고는-."


"그러게나 말입니다. 굶지 않고 잘 먹은 티가 나는군요."


날아오는 용을 바라보며 두 사람이 감상평을 전했다.


둘 다 표정엔 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목소리엔 불쾌감이 잔뜩 서려있었다.


"전략을 바꿔야겠지?"


"역시 그래야만 하겠지요."


두 사람이 은밀하게 시선을 교환했다.


오른쪽 왼쪽으로 양각을 잡고 숨죽이고 있었건만, 용의 비늘 색이 녹색이라면 전략을 바꿀 필요가 있다.


녹색용은 용들 중에서 회복력과 방어력이 가장 뛰어난 용.


그리고 아르센이 개인적으로 가장 상대하기 성가셔하는 용이기도 했다.


"쯧."


한번 혀를 찬 아르센이 재빠르게 머리를 굴려 전략을 수정한다.


저놈은 우리가 원래 계획했던 '양각 잡고 편하게 두들겨 패기' 전략으로는 잡기가 힘들다.


그전에 도망갈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


"애야. 이렇게 된 이상 '양각 전략'은 폐기하고 '깐데또까' 전략으로 간다. 알겠냐?"


녹색용을 상대하려면 때린 곳을 계속 쳐서 회복을 못하게끔 방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진다.


"예. 그럼 저는 같이 들어갑니까?"


"넌 나 따라 들어오고 나머지 애들은 날개부터 찢게 시켜야지."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전략을 변경한 아르센이 용이 내려앉길 기다리며 제 대원들을 불렀다.


"애들아-. 날개부터 찢고 오른쪽 확실히 막아. 우리 둘은 왼쪽으로 치고 들어갈 테니까."


""예!""


"그리고 다치는 건 괜찮으니, 그 누구도 죽지 말고-. 이건 명령! 어기면 다들 하극상인 거야, 알겠냐-!"


""예!!""


그 말을 끝으로 모든 기사들의 손가락이 조용히 칼등 위로 올라갔다.


지금이라도 당장 칼등을 쓸어올릴 듯이 말이다.


***


풀빛용은 멀리서 봐도 손만 대도 미끄러질 듯이 번들번들해 보였다.


쉽게 말해 때깔이 곱다는 소리였다.


-'우리는 네가 저 안에 들어서는 순간, 동선이 꼬이고 계획이 꼬이게 되거든-.'


무슨 말인지는 아주 잘 이해했다.


그러나 알려줘야 할 게 생겨버렸기에, 테오는 기사가 한 말을 무시하고 제단 안쪽으로 들어섰다.


동선이 안 꼬이게끔 먼발치에서.

목소리만 전해지면 되니까.


시간이 없다.


-쿵!!


"으앗?!"


테오가 나무들 사이로 요리조리 발걸음을 옮기고 있을 때, 둔중한 소리와 함께 바닥이 한번 크게 진동했다.


멀찍이서 용이 막 바닥에 내려앉은 참이었던 것이다.


육중한 무게에 바닥에 있던 눈들이 튀어 올라 잠깐이나마 눈보라를 일으킨다.


"으핫?!"


잠시 휘청인 테오가 그새 다시 중심을 다잡고 내달리기 시작했다.


빽빽한 나무들과 거센 눈발에 가려져있지만 그다지 멀지 않은 거리.


'적어도 약점은 알려줘야! 아니, 잘못 알려준 약점은 바로잡아 줘야...!!'


***


용이 내려오는 걸 본 촌장은 뒤로 물러서 나무 뒤로 몸을 숨겼다.


그걸 신호로 기사들이 모두 제 검 끝에 오러를 피워올리며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리고 그 순간.


"약점은 왼손으로부터 세 번째 마디이이!!!!!"


일시적인 눈보라를 뚫고 나타난 은발머리 소년이 양손을 입가에 붙이고 목청껏 소리쳤다.


"아니, 저 새낀 대체 왜...!!!!"


삽시간에 기사의 미간에 깊은 주름이 새겨진다.


하지만 그의 가라앉은 두 눈은 단 한순간도 녹색용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소년이 말한 대로, 그는 기사였으니까.


"애들아, 뭐 하냐! 안 달리고!!"


돌연 뒤쪽에서 들려온 아이의 외침.


순간적으로 모두가 움찔했지만, 그건 아주 찰나의 순간이었다.


전장에서 셀 수 없이 구른 베테랑들은 잠시 주춤했을지언정, 다시금 속도를 높이며 앞으로 나아가길 멈추지 않았다.


머릿수에 살짝 당황한 듯 녹색용은 먹음직스러운 신선한 먹이를 앞에 두고서도 슬쩍 뒷걸음질 쳤으나, 이내 화가 난 듯 크게 포효했다.


왜 서로 합의된 정당한 식사시간을 방해하냐는 느낌이었다.


"야, 왼손 세 번째 마디를 치라는데?"


"일단은 한번 쳐봅시다. 괜한 헛소리를 하려 여기까지 들어오진 않았을 것 같으니 말입니다."


원래는 왼쪽에서 치고 들어가 몸체 오른쪽을 공격하려 했다.


하지만 또 즉흥적으로 계획이 바뀌었다.


"그럼 가보자."


"예."


두 사람이 급히 방향을 틀어 오른쪽으로 꺾어 들어갔다.


그리고 자신들의 대장 아르센의 움직임을 본 대원들은, 굳이 그가 명령하지 않았어도 왼쪽으로 방향을 선회해 반대쪽을 틀어막았다.


말하지 않아도 척이었다.


도대체 얼마나 서로 합을 맞춰와야지만,

그리고 또 얼마나 서로를 믿어야 지만 가능한 광경일까.


그야말로 대장관이었다.


테오가 그 모습을 바라보며 짙은 그리움에 잠겼다.


자신도 한때, 동료들과 저런 적이 있었는데.


그렇게 부럽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찰나.


멀찍이 보이는 낯익은 인영에 테오의 시선이 묶여버렸다.


원래는 기사들에게 초록색 녀석의 약점만 알려주고선 빠져나올 생각이었다.


내가 동선에 방해가 된다 하지 않는가.


물론 나서고 싶지 않은 건 아니었다.

단지 알고 있을 뿐이었다.

아직은 너무나도 미약한 자신의 존재가, 저들에게 도움은커녕 발목만 잡게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말이다.


기본 오러만 겨우 피워내는 자신. 예전처럼 손쉽게 용을 잡아낼 수 없을 터였다.


그 사실을 몸소 알고 있기에.


허나.


그래도...


태양을 닮은 붉은 눈동자가 재빠르고 정확하게 공간을 훑는다.


아비와의 거리, 그다지 멀지 않다.


용 놈도, 뒤로 살짝 빠져있다.


거기에 기사들까지 용의 시선을 양쪽으로 끌어주고 있는 상황.


그렇다면-


적어도 아비는 데리고 나올 수 있을지도.


줄만 끊어주면 충분히 스스로 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테오의 손엔 때마침 아버지가 건네준, 소년의 키에 꼭 맞는 장검이 들려있었다.


-스륵.


장물임을 감추기 위해 두른 지저분한 천을 벗겨내자 고풍스러운 검의 자태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걸 한 손에 꽉 그러쥔 테오가 서서히, 마치 홀린 것처럼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테오! 위험항께 같이 나거자!!"


뒤돌아 나오는 촌장의 말을 귓등으로 넘겨버린 테오가 그대로 그를 스쳐 지나갔다.


"테오!"


"시끄러워요!!"


테오가 짓씹듯 내뱉었다.


꽉 쥔 손등과 관자놀이에는 핏줄이 불룩 솟아있었다.


"남의 아비를 용 놈 제물로 팔아먹은 노친네가 입만 살아선!"


이 자는 하우레스와 하등 다를 바 없는 비겁한 배신자다.


용한테 세상을 팔아먹는 것.

용한테 남의 부모를 팔아먹는 것.


크게 다른 점이 있나?


기사도가 투철한 테오로서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저러한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을 믿고 따르는 이의 신뢰를 배반해버리는 그러한 행동을 말이다.


당사자가 아무리 힘이 없는 약자라 하더라도, 저 자는 무려 촌장.


마을에 있어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자이지 아니한가.


물론 안다.


촌장도 용제를 멈추기 위해 노력해 봤을 것이다.


지금처럼 기사들에게 요청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테오는 적어도 촌장이 스스로 제물 자리에 올라갔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남을 희생양으로 앞세워두고 자신은 뒤로 빠져 상황을 관망하는 것이 아니라.


저를 믿어주는 자들을 지켜줄 수 없다면, 스스로를 희생해서라도 지켜내야만 한다.


그것이 머리에 왕관을 쓴 자가 어깨에 짊어져야 할 의무인 법이니까.


"테오... 아해야..."


촌장이 아이의 이름을 불렀으나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었다.


소년의 붉은 눈동자는 단 한 번도 촌장의 모습을 제대로 담지 않았다.


그렇게 아이의 모습이 촌장의 시야에서 멀어져만 갔다.


소년이 따박따박 싸늘히 내뱉고 간 독설에 촌장은 고개를 숙이고 그저


"미안혀... 내가 미안혀..."


하고, 이제는 듣는 이 없는 사과를 연거푸 내뱉을 뿐이었다.


***


-콰악!!


"작정하고 틈을 안 내줍니다!"


왼손으로부터 세 번째 마디.


소년이 말해줬던 약점 부분을 공략해 보려 했건만, 놈은 왼팔을 몸체에 딱 붙인 채 오른팔과 꼬리만을 거세게 휘두르며 저항했다.


"저렇게까지 필사적으로 막으면 진짜 저 꼬맹이 말이 맞는 것 같잖냐-?"


막상 실전에 들어서니 아르센의 안색이 밝아졌다.


수많은 실전과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여유.


그것이 부족한지, 같이 옆을 지켜주는 기사단원은 제대로 대꾸를 하지 못했다.


"애야, 그럼 늘 하던 대로 눈깔부터 깨볼까-?"


용이 가장 크게 고통을 느낀다는 부위인 눈. 그리고 머리 위의 뿔.


아르센이 검을 위쪽으로 치켜들자, 용이 도망이라도 치려는 듯 날개를 퍼덕거렸다.


어차피 못 날,


"엉?!"


아이 참, 이게 뭐람?!


기사의 느른했던 인상이 세차게 일그러졌다.


그와 동시에 용의 날개로 향하는 진갈색 시선.


이제 보니 아직도 날개가 제대로 안 찢겨있다.


한쪽 날개만 제대로 찢어놔도 중심을 잡지 못해 못 날게 될 텐데.


회복력과 방어력이 강한 용이라 그런지, 기사단원들 힘으로만은 잘 안 찢기는 모양이었다.


"아르센 님!! 위로 올라가려 합니다!!"


"야 이 씹, 도망치게 둘까 보냐?! 애들아! 날개부터!!!"


문답무용.


기사단원들 모두가 지체 없이 날개를 향해 쇄도했다.


그러고선 백색이 도는 검을 휘둘렀다.


방금 전보다 훨씬 더 풍부해진 하얀 빛.

오러를 아끼지 않고 전부 쏟아부었기에 생기는 현상이었다.


그 회심이 일격들이 모여, 질기디질긴 용의 날개를 노리고 매섭게 떨어졌다.


-크아아악!!!


도주 수단 중 하나를 잃은 녹색 용이 크게 울부짖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상체를 벌떡 들어 올렸다.


공격당할 걸 감수하고서라도 뭔가를 시도하려는 낌새였다.


-크르륵!


"?"


순간. 아르센의 눈이 움찔 떨렸다.


용의 가슴 근육이 한껏 부풀어 오른 탓이었다.

마치 당장이라도 브레스를 쏠듯한 낌새.


"..."


근데 왠지 그 대상이 자신들이 아닐 것만 같은 꺼림칙한 기분.


현재, 세로로 길게 찢어진 이끼 색 눈동자는 자신들이 아닌 다른 쪽을 향하고 있었다.


자신들이 아닌, 그보다 훨씬 더 뒤쪽.


용의 시선을 따라 모두의 시선도 같이 따라 돌아갔다.


"아니, 씨발!"


따라간 시선 끝에 담긴 건 눈꽃처럼 새하얀 소년.


아르센이 오만상을 찌푸리며 있는 그대로의 짜증을 곧이곧대로 드러냈다.


"쟨 왜 안 나가고 더 안쪽으로 기어들어와 있는 거냐!??"


"저희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 사이.

어둡게 일렁거리는 핏빛 시선과, 음침하게 번들거리는 이끼색 시선이 먼 거리를 사이에 두고 농밀하게 얽혀들어갔다.


서로가 서로를 끌어당기듯.

자석이 서로에게 끌리고 마는 그런 것처럼, 지극히 자연스럽게.


"그래. 너희가 느껴야 할 최대의 위협은, 응당 나여야겠지."


테오가 중얼중얼, 읊조리듯이 내뱉었다.


가까이 있지 않다면 들리지 않을 만큼 작은 목소리였지만, 용에겐 테오가 피워올린 기세로 그 의미가 충분히 전달됐을 터였다.


이윽고 가슴을 잔뜩 부풀린 녀석이 아가리를 크게 벌렸다.


쩌억 벌어진 목구멍 사이로 엿보이는 응축된 빛 덩어리.


"?!"


모르려 해도 모를 수가 없는 이질적인 빛의 퍼짐에, 아르센의 관자놀이가 꿈틀거렸다.


"에라이, 씨!"


의심의 여지가 없는 브레스다.

저게 뿜어지는 순간 누구 하나는 끝장난다. 당연히 용은 아니고, 우리 쪽 애들 중 한 명이 말이다.


-콰득!!


검에 둘러진 오러를 재빨리 초록빛으로 변환시킨 아르센이, 다급하게 그걸 그대로 용의 목구멍 안에 처박았다.


방어에 특화된 초록빛 오러.


검이 브레스 응축물에 닿는 순간 녹아내려 효용이 없어지는 걸 예방하기 위해서였다.


노련한 기사의 검은 정확히 브레스의 정중앙에 틀어박혔고, 제 목구멍에서 브레스가 터지면 위험한 건 아는지 용은 다시 입을 다물었다.


-쨍강!!


날카로운 이빨에 씹힌 아르센의 검이 높고 맑은 단말마와 함께 장렬히 전사했고,


그와 동시에 용의 꽉 다문 입새로 살짝의 빛이 새어 나왔다.


"씹...!"


용이 브레스를 다시 속으로 집어삼키며 생기는 현상이었다.


동쪽 나라의 속담 중에 '가는 날이 장날'이랬던가.


예비용 검이 없는 오늘, 하필이면 주무기로 쓰는 검이 깨져버렸다.


"거어어엄!!!!!!"


아르센의 다급한 외침.


옆에 있던 기사단원이 눈치 좋게 자신의 예비용 검을 아르센에게 던졌다.


"일단 이거라도 쓰십시오!!"


"이 예쁜 새끼!!"


욕하는 투로 칭찬을 내뱉은 아르센이, 부하의 예비용 검을 받아들자마자 검 등을 쓸어올렸다.


하지만 오러를 두른 예비용칼은 그저 비상용일 뿐.

용을 상대로 버티기는 하되, 그 이상은 힘들 것이었다.


부서진 칼날 파편들을 뱉어낸 용이 돌연 허리를 숙여 낮은 자세를 취했다.


낮아진 고개.


-푹!!


아르센이 호기를 놓치지 않고, 용의 아픈 부위 중 한 군데인 용의 눈을 노렸다.


용의 눈을 향해 정확히 쇄도한 일검은, 제 할 일을 끝내고 재빨리 회수되었다.


다음 일검을 위해서였다.


-크르르르륵!!!


용이 상처 입은 한쪽 눈을 감았다.


그리고 이번엔 자신의 몸에 가해지는 공격을 무시하면서까지 뒷다리에 힘을 줬다.


보란 듯이 잔뜩 부풀어 오르는 다리 근육.


시선은 여전히 새하얀 소년을 향해 고정된 채였다.


"아직도 아이를 노립니다!!"


"일단 오금부터 쳐!!!!!"


한쪽 날개를 꺾어놨으니 잠시 동안 위로 도망칠 위험은 없다.


그러니 이젠 다리를 꺾어놓을 차례다.


그렇게 무릎 뒤쪽을 연달아 가격 당하자 거슬렸던 걸까.

소년을 향해 뛰쳐나가려던 용이 기사단원들을 꼬리로 쳐 날려보내기 시작했다.


"야!! 나가!!!"


아르센이 급박하게 소리쳤다.


이러다 갑자기 아이 쪽으로 뛰쳐나가기라도 한다면 진짜로 큰일이다.

제대로 지켜줄 수가 없으니까.


인간과 용이 동일선상에서 달리기 시작하다면 인간이 용을 이길 가능성은 희박하니까 말이다.


"아르센 님! 이걸 쓰십시오!!"


-턱!


드디어 제대로 된 새 무기가 왔다.


"아, 뭐해!! 빨리 나가라고 꼬맹아!!!"


단원 중 한 명이 던져준 새 검을 손에 쥔 아르센이 다시 한번 아이의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리고 그제서야 아이의 발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뒤쪽이 아닌 앞쪽으로.


아비를 묶고 있는 줄만 풀어주고 뒤로 빠져야겠다.

그편이 저 자들이 싸우는 데도 더 도움이 될 터.


-'그러니까, 넌 여기서 용이 도망치려 하면 녀석 발 좀 묶어달라고-.'


'... 아저씨가 말했던 용 발 묶기. 이젠 아저씨네가 좀 해 줘야겠어요.'


결심을 굳힌 테오가 검을 뽑아들어 칼등을 쓸어올렸다.


혹시라도 용이 달려들 수도 있으니.


저자들이 용을 놓칠 수도 있으니 말이다.


미미한 흰빛이 검을 감싸며 올라온다.


그렇게 한 걸음, 두 걸음.


"저 씨발놈이..."


그 모습을 보고 낮게 읊조린 아르센의 이마에는 잔가지 많은 나뭇가지처럼 푸른 핏줄이 선명하게 돋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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