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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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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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0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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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쪽

2nd 02. 어둠의 유적(6)

DUMMY

길을 걷던 우리는 잠깐 휴식을 취하는 동안 지금까지 걸린 시간을 계산해보았다. 모두 정신 없이 지내느라 시간을 따질 겨를이 없었던 것이다.

찌익...

우리가 택한 방식은, 지금까지 움직인 거리로 날짜를 계산하는 방식이었다.

‘자르카의 집에서 아세아의 동굴까지 거의 하루 그리고 그곳에서 자르카의 집까지 하루.’

“그리고...”

찌이익...

“하루 쉬고서 집에서 여기까지 한나절이 걸렸지.”

거의 3일 가깝게 걸린 셈이었다.

“세키는?”

“그 때... 이미 들어갔다고 했던 것 같아.”

지금 우리가 원래 계획보다는 엄청나게 빨랐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세키는 우리보다 앞서서 무언가를 하고 있을 것이다. 아마도.

“그럼 자르카는 언제 이 곳으로 출발한 거야?”

“너 떠나고 바로 다음날 저녁.

그럼 자르카는 우리가 집에 도착하기 바로 직전에 출발한 셈이 된다.

‘참... 교묘하게 엇갈렸네’

“도착은?”

“오늘 오후.”

지금이 저녁이니까......

“내가 나타난 것은 카론과 만난지 얼마 지나지 않았었을 때였다는 얘기네. 맞아?”

“응. 전투가 시작되기 전이였으니까.”

자르카는 잠시 내가 달려온 거리를 계산하고 있었다.

“그런데, 너무 빨리 도착 했는 걸?”

“응?”

“거의 말과 비슷한 속도잖아.”

“아... 이건... 신력으로 몸을 빠르게 하는거... 뭐라고 해야하지?”

자르카는 내 말을 듣자 인상을 찌푸렸다.

“......뭐?”

“그러니까... 몸에 신력을 주입하고 빠르게 달린다고 생각하면 정말로 빠르게 달려졌어.”

자르카는 그 말로 하기 힘든 능력을 간단하게 정의했다.

“순간 가속 능력...?”

“......순간은 아닌데.”

가속은 맞지만.

“따지지 마.”

“우......”

내 불만스러운 표정에도 자르카는 여전히 딱딱한 표정이었다.

“어쨌거나 그 능력을 사용했다 이거지?”

“응.”

자르카의 얼굴이 놀란 듯이 변했다.

“너, 몸이 아프다거나, 뜨겁다거나, 피곤하다거나 하지 않아?”

나는 자르카의 말에 내 몸을 잠시 확인해보고 대답했다.

“별로... 3일간 계속 달리느라 약간 피곤하기는 하지만...”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예전에 여행하면서 3일 걸었을 때보다 덜 피곤한데?”

나도 잘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그것은 사실이었다.

“......놀랍군.”

“......?”

아세아와 나는 동시에 같은 표정을 지었다. 잘 모르겠다는 표정.

“왜? 뭐가 놀라워?”

“아니... 뭐라고 해야할까.”

자르카는 잠시 생각을 정리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아참, 이럴 때가 아니지.”

그리고는 무언가 생각난 듯한 행동을 하더니 짐을 풀기 시작했다.

“......말 돌리지 마. 괜히 사람 궁금하게 해놓고.”

내 물음에 인상을 찌푸리는 자르카였다.

“벌써 어둑어둑 하잖아. 야영준비를 해야지.”

그는 풀어놓은 등짐에서 장작을 꺼냈다. 그리고는 부싯돌로 열심히 불을 붙이려 하고 있었다. 응? 나? 나는 아세아가 춥다 길래 서로 꼭 안고 있는 중이다. 으음, 역시 어릴수록 따뜻해(?).

“......”

그런데 자르카는 그런 나를 보며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안 도울 거냐?”

“아세아가 춥다고 하잖아.”

“그러니까 불을 피워야지.”

“움직이기 싫어.”

내 말을 들은 자르카는 인상을 확 찌푸렸다. 뭐라고 한마디하려는 것 같은데, 선수쳐야지.

“아까 내가 살려줬잖아.”

“아까 내가 카론을 서서히 밀어붙이고 있었는데?”

“그래도 도망갔으면 못 잡았잖아.”

“......”

더 이상 할 말이 없는지 다시 불을 붙이는데 열중했다.

‘후후... 나의 승리군.’

“......그래서, 내가 왜 몸이 아파야 하는데?”

딱! 딱!

자르카가 불을 붙이고 있는 소리가 조금 신경 쓰이긴 하지만... 그냥 무시해야지 별 수 있나.

“그거야 순간 가속 능력을 사용했으니까.”

“......달랑 그거?”

“응.”

“.....그 순간 가속 능력이 뭔데?”

내 질문에 자르카는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그 표정은 마치 ‘이 이야기를 해줘야 하나’하며 고민하는 듯이 보였다.

“왜? 해주기 싫어?”

“아니.”

“그럼 뭔데?”

“설명하기가 난감하다고 해야 할까.”

자르카는 다시 고민하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대답했다.

“......인간과 이종족을 가르는... 경계라고 해야할까.”

“......?”

그는 그렇게 말하며 장작 위에 주전자를 걸었다.

‘저걸 맨손으로 올리다니...’

내 걱정과는 다르게 자르카는 전혀 뜨겁지 않은 듯 가방에서 꺼낸 나무잔에 이상한 나뭇잎 조각들을 집어넣고 있었다.

“그러니까... 라드, 넌 마황자와 내가 싸울 때, 마황자의 모습을 볼 수 있었어?”

“마황자는......”

나는 그때의 기억을 떠올려봤다.

“못 봤지. 맨날 세키한테 죽을 뻔했는데 뭐.”

“......”

자르카는 잠시 할 말을 잃은 듯 했다. ‘이게 아닌데...’라고 중얼거리는 것을 보니.

“그럼 설명을 바꾸지. 너, 이걸 볼 수 있어?”

“뭐?”

순간적으로 눈앞에 무언가 검은 것이 보였다 사라졌다.

“......뭐지?”

후두둑...

그리고는 내 앞머리가 떨어져 내렸다.

“뭐야 이거!”

손으로 머리를 확인해보니 다행히도 아주 약간만 잘려있었다.

“......볼 수 있었어?”

“뭘?”

자르카는 내 물음에 카오틱 블레이드를 들어올렸다.

“......그러니까, 지금 나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이거지?”

“응.”

“......”

나도 한번 휘두를까? 원래 가까이에서 휘두르면 대부분 포착을 못 하는 법이라고.

“뭐, 이런 건 가속도 아냐. 단지 쾌검... 에도 못 끼는 것들이지. 진정한 가속능력은...”

촤아악!

자르카의 시선을 따라 나도 모닥불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그 순간 불이 가로로 갈라졌다.

“......이건...?”

신기하게도 불만 갈라지고 장작은 하나도 갈라지지 않았다. 게다가 카오틱 블레이드는 자르카의 손에 그대로 들려있는 상태였다.

“이 정도지.”

이번에는 정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무언가가 움직인다는 것도 느낄 수 없었다.

‘아니, 검을 휘두를 때 일어나는 검풍도, 살기도, 예기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는게 정확한 건가’

그리고 지금도 불은 그 상태에서 멈춰있었다. 자르카에게 베인 상태로. 마치 그곳에다가 무언가를 올려놓고 있는 듯이.

“......그런...거?”

보여줄 것을 다 보여주었는지, 자르카가 카오틱 블레이드를 검집으로 집어넣었다. 그리고 이제야 불이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응.”

“대, 대단한데...”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그래, 그냥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시간을 뛰어넘어 빠르게 움직이는 거야.”

“시간을?”

“응. 신력이건 성력이건 마력이건 혼돈의 힘이건. 용족도 사용할 수 있다고 듣기는 했지만...”

그 순간 자르카와 나도 모르게 시선이 아세아에게로 돌아갔다.

딱! 딱!

그러나 아세아는 언제 가져갔는지 자르카가 불을 붙이고 놓아두었던 부싯돌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별로 저 정도의 움직임을 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

“네가 사용한 것은 미약하기는 하지만 순간 가속 능력... 일 수도 있고.”

“그냥 빠르게 달린거 아니야?”

“그럴 가능성도 있고.”

“그런데 인간과 이종족을 가르다니?”

내 질문에 자르카는 끓기 시작하는 주전자의 물을 잔에 따랐다.

쪼르르...

김이 하얗게 일어나는군.

“......원래 인간이 사용한 기록은 거의 없지.”

“있기는 있다는 얘기네.”

아세아는 슬슬 부싯돌이 지겨워졌는지 자르카의 가방에 부싯돌을 넣고 다른 것을 꺼내고 있었다. 뭐... 가지고 놀만한 것이 일으려나?

“글쎄... 자신의 목숨을 바쳐서 아주 순간적으로 발현하고 힘 빠져서 죽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그 사람은 뭐였는데?”

“그 사람도 신관이었어.”

갑자기 등골이 오싹해진다.

“......그럼... 나도?”

“글쎄. 잘 모르겠군. 순간 가속 능력으로 인해서 빨리 온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정말 네 말대로 그냥 빨리 온 것일 수도 있고.”

자르카는 정말로 잘 모르겠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

이거 살짝 불안해 지는걸.

“뭐...... 아니겠지.”

내 말에 자르카는 고개를 끄덕여 동의했다.

“그럴지도... 너 같은 경우는 처음이라 잘 모르겠지만.”

쪼르르......

우리가 얘기하는 동안 시간이 좀 지났는지, 주전자에 들어있던 물은 아주 팔팔 끓고 있었고 자르카는 자신의 나무잔에 그 차를 따랐다.

“......”

따듯하게 보인다. 게다가 냄새도 괜찮은데......

“나도 좀 줘.”

내 말을 들은 자르카는 자신의 가방을 가리켰다. 안에

“아세아. 안에 있는 나무잔 좀.”

“응.”

아세아는 잔을 자르카에게 건네줬고, 자르카는 그 잔에 잎을 집어넣고 물을 따라서 나에게 건네주었다.

“후우...”

따뜻하군.

“아세아도 먹을래?”

“싫어. 풀냄새 나.”

확실히 그건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향긋한데.

“그럼 그냥 따뜻한 물이라도?”

“응.”

아세아는 다른 잔을 꺼냈고, 자르카는 그 잔에는 잎을 집어넣지 않고 물만 따라주었다.

홀짝홀짝.

셋이 각자 나무잔을 훌쩍이며 잠시 단절되었던 대화가 이어졌다.

“......하지만...”

“응?”

“만약, 네가 아주 약하긴 하지만... 가속 능력을 사용했다는 것은...”

“것은?”

“네가 보통 신관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인간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는 거야.”

“......”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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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2nd 05. 순간 가속 능력(5) +1 11.10.10 543 5 72쪽
63 2nd 05. 순간 가속 능력(4) +1 11.10.10 539 6 75쪽
62 2nd 05. 순간 가속 능력(3) +1 11.10.09 527 7 67쪽
61 2nd 05. 순간 가속 능력(2) 11.10.09 534 24 58쪽
60 2nd 05. 순간 가속 능력(1) +1 11.10.09 578 11 72쪽
59 2nd 04. 마계의 절대군주(6) +2 11.10.08 541 6 64쪽
58 2nd 04. 마계의 절대군주(5) +1 11.10.08 547 9 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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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2nd 04. 마계의 절대군주(3) +1 11.10.07 531 7 66쪽
55 2nd 04. 마계의 절대군주(2) 11.10.07 525 6 51쪽
54 2nd 04. 마계의 절대군주(1) +1 11.10.07 566 5 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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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2nd 02. 마왕과 마황자(3) +2 11.10.06 565 6 85쪽
51 2nd 02. 마왕과 마황자(2) +1 11.10.06 595 7 62쪽
50 2nd 03. 마왕과 마황자(1) +1 11.10.06 609 6 57쪽
49 2nd 02. 어둠의 유적(10) 11.10.05 593 7 73쪽
48 2nd 02. 어둠의 유적(9) 11.10.05 588 5 72쪽
47 2nd 02. 어둠의 유적(8) +2 11.10.05 608 5 85쪽
46 2nd 02. 어둠의 유적(7) 11.10.04 610 6 91쪽
» 2nd 02. 어둠의 유적(6) 11.10.04 619 5 61쪽
44 2nd 02. 어둠의 유적(5) 11.10.04 651 4 71쪽
43 2nd 02. 어둠의 유적(4) 11.10.04 661 5 64쪽
42 2nd 02. 어둠의 유적(3) +1 11.10.04 707 8 65쪽
41 2nd 02. 어둠의 유적(2) +2 11.10.03 763 5 68쪽
40 2nd 02. 어둠의 유적(1) 11.10.03 756 5 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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