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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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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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03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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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쪽

2nd 02. 어둠의 유적(1)

DUMMY

자르카가 나타나 이후, 자르카와 마계공작은 서로를 주시하며 대치하고 있었다.

“......조금 불리하군.”

곤란한 듯, 마계공작의 보석으로 이루어진 눈이 반짝였다. 하긴, 자르카만 해도 곤란한 상대일텐데 나까지 있으니까.

“글쎄, 조금이 아닐걸?”

그런 마계공작을 주시하며 자르카는 다시 검은 기운을 피워 올리고 있었다. 나도 그와 보조를 맞추기 위해 아직 진정되지는 않았지만 에페리스에 신력을 모았다.

“......흐음...”

‘다시 공격을 해 오면...... 어떻게 할까? 자르카와 동시에 달려들어야 되겠지?‘

그렇게 마계공작의 행동을 주시하며 우리는 검을 겨누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마계공작은 불만이 있는 듯 해골의 입을 열었다.

“쳇. 별 방법이 없군.”

그렇게 말한 마계공작은 뒤도 안 돌아보고 뛰었... 아니, 날았다!

“잡아!”

자르카의 외침에 나도 모르게 몸을 날리려고 했지만...

파지직!

“......!”

그 순간, 내 다리 옆을 스쳐지나간 검은 번개에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뭐야 이건...”

촤아아아악!! 촤자자작! 촤아악!!

그가 도망가고 있는 뒤로는 엄청난 전격의 그물이 쳐져 있었다.

‘으윽, 저거 다시는 맞기 싫어’

자르카도 별로 따라갈 생각이 없는지 따라가지는 못하고 그 자리에서 그가 도망가는 것을 구경하고 있었다.

“어딜! 받아라!!“

아니, 구경하고 있다는 말은 취소. 카오틱 블레이드에 검은 기운을 잔뜩 담아 휘둘러 그에게 날려보냈다.

“라드! 너도 신력을 날려!“

“어떻게?“

“......뭐?“

난 신력의 제대로 된 운용법을 모르는데... 그저 검에다 씌우거나 몸에 주입할 수만 있을 뿐.

“......후우...“

그러는 사이 어느새 마계공작은 보이지 않는 위치까지 도망치고 있었다.

“귀찮은 녀석.”

자르카는 마계공작의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카오틱 블레이드를 검집에 집어넣으며 기운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

그리고는 잠시 뒤, 나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오랜만이다.”

“응.”

“라드... 아니, 이젠 라드 슈발로이카라고 불러야 되려나?”

저렇게 입꼬리를 올리고 살짝 웃으면서 하는 말이니, 아마 농담일 것이다.

“그냥 원래대로 불러.”

“그러지.”

원래부터 슈발로이카를 붙일 생각은 없었던 모양이다. 나도 평소에 안 쓰던 성이 붙으면 기분이 이상해서 말이지... 그냥 라드가 낫다.

“그나저나, 정말 지금만큼 네가 반가운 적은 없었다.”

의외의 말이었다.

“왜?”

자르카는 엄지손가락으로 어깨너머 뒤쪽(마계공작이 도망간 방향)을 가리키며 말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 혼자서 저 녀석을 막는 건 조금 힘들었거든.”

“그래?”

하긴, 세계의 거부를 받지 않는 마계공작이라면 혼족이라도 막기 힘들겠지.

“그래도 크게 밀리는 것 같지는 않던데?”

“지금이야 기습이었으니까 쉬웠지. 원래대로라면 저 녀석이 선공을 하니까 어렵다고. 멀리서 번개만 날려대는데... 정말 미치는 일이지.”

하긴... 원거리에서 저런 공격을 퍼붓는다면 골치 아프겠어.

“게다가 백작급도 하나 더 있으니까.”

“......응?“

그게 무슨 말이지?

“아아, 당연히 몰랐겠구나. 내가 깜빡했어. 설명해 줄게, 앉아봐.”

그리고 자르카는 피곤한 표정으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나도 자르카의 정면에 앉았고, 자르카는 잠시 생각을 정리하고는 입을 열었다.

“너와 헤어진 뒤, 이곳에 오자마자 마물들을 발견했지.”

“예전부터 있던 거잖아?”

“응. 하지만 평소와는 달리 조금 화가 나더라. 마황자에게 웬만큼 당했어야지.”

......조금이지만 자르카에게 화풀이를 당했을 마물들이 불쌍해진다.

“덕분에 마물만 봐도 짜증나서 정리하려고 무란산맥을 이 잡듯이 뒤졌지.”

괜히 마황자 하나 때문에 마물들만 고생하는구나.

“그렇게 며칠 정리하고 있는데, 산맥 깊숙한 곳에서 강력한 기운이 느껴지더라.”

“강력한 기운?”

“응. 궁금해서 가보니, 한 거대한 소대가리가 무슨... 항아리 같은걸 들고 있더라고. 잠시 녀석을 살펴보았는데... 그 마족은 마력을 사용하면서도 세계의 거부를 받지 않고 있었어.”

여신이 말했던 그 녀석인가?

“......아아...“

그럼 여신의 정보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갑자기 변수가 생긴 것이란 얘긴가.

“그 녀석을 발견한 다음 고민에 빠졌지. 세계의 방해를 받지 않는 백작급의 마족이라면 약간이지만 위험하니까. 하지만 내버려둬도 위험한 건 마찬가지니 기회를 봐서 덮쳤지.”

“......그래서?”

“당연히 이 몸의 압승. 거의 죽기 직전까지 몰았는데, 마지막에 녀석이 가지고 있던 항아리에서 아까 봤던 그 녀석이 나타나더군.”

누군지 알 것 같았지만 그래도 확인 차 다시 물어봤다.

“방금 그 뼈다귀?”

“응. 그리곤 녀석이 소머리의 항아리를 뺐고는 나를 쫓더라고. 덕분에 도망 다녀야 했지.”

확실히, 아까는 정신이 없어서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지금 바라본 자르카는 며칠 씻지 못한 듯 조금 더러운 모습이었다.

“그럼 그 항아리는 어디에 뒀는데?”

아마도 그 항아리가 여신이 말했던 세계의 거부를 막아주는 물건이겠지.

“자신의 갈비뼈 안쪽으로 박아 넣던데.”

“......그게 가능해?”

“뼈로 이루어진 몸이잖아.”

그건 그렇지만...

“그리고 방금 전에도 기습을 통해 그 항아리를 노렸지만 실패 한 거지.”

“아아... 그래서 처음 나타났을 때 가슴 근처로 검은 바람이 날아간 거구나.”

“응.”

난 그냥 견제하기 위해 대충 날린 것인 줄 알았는데.

“네가 온 덕분에 앞으로는 마계공작이 함부로 공격하지 못 할테니 다행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막기는 힘들어. 몰론 시간이 지날수록 백작녀석은 약해지겠지만... 얼마나 약해질지도 모르고. 무엇보다 지금의 문제는 백작이 아니라 그 뼈다귀 공작이지.”

그는 정말 피곤한 표정이었다.

“응...... 그렇네.”

“일단 집으로 가서 생각하자.”

“응.”

자르카가 앞장서서 냇가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올라갔다. 다행인 것이, 내가 그대로 올라갔으면 자르카의 집을 못 찾고 길을 헤맸을 거라는 것. 방향을 잘못 잡고 있었다. 그렇게 자르카의 뒤만 따라서 걸어가니 얼마 지나지 않아 집에 도착했다.

“잠깐.“

“응?“

“너, 설마 신력을 제대로 운용할 줄 모르냐?“

“그게 뭔데?“

“......“

왜 저렇게 허탈하다는 표정을 짓는 거지.

“여신에게 안 배웠어?“

“응? 아 고향에 돌아가고 나서도 한참을 정신 없이 있었거든. 제대로 잠도 못 자고. 여신도 나름대로 바쁘다고 해서 많이 못 만났어.“

“......그러냐.“

“피곤하다면서? 집에 안 들어가?“

“......후우... 그래, 내일 얘기하자.“

‘무슨 얘기이길래?‘

끼이익...

“푸하.. 피곤하다.”

자르카는 집에 들어가자마자 씻지도 않고 그대로 침대에 누워서 골아 떨어졌고, 나는 누울 곳이 없어서 의자에 앉아 잠시 눈 좀 붙였다.

“......”

역시 피곤에 눌려서 그런가? 잠이 조금씩 돌아오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직도 누군가의 울음소리가 머릿속에 울린다는 것은 변함이 없었지만...... 그래도 예전에는 바로 앞에서 우는 듯한 소리였다면 지금은 조금 떨어진 곳에서 우는 것 같은 차이......

톡톡.

그렇게 잠든지 얼마나 지났을까. 누군가가 내 뺨을 건드리고 있었다.

“일어나.”

“우웅.......”

자르카인가...?

“나도 피곤해... 좀 더 잘게.“

“일어나.”

손을 휘저으며 귀찮다는 듯한 신호를 보내도 계속 내 뺨을 건드리고 있었다.

“누구야......”

결국 어쩔 수 없이 눈을 뜨니 어두운 방안이 먼저 보였다.

“......어라...?“

잠시 눈만 붙였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밤인가?

“이제 일어났어?”

지금 나에게 묻고 있는 목소리... 여자 목소린데 말이지. 누구더라... 잘 기억이 안 나네...

“......“

고개를 들어 나를 깨운 누군가의 모습을 확인했다.

‘달빛을 받아서 은청색으로 빛나는 머리카락......’

내가 알기로 이 조건을 가진 사람... 아니 신족은 한 명밖에 없었다.

“......여신님?”

“그래. 나야.”

“신계로 돌아 가셨잖아요?”

내 물음에 여신은 긍정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지금 이건...”

여신은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고민하는 듯 했다.

“예전에 여관에서 봤던 거울에서의 모습과 비슷한 거야.”

아. 그 환상이라는 건가.

“자르카는 만났어?”

“네.”

“다행이네.”

“왜요?”

“조금 급해서. 내일 아침에는 바로 출발해야 할거야. 그러니까 지금쯤 만나지 않으면 조금 곤란해지겠지?”

“그래요?”

뭐가 그렇게 급하다는 건지... 오히려 기다릴수록 그 백작의 힘이 약해져서 우리에게 유리해지는 거 아니었나?

“자르카와 제가 힘을 합쳐서 각개격파 하면 될 것 같은데요. 그리고 그 백작은 오히려 기다릴수록 힘이 더 약해진다고 하던데.”

여신은 내 말에 고개를 저었다.

“지금은 그 마족들이 문제가 아니야.”

무슨 말이지? 마계공작이 문제가 아니라고? 그럼 뭐가 문제지?

“마왕이라도 나왔어요?“

“그건 아니고. 세키니드 카레스가 이 근처에서 발견되었어.”

“네?!”

세키니드 카레스라면, 빛의 대신전에서 내가 제어하지 못한 빛에 묻혀 사라지지 않았던가?

“그때 안 죽었어요?”

“그런가 봐.”

그 말을 듣고 나니 또 의문점이 생긴다.

“......그 녀석이 이곳에는 왜?”

“내 예상으로는 세키니드 카레스는 이번에 마계백작이 얻었던 물품과 같은 것을 찾으러 온 것 같아. 아니, 확실해.”

마계백작이 얻었던 물품이라...

“......그 항아리요?”

끄덕.

“같은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거야.”

“그래요? 그럼 세키니드 카레스는 어디에 있는데요?”

“나도 들은 것이라 잘은 모르고... 끝이 보이지 않는 동굴이던데?”

“......그래서요?”

나보고 어쩌라는 건지. 아직도 졸려서 그런지 집중이 안 된다.

“글쎄. 그 곳에 그 항아리와 비슷한 물품이 있다면...”

갑자기 잠이 확 달아났다.

“허어......”

“그리고 그런 물건을 만약 마황자가 장착한다면?“

여신의 말을 잠시 상상해보았다.

“무서운 소식이군요.”

“그렇지?”

여신은 내 주머니에서 지도를 꺼내더니 산맥 한 곳에 동그라미를 그렸다.

“이곳이야.”

“이곳이요?”

하필이면 자르카의 집을 기점으로 아세아가 있던 곳과 정 반대였다.

“......아아. 시간이 다 되었나 보네.”

“네?”

무슨 시간?

“이 환상은 밤에만 가능하니까. 아침해가 뜨면 사라지고 말거든.”

그 말을 할 때 아쉬워하는 여신의 표정을 볼 수 있었다. 지금 내 표정도 저럴까?

“내일도... 이렇게 만날 수 있나요?“

“......미안. 힘들어.“

“......네...“

“응. 그럼 갈게.”

파앗.

여신은 빛의 입자로 변해 내 앞에서 사라졌다.

“......“

흐음... 나도 저것 배울 수 있을까.

아니. 내가 신계로 만나러 갈 수 있다면......

“......“

하지만 그런 방법이 있을리 없지.

“......하아암...“

아... 갑자기 또 졸음이 쏟아지네.

“지금은 일단 자 둘까......“

내가 몇 번 눈을 깜빡이는 동안, 눈꺼풀은 점점 더 무거워졌고 결국에는 그대로 잠들어버리고 말았다.

“......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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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2nd 05. 순간 가속 능력(6) +2 11.10.11 529 5 103쪽
64 2nd 05. 순간 가속 능력(5) +1 11.10.10 543 5 72쪽
63 2nd 05. 순간 가속 능력(4) +1 11.10.10 539 6 75쪽
62 2nd 05. 순간 가속 능력(3) +1 11.10.09 527 7 67쪽
61 2nd 05. 순간 가속 능력(2) 11.10.09 533 24 58쪽
60 2nd 05. 순간 가속 능력(1) +1 11.10.09 578 11 72쪽
59 2nd 04. 마계의 절대군주(6) +2 11.10.08 541 6 64쪽
58 2nd 04. 마계의 절대군주(5) +1 11.10.08 547 9 88쪽
57 2nd 04. 마계의 절대군주(4) +2 11.10.08 536 5 71쪽
56 2nd 04. 마계의 절대군주(3) +1 11.10.07 531 7 66쪽
55 2nd 04. 마계의 절대군주(2) 11.10.07 525 6 51쪽
54 2nd 04. 마계의 절대군주(1) +1 11.10.07 565 5 57쪽
53 2nd 03. 마왕과 마황자(4) +1 11.10.07 637 9 35쪽
52 2nd 02. 마왕과 마황자(3) +2 11.10.06 565 6 85쪽
51 2nd 02. 마왕과 마황자(2) +1 11.10.06 595 7 62쪽
50 2nd 03. 마왕과 마황자(1) +1 11.10.06 608 6 57쪽
49 2nd 02. 어둠의 유적(10) 11.10.05 593 7 73쪽
48 2nd 02. 어둠의 유적(9) 11.10.05 588 5 72쪽
47 2nd 02. 어둠의 유적(8) +2 11.10.05 608 5 85쪽
46 2nd 02. 어둠의 유적(7) 11.10.04 610 6 91쪽
45 2nd 02. 어둠의 유적(6) 11.10.04 618 5 61쪽
44 2nd 02. 어둠의 유적(5) 11.10.04 651 4 71쪽
43 2nd 02. 어둠의 유적(4) 11.10.04 661 5 64쪽
42 2nd 02. 어둠의 유적(3) +1 11.10.04 706 8 65쪽
41 2nd 02. 어둠의 유적(2) +2 11.10.03 763 5 68쪽
» 2nd 02. 어둠의 유적(1) 11.10.03 756 5 67쪽
39 2nd 01. 다시 시작하는 여행(4) +3 11.10.03 797 5 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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