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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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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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0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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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쪽

2nd 05. 순간 가속 능력(3)

DUMMY

촤아악!

이번 마물들은 조금 힘들었다. 아, 나에게가 아니라 저쪽 호위들에게 말이다.

“자르카!”

“응!”

나와 자르카는 제일 바쁘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호위들이 위험할 때마다 달려가서 구해줘야 했으니까. 그나마 아세아를 신관들에게 붙여놓고(본인이 굉장히 싫어하기는 했지만)신관들은 호위들이 둥그렇게 쌓아서 보호하고 있었다. 그러니 호위들만 구하면 모두를 지킬 수 있는 것이다.

“끼에엑!”

어느새 내 뒤로 다가와 손톱을 휘두르는 마물의 기척을 느끼는 순간 앞으로 달려가 손톱을 피하고는 뒤로 돌아서며 에페리스를 휘둘러 반으로 갈라버렸다.

퍼억!

꽤 몸통이 커다란 마물이었지만 신력으로 검을 감싸니 손쉽게 몸을 갈라버릴 수 있었다.

“꾸에엑!”

몸이 반으로 갈라지자 마물은 그대로 재가 되어 사라졌다. 자르카는 이것을 신력에 의한 마력의 반발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래도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피가 뿜어져 나오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도망갑니다!”

누구의 말인지 모르겠지만, 그 소리에 주변을 돌아서 도망가는 마물을 찾은 뒤 그 마물에게 검을 휘둘렀다. 도망치는 마물을 남겨두었다가는 금방 다른 마물들을 모아서 다시 달려드니까 도망가는 마물이 없도록 전멸시키는 것이 더 나았다.

후우웅!

휘두른 검에서 일어난 바람에 빛의 신력이 실리며, 금빛의 바람으로 변해 도망가던 마물에게 날아들어 그대로 반으로 갈라버렸다.

후둑!

“조금만 더 버텨! 얼마 남지 않았다!”

자르카와 내가 활약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겨우 둘이었기에 모두를 구할 수는 없었고, 그러는 동안 우리가 없는 곳의 호위들이 많이 다치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물의 신관들이 치료해줘서 죽지는 않고 계속 싸울 수 있다는 것일까.

“하앗!”

그렇게 한참을 싸우고, 드디어 마지막 남은 마물이 자르카의 카오틱 블레이드에 심장이 뚫려 죽었다.

“후우......”

“하악... 하아악......”

이번에도 겨우 사망자 없이 이길 수 있었다. 자르카는 신관들이 지켜보는 중이라 혼돈의 기운을 사용하지 못했기에 꽤나 힘들게 싸워야 했다. 아세아는 그냥 구경만 해야했고.

“자르카. 이 근방에 쉴만한 곳이 없을까?”

“글쎄......”

자르카는 주변들 둘러보고는 괜찮은 곳을 찾았는지 먼저 걸음을 옮겼다.

“조금만 더 걷는다면 공터가 나와.”

“알았어. 조금만 더 가서 쉽시다!”

산에 올라 온지 반나절이 지났음에도 백작은 찾을 수 없었다. 벌써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했기에, 우리는 지금 찾아낸 공터에 야영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호위들은 능숙하게 땔감을 모으고 음식을 차렸으며, 아세아는 짐 속에서 뭔가를 꺼내며 놀고 있었고, 나와 자르카는 신관들과 조금 떨어진 곳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백작이 있는 곳이 얼마나 떨어져 있는데?”

내 물음에 자르카는 눈을 감고 백작의 기운을 감지하기 시작했다. 물 한잔 마실 시간이 지나자, 자르카는 다시 눈을 떴다.

“......근처군. 우리를 기다리는 듯하니 지금이라도 올라간다면 만날 수 있겠지. 하지만......”

자르카의 시선이 고정되어 있는 곳은 야영준비를 하는 사람들이었다. 몰론 상급 신관들은 놀고있었...이 아니라 기도하고 있었다. 부상자들도 일하는데 말이지. 우리? 우리는 계획 짜고 있는 거에다가 아세아는 애잖아! 휴우... 그나저나 저 호위들 정말 힘들어 보인다. 이대로 강행하기는 힘들겠지?

“하긴. 저들이 지금까지 마물들을 상대했으니까. 좀 쉬게 해줘야겠지.”

아, 참. 그러고 보니 한가지 생각 난게 있었다.

“잠깐, 다른 사람들 자는 동안 우리가 가서 물리치고 오면 안 돼?”

솔직히 저들, 방해된다. 그러나 내 물음에 자르카는 안 된다는 듯 고개를 젓고 있었다.

“어차피 백작과 만나더라도 마물들을 상대해 줄 사람들이 필요해. 바보가 아닌 이상 자신을 보호할 마물 얼마정도는 배치했겠지.”

“으응... 그런가.”

“그리고......”

자르카의 눈빛이 나에게로 고정되었다.

“네 빛의 힘은, 밤에 사용이 가능한가도 문제지.”

“엥, 글쎄?”

그러고 보니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내 반응에 자르카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웃었다.

“......거 봐. 지금 갈 거라면 내가 상대할까? 그렇다면 지금 가도 상관없어.”

난 고개를 저었다.

“안 돼. 나의 실력을 재보고 싶어서 나서는 거라고.”

“그러니까.”

.......밤에 신력을 쓴다라. 흐음...... 그러고 보니......

“잠깐. 여신이 예전에 별빛도 빛의 신력에 포함된다고 했던 것 같은데.”

“......뭐?”

자르카는 꽤나 놀란 표정이었다. 하긴... 달도 아니고 말이지.

“그렇다면 지금 사용할 수 있다는 거냐?”

“글쎄. 일단 한번 해볼까?”

끄덕.

“후우우.......”

챙-

에페리스를 뽑아낸 뒤 눈을 감고 에페리스에 빛의 의지를 불어넣어 보았다.

“......헛.”

그리고 약간 시간이 지났을 때 자르카에게서 헛바람 빠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

나도 에페리스를 보고 놀라고 말았다.

“으응? 여기서 뭐......”

아세아도 부싯돌을 가지고 놀다가 와서는 에페리스를 바라보고는 놀란 듯 움직이지 않았다.

“......”

그리고 순서대로 상급신관들의 기도도, 그리고 그 호위들의 대화도 끊겼다.

“아름다워......”

제일 먼저 말을 꺼낸 것은 아세아였다.

“이건......”

은청색으로 빛나는 에페리스에 뿌려져 있는 은색 별빛의 가루는, 정말 감탄이 나올 정도로 아름다웠다.

“휘둘러 봐.”

“으, 으응.”

자르카의 재촉에 나는 천천히 에페리스를 휘둘렀다.

사라라라락...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별빛의 가루가 허공에 뿌려졌다. 뿌려진 만큼 에페리스에 다시 별빛의 가루가 채워졌다.

“이거...... 잘하면 되겠는데. 지금 가 볼래?”

약간 당황한 듯한 자르카의 물음에 고개를 저었다.

“자르카의 말대로 오늘은 일단 쉬자.”

잠시 일어났던 소동은 내가 힘을 거둬들이며 끝났고, 그제야 일행은 전부 피곤함을 느꼈는지 급하게 저녁식사를 끝내고는 하나 둘씩 모닥불 옆에 침낭을 펴고 잠이 들었다. 자르카도, 나도 모닥불 옆에 침낭을 펴고 누웠다.

“하아... 밤에도 사용할 수 있었구나.”

진짜로 생각하지 못했던 사실이었다.

‘하긴, 밤에 신력을 사용하지 못한다면 내 머리카락도 밤에는 검은색으로 돌아와야 하는 건가? 지난번에 세키를 쫓아 그 동굴에 들어갔을 때처럼......’

“응?”

그렇게 고민에 빠져 있을 때 누군가가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 보였다. 아직 작은 아이의 그림자, 지금 여기 있는 사람들 중 그런 작은 몸을 가진 사람은 하나밖에 없었다.

‘아세아인가?’

아세아는 거의 모든 일행이 잠든 상황에서 일어나 있었다.

“우웅...”

자신의 침낭을 들고 굉장히 곤란해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 듯했다.

“무슨 일이야?”

“그게......”

아세아는 계속 두리번거리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누울 자리를 찾지 못해서 인 듯 싶었다. 내 옆에 있으려던 것 같았지만 그 전에 양옆에 오로스와 자르카가 누웠으니... 그런데 아직까지 자리를 못 잡은 거였나?

“하아......”

낯가리는 것을 어떻게 해야 되는데. 이렇게 응석을 받아주면 더 악화만 되지 않을까.

“그럼 내 옆으로 와. 여기에 침낭 깔아.”

하지만 저런 표정을 짓고 있으면 내버려둘 수가 없잖아. 옆에 누워있는 오로스 때문에 조금 좁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세아 정도의 작은 아이는 충분히 들어올 수 있는 자리가 있었다.

“우웅... 그 사람 무서워.”

......오로스가? ‘우스워’를 내가 잘못 들은 건가?

“그럼 조금 떨어진 곳에서 자게?”

“싫어... 추워...”

“.......”

거 참 곤란하다.

“......”

언제부턴가 아세아는 나를 조용히 쳐다보고 있었다.

“......”

‘으음... 자리를 넘겨달라는 건가’

“비켜 줄까?”

“아니......”

“......”

그럼 왜 쳐다보는 걸까?

“라드......”

“응?”

“그냥 같이 자면 안 돼?”

“그러니까 이리 오라고.”

옆의 자리를 가리키며 말하자 다시 아세아가 고개를 저었다.

“그럼 어떻......”

아, 설마......

“......여기 들어오겠다고?”

내가 침낭을 가리키며 묻자 아세아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

나 혼자도 조금 좁은데 말이지?

“......흐음.”

그렇다고 이대로 쫓아내서 아세아를 추운 곳에서 떨게 할 수도 없고......

“......에휴. 알았어.”

“응!”

아세아는 기쁜 듯이 달려와서(손에 들려있던 침낭을 버리고)내 침낭을 열고 들어왔다.

‘크윽, 좁아’

정말 꽉 낀다. 아세아가 아무리 몸집이 작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한 명이 더 들어왔는데 넉넉할 정도로 큰 침낭은 없으니까.

“아세아는 안 좁아?”

“응.”

오히려 좁은게 좋은 것일까, 아세아는 나에게 꼭 달라붙었다. 그러자 등을 조여들던 감각이 풀어졌다.

‘그나마 숨통이 트이네’

이렇게 꼭 달라붙어야 숨통이 트이다니... 크윽, 역시 이 침낭은 2인분은 안 되는군. 그래도 손가락도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좁아!

‘아무래도 안 되겠다, 내가 외곽에서 자더라도......’

아세아에게 말을 하려고 하는데 귓가에 작은 숨소리가 들려왔다.

새근....새근...

“......”

참으로 깨우기도 미안하게 잘 잔다.

“아하......”

.......뭐 어때. 코앞에서 새근새근하는 숨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제외하면 그럭저럭 버틸만하니까......

“흐아아암......”

옆에서 이런 숨소리가 들려오면 더 졸린 법이다. 게다가 오늘 피곤하게 움직이기도 했고...

“흐아암......”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눈이 감기고 말았다. 그렇게 얼마나 자고 있었을까?

‘.......’

코가 따뜻해졌다. 뭔가... 달콤한 냄새가 느껴지는 바람이 코앞에서 불어오는 느낌이...?

‘등은 답답하고 품은 따뜻하고... 왜 이런 거더라?’

졸음 때문인지 정신이 멍~ 하다. 머리가 잘 안 돌아간다.

‘응?’

그렇게 고민하고 있을 때 턱에 무언가 촉촉한 것이 닿았다.

‘이게 뭐......’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 손을 들어 올리려고 했는데, 뭐에 묶이기라도 했는지 올라가지 않았다. 이렇게 작은 침낭은 아니었는데?

‘뭐야 이건...’

그 촉촉한 것이 천천히 올라오더니, 어느새 내 입술을 덮어버렸다.

‘?!’

처음엔 반항하려고 했지만, 뭐랄까... 부드럽고 달콤하고 따뜻하고... 말랑한 느낌에 나도 모르게 움직이는 것을 포기하고 말았다.

‘우웅... 왠지 기분이 묘하게 좋네.’

아아, 어쩐지 편하다... 다시 잠이 들 것 같아......

따악!

“뜨헉!”

그 때 눈앞에 불이 번쩍하며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애 데리고 뭐하냐.”

“웅?”

자르카의 물음에 뭐라고 대답하려고 했지만, 말은 나오지 않았다. 무언가 부드러운 것에 막혀있었으니까.

“누가 보기 전에 입이나 떼.”

“우웁?”

뭐가 입을 막고있는지 살펴보니, 내 눈에 검은 털뭉치(?)가 보였다.

“......”

곰곰이 생각해 보니...... 어젯밤에 있었던 일이 하나 둘 기억에 떠올랐다.

“읍! 읍입 읍입입?!(잠깐! 이거 아세아야?!)”

그러니까 지금 상황이, 아세아의 입술이 내 입술을 덮고... 그러니까... 입이 맞았다는......

“......뭐라고 하는 건지.”

보다 못한 자르카가 침낭의 끈을 풀어 주었다.

“푸하!”

끈이 풀리자 조여오던 침낭이 풀어졌고, 나는 이제야 아세아의 입술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푸, 푸핫...... 이게 무슨 일...”

“......”

자르카에게 물어보았지만 그는 아주 더러운 것을 보는 듯한 시선으로 나를 볼뿐이었다.

“잠깐! 이건 오해야! 아세아가 잘 자리가 없다고 해서...”

“......대충 이해는 하겠는데, 그래도 약간 경멸감이 든다..”

으윽!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가 제일 먼저 깨어나서... 아무도 이 모습을 못 봤다는 것이지.”

“크흑!”

정말 불행 중 다행이다. 특히 오로스 같은 녀석이 봤다면...... 끔찍하지.

“......미안하지만 나도 봤는데.”

‘이 목소리는......’

목소리가 들려온 곳으로 시선을 돌리니, 오로스가 침낭에 누운 상태로 이곳을 주시하고 있었다.

“라드. 네가 설마 그런 취향인지는 몰랐다.”

“......”

하, 하필이면 저 녀석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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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2nd 06. 침묵의 천사(2) 11.10.11 545 6 69쪽
66 2nd 06. 침묵의 천사(1) +2 11.10.11 531 9 68쪽
65 2nd 05. 순간 가속 능력(6) +2 11.10.11 529 5 103쪽
64 2nd 05. 순간 가속 능력(5) +1 11.10.10 543 5 72쪽
63 2nd 05. 순간 가속 능력(4) +1 11.10.10 539 6 75쪽
» 2nd 05. 순간 가속 능력(3) +1 11.10.09 527 7 67쪽
61 2nd 05. 순간 가속 능력(2) 11.10.09 533 24 58쪽
60 2nd 05. 순간 가속 능력(1) +1 11.10.09 578 11 72쪽
59 2nd 04. 마계의 절대군주(6) +2 11.10.08 541 6 64쪽
58 2nd 04. 마계의 절대군주(5) +1 11.10.08 547 9 88쪽
57 2nd 04. 마계의 절대군주(4) +2 11.10.08 536 5 71쪽
56 2nd 04. 마계의 절대군주(3) +1 11.10.07 531 7 66쪽
55 2nd 04. 마계의 절대군주(2) 11.10.07 525 6 51쪽
54 2nd 04. 마계의 절대군주(1) +1 11.10.07 565 5 57쪽
53 2nd 03. 마왕과 마황자(4) +1 11.10.07 637 9 35쪽
52 2nd 02. 마왕과 마황자(3) +2 11.10.06 565 6 85쪽
51 2nd 02. 마왕과 마황자(2) +1 11.10.06 595 7 62쪽
50 2nd 03. 마왕과 마황자(1) +1 11.10.06 608 6 57쪽
49 2nd 02. 어둠의 유적(10) 11.10.05 593 7 73쪽
48 2nd 02. 어둠의 유적(9) 11.10.05 587 5 72쪽
47 2nd 02. 어둠의 유적(8) +2 11.10.05 608 5 85쪽
46 2nd 02. 어둠의 유적(7) 11.10.04 610 6 91쪽
45 2nd 02. 어둠의 유적(6) 11.10.04 618 5 61쪽
44 2nd 02. 어둠의 유적(5) 11.10.04 651 4 71쪽
43 2nd 02. 어둠의 유적(4) 11.10.04 661 5 64쪽
42 2nd 02. 어둠의 유적(3) +1 11.10.04 706 8 65쪽
41 2nd 02. 어둠의 유적(2) +2 11.10.03 763 5 68쪽
40 2nd 02. 어둠의 유적(1) 11.10.03 755 5 67쪽
39 2nd 01. 다시 시작하는 여행(4) +3 11.10.03 797 5 87쪽
38 2nd 01. 다시 시작하는 여행(3) 11.10.02 787 8 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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