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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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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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08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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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nd 04. 마계의 절대군주(5)

DUMMY

1군단에 돌을 맡기고 원로의 성으로 출발한지 7일째 되는 날. 카시드는 원로의 성 외곽을 지키고 있는 3군단과 합류할 수 있었다.

“현재 다른 군단들은?”

카시드는 잔뜩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3군단은 마왕쪽으로 전향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어떤 불만세력이 있을지 몰랐고, 언제 돌발적인 행동을 할지 몰랐으니까. 하지만 최소한 그가 있는 동안은 별 일은 없을 것이다.

“네, 현재 마왕성을 포위하고 있는 군단은 5군단 6군단이고 예비로 4군단이 대기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1군단과 2군단은 마왕성의 포위를 풀기 위해 전진하고 있고, 추가로 원로들이 이끄는 7군단과 8군단이 그들보다 조금 빠르게 마왕성으로 향하는 중입니다.”

“그럼, 원로의 성에는?”

“원로들을 제외하고는 없습니다.”

카시드는 만족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히 저 바보들은 3군단이 아직도 자신들의 편이라고 생각하는 중이었다.

“좋아. 그럼 지금부터 최대한 빨리 원로의 성으로 진군한다. 중량형 마족들은 후위에서 따라오고, 속도가 빠른 마족들이 먼저 전진한다. 눈치채기 전에 성벽을 넘어 문을 열고, 중량형 마족들이 침입하여 내부에 남아있는 원로의 호위병을 제거한다.”

“알겠습니다.”

3군단을 이끄는 메온 후작은 카시드의 말이 끝나자 바로 자신의 군단에게 명령을 내리기 시작했다.

“7,8,9부대를 제외한 모든 부대는 급속진군! 목표는 원로의 성이다!”

메온의 말이 끝나자 3군단의 반 정도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혹시나 모를 사태를 대비해 반 정도는 남겨두기로 한 것이다.

“같이 가시겠습니까?”

“당연하지. 원로들은 전부 내가 잡는다.”

그 자신만만한 말에 메온은 살짝 황당해하는 표정이었다. 원로들이라면 마계공작 정도는 아니더라도, 최소 백작급은 되는 마족들이다. 거기다 저 원로의 성에 모여있는 원로들은 세 자리수에 달하는데, 그것을 전부?

‘몰론 농담이겠지’

하지만 그런 말을 당당하게 하는 것을 보면, 마황자라는 마족의 자질이 의심된다고 볼 수 있었다. 마치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가 오기를 부리는 모습이라고 할까.

“왜? 뭔가 불만스러운 표정인데?”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사실 힘을 추구하는 메온은 파괴의 마계공작, 자크의 힘에 반해서 포섭된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소문으로 들리는 마황자의 무력은 과장된 것이라고 생각되는 것이 사실이고... 이곳에 도착할 때를 보았을 때 그의 몸놀림은 어느 정도 괜찮아 보였지만, 중량형 마족들과 맞먹을 정도의 힘이 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준비가 끝났습니다.”

어찌 되었던 자크가 따르는 마족이니 메온도 따를 수밖에 없다. 불만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럼 가지.”

카시드의 명령을 시작으로 3군단의 마족들이 원로의 성으로 진군했다. 몸놀림이 빠른 마족들을 주축으로 하고, 언제라도 중량형 마족들이 달려갈 수 있도록 중앙에서 대기하는 진형이었다.

“......알립니다.”

그렇게 어느 정도 진군했을 때, 부관으로 보이는 마족이 카시드와 메온 후작에게 다가와서 허리를 숙였다.

“말 해.”

후작의 허락에 그는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척후병이 원로의 성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위치가 어디인지 모르는 것도 아니고... 그런 것 정도는 굳이 보고하지 않아도 되지만 부관은 필요 이상으로 꼼꼼한 성격 같았다.

“......저곳인가.”

어느 정도 접근했을 때, 카시드는 원로의 성에서 느껴지는 마력의 양을 느끼며 쓴웃음을 지었다. 정말로 거의 비어있었던 것이다. 다행인 것은 원로장인 전대 카론공작이 있다는 것이랄까. 즉, 이곳에서 쓸어버리면 끝이라는 얘기다.

“전원 전투배치! 상대는 마법에 강한 원로들이다. 최대한 침투해서 접근전으로 몰아간다!”

원로의 성이 어느 정도 보이는 거리가 되자 메온은 카시드의 의견은 듣지도 않고 마음대로 명령을 내리고 있었다. 충분히 카시드를 무시하는 처사였고, 카시드도 그것을 느꼈다.

‘......뭐. 상관없나’

어차피 자신은 직접 싸움만 잘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카시드였다. 3군단의 일은 3군단장이 알아서 해야겠지.

“선발대 돌진!!”

메온 후작의 명령에 3군단 최고의 기동력을 자랑하는 4부대가 선두로 나서며 원로의 성을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뭐지. 저건?”

가만히 그들의 돌진을 바라보던 카시드는 문득 원로의 성에서 뻗어 나온 이상한 기운을 감지할 수 있었다.

“......무엇을 말씀하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하지만 그것은 메온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듯 했다.

“아니, 저기 성 주변을 휘감고 있는 검은 기류 같은 것이...”

“......?”

설명을 해 보았지만 메온은 하나도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이상하다? 안 보이는 건가?”

“그냥 평범한 성처럼 보입니다만.”

“......”

카시드는 인상을 찌푸렸다.

‘내 착각인가?’

카시드는 그렇게 생각하다가 고개를 저었다. 만약, 아주 만약에 저 것이 원로들의 함정같은 것이라면 큰일이라고 할 수 있었다. 거의 원로의 성을 덮을 정도로 커다란 검은 기류, 무언가 매우 거대한 것이......

“......어쩔 수 없군.”

언제나 머리카락에 가려져서 감았는지 떴는지 알 수 없었던 오른쪽 눈을 떴다. 완전히 가려져 있는 눈이지만 그의 오른쪽 눈은 머리카락을 넘어 붉게 빛나고 있었다. 마안(魔眼)이 빛나며 원로의 성을 감싸고 있는 검은 기류의 정체를 확인했다.

“......제길! 선발대를 빨리 뒤로 빼!”

“네?”

“빨리 빼라고!”

메온은 잠시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한 듯 했다. 아니, 일부러 무시하고 있을 지도 몰랐다.

“지금 저 기류는......!”

그 순간.

찌지지지지직!!

“!!!”

“제길!”

검은 기류가 순식간에 불어나며 거대한 물체를 토해내기 시작했다.

“무언가를 불러내기 위한 미끼였다고!”

마치 물고기를 끌어내기 위한 미끼와도 같이, 저 검은 기류는 마신을 불러내기 위한 미끼였던 것이다. 그것에 이끌려서 마신이 소환 된 것이고. 그러나 이미 때는 늦어버려서 카시드의 발악적인 외침과 동시에, 그 물체는 바닥에 떨어졌다.

쿠우우웅!!

원로의 성과 거의 비슷한 크기의 거대한 물체. 그 모습은 마치 비늘로 덮인 개와 같았다.

“이...... 이건...”

“마신......‘

마계에 마족이 존재하기 전부터 있었던 마신, 인간계로 따지자면 산이나 호수 같은 세계를 구성하는 일부였다. 지능은 없지만 무언가를 ‘잡아먹기’위해서 움직이는 재앙!

“꾸우우우우우우!!!!!!”

마신의 거대한 울음소리만으로도 3군단 전체는 압도당하고 말았다. 그리고 다른 마족들이 미처 움직이기도 전에 마신은 선발대를 향해 입을 벌렸다.

“......제길.”

카시드의 나지막한 욕설과 함께 그 마신의 입에서 거대한 마력이 쏟아졌다.

콰아아아아!!

천에 달하는 마족들로 이루어진 선발대. 그것도 가장 빠른 마족들이었지만 마신의 입에서 쏟아진 마력에는 몸 한번 움직이지 못하고 사라져야만 했다.

“......내가 빼라고 했지?”

"......"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메온은 3군단에게 명령을 내리지 못했다. 앞으로 나서 있던 다른 마족들에게 퇴각하라는 신호를 내리지 못 할 정도로 당황한 것이다!

"꾸오오오오!!"

그렇게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있을 때, 마신이 다시 입을 열었다. 하긴 퇴각명령을 내려도 방금 그 정도의 범위라면 피하기는 불가능에 가까웠다.

"......후우... 역시 간단하지는 않군."

카시드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마력의 구슬을 뽑아내기 시작했다.

촤아아아악!!

다시 마신의 입에서 마력이 뿜어져 나오기 직전, 카시드의 손이 움직이며

쏘옥

마신의 입으로 붉은 구슬 몇 개가 들어갔다.

퍼어엉!

그리고 마신의 몸통은 그대로 폭발해버렸다.

"......"

"뭐하나! 빨리 명령을 내리지 않고!"

멍하니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던 메온은 카시드의 호통을 듣고서야 다시 명령을 내렸다.

"부, 부상자는 뒤로! 선발대는 저 짐승을 피해 원로의 성으로 침투한다!"

마신에게 당한 마족들은 전부 죽었기에 부상자를 따로 뺄 필요도 없었다. 그것 하나는 다행이라고 할까?

"와아아!"

3군단은 저 짐승에게 압도당했던 사실을 부정하듯이 힘차게 달려가기 시작했다.

파지직!

"끄아악!"

화아아악!

"커헉!"

하지만 성벽이라는 것을 앞세운 원로들의 마법은 꽤나 강했다. 게다가 마신 때문에 마법의 준비시간도 충분히 주었기에 그들은 최고 위력의 마법을 발사할 수 있었고 처음 일격에 선발대의 반이 날아가 버렸다. 일부 성벽을 타고 올라간 마족들도 집중된 소규모 마법을 수십개 맞고는 허망하게 죽어버렸다.

"쳇!"

이대로 있으면 아무리 마족들을 쏟아 부어도 원로의 성에 들어가지 못 한다. 일단 자신이 나서서 길을 뚫어야 어떻게든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카시드가 다시 움직이려 했다.

"크르르릉..."

하지만, 그것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마신은 산산조각으로 부서진 몸을 재생시키고 있었다. 아직 죽지 않았던 것이다! 게다가 저 회복속도는 장난이 아니었고, 얼마 안 있어서 다시 마족들을 향해 달려들 수 있을 정도였다.

"......제길."

카시드는 다시 마력의 구슬을 뽑아냈다.

'지금은 원로들의 공격보다 저 마신이 문제!'

그 순간 카시드의 모습이 메온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

메온은 갑자기 일어나는 일에 아직까지 정신을 차리지 못한 듯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금까지의 수많은 경험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것일까.

"산개 대형으로 돌격한다!"

원로들의 마법은 위력적이다. 산개 대형으로 최대한 피해를 줄이는 것이 최우선.

'......저 마신은...'

메온은 아직도 반정도 박살나있는 마신을 바라보았다. 비록 아직 몸이 다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아까 몸이 산산조각 났던 것에 비하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회복한 것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카시드가 있다는 것일까. 아까 전에 보여주었던 그 공격을 생각하면, 이기지는 못 하더라도 시간은 끌어주리라고 생각하는 메온이었다.

"마황자님에게 저 짐승을 맡기고, 우리는 성을 함락시킨다!"

파지지직!

3군단의 용맹한 돌격에도 불구하고 원로의 성에서 뻗어 나오는 마법들은 3군단을 쉽게 접근시키지 않았다.

"쿠오오오!!"

그리고 카시드도 저 마신에게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것은 마신도 마찬가지였지만.

'어느 한 곳이라도 무너진다면...'

마신,손 쓸 틈도 없이 밀릴 것이다. 하지만, 그 반대도 성립한다. 어느 한 곳이라도 밀어낸다면 자신들이 순식간에 이길 것이다.

"!!"

메온은 그런 걱정스러운 생각으로 카시드를 바라보던 중, 카시드가 마신에게 '먹히는'것을 목격하게 되었다.

"이런!"

혹시나 잘못 봤나 싶었지만 마신은 친절하게도 입을 움직여 무언가를 잘근잘근 씹고 있었다. 확실하게 카시드를 삼킨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부대가 성을 공격하고 있는데, 저 마신이 그 뒤를 습격한다면...’

"제길! 빨리 후방부대는 저 마신을 막아라!"

메온이 긴장하며 후방부대를 빼냈고, 그 마신은 카시드를 먹은 것이 개운하다는 듯 한번 머리를 흔들고는 3군단의 후방으로 달려오기 시작했다.

"꾸오오오오!!"

크기 덕분일까, 아니면 단지 빠르기 때문일가. 순식간에 마신은 3군단의 앞까지 다가왔다.

"막아라! 최대한 막아!"

메온의 발악에 가까운 외침. 하지만, 이미 그의 부대는 저 마신에게 질려있었다. 천에 달하는 동료들을 단번에 날려보내고, 소문의 마황자도 단숨에 삼켜버리는 괴물에게 반항할 수 있겠는가?

“꾸오오오오!!!”

마신은 메온을 발견하고는 그를 삼키려는 듯이 입을 벌렸다.

'......이대로 당하는 건가?'

반항할 수 없었다. 자신을 잡아먹으려는 늑대에게 양이 반항하지 못하는 것처럼, 이 짐승과도 같은 마신에게 마족들은 반항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커다란 입이 메온의 몸을 덮으려는 순간-

퍼엉!

마신이 그대로 '폭발'해 버렸다.

후두두두둑!

메온은 부서진 마신의 파편을 맞으며 멍하니 서 있었다. 어찌 된 상황일까? 그는 아직까지 지금 이 상황이 어떻게 된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뭐해?! 빨리 부대 성으로 안 보내고!"

그는 마신의 파편에서 몸을 일으키고 있는 카시드의 신경질적인 목소리를 듣고서야 움직일 수 있었다.

"......"

메온은 마신의 조각을 바라보았다.

"핵을 부쉈으니까 더 이상 재생하지 않을 거다. 걱정하지 않아도 돼."

카시드는 피곤하다는 얼굴로 그렇게 얘기하고는 원로의 성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원로의 성을 함락시키려면 이대로 3군단에게만 맡겨 둘 수는 없는 것이다.

펑! 퍼엉!

카시드는 마법이 잔뜩 날아오고 있는 원로의 성의 정면으로 달려들었다. 3군단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였다.

"멍청한 녀석!"

전대 카론 공작이 쏘는 검은 번개를 필두로, 모든 장로들이 카시드에게 마법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자신을 향해 무시무시한 기세로 날아드는 마법들을 보며 카시드는 마력의 구슬을 뽑아냈다.

파지지직!

파악!

하지만 카시드의 주변을 돌던 붉은 구슬이 번개를 '쳐냈고', 다른 마법들도 붉은 구슬들이 회전하며 카시드에게 날아드는 마법을 막아내고 있었다.

"아니?!"

그 모습에 모든 원로들이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저런 말도 안 되는! 저렇게 8개의 구슬을 통제하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해!"

전대 카론 공작의 억울한 듯한 외침이었다. 마력의 구슬은 마족이 정신을 집중해서 사용하는 것으로, 웬만한 상위 마족이라도 한 개가 한계였고 3개 정도가 지금까지 알려진 한계였다. 그런데 카시드는 무려 8개나 되는 것을 운용하고 있는 것이다! 소모되는 마력도 마력이지만, 저렇게 8개의 구슬... 거기다가 자신의 몸까지 조절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거늘......

'......내가 생각해도 말도 안 되기는 하지‘

카시드는 그 외침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대로 땅을 박차며 몸을 띄웠다.

턱.

"......안녕?"

착지하고 나자 그는 어느새 성벽 위에 서 있었다. 그는 아까 전대 카론 공작이 외치는 순간, 바로 성벽 앞까지 도착해 있었던 것이다! 무시무시한 속력이었다. 마법을 재차 시전하기도 전에 성벽에 접근할 정도라니!

"멍청한 녀석!"

전대 카론 공작의 비명에 가까운 외침과 함께 준비되었던 수십개의 마법이 카시드에게 집중되었다. 성벽이 무너지는 것 따위는 신경쓰지 않은, 그야말로 확실하게 상대를 없애기 위한 마법들을!

퍼어어엉!!

그리고 성벽이 뒤틀릴 정도의 폭발이 일어났다.

"......끝난 건가?"

이런 근거리에서, 그것도 수십명의 원로의 마법을 맞았으니 멀쩡할 리가 없다. 게다가 전 마계공작이었던 전 카론공작의 마법도 정면으로 맞지 않았던가!

"제길, 지금 이러는 순간에 3군단이 몰려들고 있잖아!"

"마황자 하나 없앴다고 좋아하지 말고 빨리 마법을 날리라고!"

"배신자 녀석들! 죽어라!"

어느새 3군단이 성벽에 붙자 원로들은 확인할 겨를도 없이 카시드가 죽었다고 판단하고는 3군단의 움직임에 대처하기 시작했다. 겨우 성벽에 달라붙었던 3군단의 마족들이 죽어나가기 시작했고, 원로들은 다시 정신 없이 성벽 밖으로 신경을 집중했다.

"......나 하나 없애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다니..."

그리고 폭발이 완전히 걷히자 멀쩡한 카시드의 모습이 나타났다. 비록 마력의 구슬이 반으로 줄어 4개밖에 없기는 했지만 말이다.

"마, 말도 안 돼..."

그 모습에 3군단에게 열심히 마법을 날리던 원로들이 손을 멈추고 말았다. 그만큼 당황하는 것이다!

"......"

그리고 누구보다 카시드와 가까이에 있던 전대 카론 공작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아까처럼 먼 거리에서라면, 날아오는 궤적을 계산해 튕겨내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근거리에서 저 구슬을 이용해 전부 막아냈다고?

"......"

카시드는 그들의 물음에 대답해 줄 생각이 없는 듯 했다. 날아다니던 구슬 중 두개를 양손에 쥐고 달려들었으니까.

퍼엉!

"끄아아악!"

카시드의 주먹에서 약한 폭발이 일어나며, 원로 중 한명을 성벽 밖으로 날려보냈다.

"마, 막아라!"

"빨리 중량형 마족들을!"

쿵! 쿵!

성벽 위쪽에서 올라온 3군단을 막고 있던 중량형 마족들 중 일부가 그들의 말을 듣고 다가왔다. 마법에 방해되기에 조금 떨어트려 놨는데, 그것이 큰 실수였다. 카시드는 중량형 마족들이 다가올 때 정도면 거의 모든 장로를 전멸시킬 수 있었다.

퍼엉!

"끄아악!"

카시드의 주먹에서 일어나는 폭발은 아주 약했지만, 그 위력은 정통으로 맞은 원로의 몸을 박살낼 정도의 위력이었다.

"......"

전대 카론 공작은 머리가 차갑게 식는 것을 느꼈다. 지금 저 마황자를 보호하는 마력의 구슬은 단 두 개. 그렇다면 마법을 막아낼 구슬도 두 개 밖에 없다! 비록 3군단이 성벽에 붙겠지만... 마황자를 내버려두는 것보다는 낫다!

"끄아악!!"

전대 카론 공작은 다른 장로들이 자신을 대신해 몸을 날리며 카시드에게 죽어나가는 동안 카론공작가의 상징인 검은 번개를 뽑아내고 있었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

그리고 드디어, 근처에 있던 마지막 원로가 위험에 처했을 때 중량형 마족들이 도착했다.

"우우우!"

돼지얼굴을 한 중량형 마족은 얼굴을 있는 대로 일그러트리며 그의 손에 들린 바위덩어리를 카시드에게 내려쳤다.

퍼어억!

퍼엉!

"끄아아아!"

하지만 카시드의 마력의 구슬 중 하나가 그 바위를 부수며 사라졌고, 카시드는 그대로 그 마지막 원로의 목숨을 끊었다.

"우웅?"

그 중량형 마족은 바위에 시야가 가려져 카시드를 볼 수 없었고, 어떻게 된 상황인지 모른 채 그대로 배에 카시드의 주먹을 허락하고 말았다.

퍼어엉!

"꾸에에에!"

손에 들려있던 마력의 구슬이 격발하며 중량형 마족의 배가 터져 나갔다. 그리고 카시드가 그에게 시선을 돌리는 순간, 아슬아슬하게 전대 카론은 양손에 검은 번개를 들 수 있었다.

"크하하! 나의 승리다!"

"......"

카시드는 말 없이 전대 카론 공작에게 달려들었다.

"크하하!"

그 순간 전대 카론은 왼손에 들린 번개를 뿌렸다.

파악!

마지막 남은 마력의 구슬이 그 번개를 상쇄시키고 사라졌다.

"나의 승리군!"

"......위험하군."

득의에 찬 표정을 짓는 전대 카론공작은 거의 코앞까지 다가온 카시드에게 오른손에 들린 검은 번개를 뿌렸다. 이걸로 끝이다! 마력은 강하지만 이런 공격을 맞으면 어떤 마족이라도 죽을 수밖에 없다!

파지지직!!

검은 번개가 카시드에게 날아가는 그 짧은 순간.

파악!

카시드는 왼손으로 검은 번개를 쳐냈다. 그의 왼손에 맺혀있던 붉은 기운이 검은 번개와 함께 사라졌고, 대신 오른손의 붉은 기운은 더욱 짙어졌다.

"......!!"

퍼억!

전대 카론이 경악할 틈도 없이 카시드의 오른손은 전대 카론 공작의 해골을 부쉈다.

“말... 도... 안......”

퍼어어엉!!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폭발과 함께, 전대 카론 공작의 해골은 산산조각으로 박살나며 사방으로 터져 나갔다.

후드드득......

"......후우."

원로가 전부 전멸하자 마법공격이 그쳤고, 그 틈을 타 3군단이 원로의 성을 점령하고 있었다. 드디어 합류한 중량형 마족들은 성벽을 부수고 달려들어 원로의 성을 점령하는데 굉장한 도움을 주고 있었다.

"......이걸로. 반 정도는 끝냈군."

역시 마신을 상대하고 다시 원로들을 상대하는 것은 아무리 카시드라도 힘들 수밖에 없던 것일까. 카시드는 지친 표정으로 성벽 위에 누웠다. 무방비한 모습이었지만 그를 건드릴 간 큰 마족은 주변에 없었다.

쿠웅! 쿠웅!

"응?"

단지, 그가 누워있던 성벽을 건드리는 아무것도 모르는 중량형 마족은 있었다. 이미 마법의 집중사격과 전대 카론을 박살낸 폭발에 의해 반쯤 무너져 있던 성벽은, 중량형 마족이 몇 번 두드리자 순식간에 금이 가며 무너지기 시작했다.

"으아악!"

쿠웅!

......카시드가 발견된 것은 원로의 성을 점령하고 몇 시간이 지난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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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2nd 03. 마왕과 마황자(1) +1 11.10.06 609 6 57쪽
49 2nd 02. 어둠의 유적(10) 11.10.05 594 7 73쪽
48 2nd 02. 어둠의 유적(9) 11.10.05 588 5 72쪽
47 2nd 02. 어둠의 유적(8) +2 11.10.05 609 5 85쪽
46 2nd 02. 어둠의 유적(7) 11.10.04 611 6 91쪽
45 2nd 02. 어둠의 유적(6) 11.10.04 620 5 61쪽
44 2nd 02. 어둠의 유적(5) 11.10.04 651 4 71쪽
43 2nd 02. 어둠의 유적(4) 11.10.04 661 5 64쪽
42 2nd 02. 어둠의 유적(3) +1 11.10.04 707 8 65쪽
41 2nd 02. 어둠의 유적(2) +2 11.10.03 764 5 68쪽
40 2nd 02. 어둠의 유적(1) 11.10.03 756 5 67쪽
39 2nd 01. 다시 시작하는 여행(4) +3 11.10.03 799 5 87쪽
38 2nd 01. 다시 시작하는 여행(3) 11.10.02 788 8 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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