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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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마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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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1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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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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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3.18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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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잡히지만 않았어도

DUMMY

“네가 자초한 거야.”

공소아가 말했다.

“이제 와서 하는 말이지만, 넌 무인이 아니야. 사람 좋은 아저씨지. 그게 나쁘다는 게 아니야. 안 어울린다는 거지.”

이야기하기 편하게 걸상 앞에 머리를 세워 두었다. 이미 죽은 사람이지만 혼이 아직 머물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실감도 나지 않는다. 금방이라도 되살아나 따지려들 것만 같다.

“표정 풀어.”

그는 친구의 부릅뜬 눈을 정성스레 만졌다. 공들여 눈코입 구석구석을 만져주니 그제야 제법 보기 편안한 얼굴이 되었다. 얼핏 보면 단잠을 자다 호상을 치른 모양새다.

“나를 너무 나쁜 놈으로 매도하지 마. 네 우유부단함 때문에 죽은 놈들도 많잖아. 그 죗값을 치렀다고 생각해.”

잘한 일이라 생각했다. 놈의 생각을 바꿀 방법 따윈 없는 셈이었다. 오래 전의 천명은 없었다. 놈은 이상할 정도로 태평해지고, 약해졌다. 그러나 살려두면 두고두고 골치 아팠을 것이다.

예전 같으면 개운하게, 혹은 합리적으로 그 자리를 바로 떠났을 것이다. 목을 날려버린 후에 말이다. 나이를 먹으니 감상적으로 변한 모양이었다.

그래도 몸뚱이는 눕혀 두고 머리만 떼어서 대화하니 하고 싶은 말만 할 수 있어서 좋다.

“딸자식은 끔찍하게 챙기더만.”

죽기 직전까지 딸에게 사랑했다고 전해달란다. 생각해보면 원수나 다름없는 인간에게 잘도 부탁을 한 셈이다. 옛정을 생각해서라도 들어주기야 하겠지만 더 꺼림칙해져버렸다. 그가 친구의 딸자식에게 무슨 일을 할 건지 생각하면 더욱.

“자식 챙기는 건 나도 뒤지지 않아. 내 자식이 대성하는 모습을 보기 전까지는, 그 쪽으로 절대 안 간다.”

그는 손수 불씨를 챙겨 걸상에 불을 붙였다. 일종의 화장인 셈이다. 기왕 파괴시키는 김에 흔적조차 없애자는 식이었다. 공들여 붙인 불은 곧 모든 것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방에서 나와 솟아오르는 불길을 감상했다. 티격태격하면서도 등을 맞댈 때가 있었는데. 앙숙인 두 가문에서도 이질적으로 사이가 좋았던 둘이었지만 결말은 더 단순하게 끝나버렸다.

결국 우리 두 가문 중 한쪽은 없어져야 하는 운명이었던 거야.


잠시 불길을 바라보던 그의 곁으로 땀에 젖은 수하가 달려왔다.

“문주님께 보고!”

“수고했다.”

다 끝나버렸다. 그렇게 생각하던 공소아는 수하의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랐다.

“무슨 일이지?”

“다른 자들은 순조롭게 제거했지만, 예천가의 여식이 보검을 들고 도주 중입니다.”

“허, 내가 잘못 들은 거겠지?”

공소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가장 중요한 놈을 놓쳤다고?”

수하가 다급하게 말했다.

“도주하긴 했지만 치명상을 입었다 합니다. 제자 분들이 물심양면으로 추적중이니 곧 붙잡을 수 있을 듯 합니다.”

“열둘이 고작 하나를 못 막았다고?....... 아, 그 애들 몸은 성하냐?”

“위독한 분들이 조금 있습니다.”

“하긴 그렇겠지.”

고작 어린 소녀가 열 두명의 고수를 상대로 달아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다. 어린 몸으로 달려봐야 얼마나 멀리 가겠는가. 그건 순간적으로나마, 그 소녀의 무공이 자신의 제자들을 뛰어넘었다는 얘기다.

아들이라도 데려왔어야 했나.

“뒷정리는 나중에 해도 좋아. 남은 수하들을 모두 그 애를 찾는데 보내라.”

“존명!”

공소아는 납득할 수 없었다. 비록 계승자가 아니기에 극천법을 가르치지는 않았지만 자신이 고르고 고른 열 둘이었다. 두 셋이라면 모를까 열둘이라면 자신의 아들도 절대 당해낼 수 없는 실력가들인데 그들을 압도했다?

‘극화법의 특성 탓인가?’

공소아는 이를 악물었다. 예상치 못한 기습 탓에 예천가는 괴멸했다. 그가 구조까지 치밀하게 분석했기에 이룰 수 있었던 일이었다. 하지만 유일하게 극화법을 알고 있는 두 명중 한 명이 죽었으니 이제 천명의 딸을 찾지 못하면 이루고자 하는 것을 절반만 성공한 셈이다. 게다가 뒷날의 원수를 키워내는 일이었다.

‘잡지 못하면 어쩔 수 없긴 하다....... 이미 예천가의 세력은 모두 손에 쥔 것이나 다름없으니 언젠가 잡아들일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하다못해 천명을 잡겠다고 힘을 남용하지만 않았어도 자신이 직접 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미 그 아이의 힘을 잘못 판단했는데 수하들에게 맡기기는 영 불안했다.

‘큰 변수가 없는 한 못 잡을 것 같지는 않지만.......’

그는 개운치 않은 발걸음으로 참혹한 현장을 떠났다.



“극화법, 제 3식!”

“크악!”

매번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짜낸 기술이었다. 도망 다니는 데에도 체력에 한계가 있었다. 추격자들을 한없이 베어도 그들은 점점 불어나기만 했다.

천화는 자신의 가족들이 어떻게 되었을지 생각하지 않으려 애쓰며 정신을 집중했다.

“33식.......”

간신히 뒤에서 검을 찔러오는 적을 먼저 벨 수 있었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서 있을 힘도 없었다. 그녀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검을 손에서 축 늘어뜨렸다. 달리던 그녀가 멈추자 추적자들은 서서히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언뜻 보아도 그 수가 열이 넘었다.

왜? 왜 쫓아오는 거지? 왜 우리 가문을 덮친 거지? 그녀는 이해할 수 없었다.

아버지가 걱정할 정도로 사람을 베는 데에 저항감이 적었던 그녀였다. 그러나 이럴 때에 쓰라고 검술을 배운 건 아닌 것 같았다. 다른 이유도 아니고 살기 위해서 검을 쓴다는 것, 한 번도 상상해보지 못했던 이유. 그것이 오히려 정신을 혼란시켜 죄책감까지 베어 가르고 있었다.

천화의 검에서 붉은 꽃잎이 흩날리기 시작했다. 그녀가 가지고 있는 가장 강한 기술인 적련(赤蓮). 조금이라도 정신이 흐트러지면 자신에게도 검기가 향하는 비술이었다.

조금이라도 더 벤다. 그녀가 그런 생각을 하던 중, 검으로 베이는 소리가 났다.

추적자들의 등 뒤에서 나는 소리였다.

“크악!”

“누구냐? 웬 놈들이냐?”

추적자가 소리치자 쩡 하는 소리가 났다. 둔중한 소리와 함께 무거운 목소리가 답했다.

“여긴 마교의 영역이다.”

천화가 보기에는 그저 같은 땅일 뿐이었으나, 추적자들은 무척 당황한 것 같았다. 단지 한 마디 뿐이었는데도 강한 긴장감이 생겨났다.

목소리의 주인은 온몸이 근육으로 덮여 있는 거한의 사내였다. 주먹에는 철로 된 장갑을 끼고 있었고, 그 외에는 천쪼가리를 걸쳤을 뿐 별다른 무장을 하지 않은 상태였다. 사내의 뒤에는 복면을 쓴 자들이 잔뜩 있었는데, 하나같이 불길한 기를 뿜고 있었다.

“길을 잘못 들었을 뿐이다. 저 자만 잡으면 물러나겠다.”

추적자중 한 명이 이를 악물고 외치자 사내가 무심하게 말했다.

“난 그런 거 모른다. 여긴 마교의 영역이다. 우리 영역을 먼저 침범한 건 너희다. 그런 너희를 곱게 보내줄 수 없다.”

사내가 손짓하자 복면을 쓴 자들이 추적자들을 둘러싸기 시작했다. 그러자 추적자들 중 가장 나이 들어 보이는 이가 말했다.

“잠깐, 대화를 요청한다. 우리는 전부 태공가의 일원이다. 마교와 적대관계도 아니고 이건 그저 실수였을 뿐이다. 정 그렇다면 지금 당장 나가겠다. 괜한 소란을 피우고 싶지 않아.”

그 말을 듣자 거한은 잠시 고민하는 것 같았다.

“음, 그렇군.”

거한이 고개를 계속 끄덕였다.

“그래, 그래.”

“보내주겠는가?”

“너희에게 좋은 선택권이 있다. 하나는, 마교에 들어오라는 것이다.”

“무슨 헛소리야!”

추적자들 중 나이가 가장 적어보이는 이가 외쳤다. 옆에 있던 자가 황급히 입을 틀어막았지만 거한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 것 같았다.

“마교에 들어오면 너희도 마인이다. 마교의 영역 안에 있는 마인이다. 문제될 건 없어. 이게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너무 단순한 해답이었기에 추적자는 단칼에 거절했다.

“다른 방법은?”

“힘을 보여라.”

마인이 대답했다.

“내가 놀라워할 정도의 힘을 보여라. 나를 누르지 못해도 좋다. 내 부하들 중 하나라도 쓰러트리지 못해도 좋다. 하지만 단 한 순간이라도 좋으니 강한 힘을 보여라. 그럼 놓아준다.”

추적자들 사이에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다시 방금 말했던 자가 말했다.

“요컨대 싸우란 말인가?”

“전투로 힘을 증명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해라. 뭐든 좋다.”

“우리가 너희를 죽일 수 있다는 생각은 안 드나?”

“그것도 힘의 증명이다.”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거인의 표정에는 가소로움이 묻어나 있었다. 그야말로 한주먹거리도 안 된다는 느낌이 절절히 전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천화 역시 압도적인 힘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오히려 복면을 쓴 자들이라면 모르겠지만 저 거인이라면 추적자들 모두를 압살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생각은 곧 현실로 다가왔다.

“죽여!”

추적자들은 입에 게거품을 물고 달려들었지만 그들의 적수는 되지 못했다. 잠시 후, 복면의 사내들의 발밑에 추적자들의 시체가 깔리기 시작했다.


소녀는 서 있을 힘도 없었다.

무너지듯 검에 베여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그녀는 황망히 무릎을 꿇었다.

시체가 생기기 시작하자 눌러두었던 마음이 되돌아오는 것 같았다. 방금 전까지 말하고 있던 사람이 핏덩이가 되는 기분, 자신이 죽일 뻔했던 사람들. 마인들이 아니었다면 분명 하나 이상은 죽였을 것이다. 자신도 죽었을 것이다.

눈 깜짝할 사이의 시간이 흐르자 천하의 앞에는 마교의 무리만 남았다. 근육질의 남자가 히죽 웃으며 다가오는 것을 보고 천화는 두려움을 참지 못했다.

“어느 가의 자손이냐.”

앞에 선 사내가 말했다. 천화는 겁에 질려 더듬거렸다.

“예, 예천가의 유천화요.”

“천화? 호오.......”

놀랍게도 사내는 아는 척을 했다.

“네 검 솜씨는 보았다. 그거였군. 예천가 아가씨.”

“내, 내게 무슨 짓을 할 것이오!”

덜덜 떨며 말하는 천화와 달리 사내는 그녀의 표정이 안중에도 없는 듯했다.

“음.......마교의 영역에 침범한 자들은 곱게 보내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네 재주를 보니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면 어떻겠느냐? 여기서 죽든가, 평생 마교를 위해 봉사하든가. 둘 중 하나를 골라라. 마인이 되면 마교의 영역에 있어도...”

거인이 말하자 천화의 머릿속에 갖가지 상상이 스쳐갔다.

마교라면, 힘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무림의 악한들. 모든 술수와 암습이 그들에게서 나왔다고 했다. 인육을 먹는다고도 했고 그 영역에선 귀신과 마물이 돌아다닌다고도 했다.

“주, 죽어도 그런 일은 못하오! 나는 예천가의 적손이오! 당신들의 무리와는........”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거인이 천화의 머리채를 잡아 올렸다.

“꺄악!”

천화가 비명을 지르자 거인이 덤덤하게 말했다.

“네가 내 앞에 있다. 나도 네 앞에 있다. 여기는 마교의 영역이다. 즉, 너는 지금부터 마교를 벗어나지 못한다. 죽어도 벗어나지 못한다. 지금 너를 죽이면 부하들이 네 몸을 쓰고 본교로 데려갈 거다. 시체는 마교의 영역에 있어도 괜찮다. 거기서 연구 자료로 유용하게 쓴다. 강시가 될 수도 있다. 어떡할 테냐? 으응?”

그 말과 함께 사내가 천화의 머리카락을 쥐어뜯는 듯 당겼다.

그리고 천화의 머릿속에는 한 가지 생각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

“살려주세요.......”

천화는 흐느꼈다. 사내가 천화를 보며 말했다.

“좋아! 넌 지금부터 마교의 밑바닥이다. 얘들아, 가자!”

겨우 머리채를 풀어준 사내가 수하들에게 지시하자 천화는 그들에게 양손을 붙잡힌 채로 끌려갔다. 천화는 살았다는 안도감을 느낄 수 없었다. 수하들이 그녀를 보며 입맛을 다시는 것이 뻔히 보였기 때문이었다.



천화는 마교에 붙들려간 첫날 비급의 전부를 털어놓고 말았다. 자그마한 위협에도 그녀는 굴복했다. 그녀는 그들이 하라는 대로 몸을 움직이고 비급의 모든 것을 전수했다. 그녀가 끝내 말하지 않은 것은 천랑비급의 합일과 아버지에 대한 것들뿐이었고, 그런 것은 천화와 천명을 빼면 태공가만 아는 비밀이었기에 추궁 받지 않았다.

다행스럽게도 마교에서는 천랑비급을 그저 강한 무공 중의 하나로만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천화에게 자유가 주어졌다는 것은 아니었다. 비급의 모든 것을 털어 놓고 무공까지 내준 다음날, 그녀의 목에는 구속구가 채워졌다. 그리고 그것을 몇 년이 지나갈 때까지 벗을 수 없었다. 어딜 가도 쇠사슬에 묶인 채였고, 매달 중화제를 먹지 않으면 죽는 독까지 강요받아 도망칠 수도 없었다. 전설적인 약초가 아니면 해독할 수도 없다는 맹독이었다.

마교의 밑바닥이라는 것을 그녀는 뼈저리게 느꼈다.

그녀가 아버지의 죽음을 알게 된 것은 그로부터 몇 달 뒤였다.


살 의지를 잃어버린 그녀가 다시 생기를 되찾은 것이 아버지의 죽음을 듣고 나서였다. 전부터 의심하던 부친의 생사였다. 자세한 정보는 알 수 없었지만, 아버지가 어떻게 돌아가셨는지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태공가에 대해, 천명이 천화에게 누누이 말해주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이유 때문에 아버지를 죽이고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그 자를, 그 가문을, 그녀는 용서할 수 없었다.

복수하기 위해서라도 살아야했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그녀는 마교에서도 높은 위치를 차지하는 늙은 마인을 매일 만났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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